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0화
히든 클래스 전직으로 (4)
설명된 활자들 옆으로 스크린 하나가 홀로그램 되어 영상을 내비춘다.
그 영상 속에는,
고대 쉐도우 머더러들이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마족과 혈전을 벌이는 장면들이 하이라이트화 되어 보내지고 있다.
‘여우라는 환수를 이용하면서 싸우는 군.’
그들의 전투 모습은 실로 멋있었다.
다음으로 영상 속에서 펼쳐진 것은,
기세등등한 마족들을 자신이 부리는 여우와 콤보를 이루어 순식간에 대지의 3할을 덮은 마족들을 학살하는 장면-
‘오오….’
등가에 소름이 돋았다.
확실히 맹인 클래스의 히든 루트를 통해야 획득할 수 있는 쉐도우 머더러.
주류형 타 클래스보다 확실히 느낌과 매력이 있었다.
‘일단 스킬창부터 띄워보자.’
스킬창을 띄웠다.
새로이 얻은 스킬을 확인하기 위해.
[악을 삼킨 맹인][확정 패시브]
나약하다고 취급되었던 맹인들이 악을 삼키고 살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살수에 대한 감각을 익힌 맹인은 적에게 살기를 내뿜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효과: ‘살기’ 스탯 추가.
[살수를 위해 속보][확정 패시브]
비련해진 맹인이라 불리우는 쉐도우 머더러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비시각이란 단점을 숨기고 장점을 승화시킵니다.
효과: 이동 속도 +5
[맹인들의 스킬조합]
맹인들은 더욱 강해지기 위해 스킬에 스킬을 조합하고 장착하는 법을 터득하였습니다.
효과: 조건에 부합된 스킬에 ‘스킬 장착’ 기능 사용 가능.
[타겟팅][Lv.1]
광역 스킬을 시전할 때 대미지를 가할 타겟을 정할 수 있다.
*타겟팅을 통해 타겟하지 않은 적은 대미지를 입지 않는다.
‘오….’
일단 쉐도우 머더러로 전직한 후 획득한 패시브 스킬들을 훑었다.
살기라는 히든 스탯 또한 굉장히 쓸만해 보였고,
이동속도를 올려주는 ‘살수를 위해 속보’란 패시브도 아주 흡족했다.
‘마지막으로.’
스킬에 스킬을 장착해준다라는 저 스킬.
잘만 사용하면 아마 대박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저 기능을 이용하여 물속성 마법에 전기속성 스킬을 장착한다면?’
물은 전기를 더욱 증폭시킨다.
그럼 전기속성의 마법은 더할 나위없이 강한 힘을 보일 터였다.
마지막으로 타겟팅이란 패시브.
저 스킬은 홍란의 일참과 같은 스킬을 사용할 때 아군과 적군이 구분되지 않는 특정 공간에서 유용한 스킬이었다.
‘좋아. 이제 액티브 스킬로.’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
그런데.
시운의 1차 전직 스킬트리 창이 떠올랐다.
[맹인의 소리][Lv.1]
맹인의 신체기관 중 청각의 감각을 140% 상승시킵니다.
‘맹인의 소리란 스킬창이 움직인다?’
[맹인@#$%][Lv.@]
@#! #$%@ @ 청각의 감각을 ^$#@ 상승@!&%&!@#
글자체가 뭉개지기 시작하더니,
글자가 변형되어 다른 글자로 공간이 메꾸어졌다.
[맹인의 감각][Lv.1]
맹인의 신체기관 중 청각과 후각이란 감각기관의 기능을 140%로 상승시킵니다.
‘업그레이드 된 거다.’
띠링.
-‘맹인의 소리’ 스킬이 ‘맹인의 감각’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전직 승급의 영향으로 스킬도 각성하는 듯 했다.
‘좋아. 후각 기관까지 발달시킬 수 있는 거라면 분명 쓸모는 있다.’
밑으로 시선을 내렸다.
[야수 베기][Lv.1]
야수의 힘으로 적에게 혼신의 일격을 가한다.
대미지: 근력의 210%
-보유 효과
적중시 적에게 입힌 대미지의 5%를 본인의 HP로 흡수한다.
