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56화 (56/278)

제 56화

최상의 S급 카드

두 무릎을 꿇고 초점이 흐려진 골렘.그 옆으로 강혜령과 태식이 옥신각신 하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당신 뭐야! 이거 안 놔? 변태 새끼야, 뭐야! 대체 뭐하는 짓거리냐고!”

혜령은 도끼눈을 뜨고 태식을 밀쳐내려 하고 있었고. 태식은 그런 혜령의 가는 허리를 두 팔로 감싸쥐고 놓지 않았다.

“놓으라고!!”

혜령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태식의 팔을 잡아 밀어댔다.

태식은 시운을 보며 외쳤다.

“이시운!! 어서 보스에게 막타를 가해! 어서!”

시운은 태식이 왜 그런 행동을 보이고 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아저씨. 날 도와주기 위해서.’

탐사시험에서 동고동락 했던 태식. 그는 시운에게 곧 쓰러져가는 보스를 잡고 포인트를 굳힐 수 있게 몸을 바쳐 혜령을 막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시지 않아도 되는데….’

골렘에게 달려가면서도 한편으론 찡했다.

인과응보란 말이 있다.

악을 베풀면 그대로 돌아오며.

선을 베풀면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 돌아온다는 것.

그 덕이 이렇게 돌아오는 구나.

‘감사합니다, 아저씨.’

질주 스킬을 사용했다.

머리칼을 휘날리며 시운은 골렘을 향해 무섭게 달려갔다.

New Comer Survival

현재 순위 집계

1위 - 강혜령 [161280 Point]

2위 - 장세준 [161120 Point]

3위 - 이시운 [160020 Point]

현재 3위였다.

“아으, 이 영감탱이가 진짜!! 콱 죽고 싶어서 그래?”

혜령은 자신을 붙들어매고 있는 태식의 등을 팔꿈치로 내리찍었다.

“크억. 그래도 못 놔줘. 아가씨한테는 미안하게 됐지만….”

“뭐, 뭐하는 짓거리냐고!! 이 미친 영감탱이야!”

퍽!

“큭. 끝날 때까지 못 놔준다고오….”

크어어어….

골렘이 괴로워하며 신음을 흘렸다.

무릎을 꿇은 골렘은 두 팔마저 땅에 내렸다.

마력이 다한 것 같았다.

‘좋아. 막타는 내 것이다.’

그때, 시운의 오른팔을 향해 불꽃 구체가 날아왔다.

화륵!

손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뛰면서 반사적으로 홍란검을 놓쳐버렸다.

-화룡의 홍란검이 장착해제 되었습니다.

“크윽!”

시운은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그 불꽃을 날린 것은 세준이었다. 세준은 시운을 노려보며 다음 마법을 시전하려 하고 있었다.

‘저 자식이.’

이미 홍란검은 놓쳐버렸고.

골렘은 거의 죽어간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골렘에게로 뛰었다.

시간이 촉박하다.

한편.

세준의 입술이 격앙적으로 움직였다.

그런 시운을 가만 놔두지 않으리란 눈으로.

“블리자…”

빠악!

세준의 시동어는 다 이어지지 못했다. 연희의 운동화가 그대로 날아와 세준의 안면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우억.”

발길질을 얻어맞은 세준은 얼굴을 부여잡고 쓰러진다.

그 앞으로 씩씩거리며 허리춤을 찬 정연희가 장세준을 내려다본다.

“이건 아까의 복수야. 나쁜 자식아!”

“끄으으…. 가지가지 하는군.”

세준이 필사적으로 일어나려고 했을 때 다시 한 번 연희의 완드가 무섭게 날아들었다.

빠악!

“컥.”

“두 대는 맞아야지, 쌤쌤이겠지? 난 당신한테 한 대 맞았지만, 남자와 여자의 파워는 다르니까?”

얼굴을 부여잡고 신음을 토하는 세준에게서 시선을 거둔 연희는 고개를 돌려 시운을 바라봤다.

‘빨리! 이시운!’

그는.

어느새.

골렘의 바로 앞까지 도달하고 있었다.

그어어….

골렘은 초점없는 눈으로 시운을 바라보았다.

타타타타탁!

“마지막이다!!”

달려가서 그대로 오른발에 힘을 꽉 주고 도움닫기를 통해 도약하였다.

도약하며 무릎을 꿇은 골렘의 머리를 향해 나아간다.

“흐아아압!”

말아쥔 오른 주먹을 들어올리고.

골렘의 머리를 향해.

힘껏.

빠아아악!

주먹뼈가 아스라지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주먹은 정확하게 골렘의 정수리에 적중했다.

드드드드.

