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36화 (36/278)

제 36화

던전시험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2)

‘……저건?’

시운의 몸이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의 앞에는,

무언가가 두 발로 선 채 고개를 떨구고 눈을 감고 있었다.

등 뒤로 고대언어가 새겨진 검을 두른 채,

족히 2미터나 되는 장신이었다.

그것은 안면의 피부가 다 떨어져나가 썩어있었다.

‘고대시대에 살았던 병사 같은데?’

시운은 저것을 보고 고대병사를 연상했다.

고대 시대에는 들끓는 마수들과 괴수들이 가득했다.

그들은 인간을 끊임없이 살육했고, 인간들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단련하고, 먹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계 고대시대에는 모든 남성의 풍채가 거인이었다.

“……….”

거인은 말도, 움직임도 없었다.

“죽은 거 아니야?”

헌터 하나가 거인에게 다가갔다.

“다가가면 안 돼요!”

조무사가 경악의 고함을 외쳤을 때…

이미 거인의 검이 움직이고 있었다.

“끄아아악!”

“꺄, 꺄악!”

헌터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다가갔던 헌터의 머리가 그대로 땅에 떨어져 있었고, 머리 없이 서있는 육체는 피를 뿜으며 떨더니 쿵! 바닥에 스러졌다.

“아아악!”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헌터들은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쿵!

쿵!

거인은 검을 다시 등에 쥐고 본래 서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눈을 감았다.

“사, 사람이 죽었어… 죽었다고!!”

태식은 처절한 헌터의 시체를 보며 소리쳤다.

헌터들의 시선은 조무사에게 집중됐다.

“조, 조무사님…”

“저, 저건 뭐에요? 어떻게 탐사시험에 저런 게 있을 수 있죠?”

“말 좀 해봐요!”

“……….”

헌터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조무사는 입을 벌린 채 떨고 있었다.

“조무사님!”

시운이 다가갔다.

“뭔가 잘못된 거 맞죠?”

“아, 아아…… 아무래도 잘못된 던전에 온 것 같아요.”

조무사의 떨리는 육성 소리에 모든 헌터들이 얼어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한마디는 모두의 희망을 잘게 부서버리기에 충분했다.

“미, 미안해요. 저…저 거인은 제가 어떻게 하지 못해요…….”

조무사는 의욕을 상실한 얼굴로 힘겹게 말했다.

그녀도 알고 있는 듯 했다.

저 거인의 정체를.

‘조무사가 어떻게 하지 못한다니? 그렇다면 우리 모두 여기서 저세상 간다는 소리야?’

‘잘못된 던전……?’

‘그럼, 여기서 내 청춘은 끝나는 거야?’

‘내가 어떻게 헌터가 됐는데! 여기서 죽으면 우리 태정이, 상은이 대학등록금은 누가 내고….’

‘아, 아빠……. 엄마…….’

‘대출 받고 내 전셋집 마련해서 이제 좀 대출 갚으며 어깨 힘주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저길 봐!”

헌터의 혼잣말에 헌터들의 눈이 움직였다.

눈을 감고 있던 거인의 주위로 시뻘건 마법진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마법진은 조금씩 커져갔다.

드드드드!

뒤편에서는 벽이 밀려오는 굉음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앞은 살인귀 같은 거인이 지키고 있고, 뒤는 거대한 벽이 밀려온다.

이대로 있다간 모두가 쥐포가 되거나, 거인의 검에 토막 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조무사님.”

주저앉아 세상을 잃은 얼굴을 하고 있는 조무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시운이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 거인에 대해 아시죠?”

“아, 알고 있어요….”

“그럼 말씀 해보세요.”

조무사는 턱끝을 떨며 입을 열려는데.

“저 거인은 레딘이 통솔했던 군대의 군단장 자크에요….”

연희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녀는 이계 역사학에 흥미가 많아서 헌터자격시험에 출제되지 않은 이계 역사들도 알고 있었다.

‘레딘? 발카스 왕국의 그 검신?’

시운의 눈이 빛났다.

그 또한 역사학을 공부하였기 때문에 레딘이란 인물은 알고 있었다.

검을 귀신같이 다뤄서 검신으로 전해졌으며, 세상을 지켜내고 소멸한 인물이었다.

