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111화 (110/278)

제 111화

솔플의 대가! (2)

영상 속 태석의 목소리 톤이 탄탄해진다.

-화살을 쳐내요! 맞거나. 그리고 그 외눈박이는 광견처럼 뛰어옵니다, 먼거리라 도망가면 될 것 같죠? 놈은 후각이 개코라서 냄새 맡으면서까지 쫓아와요. 심지어 던전 밖 마을까지 쫓아가서 그 헌터를 죽이고 다시 던전에 돌아온 놈입니다. 아! 거기다가 그놈의 눈은……

‘태석이 그랬었지. 어쨌든 쉬운 건 아니지만, 나한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그의 공략 영상을 볼때면 매번 드는 의문이 있다.

‘박태석은 대체 어떻게 그런 걸 다 아는 걸까. 마치 모든 걸 아는 사람처럼.’

머리를 싸맨 생각은 냄새에 의해 곧, 깨져버렸다.

“윽!”

비릿하게 썩은 악취가 코를 찔러 뇌리를 덮는 느낌이다.

턱을 내려 땅을 보니, 얇게 흐르고 있는 물 위로 사람 눈알 하나가 둥둥, 떠다닌다.

‘여기서 지겹게도 많이 죽었나보군. 헌터, 용병, 이계인들까지.’

그만큼 외눈박이란 괴수는 압도적이란 것.

이곳은 레벨 90부터 140까지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다.

하물며, 140대 헌터들로 이뤄진 부대도 외눈박이에 의해 토막나 걸레가 됐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

곡벽 사이 틈으로 뻗어진 갈래길을 밟고 걸었다.

큰 바위 뒤로 사람 하나가 보인다.

‘혼자서 저런 옷차림으로 여기서 뭘 하는 거지?’

사내였다.

근데 신기한 건, 무구 장비가 아닌 현대의 외투 차림에 쓴 모자 밑 두 눈은 날카로웠다.

시운은 신경쓰지 않고 지나쳤다.

그런 시운의 뒷모습을 보던 남자의 눈이 가늘어졌다.

‘저 친구가 그.’

그는 발카스 왕국의 전 지역에 파견된 화이트 게이트 일원 중 하나였다.

그의 눈동자로 비춰지고 있는 시운의 모습은.

돌바위를 요리조리 밟으며, 걸어가고 있다. 예사롭지 않는 검 하나를 들고서.

‘저 랭크에 혼자 이곳에 발을 들이다니. 협회에 보고 하지 않아도 되려나.’

가늘어진 그의 낯빛에 불안이 서렸다.

빠각!

“와. 이놈 진짜!”

위, 아래로 검질을 했으나. 그 검신이 오우거의 어깨쭉지 가죽에 박혀, 뽑아지질 않는다.

쿠에엑!

푸숙! 전력을 다해서 검신을 뽑자 오우거의 붉은 어깨 살점이 찢어져, 피가 팔을 타고 흐른다.

그런데도 놈은 아가리를 벌리고 터벅터벅, 걸어온다.

‘아프지도 않나보네.’

오우거의 머리 위로 창이 떠올랐다.

[괴렬의 오우거 Lv. 130]

확실히 변이던전의 몬스터라 쉽지 않았다.

넘사벽 근력에 온갖 플러스 요인을 쥔 시운도 이마에 맺힌 땀이 이마를 덮을 정도였고.

쿠아아!

놈의 두 안광이 붉게 빛남에 시운은 대각선으로 검질을 한다. 허공을 세차게 가른 검신은 그대로 놈의 가슴팍과 뱃가죽 살점을 그어낸다.

쿠악! 뱃가죽에서 내장을 쏟으면서도 놈은 달려왔다.

‘사합보.’

탁! 타탁!

세 보 뛰어 올라 역수로 검을 감아쥐고 내리찍는다.

콰아아!

