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60화 (60/278)

제 60화

여신 천세정과 모텔로?! (2)

강성 모텔.안으로 들어간………다.

세정이를 부축하고.

한 팔로 세정이를 안은 채, 모텔의 주차장 가리개를 손으로 비집고 문 앞에 선다.

드륵.

자동문이다.

조용한 복도 내부로 내 신발 소리와 또깍이는 세정이의 힐 소리가 뒤섞여 정적을 깼다.

“대실 하실 거에요?”

카운터 문 사이로 주인장이 물었다. 여담이지만 그의 눈은 날 ‘부러운 개자식’으로 보는 감정도 서려있었다.

이런 예쁜 여자를 들춰업고 모텔로 향하니 수도 없이 커플들을 본 주인장이라지만, 부러울 수 밖에 없겠지.

“숙박입니다.”

자연스레 대답하고 카드를 내밀었다. 주인장은 기계적으로 시운이 건넨 카드를 받고서 단말기에 긁는다.

“여기 있습니다. 405호로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가 건넨 손에는 호실이 적힌 모텔 출입 카드와 생필품등이 담긴 봉투가 들려있었다.

출입 카드와 생필품을 받아들면서 시운의 눈은 생필품이 들어있는 봉지 안으로 향한다.

‘콘돔….’

하얀 케이스 봉투 안으로 비치는 딸기 표지가 눈에 띄는 콘돔이 눈에 들어오자 실감이 났다.

그토록 염원했던 세정이를 오늘 안을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머리.

그러니까 뇌리가 한번 빙글 도는 쾌락이 이어진 뒤, 눈이 번쩍 뜨였다. 취기에 의해 난장이 된 시야가 뚜렷해지는 확연한 느낌.

띵-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꿀꺽.

세정이의 허리를 감싼 채 열린 엘리베이터 사이로 들어간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4층 버튼을 누른다.

스르르-

닫혀가는 엘리베이터의 문 틈새로 주인장의 시선이 쏟아 들어왔다.

그 시선은 ‘부러운 개자식’ 그거였다.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세정이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거의 다 감긴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릴 때마다 그녀의 앵두같은 입술의 왼쪽 입꼬리가 휘익 비틀어진다.

“으음….”

주사인가.

주사치곤 귀엽다.

설렌다. 떨린다. 심장이 과부하가 걸린 것처럼 펌프질을 시작한다.

쾅쾅-

‘몇 십년에 걸쳐 간절히 바랬던 너를.’

오늘에서야 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생. 그리고 그 전생의 전생.

세정이를 그리며 고통스럽게 울었던 기억과 그녀가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며 마음 속으로 야욕을 그렸던 기억까지 모든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지나간다.

“……….”

그녀는 여전히 말이 없다.

많이 취한 것 같다.

띵-

엘리베이터의 문이 드디어 열린다.

열린 문 틈새로 보이는 복도.

복도는 조용했다.

또각- 또각-

시운을 따라 무의식적으로 걷는 세정이의 힐 소리가 부드럽게 복도를 매웠다.

턱.

<405호실.>

지정된 호실의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띠릭.

출입 카드를 인식기에 대자 문이 또랑한 알람을 내며 열린다.

‘미치도록 떨리는군.’

신발장이다.

세정이의 허리를 감은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가자 아팠는지 세정이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틀었다. 그 반동으로 그녀의 휘어진 옆 골반이 시운의 그곳에 닿았다.

“으음….”

그녀가 침음을 흘린다.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그녀의 힐을 벗기자 검은 스타킹으로 덮인 그녀의 하얀 발이 보인다.

그녀에게 벗긴 힐을 가지런히 모아 신발장의 구석에 놓는다.

‘나도 좀 벗고.’

시운은 두 다리를 비틀어 움직이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었다.

급했다.

아주.

그리고 다시 세정이의 옆구리를 감고 방 안으로 이끌었다.

천세정.

