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31화 (31/278)

제 31화

무식한 던전 공략 (1)

“저, 저희가 몰라봤어요.. 죄송해요.”

“쫓아오지는 마세요!”

용병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버렸다.

정신없이 도망가는 용병들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저건?”

시운의 시야에 아이템들이 들어왔다.

데른이 빈사 상태가 되며 흘린 아이템들이었다.

“이게 웬 떡이냐.”

시운의 입가가 귀에 걸린다.

***

시운은 오크의 전장터의 오크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쓸어버리고 리젠되는 몬스터는 또다시 쓸었다.

심지어, 던전의 출발지부터 끝인 오크 대왕의 영역까지 왕복을 하며 오크들이 보이기만 하면 잡고 또 잡았다.

위이잉.

그의 주위로 다시 오크들이 리젠된다.

씨익.

기다리던 오크들의 등장에 가차없이 대검질을 시작한다.

***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레벨 업이 불가하여 자동으로 경험치를 저장합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

“하아아…. 하아아….”

몸이 들썩여진다.

무려 5일이 지났다.

시운은 5일동안 미친 듯이 오크의 전장터를 청소하고 또 청소했다.

이미 인벤토리에는 5일간의 기록을 말해주듯 오크를 잡아 획득한 잡템들이 수두룩 했다.

‘이제 대장장이를 만나러 가야겠군.’

곧바로 태초 시티로 향했다.

태초 시티의 강화점.

그리온은 걸어오는 시운을 보며 반색했다.

“활시위줄을 구해 왔나요?”

기대가 실린 물음이었다.

“많이 구해왔지요, 분에 넘치도록.”

인벤토리에 쌓인 활시위줄 650개를 모두 꺼내어 그리온에게 건넸다.

무려 5일간 던전에 처박혀 노가다를 한 성과였다.

활시위줄은 무게가 굉장히 가벼워서 이 정도의 수량을 인벤토리에 다 꾸겨넣을 수 있었다.

“허억, 650개나…….”

그리온의 입이 떡 벌어진다.

[퀘스트 ‘그리온의 부탁’을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으로 162만 5천 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162만 골드.

헌터생활 초기인 지금 이 정도 자금은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하위랭크 헌터 때는 사실 물약 사랴, 스크롤 사랴, 장비 맞추랴…… 돈걱정에 시달릴 줄 알았는데.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아직 돈이 생길 때가 더 남았지.’

시운은 씩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시운이 걸음을 옮긴 곳은 잡화점이었다.

“모두 다 합쳐서 43만 골드입니다.”

[43만 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돈이 차츰차츰 모이는 군.’

시운은 5일간의 노가다를 통해 오크의 시체에서 건진 잡템들을 잡화점에 내다 판 것이었다.

어느새 시운의 지갑은 두둑해져 있었다.

당장에 물약 비용 걱정은 저 너머로 던져도 될 정도로.

‘이제는 경매장으로 가볼까?’

***

“경매에 맡기실 물건은 ‘롱 소드’ ‘견갑의 갑옷’ ‘베르지아의 망토’ ‘해골전사의 투구’ 총 네 가지네요. 정말 맡기실 건가요?”

경매장 안내원이 확인차 물어왔다.

“네, 그리고 반드시 익명으로 부탁드립니다.”

“당연하죠! 걱정 마세요. 저희 경매장은 경매인의 신상을 경비소속 및 국가 보안원의 협력 없이는 절대 열람 못 하도록 돼 있다구요.”

안내원은 안심하란 듯 활짝 웃어보였다.

“낙찰이 되면 고객님의 해당 계좌 창고로 낙찰 금액을 입금해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좋아, 그 용병 녀석이 흘리고 간 아이템도 싹 다 처리 완료.’

시운이 방금 경매장에 내놓은 아이템들은 용병 데른이 의도치 않게 죽어 흘린 아이템들이었다.