피를 토하면서 노성을 지른 놈이 손을 뻗어 검신을 잡았다. 악력이 어찌나 센지 시운의 몸이 한동안 공중에 떠있다.

“하아압!

기합과 함께 손잡이에 힘을 준다. 검신이 놈의 손바닥을 찢고 팔뚝의 뼈를 찢고 얼굴을 꿰뚫는다.

쿠에에에엑!

콧잔등을 꿰뚫은 검신을 뽑으려고 반대팔로 검신을 잡아쥐고 흔들었다.

‘정말 지독한 놈이군. 좀비같아.’

변이던전이 왜 일반던전과 다르다는지 실감이 난다.

콰악!

그대로 검신을 빼버리자 뻥, 뚤린 놈의 얼굴에서 피가 팍, 쏟아져 시운의 발치에 떨어진다.

쿠어! 쿠어어.

초점이 흐려진 놈은 비틀거리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든다.

샤악! 놈의 외팔 공격이 날아왔다. 허리를 비틀어 피해낸 시운의 손이 움직였다.

푸욱-

쿠으으으….

놈의 늑골 사이로 박은 검신을 더 밀어넣었다.

푸욱.

검을 쥔 손목을 그대로 틀자. 놈의 육신이 갈려, 터져 살점이 늘어져 떨어진다.

푸슉!

검신을 다시 뺀 뒤에, 푹! 심장에 밀어넣었다.

으우으으….

검신은 힘차게 뛰던 놈의 심장을 꺼버렸고. 쿵! 놈이 무릎을 꿇고 뿔이 달린 머리를 바닥에 내린다.

‘와, 이게 변이던전의 몹이란 말이야?’

웬만한 몬스터는 시운의 검질 몇 방이면 조각이 나버리고 마는데.

이 괴렬의 오우거란 놈은 몸을 완전히 부숴버려도 끝까지 달려들었다. 강하기도 한데, 독기가 인간과는 달랐다.

차앙!

다른 곳에서 달려든 놈의 몽둥이를 검으로 쳐낸 뒤.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검질을 했다. 허공을 냉랭히 가른 검신이 오우거의 목을 찢는다.

크아아아!

놈이 사람 몸통만한 몽둥이를 내리찍는다. 파악! 검으로 막아낸 시운의 팔은 부서질 듯 했다.

“크으…. 힘 봐라, 이 놈들.”

크우우우!

놈의 팔뚝에 근육이 부풀어오르자 찍어 누르는 몽둥이가 몇 톤처럼 느껴졌다. 몽둥이와 맞물린 검신에서 붉은 오라가 타올라 검게 변하며 오크의 육신을 집어삼킨다.

흑화광참.

쿠어! 쿠어어어!

타들어가는 육신이 괴롭게 춤춘다.

쿠아! 붉은 살점이 녹아 찌그러지면서도 뛰어올라 몽둥이를 내리친다.

“크억!”

가까스로 그 공격은 피했으나, 착지 후 허리를 틀어 날린 놈의 후속타에 갈비뼈를 맞고 흘린 시운의 신음이었다.

쿠어어! 쿠어어어!

놈의 머리뿔이 위잉, 진동했다. 이곳에 사는 오우거들은 죽을 각오를 다짐했을 때, 머리에 달린 뿔이 반응한다 했다.

콰! 콰! 콰아아! 콰!

놈이 마구 내리 쳐대는 몽둥이질을 검으로 막고, 막고, 막다가. 다시 부딪힌 두 무기.

‘화룡의 도약.’

도약의 힘을 검신에 실으니, 놈의 팔이 거둬진다. 날아오르며 검신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린다.

쿠에에에엑!

제대로 명중했다. 놈의 오금 부분에서 명치, 가슴, 그 위 안면까지 선이 생기더니, 좌우로 벌어진 살점 사이로, 놈의 신경줄이 쏟아내린다.

쿠에에에….

그럼에도. 놈이 뒤로 고개를 돌려 허공에서 착지하고 있는 시운을 노려본다.

