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93화 (92/278)

제 93화

템빨 (1)

정보창이 떠올라 비좁은 방 안을 매웠다.

[아클레우스의 소드][울트라]

구황의 작두에 두 혼을 섞어 변형한 장검으로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검신은 질긴 오크의 핏줄과 가죽으로 만들어졌고 손잡이의 문양에는 ‘에그메르트’의 눈이 박혀 있다.

공격력: 820

내구도: 780 / 780

착용 제한 조건

-레벨 85 이상.

-순수 근력 237 이상.

-지혜 73 이상.

-민첩 134 이상.

-보유 히든 스탯 두 개 이상.

*보조 효과

-액티브 스킬 ‘흑화광참’ 사용 가능.

-패시브 스킬 ‘단장의 실드’ 획득.

-‘치명적인 검신’ 효과 발동.

발동 조건: 적의 뒤를 기습하여 아클레우스 소드의 검신이 적의 육신을 꿰뚫을 시.

기습의 일격에 적의 생명력이 40% 이하가 될 시.

효과: 적이 장착한 장비의 스킬을 십분 간 무효화.

-‘에그메르트의 눈’ 스킬 획득.

잠금 상태

해금 경험치: 0%

-‘빙결 해체’ 발동.

빙결 속성 몬스터에게 일반 타격 적중 시 화염 대미지(근력x100%) 1회 추가 부여.

*이 아이템은 거래를 통해 매매, 매도가 불가능.

‘확실히 유니크보다 한 단계 윗급인 울트라 급이라 그런지 성능치가 죽이는군…. 그리고 에그메르트의 눈이란 저것.’

시운은 검신 밑 손잡이 중앙에 볼록 튀어나온 눈을 보았다.

감겨졌지만 손가락으로 콕, 누르니 물컹거리는 것이 진짜 사람의 눈이었다.

‘이 눈이 뜨이면 또 다른 능력이 생기겠군.’

뒤이어,

아클레우스 소드에 부속된 스킬창을 열었다.

[흑화광참][Lv.1][광역]

고대 마법사 ‘에그메르트’가 다루던 흑화(黑火)를 검을 통해 주위로 쏟아낸다.

일반 불보다 높은 온도의 검은 불이 일정 반경 안 모든 것을 태운다.

반경 거리: 15M

대미지: 근력 스탯 x 235 %

적중시킨 적에게 23%의 확률로 화상 상태 부여.

*추가 효과

-‘흑화의 기열’ 발동

꺼지지 않는 불이라고 알려진 검은 불 ‘흑화’의 힘을 가중시킨다.

발동 조건: 화상 상태의 타겟.

효과: ‘화상 상태’의 타겟에게 분마다 스킬 대미지의 20% 부여.

*적이 ‘화상 상태’일 때만 효과가 유지.

*으로 발생한 ‘화상 상태’ 효과는 수속성의 스킬로 무효 시킬 수 없다.

‘흑화광참. 홍란의 일참의 상위호환 광역 스킬이라 할 수 있지.’

또,

[단장의 실드][패시브]

아종 오크의 군단장의 질긴 가죽을 전신에 씌운다.

발동 조건: 체력 5% 이하일 시 강제로 발동.

효과: 총 방어력의 100% 추가 상승.

지속 시간: 1분.

쿨타임: 24시간.

‘좋아. 방어력에 줄곧 신경을 못 썼던 나에게 유용한 스킬이다.’

아클레우스 소드는 에그메르트 라는 고대 법사와 아종 오크의 군단장급 오크인 타우스가 본래 시전하던 스킬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볼 것은.’

[용왕의 마갑][유니크]

용왕의 푸른 비늘과 꼬릿털로 제작된 높은 내구력을 지닌 갑옷.

드워프의 수작업으로 제작 되었으며 견고함에 비해 깃털같이 가볍다고 전해진다.

방어력: 380

내구도: 240 / 240

추가 옵션

-‘꼬리의 증력’ 효과.

보유한 모든 액티브 스킬 대미지+5% 증가.

세트 효과

-2세트: 보유한 모든 액티브 스킬 대미지 +10% 증가.

‘푸른색에 체인 메일 형태의 모형이고, 곳곳에 용왕의 꼬릿털이 박힌 상의이고.’

[용왕의 팬츠][유니크]

새끼 용왕의 몸통 가죽을 손질하여 만든 바지.