-장착 스킬 슬롯
<장착 가능>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삼륜 격파][Lv.1]
휘두른 검격에 검기를 두 개를 더하여 근방 4m 내의 가장 가까운 적 세 명에게 검기를 입힌다.
대미지: 힘(근력)의 198%
-보유 효과
‘살기’ 스탯에 비례하여 추가 대미지를 가한다.
[레크라스][Lv.1]
까마귀를 소환하고 명령할 수 있다.
까마귀 체력: 100
지속 시간: 2분
쿨타임: 한 시간
-보유 효과
‘정찰의 기억 공명’ 가능
『까마귀의 지속시간이 다하여 소멸된 순간에 까마귀가 소환된 시점부터 소멸된 시점까지 본 것들에 대한 기억이 소환자의 뇌리에 전달된다.』
-장착 스킬 슬롯
<장착 가능>
<장착 가능>
<장착 가능>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흡족했다.
게다가 장착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단 것이 썩 맘에 들었다.
‘아주 쓸만하군. 근데 획득한 스킬이 부족한 느낌인데?’
그때.
띠링.
-스킬 슬롯이 가득 찼습니다.
‘슬롯이 가득 찼다?’
현재 시운이 보유하고 있는 스킬은 시운의 랭크에 비해 상당한 편이었다.
스킬 슬롯이 가득 차면 더 이상 스킬을 익히는 것은 불가능했다.
스킬 슬롯을 늘리려면 헌터 랭크 승급업이 필요했다.
“헌터님. 쉐도우 머더러란 클래스가 마음에 드시나요?”
미르가 조용히 다물고 있던 입을 그제서야 열었다.
워낙 스킬창에 눈을 둔지라 그녀가 옆에 있는지도 까먹을 정도였다.
“네, 마음에 드는데….”
시운의 말의 뒤를 미르가 대신했다.
“언짢아하지 마세요. 스킬북을 더 나눠드려야 하니까요.”
“스킬북을 더 주신단 말씀이십니까?”
미르는 시운의 의중을 안다는 듯 말했고 미르가 잠시 나가더니 스킬북 다섯 개를 들고 왔다.
“다섯 개의 스킬북입니다.”
시운은 책상 위에 올려진 스킬북을 하나하나 훑었다.
빨간색의 스킬북.
파란색에 물고기 지느러미가 돋아난 스킬북.
검은색에 울부짖는 여우가 표지에 담긴 스킬북.
녹색의 뱀가죽의 스킬북.
보라색의 사신이 그려진 스킬북.
총 다섯 개였다.
시운의 입이 기분좋게 벌어지려는데.
“모두 다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 중에서 두 개를 직접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두 개라….”
벌어진 입은 아쉬움에 다물어졌다.
다섯 개의 스킬북 중에 두 개를 추가 스킬로 획득할 수 있단 말이었다.
‘일단.’
스킬북 하나에 시선을 두자 미르가 친절하게 마법을 시전하여 스킬북의 설명창이 뜨도록 해주었다.
적색의 스킬북.
[불길의 노래][Lv.1]
거대한 불꽃을 주위에 소환시킨 다.
대미지: 힘의 185%
반경 15m
-추가 효과
화상을 입은 적에게 매초마다 8%의 추가 대미지를 가한다.
‘광역 스킬이고.’
그 다음 스킬북으로 눈을 옮긴다.
실제 물고기 지느러미로 덮여진 파란 스킬북.
[해일파][Lv.1]
수압이 매우 강력한 거대한 해일을 소환한다.
대미지: 힘의 200%
반경: 15m
-추가 효과
화상 효과에 빠지지 않는다.
‘이것도 광역 스킬.’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았다.
그 다음으로 눈을 옮겼다.
뱀의 눈이 붙어있는 탁한 녹색의 스킬북.
[하륜의 독][Lv.1]
지독한 독을 지닌 살모사 하륜의 체액에 존재하는 맹독을 직선으로 발산한다.
반경: 20M
-보유 효과
피격당한 적에게 85% 확률로 ‘맹독’ 효과를 입힌다.