아이템들은 모두 매직 등급이었으나, 시운은 사냥용 템으로 쓸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매직 등급은 흥미가 없어.’

그랬다.

어차피 돈도 꽉 모였겠다. 매직 등급 보다 더 좋은 템을 차야 하지 않겠는가.

시운은 익명으로 아이템들을 경매장에 내놓은 이유가 있었다.

데른이란 용병을 개패듯 패고 어둠의 루트로 얻은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데론을 직접 죽이진 않아서 살인죄의 혐의는 적용되지 않지만 경매장에 올라간 아이템을 보고 데른이 시운의 신상을 알아내면 곤란할 수도 있었다.

데른은 어찌됐든 용병이다.

용병들은 헌터보다 비교적 약한 축인지라, 용병들끼리의 교류를 하며 주위에 동료 용병들을 많이 둔다. 그들이 맘먹고 시운을 짓밟으려 든다면 골치가 아파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용병 길드까지 나선다면?

‘그럼, 헌터생활 초반부터 골 아파지는 거지.’

***

[경매장에 내놓은 아이템들이 낙찰되었습니다.]

-창고로 32만 골드가 입금되었습니다.

‘32만 골드? 싸게 낙찰됐네.’

이럴 줄 알았으면 게시판에 올려 직거래로 팔 걸 그랬나?

아니다. 어차피 매직 등급의 아이템들인지라 비싸게 팔려봤자 목돈을 쥐긴 힘들다.

시운은 곧장 창고로 이동했다.

창고에서 32만 골드를 모두 찾은 시운은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보유 금액: 325만 5천 골드.]

‘325만이나 모았군.’

웃음이 삐져나오려 했다.

시운은 태초 시티를 오가는 초짜 헌터들을 흘겨봤다.

저들은 지금 시점에서 끽해야 대왕멧돼지나 잡으면서 수중에 십만 골드나 만졌을까.

시운이 이계에 진입한 며칠 만에 모은 이 금액은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벌써부터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기분이다.

‘이제 템을 사보도록 할까?’

시운은 헌터 마그네틱 카드를 연동하여 거래 게시판에 접속했다.

사야할 물건은 머릿속에 정해놓은 상태다.

물품 검색: 화룡의 홍란검

검색란에 해당 아이템의 이름을 입력하자.

글이 떠올랐다.

-화룡의 홍란검 팝니다! 급매합니다.

-홍란검 사가세요~ㅎㅎ 싸게드림.

-이런 기회 없음. 사정상 홍란검 급처분 합니다.

-홍란검 대량으로 사가실 분? 흥정 가능.

-목속성 몬스터 잡는데 아주 제격인 홍란검 헐값에 내놓습니다 이 기회 놓치면 후회!

마침, 홍란검을 판다고 글을 올린 헌터가 많았다.

홍란검의 시세는 많이 떨어진 편이었다.

신상 템들의 등장에 사가는 사람은 거의 없는 형국이었다.

글을 쭈욱 읽어보다가.

가격을 비교해보고 가장 싸게 처분한다는 글에 댓글을 달았다.

RE: 홍란검 지금 거래하고 싶습니다.

잠시 후, 제드 라는 작성자의 댓글이 달렸다.

[제드]: 지금 어디신데요?

시운은 빠르게 글을 입력했다.

RE: 태초시티요.

[제드]: 엥?? 태초시티요??? 모스칼 지역에서 보죠.

RE: 사정 때문에 거기로 갈 수 없습니다. 태초시티에서 거래하고 싶은데....

[제드]: ㅡㅡ 거긴 엄청나게 먼데.. 거기까지 가려면 고급 워프 스크롤 사용해야 돼요.. 님이 이쪽으로 오시죠. 걍..

RE: 제가 F급 랭크에 1차 전직을 하지 않은 상태라 이 마을 밖으로 못 나갑니다.