연희는 말을 이었다.

“저 자크란 사람은 본래 선한 사람이었다고 역사학에 나와있어요….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 살았고, 그의 끝은 흑마도사의 금지된 술법에 의해 죽었다고 역사학에 나와있어요. 그가 눈을 감기 전에 오열했을 때 어찌나 울음이 컸던지 대륙이 흔들렸다고 해요…….”

연희는 말을 마치고서 거인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어쩌면 방법이 있을 거에요.”

연희가 일어서서 천천히 거인에게 다가갔다.

“멈춰요!”

“그러다 시체 된다고!”

헌터 몇 명이 소리쳤다.

반면, 다른 헌터들은 방법이 있을 거란 말에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혹시나의 기대였다.

연희는 거인 앞까지 다가갔다.

“당신은 천성이 선한 사람이에요…….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고 세상과의 작별이 당신에게는 참 힘들었죠?”

순간, 거인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내가 당신을 역사책으로 접했지만…….”

연희는 천천히 거인의 어깨로 손을 뻗었다.

“그 마음 알아요, 내가 위로해 줄게요…….”

부웅!

곧바로 시운은 연희에게 몸을 던졌다.

“아앗!”

시운과 바닥에 뒤엉킨 연희는 신음을 흘렸다.

반면, 연희를 빗겨간 거인의 검은 땅에 그대로 꽂혀있었다.

쿵! 쿵!

거인이 시운에게로 다가왔다.

‘제기랄!’

시운의 몸이 얼어버렸다.

직감적으로 자신은 이 거인에게 상대조차 되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이 날아온다!’

시운은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슥.

목덜미에 칼날이 닿는 감촉이 들었다.

‘………?’

시운은 천천히 눈을 떴다.

거인은 시운을 향하던 검질을 멈추고 그 자리에 있었다.

시운의 목가에 멈춘 칼이 희미하게 떨렸다.

위이잉.

‘울고 있어…. 거인이.’

이미 사람이 아닌 자의 의중을 바디시그널로 읽을 수는 없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거인은 울고 있었다.

쿵!

쿵!

그러더니, 거인은 등을 돌려 제자리로 돌아갔다.

“거인이 공격을 멈추었어!”

“방금 어떻게 된 거지?”

헌터들이 수근거렸다.

연희는 자신의 품을 안고 있는 시운을 올려다봤다.

“고,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네요.”

“확실한 방법 없이 함부로 다가가지 마요.”

“알았어요….”

연희의 뺨이 붉어졌다.

시운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시운은 생각했다.

‘어째서 거인이 공격을 멈춘 거지? 왜 유독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만?’

아무래도 이상했다.

죽은 거인이 이곳에 있는 것부터…

시운에게 칼을 겨누던 거인의 울음…

그리고 느닷없이 공격을 멈춘 거인의 행동…

그때였다.

드드드드!

어느새 뒤편에서는 벽이 헌터들이 보이는 거리까지 다다른 상태였다.

“방법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저 거인의 어깨를 만지면 검은 멈추는 거라고.”

헌터 하나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그러더니 거인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자신있는 눈빛으로 거인의 어깨에 손을 뻗는데.

“크아악!”

헌터의 팔이 어깨와 분리되어 땅바닥에 떨어졌다.

“크, 크으아아악!!”

잘려나간 팔의 살점을 반대손으로 틀어막고 출혈을 막으려는 순간.

거인의 검이 또 한번 움직였다.

“아아아악!”

“끄아악!”

참혹한 광경에 헌터들이 귀를 틀어막고 소리쳤다.

다가갔던 헌터의 육신은 이등분으로 토막이 난 채 바닥에 흝어져있었다. 그 바닥은 흐르는 피로 번져갔다.

참혹했다.

“이봐, 조무사!”

태식이 씩씩거리며 조무사에게 다가갔다.

“당신이 헌터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조무사라면 뭐라도 좀 해봐! 당신이 여기서 제일 강하잖아!”

“미, 미안해요…….”

찰싹!

“아앗.”

조무사는 태식의 손길에 의해 붉어진 뺨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안경은 땅바닥에 날아가 떨어졌다.

태식은 조무사를 쏘아봤다.