푸욱!

착지와 동시에 검신이 놈의 골을 뚫고, 턱 밖으로 삐져나왔다.

탁!

검신을 놓은 채 착지한 시운 앞으로 골통에 검이 박힌채, 신음하며 떠는 오우거가 눈을 감고 바닥에 콰닥! 쓰러진다.

‘정말 질긴 새끼들이군.’

푸슉!

박힌 검신을 빼내자, 놈의 뇌수가 쏟아 나온다.

덥썩!

“아, 아니!”

놀란 시운의 발목을 낚아챈 놈은 쓰러진 채 눈을 비집어 뜨려 했다.

“진짜 좀비처럼 질긴 놈이군. 그만 가라.”

푸우욱!

놈의 등가죽에 박은 검신. 그 이후 떨던 놈의 몸은 멈춘다.

몸통은 고어물 속 시체가 됐지만, 평온하게 잠든 놈의 박살난 얼굴을 보던 시운 귓가로 소리가 들려왔다.

[고급 강화 스크롤을 획득하였습니다.]

[미식별 스크롤을 획득하였습니다.]

“오…!”

확실히. 변이던전 값을 하는 듯 하다. 고가의 스크롤과 식별되지 않아 어떤 스크롤인지 모르겠지만 한 마리 잡고 획득한 보상치고는 값지다.

그때. 발치 옆 바위가 튀어오르더니, 비정한 눈을 한 놈이 솟아올라 탁! 시운의 두 다리를 낚아채고 흔들었다.

“크앗!”

그 여파로 넘어진 시운의 목을 땅속에서 솟아난 두 팔이 감싸 순식간에 옥죄기 시작했다.

크우우우!

“끄으윽….”

어찌나 악력이 센지 목이 뜯어질 것 같은 통증에 번쩍 정신을 차려 두 다리를 들어 세우고, 놈의 팔을 잡아 떼어내려 했다.

쿠어어어어!

“크악!”

흘린 신음은 대가리에 달린 놈의 뿔이 시운의 뒷목에 박히자 튀어나온 것이었다.

꽈악! 놈의 팔을 감싼 손에 힘을 더주어 팔 하나를 떼어내고 뒤돌자 상반신만 지상에 나온 놈이 정면으로 보인다.

콰식!

놈의 손톱이 시운의 얼굴을 쓸었다. 피부가 썰리는 느낌. 그와 함께 터진 피에 시야가 붉어진다.

쿠아아!

뒤편에서 땅속에 숨어있던 놈 하나가 튀어나와 달려온다.

“야수 베기!”

쿠악! 쿠웨엑!

달려오던 놈에 닿은 검기. 놈의 등골이 휘어지며 멀리 날아가 쿵! 늘어졌고. 지상으로 나오려던 한놈의 얼굴은 검기에 의해 박살났다.

“후우….”

가빴던 숨을 다듬고,

꿀꺽! 체력 포션을 삼켰다. 곧바로. 마나 포션도 복용한다.

턱으로 흘러내린 피를 슥, 닦으며 아르네우스 소드를 고쳐 잡았다.

“맹인의 감각.”

순간. 역한 피냄새는 더욱 진하게 느껴졌고, 만물의 작은 소리는 증폭되어 귓가에 크게 들려왔다.

‘외눈박이야. 이제, 네 놈을 찾아주겠다.’

“힐, 힐! 힐!! 좀 똑바로 해, 이지민!”

대검을 든 남자는 헉헉, 대며 오우거의 몽둥이질을 받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팍! 팍! 팍!

뒤이어, 오우거 한놈이 더 나타나 합세한다.

“꺄악! 한 놈 더 왔어.”

전사에게 힐을 주던 여성이 몸을 떨었다. 반대편의 매지션 헌터가 완드를 부웅- 젓자. 얼음 쐐기들이 오우거의 몸통에 박힌다.

