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35화 (35/278)

제 35화

던전시험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1)

정연희의 눈이 헌터들을 쭉 훑었다.모두 평범한 현계의 사복차림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연희는 헌터들을 차례대로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면서도 시선은 한 사람에게 가있었다.

“어린 여성 분이네?”

“걸그룹 삘 확 나네.. 혹시 나이가?”

“우리랑 같은 조에요? 아, 반가워요.”

연희는 좌우, 입꼬리를 올리며 상냥하게 그들의 인사를 다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 기억 나시죠?”

“기억 나네요. 잡화점이였나? 거기서 마주쳤었던?”

“반갑네요. 이렇게 한 조가 돼서 던전 탐사를 하게 되었으니.”

“……네.”

남자는 그리 반갑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연희의 미간이 슬쩍 찌푸려졌다.

‘뭐야?‘

마음 속 자존심이란 것에 스크래치가 쩌걱! 쩌걱! 갈라지는 느낌이었다.

항상 공부도 잘했고, 총명했으며 얼굴도 예뻐서 어느 남자건 먼저 나한테 말을 걸으면 걸어왔지, 내가 먼저 걸진 않았는데.

내가 보통 남자에게 먼저 말을 걸면 남자는 헤벌쭉 바보같이 웃는게 대다수였는데.

‘………….’

연희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은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이런 경우는 첨인데?’

***

“자, 모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제가 던전에 동행할 테니까요….”

여성 조무사가 말했다.

움직이기 쉽게 허벅지 부분이 쭉, 찢어진 원피스, 묶은 머리에 빨간 안경테.

지적인 인상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힐러 클래스 계열로, 레벨도 40대에 이르렀다.

아무리 난이도가 쉬운 던전탐사시험이라지만, 혹시나 일어날 불상사를 대비하여 조무사가 대동하는 것이었다.

“조무사님! 이 아이템들 중에 꼭 하나만 골라야 하나요? 두 개는 안 돼요?”

“팁 좀 알려주시면 안 돼요?”

“물약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까?”

헌터들은 조무사들에게 무차별 질문 폭격을 하고 있었다.

“휴우.”

조무사는 짜증섞인 한숨을 뱉는다.

“내가 아까 다 설명한 것은 어디로 들었어요? 발등으로 들은 거에요?”

던진 질문에 친절한 답변을 기대했던 헌터들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까칠하네.’

‘아따, 와 이리 짜증을 내노? 질문 좀 더 할 수도 있는 거 같고.’

‘좀 피곤하겠는데, 이런 여자와 던전에 들어가야 하다니…….’

헌터들의 생각은 이랬다.

그때. 시운이 장비상자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내들고 물었다.

“조무사님. 탐사시험에 어떤 몬스터가 나오는지는 알려주지 않나요?”

시운의 질문에 팔짱을 끼고 헌터들을 쏘아보던 조무사의 얼굴이 슬며시 환해졌다.

“아, 그것은 비밀이에요. 나도 알려주고 싶은데 이 시험의 규칙이랍니다.”

조무사가 답하며 싱긋, 웃었다.

순간, 시운을 제외한 헌터들의 표정이 일제히 구겨졌다.

‘뭐야, 저 사람한테는 왜 저렇게 살가워?’

‘이거 차별 아닌가?’

‘저 조무사도 남자 얼굴 따지나? 추잡스럽네.’

‘쳇. 헌터자격시험 만점 패스했다고 쟤한테는 저렇게 살랑살랑 답해주는 거 존나 속보이네.’

남성 헌터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시운에게로 옮겨갔다.

모두 질투심과 짜증이 가득! 담긴 눈빛이었다.

시운은 검과 도끼 두 개를 쥐고 무기를 태연히 훑고 있었다.

***

[아주 낡은 롱소드][노멀]

날이 무딘 구식 한손 검이다.

공격력: 5

내구도: 45/90

[허름한 활][노멀]

다 부러져가는 낡은 활.

공격력: 3

내구도: 23/45

[녹슨 왕도끼][노멀]

누군가가 버린 양손형 도끼.

공격력: 8

내구도: 27/45

[초급자의 완드][노멀]

마나의 힘이 소량 깃들어있는 지팡이.

공격력: 2

내구도: 35/60

보유효과

-액티브 스킬 ‘힐’ 사용 가능.

‘이렇게 네 개 중에 하나를 선택하란 말이지….’

시운은 네 개의 무기를 보고 생각했다.

