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115화 (114/278)

제 115화

디데이를 위해 나 혼자만 레벨업

여우가 몸을 둥그렇게 말며 앉았다. 여우의 꼬리가 흔들거린다.

“네 놈이 나를 부르거든…”

“대화 하고 있을 틈이 없다!”

시운의 고함에 여우가 몸을 일으켜 반대편을 바라본다.

“카아앙! 맨날 이럴 때에……”

두 오우거의 발톱이 둘을 향해 위에서 아래로 날아왔다.

콰드득!

콰득!

목표물이 사라진 땅에 박힌 네 발톱.

시운은 좌측. 여우는 우측으로 움직여 피해냈다.

크르르!

크르?

목표물이 사라진 땅에 박힌 발톱을 떼어낸 두 놈의 고개가 위로 들렸다.

“할 말이 뭐냐! 빨리 말해라!”

“네 놈이 날 부를 때마다 그에 걸맞는 것을 주어라.”

“뭘 달란 말이냐?”

“이를 테면 마나석이라던지 말이다, 카앙!”

허공 위로 뛰어오른 둘의 시선이 영롱히 내리는 달빛에 뒤섞여 만나고 있다.

“시끄러워. 네 하는 것 봐서 주던지 할 테다.”

“뭐, 뭐? 카앙!”

이미 여우놈의 성향은 잘 알고 있다. 놈에게 휘둘림 없이 조련해야 주인을 따른다는 것.

후우웅! 하강하는 둘의 머리칼과 은색털이 세차게 펄럭였다.

중력의 힘까지 실은 검신이 한 놈의 머리에 꽂힌다.

빠가앙!

금속과 금속이 부딪혀 떨린다. 검신은 들어올린 놈의 금색 팔찌와 힘싸움을 벌이고 있다.

“끄으. 이놈 힘이?”

턱!

땅에 발을 딛은 시운에게 날아든 꼬리! 파칭! 채찍이 휘어 내리치듯한 소리는 꼬리가 빈땅을 가른 소리다.

턱! 터턱!

사합보로 피해 도약해 놈의 머리 위에서 팍! 뒷발꿈치로 내리친다. 놈의 골통이 땅으로 내려간다. 역수로 쥔 검신이 놈의 등짝으로 내리꽂힌다.

놈의 등은 무방비 상태라 그대로 꽂히는 줄 알았지만. 날개가 꿈틀거리며 검신을 쳐낸 여파로 시운은 툭! 놈에서 좀 먼 발치까지 튕겨가 착지한다.

‘레크라스.’

까악! 까아악!

시운의 손에서 튀어나온 새가 90도로 꺽어 날아오른다.

‘레크라스 놈의 뒤로! 그리고 폭파.’

파징!

돌진한 놈의 두 주먹을 검신이 막아냈다.

끄으! 이 놈은 진짜로 힘이 장난이 아니다.

크어어!

검과 근육질의 팔 사이로 둘의 시선이 만난다.

야밤에 놈의 적색 안광과 시선이 만나자 등골부터 척추, 엉덩이까지 싸늘한 느낌이 돋는다.

콰르!

놈의 팔뚝이 부풀어 오른다. 시운이 뒤로 밀려나 휘청인다. 놈이 번개같이 주먹을 휘둘렀다.

콰앙!

시운의 코앞까지 닿은 검은 손이 멈춘다. 놈의 뒷머리에서 터진 폭발. 콰아아! 놈은 두개골과 경추에 전달된 압력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야수베기.’

짐승의 소리를 쏟아내는 검신이 놈의 아가리에 떨어지고.

푸숙!

놈의 콧잔등과 턱 살을 성공적으로 베어내며 땅으로 향한다.

콰르르르르!

놈의 두 눈에서 하얀 불길이 피어올랐다.

“………!”

순간. 놈의 육체가 하얗게 타오르더니 놈 발끝에서 솟아오른 구체들이 전신으로 기어올라 굳어졌다.

번뜩!

놈의 눈이 파랗게 변했을 때는. 육신이 모두 탄탄한 얼음 가죽에 덮인 후였다.

