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30화 (30/278)

제 30화

누구보다 빠르게 (3)

시운은 대장장이 그리온에게로 갔다.

“대장장이 님, 가져왔습니다.”

“설마, 그놈의 수급을 정말로?”

그리온은 믿기지 않았다. 대왕 오크의 수급을 가져온 것도 믿기 힘든데 더 놀라운 것은 시운이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하고 지난 시간은 고작 십분이었다.

시운은 그리온의 의중을 읽었는지 지체없이 그것을 꺼내 그의 앞에 탁! 내려놓았다.

“아아, 정말 그놈의 머리통이야!”

대왕 오크의 수급이었다.

그리온은 그 수급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 수급은,

동공이 사라진 하얀 눈을 뜬 채 원한이 맺혔다는 표정이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수급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 내 아들을 그렇게 죽여놓고…… 오크의 전장터에서 잘 처먹고 잘 살았냐! 개만도 못한 짐승 새끼야!!!”

그리온은 눈물을 쏟아내며 그 수급을 당장 손으로 들어올렸다.

몸통 없이 정확히 잘려나간 얼굴을 들고 있는 대장장이의 모습은 남들이 보기엔 굉장히 섬뜩했다.

“끄아아아!! 저승에서도 편치 마라라, 망할 오크 새꺄!”

그리온은 들고 있던 오크의 머리통을 그대로 쇠담금질에 사용되는 고온의 불길 속으로 던져버렸다.

쏴아아아!

불길 속에 둥둥 떠오른 오크의 얼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순식하게 얼굴 가죽의 피부가 녹기 시작했다.

천도의 불 속으로 점점 얼굴이 가라앉아 오크 대왕의 머리털만 보일 때 쯤이었을까.

“그아아아….”

소름돋게도 불길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은 오크 대왕의 얼굴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대론 죽기 싫다는 그의 영혼이 낸 소리일까.

그리온은 불길 속에 처참히 녹아내리는 오크 대왕의 수급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아…. 드디어 네 원한을 풀어줄 수 있게 되었구나, 끄흑흑흑.”

부성애가 잔뜩 느껴지는 그리온의 모습이었다.

시운은 다가가 살가운 손길로 그의 어깨를 어루만져 주었다.

[오크 대왕의 수급 1/1]

[퀘스트 ‘대장장이의 원한’을 완료하였습니다.]

그리온은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는 시운의 손을 맞잡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시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요, ……정말 고맙습니다. 이건 내가 드리는 선물이외다.”

[고급 강화 스크롤 x3를 획득하였습니다.]

‘드디어 얻었군.’

보상을 손에 쥔 시운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이 고급 강화 스크롤은 고가의 시가를 자랑한다. 일반 아이템부터 유니크 급 아이템까지 강화할 수 있는 스크롤이며,

일반 강화 스크롤 보다도 강화 확률이 높은 아이템이다.

하위 랭크 헌터들에게는 없어서 못 쓰는 귀중한 존재의 아이템이었다.

앞으로의 사냥과 던전을 공략하는 헌터 생활에 있어 분명 요긴하게 쓰일 물건이었다.

“하아아…….”

상념에 잠긴 시운 옆으로 한숨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리온의 한숨 소리였다.

시운은 고개를 돌려 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한숨을 흘린 그리온은 근심이 있단 얼굴이었다.

시운은 그를 보며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게….”

그리온은 젖은 침음을 흘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입을 열었다.

“대량 무기 제작을 의뢰받았는데 재료가 한없이 모자르네요….”

뜬금없었다.

방금 아들을 죽인 원수의 머리를 가져다 주어서 통곡을 하며 눈물을 뺀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자신의 일을 걱정하고 있는 그였다.

‘아들의 복수는 복수고, 일은 일이란 건가.’

확실히 NPC스러움이 느껴졌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의 아들을 앗아간 놈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면 당장에 일을 며칠 쉬고, 그 며칠 동안 축배를 든다던지, 아들의 무덤으로 가서 “네 원수를 갚았다, 편히 잠들거라.”라는 말이라도 던져주던지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뇌리로 스쳐갔다.

‘대장장이도 자기 본분이 있고,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이상해도 이해하자.’

생각에 잠겨 멍한 눈초리로 자신을 보던 시운에게 그리온이 말했다.

“활시위줄 100개가 필요한데…. 방금 어려운 부탁을 들어준 건 알겠는데 한 가지만 더 부탁해도 될까요?”

그리온이 미안한 기색으로 물어왔다.