그녀가 시운의 손길에 의해 다리를 휘청거리면서도 방안으로 용케 들어온다.

“아….”

그녀가 발을 헛디뎌 시운의 가슴팍에 이마를 박으며 본능적으로 숨을 뱉었다.

‘천세정.’

눈 감은 그녀의 옆 얼굴이 시운의 망막에 비쳐 뇌리로 전달된다.

이미 남자로서의 반응은 온 상태.

‘내가 얼마나…….’

꿈같은 이 순간을 얼마나 그리워 했던가. 혼자 그려왔는가.

이제 지체하긴,

더는 지체하기는 힘들다.

그녀의 허벅다리를 팔뚝으로 안고 그대로 들은 뒤에 침대를 향해 걸어갔다.

걷는 반동으로 나풀거리는 그녀의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이마는 너무, 너무도 예쁘고 하얗다.

‘조심스럽게.’

그녀를 침대 위에 그대로 놓은 뒤에 천천히 그녀의 허벅다리에 끼운 팔을 빼내었다.

“아으음…….”

세정은 두 다리를 움직이다 모으더니 베개에 뉘인 머리를 움직이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

그녀의 다리가 순간 움직였고. 그녀의 예쁜 여성을 덮은 검은 스커트 사이로 엉덩이의 뒤태가 드러났다.

애플 힙.

아니, 애플이라고 표현하기도 모자를 정도로 하얗고 여성스러운 탄력이 붙은 살결이 매혹적이었다.

살결을 감고 있는 검은 스타킹 속.

그 속으로 비치는 그녀의 레이스 속옷. 그 속옷 사이로 비치는 그녀의 엉덩이 골을 보자 더는, 더는 흥분을 참을 수가……

‘없다.’

시운의 눈이 번쩍였고.

곧바로 자신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 단추라 떨어져나가라 거세게 풀고나자 셔츠 사이가 벌어지면서 시운의 상반신이 드러났다.

“……….”

그녀는 입술을 조목거리며 고개를 돌리며 가느다란 팔을 침대에 툭 떨군다.

촤락-

이번에는.

시운이 자신의 바지를 지탱하던 벨트를 풀렀다.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리자.

바지가 쓰윽 내려가 시운의 종아리에 걸린다.

뒤뚱거리며 바지까지 벗었다.

시운은 팬티 하나만 입은 채 조용히 누워있는 세정에게로 걸어갔다.

영혼을 뒤흔들 정도로 심장이 방망이질 친다.

덜컹.

세정이 옆으로 그대로 누웠다.

그러자 시운의 무게를 지탱하는 침대가 놀라기라도 하듯 반동으로 덜컹인다.

시운은 고개를 돌린다.

세정이의 예쁘게 솟은 콧대가 눈으로 드러왔고 그 밑으로 입술. 턱 그 밑으로 뻗은 목선. 쇄골……

하얀 살결 밑으로 떨어진 두 덩이 가슴의 깊은 골까지.

“세정아.”

저도 모르게 시운이 세정이의 이름을 입으로 뱉었다.

흥분. 흥분과 그동안 애원했던 ……가지고 싶었던 그 감정이 솟구쳐서 절로 나온 탄성섞인 외마디였다.

뻗은 손은 세정이의 얼굴에서 멈췄다.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 살결의 따스한 온도가 느껴진다.

점점.

손을 쓸어내려 얼굴 밑으로.

그리고 이번엔 그녀의 목. 목을 쓸었다.

그러자 세정이가 어깨를 한 번 작게 들썩인다.

‘……….’

그녀의 쇄골에 시운의 손이 멈춰있다. 더 내려가면 …… 조금만 더 손을 내리면 그녀의 풍만한. 매혹적인. 젖가슴의 탄력을 느낄 수 있다.

‘더, 더…….’

시운의 오른손이 그녀의 쇄골을 스쳐 그녀의 살결을 가르며 천천히. 가슴골 사이에 머물렀다.