던전탐사시험에서 본인이 소지하고 있는 장비들은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조건이었다.

그래서 주어진 네 개의 무기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룰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포션까지 소지하고 들어갈 수 없다.

방어구와 장신구도 물론 사용불가고.

시운은 장비 상자 속 초록구슬이 박힌 지팡이로 시선을 옮긴다.

‘보유 효과가 힐이군. 힐러로 1차 전직을 하려는 사람을 위한 무기군.’

그랬다.

격투 계열, 검사 계열 및 레인저 계열등으로 전직을 하려는 헌터들은 1차 전직 전에, 주로 근력과 민첩성 스탯에 투자한다.

반면, 힐러나 마법사 계열의 헌터들은 지능, 지혜 스탯에 집중해 분배하기 때문에 힘 수치가 낮아 공격력이 낮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힐을 사용하는 효과가 붙은 지팡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모든 헌터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탐사시험을 통과하라는 헌터협회의 배려였다.

“읏차! 도끼가 좀 무겁네?”

헌터 하나가 도끼를 들어보며 혼잣말을 했다.

드르럭, 드럭.

잇따라 헌터들이 장비상자를 뒤적거리며 무기를 드는 소리가 이어졌다.

시운은 망설임 없이 무기를 선택했다.

‘검이 편하지.’

자꾸만 한 여성의 시선이 신경쓰인다.

자신을 묘한 눈빛으로 관찰하는 듯한 여자.

뭐, 상관없다. 지금은 탐사시험에 집중할 터였다.

***

꿀꺽,

모든 헌터들이 긴장한 얼굴로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바라보고 있는 그곳에는 게이트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모두 무기는 다 고른 것 같군요? 너무 긴장하진 말아요. 그렇게 어렵진 않으니까?”

조무사의 말끝이 비꼬듯 올라갔다.

헌터들은 제각각 다른 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

누구는 활.

누구는 완드.

……또 누구는 왕도끼.

그 속의 틈에서 시운은 허름한 롱소드를 쥐고 게이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긴장한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긴장 빨거 뭐 있나? 내 근력 스탯이 몇인데.’

조무사는 헌터들을 오목조목 내다보고 문제가 없는지 모조리 확인한 후,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교관을 바라봤다.

“김 교관! 좌표 준비는 다 됐지?”

“자암, 자암깐만요오.”

교관이 답했다.

혀가 꼬부라지는 목소리였다.

교관은 좌표를 지정하는 장치 앞에서 허둥댔다.

“으휴, 김 교관! 어제 몇 시까지 술을 처먹었어?”

“죄에, 죄…소옹합니다.”

조무사는 한심하단 듯 교관을 쏘아다보았다.

“다, 다아…찍었습니다.”

정신을 못 차리는 교관을 보자 조무사는 인상을 찡그렸다.

“정확하게 좌표 찍은 거 맞아? 내가 확인 안 해봐도 돼?”

조무사의 물음에 교관이 고개를 한차례 주억거렸다. 그러면서도 술이 덜 깼는디 다리를 비틀거린다.

조무사는 교관을 보며 혀를 쯧쯧, 차더니 다시 헌터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제 곧 게이트가 열릴 거에요.”

이곳 아카데미의 게이트는 형성한 좌표를 통해 장소가 지정되는 방식이었다.

꿀꺽,

긴장한 헌터 몇몇의 성대가 움직였다.

휘이이잉!

게이트가 열리며 동시에, 거센 바람이 튀어나왔다.

그 여파로 서있던 헌터들의 머리칼이 휘날렸다.

“자, 이제 한 줄로 나를 따라 들어오면 돼요. 내가 있으니까 너무 긴장들 하지 말고!”

조무사가 먼저 게이트에 들어갔고, 뒤이어 헌터들도 떨리는 발걸음으로 하나씩 게이트에 몸을 실었다.

쉬익!

게이트의 문이 닫히며, 뿜어져 나오던 바람도 사라졌다.

“으하, 하아… 죽겠네, 어우 속이야아…….”

김 교관은 가슴을 문지르며 주저앉아 구역질을 했다.

“에고, 술 좀 적당히 먹지 그랬어. 속 괜찮냐?”

다가온 동료 교관이 김 교관의 등을 두드려 준다.

“지금 시야가 비틀비틀 거려, 우, 우엑!”