“들어드리죠, 활시위줄은 오크 궁수를 잡아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죠?”

“잘 아시네!”

근심 가득했던 그리온의 얼굴이 누그러지고 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실렸다.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그리온의 부탁][퀘스트]

대장장이 그리온은 경비대에게서 대형 장비제작 의뢰를 받았다.

경비병들이 쓸 활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은 그리온에게 한 가지 근심이 가득했다.

자신의 창고에 쌓아둔 활시위줄을 누군가가 훔쳐간 것이었다.

그가 의뢰받은 장비제작을 위해서는 활시위줄이 반드시 필요하다.

활시위줄을 구해다 주자.

[성공조건] 활시위줄

[보상]: x 2500 골드.

‘오호, 활시위줄 개당 2500골드라는 보상을 준다고?’

시운은 이미 오크 궁수들을 몇 차례나 때려잡은 지라 인벤토리에 활시위줄이 몇 개는 있었다.

그러나, 활시위줄 개당 골드를 준다는 보상 조건은 신선했다. 이번 에 돈을 좀 벌 수 있는 기회였다.

‘어차피, 헌터 던전시험까지 19일이나 남았다.’

그랬다.

남은 19일 동안 어차피 시운은 오크의 전장터에서 썩어야 했다.

오크의 전장터에서 열렙을 하여 경험치를 차곡차곡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이 퀘스트는 잘 된 일이었다.

골드를 벌 수 있는 기회!

‘바로 가볼까.’

***

전사 용병 데른이 빠르게 회전하며 칼을 휘두른다.

데른의 칼은 파란 임팩트를 뿜으며 오크의 가슴팍을 그어낸다.

“그에엑.”

마나가 깃든 일격을 맞은 오크는 그 자리에 들고 있던 도끼를 툭 떨어뜨리고 무릎을 꿇었다.

데른은 주저하지 않고 검을 들어 그대로 오크를 향해 직선으로 검질을 한다.

쿠덩.

오크의 얼굴이 정확히 두 개로 갈라지며 그 자리에 늘어졌다.

“흠.”

데른은 어꺠를 으쓱이며 뒤를 돌아다보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녀가 까다로운 오크를 멋지게 썰어내는 이 모습을 지켜봤으리라, 는 사실을 알고서.

“오.. 멋있는데? 스킬이 강해진 느낌이야.”

그녀의 칭찬이 이어진다.

“별거 아니야.”

데른은 흡족함을 숨기고 태연히 말했다.

그렇게나 듣고 싶었던 말이다.

바로, 그녀에게서 말이다.

잠시 후,

위이잉.

던전 주위의 바닥에서 원형 모양으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오크들이 하나둘씩 리젠되기 시작했다.

“우가! 우가!”

“인간놈들이 감히 우리의 성지에 와 있어?”

리젠된 오크들은 도끼를 땅에 퉁! 내리치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온다.

“자자, 다들 뒤에서 날 지원해줘. 힐하고 원거리 마법만 적당히 뿌려주면 돼, 몸빵은 내가 한다!”

방금 전 그녀의 칭찬을 들은 데른은 뭔가를 더 보여주고 싶음에 의욕을 앞세웠다.

“어머, 저길 봐.”

힐러의 말에 데른과 용병들은 저절로 고개를 돌려 뒤편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크에엑-”

“크억.”

그곳에서는 수많은 오크들이 비명의 하모니를 내지르고 있었다.

오크들은 나무가 쓰러지듯 하나둘씩, 픽픽 쓰러지고 있었다.

“또, 뭐야?”

데른은 미간을 잔뜩 찡그렸다.

텅 비어있는 던전에 와서 지루하게 몹들이 리젠될 때까지 기다렸고, 드디어 나타난 몹들을 이제 멋지게 때려잡으면서 그녀의 눈길을 사려고 했더니.

요란스럽다.

이윽고, 데른의 주위에서 도끼와 활을 겨누고 있던 오크들도 저쪽의 무언가에게 어그로가 끌려 데른을 외면하고 그리로 달려갔다.

달려간 오크들은 칼이 번쩍이는 소리와 동시에 그 자리에 피를 내뿜고 하나같이 장렬히 전사한다.

“하아, 저 놈이.”

데른의 눈에 분노의 레이저가 발산되었다.

느닷없이 나타나 오크를 쓸어내는 놈은 바로 아까 그놈이었다.

‘아까 나한테 개쪽을 주고, 또 나타나서 사냥을 방해해?’