가격당한 정수리 주위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쿠어어어!

골렘이 괴로운 단말마를 내지른다.

그리고.

쿠우우웅-

대지가 크게 진동했다.

골렘의 육중한 육신이 넘어가는 소리였다.

그 광경에 시선을 둔 모든 헌터들의 동공이 벌어졌다.

[보스를 처치하였습니다.]

[서바이벌 테스트를 종료합니다.]

마지막 알람이 울려왔다.

드디어 48시간이라는 고되고 긴 서바이벌의 끝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온 것이었다.

***

자신의 부름을 듣고 헌터가 계단을 올라간다.

시상대를 향해.

한 계단.

두 계단.

이곳은 꽤나 넓은 마치 영화 시상식을 연상케 할 정도로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시상식이었다.

협회 관계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모든 이들의 시선이 강하게 한 사람에게 쏠린다.

“쟤가 이번에 1등인 걔구나?”

“남자 애가 뭘 저리 쓰잘데기 없이 피부가 하얗냐?”

남자들은 뱀같은 시기심을 보냈고,

“잘생겼다아….”

“아이돌 같은데? 내 스타일이야.”

“훈남인데? 쟤 헌터자격시험도 만점이라면서?”

여인들의 호감어린 시선이 잇따랐으며,

“저 친구인가?”

“신인 유망주 중에 1위. 협회장님이 가장 입맛을 다시고 있다는 친구가 저 친구일세.”

기득권층에 속하는 높은 인사들의 인정과 관심의 시선이 뒤따른다.

“호오….”

“저 친구 눈 도장 찍어놔요, 길마님.”

“다른 길드에서 데려가기 전에 한 번 일대일로 대화 좀 나눠봐야겠어.”

재능을 탐내는 길드 관계자의 시선 또한 그에 섞여있었다.

단상에 다 오른 헌터.

그 헌터의 좌우에서 꽤나 강한 시선이 느껴졌다.

좌측을 바라봤다.

장세준이 차갑게 눈빛을 쏘아대고 있었다.

마주친 시선 사이로 스파크가 튀긴다.

“보기 좋군. 뻔뻔하게 타인의 도움을 받아 그 자리에 오른 모습이.”

장세준이 자신의 분노를 말로서 전해준다. 시운은 그런 세준을 바라보며 입꼬리 한쪽만 휙 올린다.

“인복도 실력이다. 방구석에서 게임만 한 당신이 뭘 알까?”

시운이 되받아쳐 준다. 세준의 얼굴이 차갑게 일그러진다.

이번에는.

고개를 돌려 우측을 바라봤다.

강혜령이 굳은 얼굴로 시운을 가만히 보고 있다.

사실.

보고 있는 것보다는 노려보는 것이 맞다는 표현일 것이다.

“혜령 씨. 본의 아니게 그쪽한테는 미안하게 됐네요. 태식 아저씨가 그런 것은 이해해주세요.”

“이건 인정할 수 없어.”

강혜령은 팔짱을 낀 채 시운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녀의 옆모습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자존심이 워낙 강하고.

1등에 익숙한 그녀는 현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도로 낯설 것이었다.

‘역시…. 대단 그 자체야. 짜식. 이번에도 우승 먹어버렸구나. 멋져, 개멋져.’

……이 생각은 시상대에서 먼 좌석에서 시운을 호감이 서린 눈으로 바라보는 윤성혜의 생각이었다.

‘저 친구가 우승해서 상을 받아간다니까 하나도 배가 아프지 않구만. 저 친구 덕분에 난 내 자식들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는거니까.’

이 생각은 눈꺼풀에 주름이 지긋한 태식의 생각이었고,

‘확실히 타고난 사람들은 다르구나. 멋지기도 하지만 부럽다. 헌터자격시험 만점부터 탐사시험, 그리고 이번 서바이벌 테스트까지 휩쓸었네. 인정할게, 이시운.’

이 생각은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희의 생각이었다.

-서바이벌 테스트 B조 부문 1위.

-서바이벌 테스트 모든 조 통합 포인트 총 득점 1위.

1등의 단상에 오른 시운의 뒤로.

시운이 서바이벌 테스트에서 기록한 성적이 활자로 떠올랐다.

“자자, 그럼 이번 서바이벌 테스트를 수석으로 통과한 이시운 씨는

모든 헌터를 통틀어 역대 서바이벌의 토탈 순위는 과연 몇위일까요?“

시상대 위에 서있던 MC가 관중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서바이벌 테스트의 시상식 치고 꽤나 거창했다.

그리고.

스크린 뒤로 네 명의 얼굴들이 떠올랐다.

그러자.