“에휴, 이 사람아. 탐사시험 전날에 이렇게 술을 먹으면 헌터들이 자네를 뭘로 보겠어? 그보다 좌표는 제대로 찍은 거 맞지?”

“제…제대로 찍었겠지, 우웩-!”

김 교관이 어제 먹었던 술과 안주들을 모두 개워낸다.

동료 교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좌표 장치를 향해 다가갔다.

“뭐, 뭐야?”

동료 교관의 눈이 왕방울 만해졌다.

“………기, 김교관.”

“우웨에엑! 쿨럭! 아, 왜에?”

“좌… 좌표를 이렇게 찍으면 어떡하나!!”

동료 교관의 목소리에 뭔가 심각함을 느낀 김 교관이 급히 일어나 다가갔다.

“내가 좌표 잘못 찍었어?”

“자, 잘못 찍은 정도가 아니야…… 크, 큰일 났어. 이 좌표는…….”

동료 교관이 몸을 심각하게 떨었다.

김 교관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방금 찍었던 던전의 좌표를 확인했다.

-X:390 Y:222 Z:140

"아, 아아…아 일 났다, 제기랄!!“

김 교관이 머리를 감싸쥐고 그 자리에 주저앚았다.

***

“조무사 님, 몬스터는 언제 나옵니까?”

나이가 지긋한 헌터가 물었다.

나머지 헌터들도 궁금하단 표정으로 일제히 조무사를 바라봤다.

“잠깐만요.”

조무사는 또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쯤 됐으면, 몬스터가 나오고도 남았어야 하는데.

조무사의 눈 앞으로 긴 통로가 보인다.

통로는 끝이 없이 길게 펼쳐져 있다.

주위는 너무도 고요했다.

‘몬스터가 왜 보이질 않는 거지?’

조무사는 손에 소환한 불꽃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화륵!

주위가 더욱 밝아졌다.

‘아무 것도 안 보이잖아? 이상하단 말이야.’

평소 던전탐사시험을 치루는 던전과 같은 형태의 벽, 통로가 맞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몬스터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다.

게다가, 기분 나쁜 악취가 코끝을 살살 찔러왔다.

‘헌터들이 보고 있다, 조무사 체면을 지켜야 해.’

조무사는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곧 나올 거에요. 좀 더 걸읍시다.”

“다리가 쿡쿡 쑤셔와서 아파 죽겠는데….”

늙은 헌터가 푸념했다.

그는 김태식이었다.

나이는 이제 곧 58세. 25년동안 헌터 시험을 24번 실패 끝에 지독하게 도전하여 헌터가 된 사내였다. 그는 관절이 아픈지 멈춰서서 다리를 주물렀다.

“………….”

조무사는 대꾸하지 않고 헌터들에게 그저 걸으라는 손짓을 수신호로 표했다.

‘대체 언제까지 걸으란 거야!’

‘30분을 지겹게 걸었는데… 또 걸어야해?’

‘아아, 다리에 쥐 나겠네.’

헌터들은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터벅터벅-

걷고 또 걸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통로를 향해.

그때였다.

정적을 깬 것은 시운의 목소리였다.

“조무사 님, 혹시 탐사시험에서 사람이 죽은 사례가 있습니까?”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죠. 조무사가 따라가는데 그럴 일은 일어날 수 없답니다. 왜요, 걱정돼서 그래요?”

조무사는 생긋, 웃으며 걱정말라는 표정을 띠웠다.

“여기 바닥에 사람의 뼈 잔해가 있습니다.”

“뼈 잔해라니요?”

조무사는 눈이 대뜸 커졌다. 뒤이어, 대화를 듣던 헌터들도 걷던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시운이 가리킨 바닥 쪽을 유심히 훑었다.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바닥은 벌레 하나 없이 말끔했다.

“아무 것도 없는데요?”

“제 눈에는 보입니다. 분명 사람의 미세한 뼛가루에요, 이건.”

조무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뼈라니?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젊은 친구가 눈이 안 좋은가봐?”

태식이 끼어들며 말했다.

“뼈가 있다고?”

“어디, 어디?”

뒤이어 헌터들도 시운 주위로 모여 바닥을 뚫어지게 관찰했다.

“뭐야, 아무 것도 없네. 놀랐잖아요! 왜 겁을 주고 그래요?”

어느 헌터가 따지듯 시운에게 말했다.

조무사가 시운에게 물었다.

“정말 뼛가루가 보여요?”

“거짓말을 뭐하러 하겠습니까.”

시운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조무사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갔다.