이번엔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저 놈이 강하단 것은 아까 칼을 맞대보아서 안다, 그러나 오랜 스킬 수련과 격투 수련으로 이미 나도 더 이상 나약한 용병이 아니다.

저 놈을 개같이 밟아버리고, 아까 받았던 수모를 깨끗이 씻어버리리라!

“야, 이 자식아!”

데른이 욕짓거리를 뿜으며 그놈에게로 다가갔다.

빠악!

마지막 오크 한놈의 골통을 후려차서 깔끔히 마무리를 지은 놈은 데른을 향해 눈길을 주었다.

“또, 만났네요. 아까 일은 오해였던 거 알죠?”

“오해고 나발이고, 왜 또 나타나서 사냥을 방해하고 지랄이야? 네 놈이 이 던전 전세라도 처냈냐?”

데른의 건들거리는 말을 끝으로 분위기가 순간 싸해졌다.

나머지 용병들이 데른에게 다가와 소맷자락을 끌었다.

“하지마, 데른.”

“야, 야. 왜 싸우려고 해? 마저 사냥이나 하자.”

“이거 놔라. 놓으라 했다?”

데른은 그들의 손길을 휙, 뿌리치고 놈을 노려봤다.

“너, 오늘 좀 혼 좀 나야겠는데?”

우악스럽게 멧돼지의 망토인지 가죽인지를 눌러뒤집어 써서,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놈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막무가내군, 그렇다면 어쩔 수 없고.”

피하려 해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고 명분조차 없이 자꾸 달려드려는 용병놈이다.

***

시운에게로 데른이 칼을 휙휙, 허공에 휘두르며 다가오고 있다.

‘참교육이 필요한 시점.’

시운은 데른에게 물었다.

“잠깐. 너, 안전귀가 스크롤은?”

데른은 픽, 웃었다.

“내가 거지새끼인 줄 아냐? 당연히 있지. 근데 너 사람은 맞냐? 그 거지같은 멧돼지 탈은 좀 벗으면 안 되겠냐?”

“안전귀가 스크롤은 가지고 있단 말이지?”

시운은 혼잣말을 하며 대검을 가볍게 고쳐 들었다.

데른에게 안전귀가 스크롤의 유무를 물은 이유가 있었다.

시운이 힘조절을 못하고 데른을 그대로 죽여버리면 살인죄가 적용되어, 범죄 수치가 상승하게 된다.

허나, 데른이 안전귀가 스크롤을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적당히 줘 패면 녀석은 빈사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고, 안전귀가 스크롤을 통해 마을로 강제 귀환될 것이다.

어쨌든 죽이지만 않으면 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범죄 수치가 올라가진 않는다.

그럼 문제될 일은 없을 터.

데른이 어느새 시운의 사정거리 안까지 들어와 검을 들이댔다.

데른의 검은, 시운의 대검에 비하면 한참 작은 검이었지만, 날은 시퍼렇게 서있었다.

“아까하곤 다를 것이다. 레저 실드.”

데른이 외쳤다.

그러자 데른의 쇠값옷에 파란 실드가 씌어졌다.

“풍속의 망토!”

뒤이어 외치자 데른의 망토가 펄럭거리기 시작했다.

망토에서 바람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망토에 마나의 힘을 실어 민첩성을 상승시키는 스킬이었다.

“전사의 구호!”

뒤이어, 데른의 주위로 붉고 선선한 구체들이 생성되어 그의 몸을 감쌌다.

근력을 상승시켜 주는 스킬이었다.

‘아까 나한테 일격에 날아갔으니, 단단히 준비하고 덤벼들 모양이군?’

시운은 그런 데른을 보고 킥, 웃었다.

그냥 시운의 눈에는 데른이 어른에게 덤비기 위해 장난감 쥐어드는 것마냥 가소롭게만 느껴졌다.

“내 칼에 베이고도 그렇게 웃을까?”

“데른! 뒤에서 엄호해 줄게.”

법사가 완드에 마나를 충전하며 말했다.

“됐어! 나 혼자서도 충분해, 방해하지마.”

곧바로 데른은 신속하게 시운에게 달려들었다.

신속의 망토 효과로 발걸음이 굉장히 가벼웠다.

빠르게 뛰어오는 데른의 눈썹이 휘날리고 있었다.

“블레이징 어택!”

데른의 발이 순식간에 돌아가면서 몸이 회전했다.

데른의 칼이 파란 스파크를 튀기며 무섭게 시운의 얼굴을 향해 날아간다.