[아클레우스 소드 ‘빙결 해체’ 효과가 발동합니다.]

‘그렇지.’

놈이 벌린 아가리에서 냉기가 토해져 쏟아졌다.

빠가각!

휘두른 검신에서 타오른 검은 성화가 냉기를 모두 녹여냈고.

푸욱!

질주를 통해 파고들어 찌른 검신이 놈의 옆구리에 찔러 박히며.

[‘빙결해체’ 효과로 인해 적에게 화염 대미지를 추가 부여합니다.]

쿠아아아!

놈은 육신을 휘감아 버린 검은 성화에 괴로움 가득한 노성을 쏟아뿜으며, 날개를 통해 뒤편으로 피했다.

콰으으으!

놈의 상체와 하체를 잠식한 불길은 쉬지 않고 놈을 죄인다.

“카캉! 캉!”

파직!

여우의 꼬리가 오우거의 배에 꽂혔다. 빠르게 앞발을 휘둘러 놈의 다리살을 베어내고, 카앙! 뛰어올라 놈의 머리 위에 착지한 여우는.

“카캉! 카캉! 콰득!”

놈의 뿔을 입에 삼키고 송곳니로 찍고서. 섞은 악력과 목을 뒤로 뺐다.

크오오오!

여우가 놈의 머리뿔을 하나 뜯어내자 괴기한 신음을 내질렀다.

여우는 그 틈에.

샤샤샥! 샤샤샤샥!

놈의 육신에 무차별하게 발톱을 내지르고, 쑤신다.

탄탄한 놈의 뱃가죽이 열리며 피가 놈 다리를 타고 땅으로 흘러내린다.

“카앙! 아까 그 눈깔 한 개 달린 하등한 놈에게 그딴 꼴을 당하고 이를 갈았노라. 그 갈던 이를 네 놈의 목덜미에 쑤셔주리라.”

콰아아아!

여우의 기다란 코 위의 두 눈동자가 시퍼래졌다. 앞에 있던 놈의 눈에 냉기가 피어오른 것이 비춰진 것이었다.

“카캉? 얼음?”

쿠아아아!

두 주먹을 쥐고 포효한 놈. 반드시 네 놈을 죽이겠다는 다짐이 섞인 듯 놈의 턱근육은 꽉 물려 터질 듯 씰룩였다.

“카아앙! 해볼 테면 해 보거라!”

털을 휘날리며 놈에게 날아가는 여우를 향해 오우거가 아가리를 벌렸다.

푸슉!

냉기는 뿜어지다 말았다. 뒤에서 날아든 검신이 놈의 두개골을 꿰뚫었다.

검신은 멈추지 않고 놈의 눈가를 뚫고 비집어 나온다. 툭! 놈의 눈덩이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여우야! 마무리.”

카칵! 놈의 굵은 목덜미에 닿은 여우의 코. 콰득! 살점이 씹히는 소리가 터졌다. 콰다악! 그리고. 살점이 뽑아져 터지는 소리까지.

쿵!

난자된 목덜미를 손으로 감싼 채, 놈이 한쪽 무릎을 꿇는다.

콰드득! 콰득! 베어낸 살점을 뱉지도 않고 곱씹는 여우는 비릿한 조소를 짓는다. 질긴 살점이 식성에 맞는다는 듯이.

서걱! 검신은 깔끔하게 놈의 목에 한 번 쏟아졌고.

쿵!

쿵!

외뿔이 된 놈의 얼굴과 몸이 따로 등분되어 바닥에 착지한다.

“카카앙!”

여우는 아직도 힘이 넘친다는 지 더 싸우잔 기세를 보였다.

“됐다, 됐어.”

두 놈의 숨이 멎은 것을 확인한 시운.

곧이어 기다렸던 알람음이 터졌다.

[식별 스크롤을 획득하였습니다.]

[고급 장비 강화 스크롤을 획득하였습니다.]

[사령의 눈을 획득하였습니다.]

…………알람음이 울리긴 했는데. 고대했던 알람 육성은 아니는지 시운의 얼굴이 구겨졌다.