신축성이 뛰어나며, 드워프의 수작업을 통해 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방어력: 257

내구도: 250 / 250

추가 옵션

-이동 속도 +5 증가.

세트 효과

-2세트: 보유한 모든 액티브 스킬 대미지 +10% 증가.

‘재질이 얇고 스판식으로 늘어나는 회색의 바지.’

이종 전쟁의 퀘스트를 통해 획득한 티켓으로 선택한 용왕의 장비는 안정적인 방어력을 필두로 세트 효과는 공격력을 극대화 시켜주는 스킬 대미지 상승이었다.

‘이로서, 충분해.’

유니크급 장신구와 검. 그리고 아주 기본적인 방어구 장비만 착용하여 딜에만 신경썼던 시운은 이제 방어력 또한 일정 갖춘 셈이었다.

‘그 쾌쾌한 연기 가득한 성에서 며칠을 썩었더니 눈꺼풀이 백만톤처럼 느껴지는 군, 좀 자야겠다. 사냥은 내일부터다.’

눈을 감자 곧바로 코에서 탱크가 지나가는 소리가 원룸텔에 울려퍼졌다.

오늘도 시운의 하루는 이렇듯 무사히 넘어가는 듯 했다.

휘이잉-

모스칼의 북서쪽에 위치한 히토리아 산맥.

영하 20도의 날서린 기온은 산의 표면을 눈으로 가득 덮게 했다.

눈 뜨기 조차 버거울 정도의 추위.

흉측한 몬스터가 가득하다고 알려진 이 산맥은 길 또한 험난했다.

빙판으로 가득한 산길은 좀만 헛디뎌도 위험할 정도.

스크롤 없이 이곳에 왔다가 실족사로 사망했단 헌터도 있었고,

미끄러져 절벽에 추락해 헌터 사망자를 속출하게 하는 곳이기도 했다.

험난한 지형으로 펼쳐진 산맥에는 살어린 추위에 적응한 들짐승들이 가득했다.

수많은 골짜기와 언덕을 넘으면,

이 산맥 속에 깊은 내부로 이어지는 동굴이 존재했다.

바로, 해빙의 던전이라 불리우는 동굴.

모스칼 근방에서 가장 강한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소문 났으며,

한 가지 신기한 점도 있었다.

산맥은 살점을 찢을 추위임에도 그 안의 동굴은 따뜻하단 것이었다.

그 시각,

해안의 던전 내부에는 중하위 길드에서 파견된 헌터 다섯의 발소리가 퍼지고 있었다.

“후-”

에픽급 무구로 무장한 헌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입김 소리다.

“우와, 신기한데? 듣던대로 산은 뒈지게 추운데, 안에 들어오니까 별로 안 춥네.”

힐러가 머리 위로 빛의 공을 쏘우며 말했다.

떠오른 공은 힐러 머리 위를 돌며 어둑한 던전을 내부를 훤히 비췄다.

“여기 보스가 그렇게 세다며? 몸에 닿기만 하면 빙결 걸린다던데?”

공포에 얼굴이 물든 전사의 걱정 소리에.

“그래서 우리 길드에서 다섯 명이나 선발된 거 아니겠냐? 탱커 둘, 딜러 하나, 힐러 둘. 전력은 완벽하니까 좀 쫄지 마라.”

“그래도 들리는 소문이 있는데 안 쫄릴 수가 있나.”

터벅-터벅-턱!

“뭐, 뭐지?”

“………어?”

“이거 실화야?”

헌터들의 걸음은 그대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보이는 광경은 그들의 입에서 혼잣말을 뱉게 했다.

그들 앞으로 쭉 뻗은 내부통로를 따라서 몬스터들의 유골이 그대로 쭉- 깔려있었기 때문.

“이거 다, 몬스터의 뼈 맞지?”

여성 힐러가 머리뼈로 추정되는 것을 집어 눈높이로 들었다.

“설인의 두개골이잖아? 아니…. 근데 죄다 살은 하나도 붙어있지 않고 뼈만 이렇게 있을 수가……”

“대체 누가 이 던전의 몬스터를 다 이렇게 만든 걸까? 대형 길드?”

산더미처럼 쌓인 뼈들.

이상한 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동굴 내부는 온통 그을린 자국으로 가득했고.

타는 냄새는 콧속에서 콧물을 튀어나게 할 정도로 역했다.