관중들의 감탄이 빗발쳐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와아아!”

“4위? 쟤가 역대 모든 헌터들의 서바이벌 순위에서 4위라고?!”

“대, 대박!”

“와, 박태석이다!”

“김유한도 나왔어!”

스크린에는 네 명의 얼굴들이 떠올라 있었다.

<서바이별 역대급 총 순위>

박태석 <1위>

김유한 <2위>

곽 원 <3위>

이시운 <4위>

시운은 가장 높은 단상에서 자신을 향해 동경이 가득한 시선을 보내오는 관중들을 보자 비현실감이 들었다.

‘내가 역대급 4위라고?’

뿌듯했지만.

실감이 나질 않았다.

항상 뒤처지는 삶을 살았고.

상위권이나 탑에는 관심도 없었고 재능조차 없었다.

‘그랬던 내가…….’

서바이벌 테스트 모든 조 부문 1위.

그리고.

몇만, 몇 십만이란 헌터들 사이에서 총 포인트 득점 부문 4위란 기록을 이뤄낸 것이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쾌락? 설렘? 환희? 아니,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였다.

“이번에 혜성같이 등장한 신입 헌터. 헌터자격시험까지 만점으로 통과해서 우리를 놀라게 했었죠? 바로 그 이시운 씨의 역대급 서바이벌 토탈 순위는 4위였습니다!”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와아아!”

“대박!”

“이번 년도에 물건 하나 나왔네!”

“얼굴도 잘생겼다!”

“4위래? 4위!”

시운은 다시 스크린으로 눈을 옮겨갔다.

자신보다 몇 계단 위에 바로 그가 있었다.

‘나에게 헌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준.’

롤모델 박태석이.

그때 옆에서 힘실린 구두굽 소리가 들려왔다.

협회장 곽대익이었다.

대익은 고급스럽게 장식된 상자를 시운에게 두 손으로 내밀었다.

“축하한다, 이번 서바이벌에서 우승한 것을.”

“감사합니다.”

목례를 하며 대익이 건넨 상자를 받아들였다.

표면이 악어가죽으로 제작된 케이스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다.

개봉되지 않은 금색 카드와 스탯업의 증표. 그리고 흰봉투가 들어있었다.

“이번 서바이벌 테스트에서 우승한 이시운 씨에게는 골드가 아닌 현금 천만원이라는 상금과 헌터 특성카드! 그리고 승격시험을 치뤄서 합격하면 D랭크까지 단번에 두 단계를 승격할 수 있는 스탯업의 증표를 수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터져나오는 박수갈채 사이로.

헌터 태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헌터 특성카드라니. 이거 완전 불공평하잖아?’

‘아무리 이번 서바이벌에 우승했다고 하더라도 저걸 주는 게 어딨냐고.’

‘특성카드? 저건 진짜 이해 안 되네.’

‘재능충 F랭크가 특성카드까지? 부러워서 죽여버리고 싶다, 진짜.’

협회장 대익은 간단하게 마이크를 들고 서바이벌 테스트를 치룬 헌터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느니, 하는 간단한 형식적 인사치레를 한 뒤에 시운을 흡족한 눈길로 바라봤다.

마치 그 눈길은 장성한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이랄까.

‘어서 커 나가라. 이시운. 그때 내 칼로 사용해주마.’

시운은 그런 그의 시선을 느끼고 대익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자신에게 진한 시선을 보내오는 대익.

그를 보며 시운은 표나지 않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곽대익. 이미 당신에 대해선 알고 있다. 내가 당신에게 쉽게 이용당할 거란 생각은 접는 게 좋을거야.’

세 번째 인생을 살고 있는 이시운.

그 전에 찌질하게 마침표를 찍었던 두 인생들을 보냈던 시간들이 현 생에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

이계의 전 지역에 방영된 서바이벌.

헌터Tv를 시청하던 헌터들의 반응은 커뮤니티에서 꽤나 뜨거웠다.

-이번에 재능충 하나 나왔네요. 이시운인가 뭔가.

-대박이더라. 신입 서바이벌 테스트에서 유니크 템 들고 나온 애는 거의 처음 아니었나?

-F급이 전투 센스도 꽤나 상당하던데요?

-더 어이없는 게 뭔 줄 아냐? 쟤 클래스가 맹인이란다. 눈 뜬 맹인 ㅋㅋㅋㅋㅋ

-서바이벌 역대급 4위란 순위 찍은 건 진짜 획을 그은 거다;; 그 위의 순위를 봐.

L RE: 인정. 1위 박태석은 넘사벽이고.. 2위는 언급 금지의 그 녀석이네.. 거기다가 3위는 납치됐는지 살해당했는지 알길이 없는 그 천재적인 맹인 사냥꾼..