‘안 나왔네. 두 놈 잡아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건가?’

한 놈. 한 놈 잡기가 여간 힘이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투툭- 투툭-

꼬리를 흔들며 걸어온 여우가 시운 앞에서 사뿐히 앉더니 얼굴을 활짝 핀다.

사악스러운 표정에서 평온한- 그리고, 애절함이 깃든 얼굴로 꼬리를 살랑, 흔들거렸다.

원하는 걸 달라는 듯 했다.

“……….”

빤히 시운을 바라보는 여우. 적과 접전을 벌일 때는 강아지만한 게 야수 같이 달려들더니. 참. 이런 모습을 보이니, 좀 귀엽기도 한 것 같다.

“뭐? 인마?”

시운은 녀석의 의중을 알면서도 모른 체 했다. 이 또한 조련 과정 중 하나.

“캉! 혼신의 힘을 다해서 싸웠노라. 이제 다오.”

웃긴게. 여우가 입꼬리를 쫘악, 찢으며 웃는다. 오싹하다.

“아직이다.”

“캉! 뭐라?!”

여우가 잔털을 치켜세우며, 눈빛을 바꾼다.

그런 시선을 가만히 받아주던 시운은 생각했다.

‘이놈은 단순한 놈을 하등하게 여기고, 오히려 지 발밑에 두고 조종하려는 경향이 있다. 애간장 좀 녹여주면서 내가 단순한 놈이 아니란 걸 인식 시켜줘야지.’

“카캉! 이제 곧 내 몸이 사라진단 말이다!”

지속 시간이 다 되어감을 녀석도 아는가 보다.

“………줄게.”

“캉! 카! 카! 카앙! 캉!”

여우는 히죽, 거리며 시운의 곁을 원형으로 맴돈다. 콧잔등을 위로 세우고 혀를 낼름인다.

“캉! 어서! 어서 주거라.”

“주긴 줄건데…… 다음 소환 때 주도록 할게.”

“뭐……뭐라? 카아아앙! 네 이노옴! 나를 감히 가지고 노는……”

녀석의 몸이 투명해지더니 곧 사라졌다. 지속 시간이 끝난 듯 하다.

툭- 툭-

검신에 흥건한 핏물과, 더덕더덕 붙은 살점을 떼어내기 위해 칼끝을 땅의 바위에 툭툭, 두드렸다.

주르르-

탁! 탁!

“아우, 냄새.”

비린내? 썩은내? 담배를 피고 커피를 머금으면 나는 아가리 똥내? 그 이상…… 상상을 초월하는 썅내였다.

꿀꺽-

마나 포션과 체력 포션을 복용한다.

‘그리고.’

스킬창 하나를 띄웠다.

[소드 마스터리][Lv.13][Max]

검의 이해도와 능숙도를 나타낸다. 숙련도가 낮은 무기를 착용할 시에는 페널티를 받고, 숙련도가 높은 무기를 사용할 시 어밴티지를 받는다.

-현재 단계: 상급

-공격력 127%

‘역시 레벨이 맥스. 한계까지 도달한 상태군.’

소드 마스터리란 검사들에게 필수적인 패시브다. 검을 다루는 반사신경 뿐만 아니라, 공격력을 증폭 시켜 주니까.

‘한계에 도달했다면, 한계를 돌파를 시켜 줘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맹인의 감각.”

위잉- 귀가 예민해진다. 후각 또한 민감해져서 썩은 놈들의 사체 냄새도 선명해진다.

터억- 턱.

동쪽에서 둔턱한 발걸음 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찾았다, 한 놈.’

창! 검신을 땅에 두드려 핏물을 흘려내고.

곧바로 동쪽으로 뛰어갔다.

* **

크어억….

마지막 한놈까지 처리했다.

쿵! 놈의 머리가 떨어지는 소리.

[미식별 스크롤을 획득하였습니다.]

‘나왔다! 제발 그것이기를.’

한 시간 째. 주구장창 박쥐같은 오우거 새끼들만 죽어라 잡고, 또 잡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떠야 한다!