잠시 후,

[제드]: 아 진짜 바빠 죽겠는데 장난하나? F급 헌터? 글에 장난 댓글 함만 더 달면 만나서 죽여버린다ㅡㅡ

제드라는 작성자의 댓글을 보고 머리털이 삐죽 설 정도로 짜증이 밀려왔다.

‘아니지, 믿지 못할 만도 하지.’

하기야, 1차 전직도 하지 않은 조무래기 헌터가 홍란검을 산다니 믿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홍란검을 들 힘도 없을뿐더러, 이것을 살 돈조차 없을 테니까.

시운은 다시 댓글을 달았다.

RE: 장난 아닙니다.

[제드]: 할 짓 없나? 1차 전직도 안 했다면 걍 렙 15이하라는 건데 그런 허접이 무슨 홍란검을 산다고? 돈이나 있냐?

제드의 글에 뒤이어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ㄴ ㅋㅋㅋㅋ 얼마나 할짓이 없으면 이런 드립을 칩니까?

ㄴ F급 개초보가 홍란검을 산다니 와우? 장난도 정도껏이지. 당신의 개드립에 부랄을 탁! 치고 감요.

ㄴ 물건 팔려고 올린 글에 낚시질로 댓글 달 시간에 사냥이나 더해서 랭크 올릴 생각이나 할 것이지ㅎㅎㅎㅎ F랭크라고? 어디가서 헌터라고 하지 말아요^^

F랭크를 개무시하는 헌터들의 댓글에 피가 끓었다.

뭐, 어쩔 수는 없었다.

헌터들은 랭크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계급사회의 일원에 불과한 것들이니까.

RE: 돈 인증 하면 되잖아요.

[제드]: 후우...어디 F랭크 새끼가... 너 내가 길드원들 모아가지고 잡아다가 잡으러 간다? 장난 댓글 그만 달라고 했다.

시운은 자신의 데이터 베이스를 열어 보유 금액을 스샷으로 찍은 후에 댓글로 사진을 첨부했다.

ㄴ 뭐야? 진짜 실화냐?

ㄴ F랭크 맞아요? ㄷㄷ

ㄴ 전직도 못한 사람이 어떻게 몇백만 골드를 모으단 말이야?

ㄴ ?????

ㄴ 님. 그런 허접한 레벨로 몇백만 골드 모은 팁 좀 알려주시죠.

곧이어, 제드의 글이 달렸다.

[제드]: 아 죄송, 장난 댓글인 줄 알고. 오해했습니다. 근데 태초 시티까지 가려면 스크롤을 써야해요. 스크롤 비용까지 얹여서 주시면 갑니다.

‘스크롤 비용까지 처먹겠다고? 팩트 한번 조져줘야겠네.’

시운은 다시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을 보면 녀석은 안 오기고는 못 베기리라.

RE: 스크롤 비용까지 받겠다고요? 그냥 사겠다면 어이구 고맙습니다 하고 올 것이지.. 요즘 홍란검 사는 사람이 어딨다고 그래요? 홍란검이 옛날에야 불티나게 팔렸지 요즘 신상 템들에 밀리고, 나무 속성 몬스터 던전도 안 생겨나는 판국인데...똥값에 팔아도 안 팔리는 게 홍란검이라고요.. 내가 모를 것 같아요? F헌터라고 무시하는 겁니까?

곧바로 제드의 댓글이 달렸다.

녀석 또한 속이 탔을 것이다.

[제드]: 아.....

RE: 팔겁니까? 안 팔겁니까? 님만 바쁜 사람인 줄 알아요? 한번 더 댓글로 스크롤 비용까지 달라하면 딴 사람에게 사겠습니다. 이거 팔려고 안달난 사람만 몇인데...

[제드]: 하..알겠습니다.. 태초 시티 어디로 가면 되나요?

***

“여기 150만 골드입니다.”

시운은 제드란 작성자에게 돈을 건넸다.

제드는 확실히 착용한 템이 남달랐다.