“대형 길드가 독점으로 쓸고 지나갔나봐. 쳇! 지들은 양심도 없나? 우리같은 하위권 길드원들은 파밍도 하지 말란 건가?”

조금 더 가면 몬스터 한 마리 정돈 나오겠지.

그렇게 믿고 걸었다.

“아오! 한 마리도 없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아주 그냥 싹 쓸어 놨구만?”

헌터들은 불평을 쏘았다.

그 앞으로는 죽은 몹의 뼈들이 무더기.

분명 길드에서 파견된 한 부대 규모의 헌터들이 한 짓이리라.

이 던전에 서식하는 설인과 순록, 켈베로스는 잔인무도하기로 정평난 상태니까.

그들 앞으로 하층부로 향하는 입구가 드러났다.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입구 같은데?”

“지도 펼쳐봐요, 부길마님.”

펄럭-

로하 길드의 부길마 양광수가 간이 지도를 펼쳤다.

광수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지도를 보니까…. 저 입구가 던전의 끝으로 향하는 입구인데?”

“뭐요? 아니 그럼 몹 한 마리 못 잡고 던전 끝까지 와 버린거란 말이에요? 하- 진짜!”

여성이 바닥에 쌓인 뼈를 완드로 툭툭, 뭉갰다.

“몬스터 사체들에 살점이 없어. 이건 불속성 스킬에 능통한 마법사들의 짓이 분명해. 그것도….”

탱커가 허리를 숙여 뼈 잔해를 살폈다.

말끔히 발라진 살점.

밀도 있기로 소문난 이곳 몬스터의 뼈들이 툭, 치면 으깨질 정도로 손상된 것을 보니.

“아마 C랭크 이상으로 선발된 마법사 부대 애들이겠지. 그것도 화염 마법에 돈질 해서 스크롤 쏟아부은 그런 애들.”

“진짜 동굴에 불이란 불은 다 질러서 지랄을 해놨네, 휴.”

던전 주위를 보던 헌터들의 눈은 ‘어떤 미친작자새끼들이 와서 던전을 공동묘지로 처 만들어 놓은거야?’ 란 눈이었다.

불평만 늘어놓을 수 없다 판단한 부길마가 입을 열었다.

“일단 리젠이 되려면 기다려야 한다, 입구로 들어가자.”

광수가 몸을 움직이자, 길원들은 불평을 쏟으며 그를 뒤따른다.

이곳은 몬스터 리젠이 늦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화르르륵!

불이 살점을 찢어발기는 소리.

까장장!

탁, 까장!

까장!

뒤따라 설인들이 뼈다귀가 되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단 한 차례의 불길로.

“………….”

“던전에 불지랄을 했던 게 그니까 저…… 헌터란 말인거야?”

“미, 미친놈 아닌가?”

로하 길드원의 모든 눈이 한곳에 멈춰 있다.

그런 그들의 동공은 타오르는 불길에 반사되 더욱 검해졌다.

그들 앞으로,

차캉!

검을 검집에 밀어넣고 툭, 주저앉는 헌터 하나가 보였다.

사내였다.

그 사내 주위로는,

아주 큰 뼈들이 쌓이다 못해 남자 주위로 뼈 울타리를 짓고 성벽까지 만들 태세였다.

그 뼈들은 좀 전에 보았던 뼈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저, 저 뼈들이 다 아이스 골렘의 뼈 맞단거지? 그치?”

힐러가 얼음장처럼 굳은 얼굴로 동료에게 묻자, 동료가 고개를 저었다.

“말이 되냐? 저 헌터 하나가 그 미치도록 때려도 안 뒈진다던 맷집왕 아이스 골렘들을 저런 꼴로 만들었겠어? 쟤 파티원들이 잠시 자릴 비운 거겠……”

구경하던 헌터들의 눈은 더 커졌다.

쿠어어어!

쿵! 쿵!

던전의 천장까지 닿을 거대한 크기의 아이스 골렘이 리젠 돼 괴성을 쏟는 광경에.

“뒤로 물러나자, 위험해!”

“와, 근데 크, 큰데? 많이?”

“아이스 골렘!”

“쟤 근데 뭐하는 거래? 레벨도 얼마 안 돼 보이는데, 도망 안 가고 뭐한대?”

“우리 다섯명도 저거 하나 잡으려면 하루는 생 지랄을 떨어야……”

파강! 파강! 파가강!