“빙결 걸렸다! 마무리 해!”

매지션이 외치자, 전사의 두 눈이 푸른 빛으로 타올랐다.

“데드 크라잉.”

몇 분간 몸의 모든 힘을 부스팅 시키는 스킬을 사용하자, 전사의 가라앉은 머리칼이 삐죽, 솟아 오른다.

크에!

허공을 저은 단검은 두 번 번쩍이자.

오우거 한놈의 하체가 풀려, 머리를 처박는다. 단검질을 마친 암살자 헌터의 눈이 빙결되어 괴성만 쏟는 오우거에게 향했다.

“정석이 형! 마무리!!”

파지지직!

전사의 대검은 자비없이 오우거의 몸을 찢어버렸다.

꿰에엑!

긴 혀를 늘어뱉으며, 눈을 감고 턱을 스르르 아래로 내린 오우거를 보자 모두가 한숨을 뱉는다.

“휴-”

“후아…. 한놈, 한놈 왜 이렇게 센 거야?”

파티 한 조를 이룬 네 명의 헌터들은 모두 D랭크의 헌터였다.

힐러의 입술이 움직이자, 소환된 빛이 퍼졌고. 동료 헌터들의 얼굴에 생기가 살아난다.

“여긴 올 때마다 오싹하다니까.”

“진짜 긴장 빨고 와야 해, 안 그러면 개죽음 당하니까.”

“오우거 놈들 진짜 사기적이네.”

이곳. 변이던전의 오우거들은 일반 오우거와는 달랐다.

그냥 다른 정도가 아니라 차원이 다르다고 해야 듣는 이의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

“외눈박이 나타나면 무조건 눈 깔고, 물러나야 해, 다들 알……”

매지션이 말하기가 무섭게 모든 헌터들의 고개가 같은 방향으로 돌아갔고.

그들의 낯빛은 아주 서늘해졌다.

크루룩. 크루루룩.

-외, 외눈박이다.

-쉿. 목소리 낮추고, 저 놈이랑 시선 마주치지 마. 그냥 물러나, 조용히.

-근데 우리가 합심하면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쟤 잡으면 템 좋은 거 나온다던데.

-미쳤냐! 저 놈 팔 한 번 움직이면 우리 하나가 죽어.

외눈박이. 사람 얼굴만한 커다란 눈깔. 그 눈깔을 완전히 덮은 하얀 흰자위 속에 검은 동공은 겨우 사람 손톱만 했다.

적녹색 몸을 뒤뚱이고, 혀를 낼름거리며 헌터들을 주시한다.

니들이 좀 시끄럽게 설쳐서 내 심기가 거스리려 하니까, 적당히 찌그러져라 라는 제스처 같았다.

헌터들은 힐끗, 힐끗, 외눈박이를 흘기고 잰걸음으로 슬슬 뒤로 물러난다.

마치 고양이 앞에 꼬리를 내린 쥐새끼처럼.

-쉬, 쉿!

그 순간.

쌔애앵! 입술에 검지를 대고 있던 힐러의 볼가를 무언가가 스쳐갔고. 놀란 힐러의 망막에는,

그 스쳐간 것이 파공성을 내며 콱! 한 지점에 닿아 멈춘 것이 비춰졌다.

“으앗!”

“뭐야?”

“튀어!”

“어, 어디야? 어디서 어떤 녀석이 이런 짓을!”

혼비백산 하며 헌터들이 미친 듯이 외눈박이와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으로, 잠시 경직된 외눈박이가 보였다.

그것도. 외눈박이의 얼굴을 덮은 눈알의 정 중앙에 박힌 화살을 보고. 화살을 쏜 사람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 곧, 괴물은 미쳐날뛸 것이고. 여기있는 모든 이들은 토막이 날 것이니까.

“외눈박이가 움직이지 않는데?”