전기톱을 들이대도 끄덕없을 것 같은 탄탄한 청룡의 갑옷에 대형 길드의 무늬가 그려진 망토. 그리고 주작의 깃털로 수놓은 최고급 투구까지.

템만 봐도 적어도 C랭크 이상의 헌터였다.

“끄응.”

제드는 아쉽단 눈치였다.

비싼 스크롤까지 찢으며 여기까지 왔는데 수고비는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얼굴이었다.

제드는 화룡의 홍란검을 건네지 않고 머뭇거렸다.

“돈 줬잖아요, 안 줄 겁니까? 거래 사기죄의 혐의는 최소 벌금 500만에 범죄 수치도 5 이상 상승하며, 동종 전과가 있을 시 최소 집행유예 최대 1년의 징역에 처해지는 건 잘 알죠? 추가로 직거래 게시판 6개월 이용금지 처벌까지.”

시운이 따박따박 쏘아붙였다.

이미 이계의 법률에 관해선 빠삭했다.

제드는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스크롤 비용은 좀 챙겨 주시죠. 제가, 지금 템들 맞추느라 돈 한푼이 아쉬운 처지라….”

제드가 굽신거리며 말끝을 길게 늘어뜨렸다.

고위 랭크가 고작 F급 헌터에게 이런 자세를 보이는 것은 거의 없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신이 나를 F급 헌터라고 무시만 안 했어도 그 정도는 챙겨줬을 겁니다. 낮은 랭크의 헌터들도 다 같은 사람입니다.”

제드의 얼굴이 구겨졌다.

F랭크의 헌터 주제에 감히 C랭크나 되는 자신에게 감히 할말을 하다니?

뭐, 이런 놈이 다 있는가 싶다.

나한테 잘 굽신거리면 쩔이라도 한 번 해줄 참이었는데.

일단 잘 구슬려서 스크롤 값은 받아보자는 생각에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은 것을 참고 제드가 말했다.

“예, 예. 무시 안 할테니 유두리 있게 좀 스크롤 값만…….”

탁!

시운은 제드의 손아귀에 들린 화룡의 홍란검을 낚아챘다.

“거래 끝났으니, 이만 가시죠.”

“……….”

제드는 어이가 없어서 시운을 똑바로 쳐다봤다.

시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하, 씨발. 감히 F급 놈이…. 다음에 날 마주칠 일이 있을 거다. 그때 보자.”

빠드득!

제드는 이를 사납게 갈며 멀어져가는 시운을 노려보았다.

난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계급 사회에 속하는 헌터 세계에서,

자신이 고작 F랭크에게 이런 꼴을 당하다니.

그러던말던, 시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간다.

그렇게 점점 시운의 뒷모습은 멀어져갔다.

***

“인벤토리창 오픈.”

샤악!

곧바로 시운은 홍란의 화룡검의 상세정보를 눈으로 훑는다.

[화룡의 홍란검][유니크]

화룡의 뜨거운 불깃털과 화룡의 부리로 제작된 명품 검.

마족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용병들이 자주 사용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력: 680

내구력: 450 / 450

순수 근력 제한: 85.

보유 효과

-화염 저항률 23% 상승.

-목속성 몬스터에게 공격력의 50% 추가 화염대미지.

-화염의 열기 효과.

[3m 사정거리 이내의 적에게 공격력의 분당 20% 대미지]

“오!”

시운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아주 흡족한 대미지였다.

무엇보다 검을 든 그립감도 아주 좋았으며, 검을 쥔 손으로 열기가 전해져 오는 것이 썩 기분이 좋았다.

15라는 저레벨에 이 화룡의 홍란검을 든 헌터는 나 밖에 없을 테다. 역사를 통틀어 봐도.

시운의 입이 귀까지 걸렸다.

시운이 화룡의 홍란검을 구입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로 착용한 화룡의 반지와 세트 효과 시너지를 낼 목적.