-맹독의 순환
맹독 상태에 빠진 적은 그 상태에 머물동안 체력과 마력을 회복할 수 없다.
‘음…. 이건 피케이용이군. 뭐, 다음으로.’
낫을 든 사신이 그려진 스킬북.
[사합보][Lv.1]
고대 사신들이 허공을 비행했던 마력을 소환하여 공중 또는 도약 상태에서 세 걸음을 도약 또는 움직일 수 있다.
-보유 효과
스킬이 사용되는 동안 받는 피격 대미지 10% 감소.
‘이거 쓸만해, 화룡의 도약과 조합하여 사용한다면 이동 반경을 더욱 자유롭게 하면서 전투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잠든 여우가 그려진 검은 스킬북을 보았다.
[요괴화][Lv. Max]
고대 쉐도우 머더러들의 환수였던 요괴여우 ‘일미호’를 소환한다.
*일미호 능력치
-소환자 힘의 80% 힘
-소환자 민첩의 130% 민첩
-소환자 체력의 80% 생명력
-소환자 지혜의 100% 마력
-소환자 총 도합 방어력의 75%의 내구력
-지속 시간: 5분
-쿨타임: 6시간.
-현재 친밀도: 0
-현재 성장치: 0%
-보유 효과
‘환수와의 연대’ 발동.
-환수와의 연대: 친밀도의 수치에 의해서 일미호의 충성심이 극명히 바뀐다.
-'요괴의 성장‘ 발동.
-요괴의 성장: 일미호는 획득한 성장치에 따라 몸집이 커지며 외형이 변한다.
-장착 스킬 사용 가능.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장착 가능>
<장착 가능>
<장착 가능>
<장착 가능>
<잠김>
‘겨우 지속시간 5분에 쿨타임은 6시간이라고?’
이미 얻을 스킬북 하나는 선택한 상태.
나머지 한 개만 고르면 선택은 끝난다.
다른 스킬보다 유독 이 요괴화라는 스킬에 눈이 가는 시운.
복잡해보이는 스킬.
또한 지속시간과 쿨타임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비례하지 않는 스킬이지만.
‘일미호는 고대 쉐도우 머더러들의 비밀병기였지.’
그랬다.
그래서 일단 이 스킬에 끌리는 기분이다.
쉐도우 머더러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와 같은 클래스를 밟기 시작한 시운에게도 이 스킬이,
어쩌면 비밀병기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장착 스킬을 박을 수 있는 슬롯이
무려 5개나 된다.
‘다섯개나 스킬을 박을 수 있다. 쓸만한 스킬 다섯 개를 박고 나면 굉장히 쓸모가 있어지는 스킬이 될 수 있단 뜻이지.’
“선택했습니다.”
“어떤 것으로 하시겠습니까?”
비장한 육성을 토한 시운은 두 개의 스킬북을 내밀었다.
미르는 눈이 아닌 손으로 시운이 선택한 스킬북의 표면을 더듬으며 감각으로 스킬북의 종류를 확인한다.
“잘 선택하셨어요, 역시.”
안내원이 뭔가 흡족하단 듯 말한다? 립서비스 차원의 제스처는 아닌 듯 했다.
어쩌면 지금 시운이 베스트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근데 문제는….’
현재 스킬 슬롯이 포화 상태라는 것였다.
시운이 급하게 물었다.
“그런데 안내원님. 제가 지금 스킬 슬롯이 가득 차서 스킬을 더는 익힐 수가 없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음…. 방법이야 있죠.”
“알려주세요.”
미르는 지팡이를 휙, 돌려 문 밖의 방향을 향해 짚은 뒤 걸어나갔고 스크롤 몇 개를 가지고 들어왔다.
“이것은?”
시운 앞에 놓여진 공백의 스크롤들은 바로,
슬롯에 장착된 스킬을 해제한 뒤 스크롤에 옮기는 ‘스킬 전이 스크롤’ 이였다.
스킬이 옮겨진 저 스크롤을 가지고 있으면,
다음에 그 스킬이 필요할 때,
스크롤을 찢어 다시 그 스킬을 장착할 수 있는 것이었다.