‘이 친구……. 협회에서 듣기로는 시력이 남들의 열 배라던데, 설마.’

불안감이 가득 엄습해왔다.

그때였다.

드드드득!

뒤편에서 거대한 진동과 함께 굉음이 들려왔다.

“앗, 깜짝이야!”

“무슨 소리야?”

“조무사님! 뒤, 뒤에서 소리가 나요.”

조무사가 급히 시선을 뒤로 옮겼다.

저 먼 뒤편에서, 큰 진동과 함께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무사님!!”

이시운이 급히 외쳤다.

“왜 그래요?”

조무사는 시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우리가 걸어왔던 입구 쪽에 생긴 벽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요?”

조무사는 반사적으로 시선을 뒤로 옮겼다.

‘굉음이 가까워 지고 있어, 근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시운은 급하게 외쳤다.

“제 눈에는 보인다고요! 쉬지 말고 앞으로 가야 합니다. 벽이 우릴 향해 움직이고 있어요.”

‘……벽이 움직이고 있다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저 녀석?’

‘내 눈에는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눈이 커진 조무사 뒤로 헌터들 또한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 틈 속에서 연희는 서두르려는 시운을 응시했다.

‘어떻게 저 소리가 벽의 움직임 소리란 걸 단정하는 거지?’

연희는 급하게 걸어가는 시운의 어깨를 톡, 두드렸다.

“저기… 어떻게 그 사실을 확신하는 거에요? 내 눈에는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그쪽 눈에는 안 보이겠죠, 근데 내 눈에는 보입니다. 난 시력이 13.0입니다.”

“………네?”

저번에는 근력 스탯이 85라고 하질 않나.

이번에는 시력이 13.0이라고 하지를 않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저기…!”

연희는 시운에게 말을 더 붙이려는데.

“벼, 벽이야!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어!”

어느 헌터가 소리쳤다.

뒤이어…

“뛰어야 해!”

“아악! 저게 뭐야? 탐사시험에 저런 장치가 있다고?”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놀란 연희의 턱끝이 떨려왔다.

‘정말이잖아? 일단은…!’

연희 또한 뛰기 시작했다.

***

“하아, 하아!”

헌터들은 울상이 되어 뛰고 있었다.

조무사 또한 다를 게 없었다.

입술을 질끈 깨물고,

뛰고 또 뛰었다.

끝 없이 펼쳐진 통로 앞을 향해.

뒤편에서 거대한 벽이 밀려오고 있다. 만약 저 벽이 헌터들이 있는 곳까지 몰아닥친다면? 끝은 던전의 끝과 벽이 맞물려 그 사이에 있던 모두는 쥐포가 될 게 분명했다.

“다, 당황하지 말고 뛰어요. 곧…… 곧, 뭔가 나올 거에요.”

조무사가 말했다. 그러나 그녀도 다른 헌터처럼 당황하고 있었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무언가 일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내색하지 말아야 돼.’

조무사는 애써 침착했다. 이 상황에 자신마저 당황한 티를 내면 헌터들은 동요될 것이 분명했다.

헌터들은 거의 지친 얼굴로 가득했다.

철푸덕!

누군가가 뛰다 넘어졌다.

태식이었다.

“아야, 나, 나 죽네…. 더 이상은 못 뛰겄어.”

조무사는 태식 앞에 몸을 숙이고 등을 내밀었다.

“업히세요.”

“하아, 하아… 나를 업고 뛸 수 있겠는감?”

“그럼요! 어서 업혀요.”

태식은 조무사의 등에 올라탄 뒤에 그녀의 목덜미를 팔로 감쌌다.

조무사는 남성보다 힘과 체력이 약할 수 밖에 없는 여성이지만, 이곳에서는 달랐다.

이곳은 이계고, 그녀는 레벨과 근력 스탯이 다른 헌터보다 높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곤.

“다들 멈추지 말고 뜁시다!”

조무사가 태식을 업은 채 뛰며 소리쳤다.

던전 깊숙한 곳까지 뛰고 또 뛰었다.

“저길 봐!”

헌터의 외침에 모두의 눈이 움직였다.

“엄마야!”

“…… 뭐야?”

“조, 조무사님? 저건..?”

헌터들이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시선을 조무사에게 보냈다.

조무사의 말이 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눈빛으로.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건가?”

조무사는 앞을 바라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곳엔.

아주 경악스러운 무언가가 그들을 떡하니 가로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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