둘째는 시세가 한참 떨어진 홍란의 화룡검을 싸게 구입하려는 의도였다.

“착용해 볼까? 세트 효과 한 번 보도록 하자.”

-화룡의 홍란검을 장착하였습니다.

-장착한 ‘화룡의 반지’를 통해 세트 효과가 추가됩니다.

‘과연 세트 효과는?’

[화룡의 홍란검][유니크]

화룡의 뜨거운 불깃털과 화룡의 부리로 제작된 명품 검.

마족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용병들이 자주 사용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력: 680

내구력: 450 / 450

순수 근력 제한: 85.

보유 효과

-화염 저항률 23% 상승.

-목속성 몬스터에게 공격력의 50% 추가 화염대미지.

-화염의 열기 효과.

[3m 사정거리 이내의 적에게 공격력의 20% 화염 대미지]

-2세트 효과.

액티브 스킬 ‘홍란의 일참’ 사용 가능.

‘좋아. 액티브 스킬이 생겼군.’

그 어떤 효과보다도 마음에 들었다.

1차 전직도 안한 시운에게 있어서 스킬 추가는 무엇보다 베리 땡큐였다!

곧바로 스킬 ‘홍란의 일참’의 정보창을 띄웠다.

정보창이 떠오르자 시운은 놀라 입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홍란의 일참 [Lv.1] <광역>

검에서 화룡이 뿜어내던 브레스를 발산한다.

검의 주위 사정거리 10m 내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화염을 입힌다.

-파티원과 아군은 제외.

근력의 180% 대미지.

-피격당한 적에게 15%의 확률로 화상 효과 부여.

-화상 효과의 적에게 30% 추가 화염대미지.

“광역 스킬이잖아?”

아주 쓸만한 스킬이었다.

검을 통해 몬스터를 한 마리, 한 마리 깨부술 필요없이 이 스킬 한방이면 단번에 몇십 마리의 몬스터도 때려잡을 수 있는 것이었다.

광역 스킬 치고 대미지도 굉장했다.

허나, 쿨타임이 길고 마나 소모량이 긴 것이 하나의 흠이었다.

“능력치창 오픈.”

곧바로 능력치창을 띄웠다.

<이시운>

[클래스] 無

[분류] 헌터 [등급] F

[종족] 현계인 [성별] 남성 [명성] 5 [범죄] 0

[레벨] 15

[생명력] 540/540 [마나] 72/72

[근력] <115> [민첩] <50>

[체력] <50>

[지능] 9 [지혜] 8

[상태] 정상

[공복도] 3 [갈증도] 14 [피로감] 23

[여유 능력치] 24

대왕멧돼지의 가죽망토와 화룡의 반지로 인하여 근력, 민첩, 체력이 대폭 상승한 능력치가 나타났다.

아이템과 각종 효과로 인해 상승된 능력치는 수치 숫자란에 ‘< >’란 기호가 붙는다.

‘홍란의 일참은 아주 매력적인 스킬이긴 한데 내 마나 수치로는 저것을 한번도 쓰지도 못하잖아.’

시운의 마나는 72.

반면 홍란의 일참을 한번 사용하는데에 소모되는 마나는 90이었다.

‘일단, 지혜에 여유 능력치를 분배하고.’

지혜 스탯에 여유 능력치 6을 투자하여 정확히 최대 마나양이 90이 되도록 맞췄다.

‘좋아. 지혜를 더 찍을 필요는 없다.’

여유 능력치는 하나하나 생각하고 신중하게 분배해야 한다. 후반이 되면 될수록 이 능력치 하나에 똥스탯이냐, 축복받은 스탯이냐가 갈리기도 한다.

비단, 지혜를 더 찍긴 아까웠다.

현재 여유 스탯을 모조리 지혜에 올 분배 한다 해도, 홍란의 일참을 한번 더 사용할 정도의 마나의 소모량 밖에 더 늘지 않는다.