짜악!

식별 스크롤을 사용하여, 방금 획득한 스크롤을 식별했다.

‘나와라……! 제발!’

[스킬 특수 강화 스크롤을 획득하였습니다.]

‘나왔다!!!’

드디어. 나와야 할 것이 나온 것이었다.

펄럭!

[스킬 특수 강화 스크롤][일반]

특정 스킬에 사용되는 스크롤.

*효과

-숙련도 계열의 패시브 스킬의 한계를 돌파시켜 준다.

“아우…….”

개고생, 온갖 고생을 통해 바랬던 것을 얻자, 쉼없이 쌓인 오늘의 피로감이 확, 몰려드는 기분이다.

짜익!

스크롤을 찢었고.

[스킬 특수 강화 스크롤을 사용합니다.]

[스크롤을 사용할 대상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소드 마스터리.”

[음성 인식 완료.]

[스킬 특수 강화 스크롤을 소모합니다.]

[소드 @#!][Lv.#@][M&^]

검의 이%#와 능숙도를 나타낸다. 숙련도가 %#$@! 착@# 시에는 #!@# 받고, 숙련도가 높은 무기를 사1#할 시 어!#@를 받는다.

-현재 %(#계: 상급

-공격력 1#@

생성된 스킬창의 활자들이 뭉개지며 활자 하나하나가 휘어져, 뒤바뀌기 시작한다.

‘됐다!’

시운의 눈이 빛났다.

빛나는 눈 앞으로 띄워진 새로운 스킬창.

[그랜드 마스터리][Lv.1][0.0%]

당신의 검술은 어느정도의 경지에는 이르렀다.

다양한 검법을 시도하고, 사용하여 검과 일심동체가 되도록 하라.

*효과

-스킬 레벨이 상승할수록 검의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현재 단계: 초급

-공격력 127%

“휴- 오늘 할 일은 이걸로 마쳤구나.”

게을렀던 과거의 그는 이제 없다.

성장하기 위해 개인의 여가도 포기하고 달리고 있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고요한 달을 올려봤다.

달빛이 쐬인 그의 동공이 더욱 빛난다.

‘아직. 아직이다. 블랙 헌터. 내 전력은 그놈들에 비하면 너무나 부족하다.’

전력, 전투방식, 생김새.

아무 것도 파악되지 않은 그들과의 대면에서 살아남으려면……

‘끝없이 움직여야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적이라 포장된 무슨 일이 생기길 바라는 짓 따위는…’

할 생각이 없다.

1회차. 2회차의 처절한 실패의 순간들을 다시 겪고 싶지는 않으니까.

야심한 밤하늘 아래, 달빛이 처연하게 내리는 지상은 조용한 도시의 야경이 뿜어지고 있다.

이곳은 태리안.

이카루스 대륙의 발카스 왕국에서 현계와 가장 흡사한 분위기를 풍겨내는 도시다.

그 때문일까? 현계 헌터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현계인들의 완벽한 건축학을 전수받아 건설한 건물들 하나하나가 굳건히 솟아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 수많은 건물 속, 5층 높이의 건물 앞에 선 여성은 고개를 들어 건물을 바라보며 한숨을 흘린다.

“휴, 발정난 개새끼. 역시 잠도 안 자고 기다리고 있네.”

아랫입술을 질근 씹은 여성의 눈에는.

건물의 모든 불이 꺼진 곳 중 유일히 형광등 빛이 뿜어난 창가 하나를 보며 독백했다.

‘들어가야 하나.’

여성은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는 일. 재능이 있는 헌터들은 쎄고 쎘다. 그 속에서 별볼일 없는 D랭크 헌터가 짭짤한 돈을 만지려면 싫은 일도 자처해서 해야할 때가 있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여성은 외투를 동여매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문을 열자, 길드의 사무실 안은 책상 곳곳의 컴퓨터들은 전원이 나간 채, 자리만 채우고 있다. 기척 소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여성의 눈이 한 문으로 움직였다.

‘양광수.’