“헌터님. 이 스크롤들에 헌터님께서 현재 소유하신 스킬 중에 불필요하신 스킬들을 담아주세요. 그리고….”
미르가 뜸을 들였다.
시운은 그녀가 쓴 안대 밑으로 떨어진 조촘한 입술에 눈을 힘주어 묻었다.
“아시다시피 헌터님은 우리 맹인 직업소의 확신적인 분이세요. 그런 의미로 헌터님이 전이시킨 스크롤 넘겨주시면 스크롤 개당 멋진 선물을 한 개씩 드리지요.”
“멋진 선물이요?”
시운은 현재 맹인 직업소의 평판이 <확신> 상태였다.
NPC 미르와의 관계 또한 호전적인 상태였고.
이처럼,
NPC와 그 NPC 계열들의 관계도와 평판이 좋으면 기분좋은 이점으로 작용되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흡족한 마음에 인사를 한 뒤,
시운은 보유한 스킬창을 훑어보았다.
‘
[일참][Lv.1]
공격 1회에 한하여 온 몸에 힘을 다하여 적을 내리친다.
-힘 120%
[카운터 일격][Lv.1]
상대의 공격을 피한 순간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카운터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적에게 30% 확률로 출혈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힘 150%
‘일단 이 두 스킬은 내겐 필요가 없다.’
이미 전직을 통해 막강한 액티브 스킬을 얻은 상태.
솔직히 스킬이 너무 많아도 혼란스럽다.
그 모든 스킬을 죄다 사용할 수 있는 마나 또한 없는 상태다.
쓰지 않는 스킬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나은 것이었다.
버린 스킬만큼 ‘값진 선물’을 준다는데 당연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일참과 카운터 일격이라는 이 두 스킬을 전이시켜 주세요.”
미르는 답없이 스크롤 두 개를 쫙 펼친 뒤, 손에서 마나를 피어낸다.
쉬이이-
전이 작업이 진행될 동안.
시운은 고민했다.
‘나머지는 버릴 것이….’
패시브 스킬은 헌터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유용한 스킬. 그런 패시브 스킬을 버리는 것은 실로 바보같은 짓이었다.
‘맹인불괴도 꼭 필요할 것이고.’
맹인불괴 역시 현재 시운에게 유용한 스킬.
‘맹인의 감각 또한 특별 던전이나 길을 헤매는 생존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
[맹인일참][Lv.1]
모든 힘을 내 쏟아서 적을 1회 공격합니다. 때론 맹인의 제 3의 눈으로 약점을 파고들기도 합니다.
힘 180%
-화상 효과 상태의 적을 피격시 대미지 30% 추가.
-출혈 효과 상태의 적을 피격시 대미지 30% 추가.
-공표 효과 상태의 적을 피격시 대미지 35% 추가.
‘맹인일참.’
1차 전직 때는 홍란의 일참 다음으로 가장 대미지가 파격적인 스킬이지만,
2차 전직에 달성한 현 시점에서 이 스킬은 시운의 입밖으로 시동어가 되어 튀어나올 일이 없을 것 같다.
‘스킬북 두 개를 선택해야 해서 두 개만 비우면 된다지만 혹시 히든 스킬을 얻을 수도 있으니, 미리 비워놓는 것이 좋지. 비운 스킬만큼 선물도 준다는데.’
이 생각은,
알맞은 생각이었다.
시운은 미르에게 맹인 일참 또한 전이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세 개의 스킬이 전이 스크롤에 담겼습니다, 이 스크롤은 제가 보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선물을 드릴 시간이네요.”
그 선물이 뭘까?
궁금함이 곧 설렘을 자아낸다.
‘세 개를 전이시켰으니 세 개를 받는다.’
미르가 지팡이를 쥐고 밖으로 나가 창고에서 무언가를 품에 안고 들어왔다.
미르는 지팡이를 탁, 짚은 채 없는 눈으로 시운을 그대로 응시하며 그것을 내밀었다.
“여깄습니다, 헌터님.”
시운은 두 손을 내밀어 그 선물들을 받았다.
‘오오…. 이것은 설마?’
그 설마가 맞았다.
현 시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선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