‘지혜를 50 늘리는 꿀 팁을 알고 있지…. 그건 나중에 하기로 하고.’

계획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일단 뒷전으로 미루고,

시운은 남은 여유 능력치를 모조리 근력 스탯에 박았다.

<이시운>

[클래스] 無

[분류] 헌터 [등급] F

[종족] 현계인 [성별] 남성 [명성] 5 [범죄] 0

[레벨] 15

[생명력] 540/540 [마나] 90/90

[근력] <133> [민첩] <50>

[체력] <50>

[지능] 9 [지혜] 14

[상태] 정상

[공복도] 3 [갈증도] 14 [피로감] 23

[여유 능력치] 0

‘됐다.’

시운의 근력은 타 레벨의 헌터와 비교하면 그냥 넘.사.벽 자체였다.

근력에 스탯을 모조리 분배한 이유는, 공격력이 강하면 뭐든 시원시원하게 잘 풀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의 방어법은 공격이라고 하였다!

공격력이 압도적으로 강하면 상대는 나를 건드리지도 못하고 뒈진다. 그것은 불변의 법칙.

‘…그 다음으로 할 것은.’

시운은 인벤토리에서 고급 강화 스크롤을 꺼내들었다.

<고급 강화 스크롤>

매직 등급부터 유니크 등급까지 아이템을 강화시켜주는 스크롤.

일반 강화 스크롤 보다 높은 강화율을 자랑한다.

‘화룡의 홍란검을 강화시켜야지.’

-고급 강화 스크롤을 사용시겠습니까?

“사용한다.”

-강화할 아이템을 선택하여 주십시오.

“화룡의 홍란검.”

[+1 강화율 90%]

유니크 등급이라 해도, 가장 처음 강화할 시에는 강화율이 무려 90%였다.

-고급 강화 스크롤을 사용합니다.

위잉!

순간, 스크롤이 찢어지고 스크롤에서 세 개의 빛이 튀어나와 홍란검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따당!

신박한 효과음과 함께.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화룡의 홍란검][유니크]+1

화룡의 뜨거운 불깃털과 화룡의 부리로 제작된 명품 검.

마족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용병들이 자주 사용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력: 690

내구력: 450 / 450

순수 근력 제한: 87.

보유 효과

-화염 저항률 25% 상승.

-목속성 몬스터에게 공격력의 52% 추가 화염대미지.

-화염의 열기 효과.

[3m 사정거리 이내의 적에게 공격력의 23% 화염 대미지]

-2세트 효과.

액티브 스킬 ‘홍란의 일참’ 사용 가능.

‘대미지, 보유 효과의 능력이 모두 상승했군. 강화 효과의 본격적 효과를 맛보려면 +3은 되야지.’

시운의 생각대로였다.

아이템의 강화 수치 3의 배수마다 특수 효과가 아이템에 장착된다.

시운은 그것을 노린 것이었다.

허나, 막무가내로 강화를 시도했다가는 강화 수치가 하락할 수도 있고, 운나쁘면 아이템이 그 자리에서 소멸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초반 강화니까 박살날 일은 없을 거다. 내가 운이 더럽게 나쁘지 않은 이상은!’

***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모든 강화 완료.”

나머지 스크롤 두 장을 모두 소모하여 화룡검의 공격력을 극대화 시켰다.

+3 까지 강화를 시키니, 홍란검의 모형이 변했다.

변한 모형을 보니,

강화 전보다 더욱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미가 느껴졌다.

“이제 무슨 특수 효과가 붙었는지 볼까.”

[화룡의 홍란검][유니크]+3

화룡의 뜨거운 불깃털과 화룡의 부리로 제작된 명품 검.

마족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용병들이 자주 사용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력: 715

내구력: 450 / 450

순수 근력 제한: 90.

보유 효과

-화염 저항률 29.5% 상승.

-목속성 몬스터에게 공격력의 65% 추가 화염대미지.

-화염의 열기 효과.