또각- 또각- 힐 굽이 사무실 바닥을 조용히 때린다. 불편한 힐을 궃이 이계에서 신는 이유는.

치장 때문이 아닌, 놈의 취향 때문이었다.

“지민이?”

여성이 문 앞에 서자 귀신같이도 기척을 알아차리고 반기는 육성이 방 안에서 흘러나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경을 만지작 거리던 남성의 얼굴에 음흉한 화색이 돈다.

“늦었네? 앉아.”

지민은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가 그의 책상 맞은편에 앉는다.

“그랜드 협곡에 갔다왔다면서?”

깍지를 끼고 지민을 바라보는 남자. 양광수의 눈에는 생기가 돌았다.

“응. 거기서 일이 좀 있었어.”

“무슨 일?”

광수는 눈이 부신지 모니터를 손으로 툭, 끄고 지민에게 집중했다.

그녀를 위에서 아래로 훑는다.

딱. 자기 취향을 배신하지 않은 올림 머리. 맵시가 딱 달라 드러나는 검은 테일러드 자켓 사이로 단아한 셔츠. 꽉 달라붙어 끼는 하얀 바지. 그리고 빨간 하이힐.

광수의 입가가 음흉히 솟는다.

“무슨 일인지 안 물어봐 줄거야?”

“이지민. 다 좋은데 단추.”

안경 너머로 지민을 주시하는 광수의 눈은 예리했다.

한숨도 쉬지 않고 지민은 목까지 잠군 셔츠 단추를 하나씩 푼다.

이젠 광수의 이런 한마디만으로도 지민은 척척, 비위를 맞출 수 있다.

툭-

“됐어?”

광수의 취향에 맞춰서 딱 네 개의 단추를 풀고 셔츠 깃을 벌려 가슴골을 보여준다.

광수는 조용히 끄덕였다.

지민은 구겨지려는 표정을 겨우 관리한다.

‘이번 게이트 선발인원에도 빠질 수 없어, 참아야해..’

이미. 남자의 비위를 맞추는 일은 현계에서 수도 없이 해왔다.

삼촌뻘의 남자, 뚱뚱하고 권위적인 남자, 침을 얼굴에 뱉고 팁을 쥐어주는 남자까지.

‘그런 내가 이깟 놈 입맛 한번 못 맞춰주겠어?’

지민은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 쇼파로 움직인다. 광수의 턱짓이 쇼파를 가리켰기에.

쇼파에 조용히 앉은 지민은 외투를 벗는다.

“외투 벗지마. 딱 그 모습이 내 스타일이니까.”

드르륵- 광수의 의자가 끌리는 소리. 안경을 벗은 광수가 일어서서 지민에게 다가갔다.

턱.

쇼파에 앉은 지민의 입가 높이에 그의 하체가 멈춘다.

고개를 올려들어 동그란 두 눈으로 광수를 보는 지민.

그녀의 갸름한 턱을 손으로 움켜잡았다.

“읏.”

아픈지 지민이 앓는 소리를 낸다.

“얼굴 구기지 말고.”

지이익- 광수의 지퍼가 내려간다. 툭- 단추가 풀리고.

바지가 내려가 정강이에 구겨져 멈췄다.

꼬들한 털이 가득난 남자의 두터운 허벅지 위로 솟은 것을 지민은 감정없는 얼굴로 바라본다.

“그 표정 좋아. 그대로 움직이지 마.”

광수의 손이 움직이자 , 벌떡! 내려간 팬티와 동시에 튕겨져 솟아오른 굵직한 좆대가리가 허공을 가리킨다.

“잡아.”

지민은 오른팔을 들어 그의 둥그런 부분 위 기둥을 손으로 감싸쥔다.

이미 곧 뱉어질 남자의 말을 아는 지민은 살포시 입을 벌린 채다.

오똑한 그녀의 콧날에 닿을 듯 말듯한 남성 앞 부분을 내려다본 광수.

그리고 지민과 눈을 마주치며 희게 웃었다.

“빨아.”

그의 단호한 육성이 뱉어지자. 지민은 눈을 감고 입을 스르르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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