차앙!

시운의 대검과 데른의 칼이 강력하게 부딪혔다.

“…어어?”

그런데 데른의 몸은 이미 공중에 떠있었다.

아까와 같은 상황………이었다.

“컥!”

한참을 공중에 튕겨나가 던전의 딱딱한 땅 표면에 등을 부닥친 데른은 비명을 내질렀다.

“화룡의 도약.”

슈웅!

시운의 몸이 그대로 떠올라 던전의 허공을 무섭게 누빈다.

시운은 오른손에는 대검. 왼손에는 주먹을 쥐고 그대로 데른이 누워있는 곳을 향해 착지한다.

빡!

“커억!”

데른이 고통스런 비명을 내질렀다.

공중에서 중력의 힘을 모조리 실어 착지하며 데른의 얼굴에 주먹을 꽂은 것이었다.

데른은 코피를 줄줄 흘리며 땅에 검을 떨어뜨린 채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내가 대검으로 쓰면 네가 그 자리에서 객사할 것 같으니까…… 간단하게 이 주먹으로 좀 마사지 해줄게.”

퍽퍽!

시운은 태연하게 말하며 누워있는 데른의 가슴팍에 올라탄 채 무자비하게 주먹을 내리꽂았다.

“으어억.”

데른의 눈두덩이와 얼굴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퍽퍽퍽퍽!

쉬지 않는 주먹질.

뒤이어 데른의 명치를 향해 주먹을 내리 꽂으니,

데른의 갑옷을 두르던 실드가 와장창! 깨져버리며 사라졌다.

빡! 빠악! 빡!

“………….”

데른은 어느새 신음도 흘리지 않고, 아무 말도 입 밖에 내뱉고 있지 않았다.

시운은 데른의 머리채를 쥐어잡고 억지로 일으켜세웠다.

데른의 얼굴은 이미 걸레짝이 되어있었다.

“저 사람 너무 강해.”

“데, 데른….”

“그만해, 미친 자식아! 그러다 죽겠어.”

용병들이 시운에게 다가가 말리려는데,

시운은 눈을 무섭게 말아뜨고 그들을 쏘아봤다.

멧돼지탈에 가려진 얼굴 속에서 딱 눈부분만 보이는 와중에도,

그 두 눈은 무섭게 안광을 그려 쏘아내고 있었다.

“………….”

“………….”

시운의 살기를 느낀 용병들은 다가오던 발걸음을 그 자리에 멈추었다.

시운은,

왼손은 데른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오른 손을 뒤로 뺀 뒤에 세게 말아쥐고.

“던전에서는 엄밀히 시비나 일방적 폭행 시도는 중징계 사항의 불법이라고. 그 댓가를 한 번 치뤄봐.”

데른의 복부를 향해 그대로 주먹을 올려다쳤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

퍼억!

“우, 우에엑-.”

목구멍, 명치, 단전이 아스라지는 느낌에 데른은 그 자리에서 토악질을 했다.

그의 입에서 거품과 어제 먹은 닭고기, 야채, 게맛살이 흘러나와 땅에 버무러졌다.

“우우우욱!”

한 번의 토악질을 끝내고 데른의 동공이 위로 올라가며 그 자리에 스르르, 주저앉았다.

시운은 고개를 돌려 뒤로 시선을 옮겼다.

다른 용병들이 떨면서 다가오지도 못하고, 시운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어, 어떡해.”

완드를 들고 있던 여자는 실금을 한 듯 그녀의 신발이 노랗게 젖었다.

악귀같은 안광으로 시운이 용병들을 한번 훑고,

기절한 데른을 본 뒤에,

다시 그들을 한번 훑었다.

뻥 뚫린 멧돼지탈의 두 눈 사이로 시운의 눈빛은 여실히 그들에게 전해졌다.

니들도 개기면 이 꼴이 난다는 의미를 담은 눈빛이었다.

“데른!!”

무서움에 실금을 지린 여성이 그 자리에 주저앉더니 울기 시작했다.

잠시 후,

데른의 몸 주위로 빛이 떠오르더니 데른의 몸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와 쏟아졌다!

바로 데른이 장착하고 있는 아이템들이었다.

그리고 데른은 사라졌다.

안전귀가 스크롤이 발동된 것이었다.

시운은 피가 묻은 손을 툭툭, 털면서 낭랑한 음성으로 한마디를 던졌다.

“던전에서의 무분별한 시비는 이렇게 유혈사태를 불러옵니다.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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