[3m 사정거리 이내의 적에게 공격력의 34% 화염 대미지]

-2세트 효과.

액티브 스킬 ‘홍란의 일참’ 사용 가능.

-강화 효과.

근력 17 증가.

‘근력 상승 옵션이 붙었군, 괜찮네.’

이로서, 현재 시운의 근력은 무려 150이 되었다.

남들이 보면 기겁할 스탯이다.

한 가지 더.

시운의 오른손의 근력은 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었다.

지금이라면 뭐든 그냥 힘으로 찍어 눌러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템빨에…… 근력빨에…… 동물을 뛰어넘는 눈빨까지.

‘빨,빨. 빨…….’

앞으로의 헌터생활이 아주 편안하고 스피디할 것 같은 예감이 일었다.

그뿐이었다.

***

태초 시티.

시운은 잡화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왔다.

“마나 포션, 체력 포션 다 샀고.”

다음 사냥을 위해서 포션들은 일단 가지고 있어야 했다.

뭐, 결국 또 그 징한 오크의 전장터로 가서 며칠 더 썩어야 하겠지만…….

“저 검 신기하다.”

“불길은 임팩트 효과인가?”

“나 여기 와서 저런 거 첨 봐.”

시운의 귀로 헌터들의 감탄사의 외침이 들려왔다.

내 화룡검을 보고 놀란 헌터들의 반응이겠지…….

고개를 돌려 헌터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응?”

그러나. 헌터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방향에 시선을 박고 있었다.

시운은 그들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뭐야?’

태초시티의 하늘.

하늘에 무언가가 생성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주위로 파장이 번쩍이더니 포탈이 생겨났다.

‘저것은?’

포탈을 바라보던 시운의 눈이 커졌다.

포탈 주위로 수많은 나무 줄기가 뻗어나와 광장의 시멘트 바닥을 뚫기 시작했다.

‘땡 잡았군, 저걸 지금 타이밍에 발견하다니.’

시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것은 하늘이 준 기회였다.

곧바로, 시운은 멧돼지 가죽망토를 둘렀고, 그곳으로 뛰어갔다.

“무언가 들어갔어. 사람인가?”

“멧돼지였어! 멧돼지가 저길 들어갔다니까?”

여성 헌터가 두 손을 입에 모으며 소리쳤다.

“저건 던전이야.”

지켜보던 헌터 하나의 혼잣말에 주위의 헌터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리미트리스 던전. F랭크의 헌터 던전이로, F랭크의 헌터들이 출입할 수 있지만…….”

헌터는 말 끝을 흐렸다.

나머지 헌터들은 그가 말끝을 흐리자 그의 입이 다시 떨어지길 기다리는 기색으로 그를 바라봤다.

“우리가 저기 출입하면 죽어. F랭크 던전이지만 저 던전은 괴물로 가득해…….”

***

“네 갈래 길?”

시운의 눈 앞으로 네 갈래의 길이 펼쳐져있다.

주위는 온통 나무 줄기가 엉키고 뒤엉켜 벽과 바닥을 이루고 있었고, 썩은 나무 냄새가 진동했다.

‘역시. 인터넷에서 본 그대로군.’

시운은 인터넷에 떠도는 이 던전의 공략법을 본 적이 있다.

시운은 공략을 떠올렸다.

이 던전은 동쪽, 서쪽, 남쪽 ,북쪽의 성벽의 실드를 제거하면 중앙 부분의 커맨드 던전으로 들어갈 수 있다.

커맨드 던전의 실드를 제거하고 비석을 제거하면 던전이 클리어 된다.

게다가, 최초로 비석을 제거한 이에게는 보상이 주어진다.

그 보상은 바로, 골드 스톤이었다.

골드 스톤의 시세 가격은 무려 200만 골드였다.

‘이 던전의 골드 스톤은 내꺼다!’

반가운 소식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 던전은 나무 속성의 몬스터 트롤들이 살고 있다.