L RE: 와 그러고보니 그렇네.. 4위 위로 멀쩡히 헌터 일 하는 사람이 딱 한 명.. 박태석 뿐이네..

L RE: 그럼 이번 신입생 중에 대물 하나 나온 거 맞네..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과.

-솔직히 그 메달리스트 강혜령이 쟤보다 저 감각 있더만. 쟤는 그 뭐시기냐 늙은 아저씨가 마지막에 뻘짓해서 막타 먹고 뽀록으로 1위 찍은 거 아니야?

-F랭크 치고 쫌 하긴 했지만.. 솔직히 장세준이 더 세더라. 강혜령이 도중에 안 도와줬으면 쟤 아웃 당했을 건데.

-솔직히 존나 운빨이지. 쟤보다 레인져 계열에 그 이쁘게 생긴 여자애 하고 탑 프로게이머 출신 장세준이 확실히 재능이 있더만.

-템이 유니크니까 그나마 저 정도 하는거지. 순 템빨이었지.

-유니크 치고 가성비 죽이는 템빨 덕분 아닌가? 150만 밖에 안 하잖아. 근데 뭐, 쟤네들 대부분은 홍란검 못 끼겠지. 순수 근력 85이상이어야 착용 가능한데. 엄밀히 말하자면 초기 근력 스탯빨 덕분인거지.

부정적인 반응.

이 두 가지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었다.

모스칼의 원룸텔 안에서 시운은 이런 커뮤니티 반응을 토끼눈을 뜨고 살피는 중이었다.

‘이로서, 나도 좀 유명해지긴 한건가?’

아직도 이 상황이 어색하다.

이제 고작 F랭크라는 조무래기 수준의 랭크지만.

그래도.

‘기대되는 신입 유망주’라는 칭호 정도는 얻은 것은 꽤나 놀라운 일이었다.

헌터 커뮤니티의 글들을 살펴본 시운은 그만 시선을 거두고.

인벤토리 창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인벤토리 창에 고히 넣어둔 그것을 꺼내들었다.

탁.

‘이제 개봉할 순간이 왔다.’

시운의 손에 들린 것은 바로 개봉되지 않은 금빛 카드였다.

‘시상식에서 개봉할 뻔 했지만.’

협회장 곽대익이 시운에게 시상식에서 특성카드를 개봉하라고 권유했지만 완고하게 그것을 거절했었다.

‘그 이유는.’

특성카드를 통해 얻은 이점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만의 장점을 다른 이들에게 알린다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공략할 정보 하나를 던져주는 꼴이 되었기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꿀꺽-

모든 상념을 떨쳐냈다.

그리고.

천천히.

카드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히든 특성 카드를 개봉하시겠습니까?>

시운의 눈 앞으로 활자가 펼쳐졌다.

“개봉하겠다.”

심박세동이 가슴에서 멋대로 일었다.

<정말 히든 특성 카드를 개봉하시겠습니까? 개봉한 카드에서 얻은 특성이나 스킬은 랜덤으로 획득되어 장착됩니다. 한 번 카드는 다시 재개봉 할 수 없습니다.>

“개봉하겠다.”

<히든 특성 카드를 개봉합니다.>

시운의 눈꺼풀 사이로 금색의 따스한 빛이 쏟아졌다.

진한 눈부심에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개봉하여 나타나는 특성 카드는 개봉하는 헌터의 현재 의식과 생각 그리고 살아온 방식이 큰 영향을 미친다. 좋은 생각, 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열어야 돼.’

쏟아지는 금색 빛은 더욱 강해진다.

그런데.

시운의 뇌리로 자꾸만 그 생각이 떠오른다.

‘천세정.’

세정이를 열렬하게 사랑했던.

그리고 찌질하게 방황하다 그녀에게 고백했던 그 처절한 때가 멋대로 떠오른다.

‘아아, 이 생각은 하면 안 된다고.’

그리고.

천세정에게 울며 했던 전생의 그 말이 떠오른다.

-넌 내것이어야 했어, 천세정! 넌...넌.. 내 것이어야 해.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제발! 그 찌질했던 생각은 떠올리지 말라고, 말라고 좀!

머리카락을 쥐어 뜯었다.

좋은 생각, 기쁜 생각, 멋진 생각을 해야 한다고!

그런데 찌질했었던 과거 그때의 생각을 눌러버리려 해도 눌러지지 않았다.

쏟아지는 금색 빛이 점점 옅어져 감에 시운은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특성 카드 <넌 내 것이어야 해>를 획득 하였습니다. 카드를 생성하는 과정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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