“당신. 고발할거야. 던전탐사시험에서 이런 던전에 우릴 집어넣은 게 말이나 돼? 내가 당신 합의 없이 징역에 처 넣을거야. 알겠어?”

“………끄흑흑.”

조무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흐느꼈다.

“고소고, 고발이고 그건 여기 나갔을 때 이야기이지, 이 사람아!”

다른 헌터가 소리쳤다.

그리고 그 헌터는 주먹으로 땅을 두드리며 오열했다.

“아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헌터가 되는 게 아니었어, 공부만 머리 빠지게 했다가 제사나 치루게 생겼으니, 아이고오!!”

드드드득!

“으앗. 벼, 벽이….”

헌터 하나가 소리쳤다.

어느새 밀려오던 벽은 외치던 헌터의 등에 닿아있었다.

드드드득!

그리고 앞으로 떠미는 벽의 힘으로 헌터는 거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이 벽 좀 어떻게 해 봐요!”

그 헌터는 몸을 돌려 벽을 힘껏 밀어내고 있었다.

뒤따라 남성 헌터들이 벽에 손을 뻗었다.

“으아아아앗!”

헌터들이 힘을 주어봐도, 벽은 아랑곳 않고 움직일 뿐이었다.

“씨발! 여기서 개죽음 당할 수는 없다고.”

태식 또한 젖먹던 힘까지 다해 벽을 밀며 소리쳤다.

시운은 긴박스런 상황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이 던전을 빠져나가는 공략법이 있을테지.’

거인의 머리와 발끝을 훑고 그 다음…… 주위를 훑었다.

“으, 으아아아! 아, 안돼.”

“저 거인에게 몸이 닿으려고 해!”

벽에 떠밀린 헌터들이 소리쳤다.

‘시간이 없다. 분명 이 던전의 공략법은 있을 테지만….’

던전의 공략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바닥에 숨겨진 버튼을 발견해서 거인을 유인해서 어떻게 한다던지, 아니면 장치를 발견한다던지. 기묘한 방법으로 저 거인을 죽인다던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는 그런 기지를 발휘해 주인공이 위기에서 빠져나간다. 그러나 이것은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현실이다.

‘그렇다면.’

시운의 시선은 거인의 검에 난자당한 시체로 향해있었다.

토막난 시체에서 갈비뼈 사이로 핏물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저렇게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다.’

플랜 비를떠올렸다.

시운은 그대로 주먹을 쥐고 벽을 향해 다가갔다.

“다들 비켜요!”

시운이 울대에 힘을 주어 소리쳤다.

“………?”

“비, 비키라니? 힘을 다 합쳐서 벽을 막아내도 시원찮을 판에!”

헌터들은 비킬 생각도 없이 시운을 쏘아봤다.

“나에게 생각이 있어요.”

카캉!

시운은 들고 있던 검을 땅바닥에 던져버렸다.

“헛소리 집어치워!”

“지금 방법이 있단 놈 치고 방법을 찾은 놈이 있었냐?”

그랬다.

자기 딴에 다 방법을 떠올렸다던 헌터 둘.

그러나 하나는 죽을 뻔 했고, 또 하나는 저 앞에 시체로 변해있었다.

그때였다.

“여러분……. 시간이 없어요. 이시운이라는 저 헌터의 말을 따라주세요.”

연희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러자,

“닥쳐!”

“죽긴 싫다고, 끄흑!”

헌터들은 벽에서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 했다.

휴, 한숨을 한 번 뱉고, 연희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별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이 벽은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고. 저 헌터를 한 번 믿어봐요. 저 사람은 헌터자격시험 만점을 받은 사람이에요.”

헌터들의 표정이 순간 변했다.

헌터들 또한 시운의 만점 이력을 모두 알고 있었다.

‘머리가 좋은 놈이긴 하겠지.’

‘만점으로 통과한 신기한 놈인 건 알겠는데 다른 묘안이 있을 리가 없어.’

‘우린 여기서 다 죽을거야….’

벽에 손을 떼지 못하면서도 고민하는 헌터들을 본 연희는,

“저 사람은 우리랑은 분명 다른 뇌구조를 가지고 있을 거라구요, 그래서 어쩌면 그 머리로 생각해낸 방법이 통할 수 있어요. 믿어봐요, 우리……. 여기서 죽을 순 없잖아요?”