손으로 전해지는 따스한 그녀의 체온과 부드럽고, 부드러운 그녀의 윗가슴이 쓸어내리는 손에 의해 미세히 출렁인다.

시운의 시선이 자신의 팬티로 향했다. 팬티를 뚫을 듯 솟아있는 페니스 부분에는 조그마한 자국이 묻어있었다.

‘쿠퍼액이 벌써.’

이미 제정신은 아니다.

남자의 본능은 이미 영혼을 잠식했고.

‘쿠퍼액이 아닌 내 정액을.’

그녀의 소중한 그곳 깊숙한. 안으로 선물하고 싶다.

시운은 왼손을 뻗어 그녀의 종아리에서 멈췄다.

천천히 손을 위로 올려 그녀의 허벅지에 멈춘 뒤에.

스르르-

그녀의 두 다리 틈새로 끼워넣어 벌리자.

그녀의 가랑이가 점점 벌어져 스커트 속 스타킹으로 덮인 속옷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아…….”

천천히.

벌어진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조심스럽게.

상체를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밀어넣는다.

척.

“어억!”

방금 그 신음은,

너무 놀란 시운의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세정이의 왼손이 그대로 움직여 시운의 등에 닿은 채 멈춘 것이었다.

‘너도…… 천세정. 너도 지금 이 순간을 원하고 있는 거란 말이냐?’

그녀가 신호. 신호를 보낸 것 같기도 하다.

상체를 천천히 더 밀어넣어 그녀의 벌어진 틈새로 시운, 자신의 하체를 밀착시켰다.

그리고.

넋을 놓은 채 몇 초간 세정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뇌리를 뒤흔들 정도로 예쁘다.

“이시운.”

그녀의 입술이 작게 움직였다.

순간.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크게 뜨고 그 상태로 그대로 멈춰서서 세정이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세정이의 눈꺼풀이 올라가면서 그녀의 동공이 드러났다.

“세정아….”

누운 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세정이의 눈과 시운의 시선이 만났다.

열린 눈꺼풀 사이로 시운을 바라보는 세정의 초점이 점점 선명해졌다.

시운은 눈을 감고 그대로 세정에게 얼굴을 가까이 댔다.

“음….”

시운이 흘린 침음.

시운의 입으로 그녀의 입술을 포갰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 포개어지는 촉촉한 촉감.

탁.

세정은 눈조차 감지 않고 시운을 스르르, 밀어냈다.

“시운아. 이건 아닌 것 같아.”

“왜. 난 너한테 남자로서의 면이 조금도 없는거냐?”

“……….”

시운의 물음에 세정은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세정아, 잘 들어. 할 이야기가 있다.”

시운은 그동안의 모든 마음을 털어놨다.

* **

싸한 정적.

옷을 입은 시운과 세정은 말이 없었다.

‘이번 세 번째 인생은 전생과 달랐다고.’

그런데 천세정. 앞에만 서면 전생, 그리고 그 전생의 시운처럼 변한다.

시간이 멈춘 느낌이었다.

‘내가 너에게 안달이 난 만큼, 천세정 너도 나에게 안달이 나게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어떻게든

천세정. 이 여자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더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더 이상 답답한 건 싫다. 더는 안 돼.’

오늘 안에 반드시 단판을 지으리라. 다만 그녀에게 시간을 준다.

하지만 오늘 안이다.

반드시.

모텔의 방안을 비추는 전등 밑으로 떨어진 모텔 내부가 천천히 시운의 눈에 들어온다. 그 내부를 차가운 공기로 만들어버린 천세정의 입술은 다시 움직였다.

“오늘 일은 이해할게. 누구나 술 먹고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시운아.”

“난 실수한 것 없어. 그 동안의 내 마음을 말한 것 뿐이야.”

이해한다는 말에 이런 개같고 한심한 상황에서 잠시의 안도감이 가슴에 번졌다.