검이 정확히 세 번 번쩍 거렸고,

쿠웅! 쿵!

골렘이 두 무릎을 꿇었다.

화륵!

골렘의 두 무릎에 불이 붙었다.

“………?”

“뭐, 뭐야? 무릎을? 이거 꿈 아니야?”

“리젠된 저거, 아이스 골렘 맞는거 맞냐, 진짜?”

그들 속 부길마 광수의 안광이 빛났다.

‘저 검은 생전 보지도 못한 검인데. 그리고 저 녀석 낯이 익는단 말이지.’

곧.

펼쳐지는 광경은 미친 광경이었다.

무릎을 꿇은 아이언 골렘은 고개를 힘겹게 들어 앞의 헌터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남길 유언은~?”

헌터가 골렘에게 물었다.

쿠어어-.

“네 유언은 ‘쿠어어’ 구나? 반가웠다, 흑화광참.”

파르르르륵!

“끄앗!”

“잘못하면 불에 데이겠…”

“헉, 뜨, 뜨거워!”

“불이 색이 이상해, 위험…윽!”

몸을 녹여버릴 열기!

헌터들이 뒤로 물러나 손을 교차하며 몸을 가렸다.

푸슈슈슈-

한바탕의 광경을 가렸던 연기가 걷히자,

“저, 저거 좀 봐, 봐….”

“허, 허억?”

“………저, 저 녀석이었어.”

“뼈, 뼈다.”

“저기, 저거 가능한 일이에요? 부길마님?”

로하 길드원의 망막으로 주검을 태우고 남은 큰 뼈가 뒹굴고 있었고,

검을 든 헌터는 휘파람을 휘휘, 부는 그림이 전달되고 있었다.

“방어력 미쳤다고 알려진 아이스 골렘을 검으로 세 번. 그리고 스킬 한 번으로 뼈로 만들어 버렸어.”

“그럼 이태까지 봤던 뼈들이 모두 저 놈의 짓이 진짜 맞단 말이야?”

“저 미친놈, 대체 레벨이……”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레벨이 엄청나게 높은 놈일까? 그럴 리는 없다.

이 던전에 출입 가능한 허용 레벨은 92 이하다.

높아봤자다.

“어라? 거기서 뭣들 하세요?”

남자는 이제야 길드원들을 발견했단 듯 깜짝 놀란 눈으로 물었다.

“뭐, 뭐하긴요…. 사냥하러 왔죠.”

“네. 그럼 즐사 하세요.”

“아니, 어떻게 즐사를 하란 말이에요? 그쪽 혼자서 이 던전을 죄다! 아휴-.”

여성 헌터가 눈으로 레이저를 쏘며 툴툴 거렸지만,

남자 헌터들은 입을 꾹 닫고 따지지 못했다.

생전에 저렇게 미친놈은 처음 보니까.

“이 던전의 보스 골렘은 파티 맺고 떼거지로 딜 넣어도 처치하는 데 반나절은 걸린다는데…. 뭐하는 사람이야?”

“방금 골렘한테 유언남기라고 한 거 봤어? 개또라이가 분명해.”

헌터들은 서로 쑥덕일 뿐.

막상 다가가서 말을 걸진 못했다.

“저기, 잠깐만요.”

뼈무덤을 이룩한 남자에게 다가간 것은 부길마 양광수였다.

“부길마님, 다가가지 마요! 제정신 아닌 것 같다고요!”

“광수 형!!”

난감해하는 헌터들 뒤로 광수는 남자 앞까지 다가가 입을 열었다.

“혹시, 당신 서바이벌 테스트에 나왔던 그 사람?”

“쑥쓰럽게 알아보시네, 맞습니다.”

“그 1등으로 테스트를 통과했던?”

광수의 물음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

광수는 멍한 눈으로 처참한(?) 주위 경치를 감상하고 다시 물었다.

“던전을 혼자서 싹쓸이 한 것 같은데…… 여기서 얼마나 짱박혀 있었습니까?”

광수가 물었다.

지금껏 걸어오며 봤던 수많은 뼈의 잔해와 앞에 수북하다 못해 집을 지을만큼 깔린 보스 뼈들을 감안하면 적어도…… 몇 달은 걸렸을 것이리라.

거기다가 저 헌터는 혼자다.

“온 지 3시간 쯤 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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