연희의 말끝이 휘어졌다. 울기 시작한 것이었다.

헌터들의 시선은 시운에게로 움직였다.

“……정말 방법이 있어? 당신?”

“확실해?”

헌터들이 물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존댓말을 붙일 생각도 없이 말이다.

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내 주위에서 최대한 떨어져봐요.”

헌터들은 고민했다.

“어서요! 시간이 없다고.”

시운의 고함소리에 움찔한 헌터들은 벽에서 손을 떼고 시운의 반대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시운을 지켜봤다.

시운은 오른 주먹을 말아쥐었다.

쾅!

“뭐, 뭐하는 거야?”

“왜 벽을 주먹으로 쳐? 기껏 생각해낸 방법이 그거냐?”

“정신나간 미친 자식!”

“기대했던 내가 병신이지. 에라이.”

쾅!

쾅!

쾅!

충격으로 던전의 천장에서 먼지가 스르르, 떨어졌다.

그런데.

“벼,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어.”

헌터 하나가 소리쳤다.

헌터들의 구겨졌던 인상이 펴지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시운의 오른 주먹뼈가 욱씬거렸다.

“아하앗!”

시운의 기합 소리와 함께.

콰지지지직!

벽 주위로 퍼지던 금이 균열이 크게 생기더니, 일정 부분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벽이 부서지고 벽 반대편으로 사람 하나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벼, 벽이…… 뚫렸어?”

“어떻게 주먹으로 저 단단한 벽을?”

시운은 손짓으로 이리 오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시간이 없어요! 벽은 계속 움직인다고요. 어서 다들 이리로.”

타타탓!

좌절에 빠져있던 헌터부터…

시운의 행동을 지켜보던 헌터…

그리고 고개만 파묻고 울던 조무사 모두가 뛰었다.

드드드득!

시운은 뚫린 벽 사이로 헌터들을 하나하나 잡아 이끌었다.

***

“목숨을 건진 건가?”

“휴우, 살았다….”

헌터들이 모두 벽 뒤편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자신들을 힘껏 밀어내던 벽은 시운이 주먹질을 하던 좌측만 뚫린채 여전히 앞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 근데… 던전은 보스가 죽어야 클리어 되는 거 아니야?”

“맞아. 그렇다면 벽에 깔려 죽을 일은 없어도 여기서 굶어 죽게 되는 거잖아.”

“던전은 클리어 되지 않으면 빠져나갈 수 없다고.”

안도하던 헌터들이 불안해하며 말했다.

시운은 씩, 웃었다.

그리고 벽을 가리켰다.

“저 벽을 봐요.”

모두의 시선이 움직이는 벽을 향해 집중됐다.

“서, 설마….”

태식이 놀라서 독백했다.

시운은 태식에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 생각이 맞다는 제스처를 보낸다.

태식은 놀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 벽은 거인에게로 움직이고 있지않나! 그리고 저 벽은 곧 거인의 몸통을 뭉갤거야. 이 친구 정말 대단하구만.”

태식은 감탄했다.

시운은 순간의 기지로 벽을 피하는 것과 거인을 죽이는 것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실행한 것이었다.

그 방법은 정식 공략과는 다른 편법인 플랜 비.

때론 무식한 방법이 통할 때도 있는 법이다.

조무사가 시운에게로 큰 가슴을 출렁거리며 뛰어왔다.

“손은… 괜찮아요?”

시운은 고개를 저었다.

“골절될 것 같아요.”

시운은 입꼬리를 씩, 올리면서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힐.”

조무사가 시운의 손을 감싸쥐자, 은은한 초록의 오라가 시운의 손을 감쌌다.

드드드득!

어느새 벽은 힘차게 나아가 거인의 발끝 앞까지 나아가고 있었다.

모든 헌터들이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움직이는 벽을 바라본다.

“시운 씨.”

연희가 걱정스런 눈으로 시운을 불렀다.

시운은 자신을 부르는 연희를 바라봤다.

연희의 얼굴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근데… 저 거인이 움직여서 우리가 빠져나온 통로로 나오면 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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