검사가 대검을 겨누면서 의아해 했다. 작은 흑자위에 박힌 화살. 그 밑으로 쉼없이 흘러내린 괴물의 피는 큰 눈을 뒤덮는다.

“저, 저기다!”

암살자가 가리키고 있는 단검날을 따라 모두의 고개가 돌아간다.

높은 곡벽 위. 한 남자가 화살을 들고 서있었다.

“저 사람이 쏜 거야!”

“미, 미친! 외눈박이가 어떤 놈인지도 모르고.”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해!”

“귀환 스크롤 없어? 빨리 있음 나 줘봐.”

“없어, 언니가 사서 챙겨 온다며!”

“하아. 깜빡했다, 참. 아휴.”

쌔애앵!

팍!

“허억.”

모든 헌터의 입이 열려, 벌어졌다. 방금 날아든 화살이 또 한 번 외눈박이의 그곳에 박힌 것을 보고.

멀리서 날아온 화살은 외눈박이의 수정체에 쑤셔들어, 끝의 꼬리채가 흔들리고 있다.

부르르르.

“떤다. 외눈박이가 떨고 있어.”

“그보다 저 헌터는 누군데 저런 미친 짓을 하는 거야?”

“우리 엿 먹이려고 작정한 거 아니………”

헌터 하나의 말은 끝맺지 못했다. 경악스런 광경이 펼쳐짐을 보고. 후우웅! 떨어지면 몸통이 박살날 높이에서 몸을 던진 남자는,

탁! 타탁!

지상 바로 위에 멈춰 떠올라 몇 번 발길질을 하고, 탁! 지상에 안착한다.

“뭐, 뭐야?”

“방금 봤어?”

“레인저가 저런 스킬을 쓸 수 있었나? 처음 보는 스킬이야.”

모두가 턱을 떨며, 놀라고 있을 때.

타타타타타!

“뛴다!”

“지금 외눈박이한테 가는 거야, 저사람? 설마?”

“아, 안돼! 이 봐요! 말려야 해.”

헌터들이 경악했다. 이곳은 레벨 140까지만 올 수 있는 곳. 그리고 140이란 레벨이라 하더라도, 혼자서 외눈박이에게 뛰어가는 짓이란 미친 짓임을 알기에.

빠샥! 빠샥!

빠샥! 빠샤샥!

“지, 지금 검으로 공격하고 있는 거 맞지? 저 남자?”

“레인저가 아니었잖아?”

“우리는 지금 구경할 때가 아니야. 튀어야 된다고.”

“잠깐만. 저거 봐봐.”

남자는 어느새 바꿔든 검을 신나게 휘두르고 있었다.

검신이 외눈박이의 눈을 쓸어내렸고, 다시 움직인 검신이 외눈박이의 늑골 사이에 푹, 박혔다 빠지며.

남자의 긴 검신에서 피어난 호랑이의 형상은 외눈박이의 몸통에 튀어나가 검신과 함께 박혔다!

“외, 외눈박이한테 공격이 먹혀들고 있잖아?”

“설마?”

“그러니까 솔플 하고 있는 거 실화지, 이거?”

지켜보던 헌터들의 낯빛은 창백했다. 놀랄, 아니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행동에.

칼질에 집중을 쏟던 남자. 시운의 입술이 열렸다.

“못 움직여서 답답하지? 그만 뒈져라, 자식아.”

푸우욱!

놈의 흰자위를 비집은 검신.

물렁하면서도 탄력적인 눈알을 쑤시는 손맛은 스트레스가 확, 풀릴 정도로 감각적이었다.

그때.

시운의 귓가로 불결한 소리가 들려왔다.

[외눈박이의 ‘공포’ 상태가 해제 되었습니다.]

부르르.

가만히 공격을 받아내던 외눈박이의 몸이 미세히 떨렸다.

남자는 곧바로, 검신을 빼내고 뒤로 타탁! 물러난다.

‘과연 소문대로군. 이제 제대로 움직여볼까. 루트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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