고갯짓으로 얼굴을 돌린 세정의 눈은 다시 시운의 시선과 만났다.

시운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보는 세정의 눈.

그리고.

그녀의 입술은 다시 움직였다.

말을 하기 위해 열린 그녀의 입술 사이로 혀가 꿈틀- 거린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은 천천히 움직인다.

“오늘 일로 우리 사이가 어색해지지 않았으면 해. 너무, 혼란스러워.”

이게 그녀가 한 말이었다.

“혼란스럽다고?”

“응."

"난 너에 대한 내 마음을 다 말했다. 아침이 오기 전까지 기다릴게. 연락 줘라. 그때 만나서 다시 이야기 하자.“

시운이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모텔 문 밖까지 그대로 걸어나간다.

“시운아.”

그녀가 다시 한번 부른다.

모텔 문고리에 닿아 문고리를 비트려는 시운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여기서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욕정이 저지른 실수. 아니. 그래도 마음은 모두 털어놨다.

시운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돌렸고 세정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받아냈다.

시운을 바라보는 세정의 눈꺼풀이 스르르 닫히며 그녀의 눈꼬리가 이쁘게 휘어진다.

눈웃음.

“얀마! 집에 갈 수 있겠냐?”

그녀 또한 이 상황이 참 혼란스러울 텐데. 애써 장난스레 묻고 있었다.

“갈 수 있다. 나 사실 취했다고는 했지만 몸은 움직일 수 있어. 그냥, 오늘 안에 연락 줘라.”

“울 시운이 그래두 남자긴 남자였네? 킥킥.”

그녀가 분위기를 바꿔보려 농담 던지며 웃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모텔의 문고리를 돌렸다.

더는 이 어색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를 견뎌낼 자신이 없었기에.

그때.

“인사도 없이 갈거냐!”

“………….”

“짜식. 청춘의 남자가 한 번 실수할 수도 있지. 뭐, 신경쓰지 마라. 누나는 별로 신경 안 쓰니까.”

“그래, 근데 실수 아니다. 기다릴게.”

“이시운, 혹시 너 그 문 밖으로 나가고 내 연락 씹거나 전화 안 받거나 하는 그런 행동 하면……”

세정의 미간이 이쁘게 찡그려진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말아쥐어 주먹을 만들어낸다. 세정은 오목한 주먹을 시운에게 내밀며.

“맞는다! 알겠지? 넌 내 둘도 없는 친구야.”

“그래.”

“조심해서 가. 택시 타고 가! 도착하면 톡이라도 한통 남겨, 걱정되니까.”

연락 달라고 하니까 자꾸 딴소리만 늘어놓는 세정이.

부산하게 움직이던 시운의 뒷모습이 잠시 멈췄다.

‘천세정. 난 너를 안다. 네 성격상 오늘 넌 자지 않을 테지. 오늘 아침이 밝기 전에 다시 만나게 될 거다. 그때는 반드시 단판을 짓는다.’

뒤도 안 돌아보고 모텔 방문을 열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단 한 가지의 결심을 하고 말이다.

“휴우-.”

세정은 두 볼에 바람을 휘 불어넣어 볼을 부풀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으이구, 천세정. 그러게 왜 그렇게 진탕 술을 먹구 시운이를 불러가지고 이런 상황을 자초하게 만든거야!’

자신의 머리를 꿀밤으로 콩. 내리 찍는다.

“아야,야.”

자기가 자기 머리를 꿀밤으로 때린 주제에 또 아팠는지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을 옅게 쏟는다.

사실 방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모텔의 방 안까지 왔던 것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아무래도 술에 정말, 정말 취한 모양인데.

뭔가 몸을 더듬는 느낌에 정신이 확! 들었고.

‘그렇게 취기에서 깨어난 거란 말이지?’

눈을 떠보니온 몸을 벗은 이시운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의 설렘? 잠깐.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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