홍란검을 착용한 시운에겐 아주 반가운 던전이나 다름없었다.

요즘 목속성의 던전들이 거의 소멸되어가는 판국에, 리미트리스 던전의 등장은 축복 그 자체였다.

‘으음, 근데.’

그러나 살짝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아직 최초 헌터던전탐험 시험도 통과하지 못한 시운은 도의적으로 이 던전에 들어오면 안 되는 일이었다.

‘곧, 화이트 게이트 그들이 올 텐데.’

이 던전이 생성되고, 한 시간이 지나면 던전 안에 있던 모든 몬스터들이 태초 시티 밖으로 쏟아진다.

그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이 던전을 한 시간 내로 클리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마 화이트 게이트들이 곧 이 던전에 도달할 것이 뻔했다.

‘뭐, 내 차림새를 보면 F랭크 헌터라고 생각 안하겠지.’

걱정은 곧 놓였다.

화이트 게이트들이 몰려와도

자기는 그냥 C랭크의 헌터라고 둘러대면 그만이었다.

그들도 시운의 장비를 보고 F랭크 라고 생각하진 않을 터였다.

거기다가 얼굴까지 가려주는 멧돼지 가죽망토까지 입은 상태다.

신상털릴 일은 없다.

잡생각을 털어내고 바로 동쪽으로 향하는 갈래길로 뛰어갔다.

***

“그아아아-.”

트롤들이 검은 눈으로 뒤뚱거리며 다가온다.

화르륵!

시운이 홍란검을 한 번 휘두르자, 놈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잿더미로 변해버린다.

검이 닿기도 전에 말이다.

“나무 속성의 몬스터라 아주 녹는군.”

시운은 홍란검을 뿌듯하게 바라봤다.

뒤이어, 트롤 떼들이 저 멀리서 떼거지로 몰려온다.

[Lv. 50 트롤]

[Lv. 55 정예 트롤]

[Lv. 55 정예 트롤]

놈들은 무려 레벨 50에 육박하는 몬스터였다.

허나, 그런 건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압도적인 근력과 목속성의 몬스터를 그대로 지옥불로 만들어버리는 홍란검을 든 시운은 겁날 것이 없었다.

“그아아아!”

트롤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목석을 던졌다.

화륵! 화륵!

시운이 검을 휘두르자 목석들이 시운의 몸통에 닿기도 전에 불타서 검은 재가 된다.

타탁!

트롤들을 향해 냅다 뛰어간 시운은.

“홍란의 일참.”

시운의 검에서 열기가 피어오르더니 붉은 오라가 피어난다.

그와 동시에,

용암과도 같은 불길이 갈래길 전체를 모조리 뒤덮는다!

“그아아아아-.”

“아아아아아!”

트롤들의 처절한 절규가 이어진다.

툭툭.

연기가 갈래길을 모조리 덮었다.

그리고, 연기가 젖히자.

놈들은 검은 잿더미가 된 채 땅바닥에 뿌려져 있었다.

[레벨 업을 하였………]

[레벨 업을 하였………]

***

화르르륵!!

동쪽 성벽이 불길에 휩쌓였다.

어느새 성벽의 실드의 생명력은 0이 되었다.

성벽 위에서 공격을 쏟아내던 트롤들이 처절히 불타면서 성벽 밑으로 떨어져 잿더미로 변한다.

“대박이군.”

가만히 서서 불구경을 지켜보던 시운이 웃었다.

레벨 60에 육박하는 놈들을 이렇게 쉽게 잿더미로 만드는 쾌감이 란 아주 중독적이었다.

-리미트리스 동쪽 성벽이 함락되었습니다.

-커맨드 던전의 비석이 위험을 감지합니다.

-비석이 스킬을 발동 시킵니다.

-몬스터들이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합니다.

-몬스터들의 분노력이 상승합니다.

-모든 몬스터들의 공력이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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