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118화 (117/278)

제 118화

진짜 강해진 놈의 독식

‘환수를 학대하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폭파.’시운은 속으로 시동어를 걸었고.

“퉤! 맛 대가리가 더럽게 없………컹? 카아아앙!!”

콰아앙! 여우의 입에서 피어난 폭발음! 녀석의 동공이 까뒤집어 올라가며 몸뚱이가 부풀어 오르더니, 팍! 뒤틀려 날아간다.

철퍼덕.

“카캉! 켁, 켁! 케켁!”

여우가 바닥에 배를 마구 비비기 시작했다.

여간 괴로운지 울상을 지으며, 낑낑! 거렸다.

시운이 다가갔다.

“야, 야. 왜 그래?”

“뭐…… 뭔가 터졌.... 카아아악!”

“괜찮냐?”

“카아아악!”

복부에 든 내장이 여간 아팠는지 뱃살을 땅에 비비며,

입속에서 재를 퉤, 퉤! 뱉어낸다.

“칵, 퉤에..아아아악!”

녀석이 정신을 못 차린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위속에 들어갔던 모든 걸 게워낸다.

시운은 그런 여우의 등을 토닥여준다.

“방금 그 까마귀는 먹으면 안 돼. 그 까마귀는 보통 까마귀가 아니라고.”

“대, 대체 왜 그걸 이제야 말하는……쿠엑! 것이냐! 이 놈아!”

여우는 몸을 틀어, 바닥에 등을 비비적거리며, 허공에 마구 발길질을 한다. 꽤나 아픈가 보다.

“네가 마음대로 씹어 삼킨건데 날 탓하면 어쩌냐?”

“퉤, 퉤! 쿠에에엑!”

여우는 토사물을 1분간 토해내더니 바닥에 힘없이 늘어진다.

놈의 흐려졌던 눈동자가 점점 밝아진다.

“죽는 줄 알았다..”

녀석이 이제야 숨을 고른다.

여우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자 시운은 마음이 약해진다.

‘녀석이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게 해 놔야지.’

전투 중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녀석의 머리에 레크라스는 위험한 생물이란 사실을 각인시켜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그 까마귀는 함부로 씹어먹지 마라. 알겠지?”

“모른다 이 놈아.”

녀석이 서럽게 답했다. 채찍은 이쯤 하고, 당근을 줄 때가 되었다.

“네 놈은 날 짐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냐.”

고개를 저은 시운은 손을 내밀었다. 순간! 눈에 생기를 피운 녀석은 벌떡! 일어났다.

“주어라, 주어라! 캉! 캉!!”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여우가 애절히 시운의 손을 바라봤다. 손에서는 청록빛 육각형의 돌. 마나석이 빛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 잘 들을거지?”

“캉!”

놈이 고개를 강하게 끄덕인다.

혀를 낼름낼름 거리는 게 귀여울 정도다.

툭.

“카득! 카드득! 카드드득!”

녀석이 땅에 던져준 마나석을 맛있게도 씹는다. 저런 돌덩이를 무슨 맛으로 먹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송곳니로 돌을 깨먹는 놈의 얼굴은 기쁨에 차있다.

“까드득! 까득!”

식사를 하는 녀석을 시운은 흐뭇하게 바라봤다.

성격이 괴팍하고 약은 놈이긴 하지만, 정이 들어버린 녀석인지라, 녀석의 신난 모습이 귀여웠다.

“저게 헌터님 환수에요?”

여성이 물었다. 주위는 이미 헌터들이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는 중이다.

“네, 제 환수에요.”

“만져봐도 돼요? 귀여워서 쓰담쓰담 해주고 싶은데…..”

“아뇨, 만지면 물 수도 있습니다.”

“진짜요? 생긴 건 되게 순하게 생겼는데?”

“카카캉!!”

“엄맛! 깜짝이야!”

여성이 놀라 뒷걸음질 쳤다. 녀석은 식사를 방해하는 여성이 눈에 거슬렸는지 으르렁! 거렸다.

“허,헌터님, 애가 좀 거친가 봐요?”

“거칠다, 이 년아! 확, 네 년의 생식기를 뜯어 먹어줄까? 캉!”

“어, 어머! 뭐, 뭐라고? 뭐야? 이 여우?”

“아…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미안함을 넘어 쪽팔린 건 시운의 몫이었다.

“뭐 저런 환수가 다 있대! 헌터님 환수 교육 좀 시키세요. 입이 저렇게 험해서 어떻게……”

“카카카카카캉!!”

“으아앗!”

달려드는 여우를 보고 저 멀리 도망간 여성은 여우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죠?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쟤가 착한데 식사 중에는 좀 포악해서….”

시운은 머리를 긁적이며 여성에게 가서 사과를 했다.

여성은 꽤나 놀랐는지 주저앉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죄송합니다. 제가 교육 똑바로 시키겠습니다.”

“끄흑흑! 나, 나… 저런 거 생전 처음 봐요. 처음 본다구요!”

“죄송합니다, 그만 우시고….”

“카흑! 카드득!”

녀석은 다시 맛있게 마나석을 씹는다.

내 쪽팔리고 분통터지는 맘도 모르고.

휙!

“캉! 뭐하는 게냐! 당장 내놓지 못할까!”

마나석을 낚아챈 시운은 검지손가락으로 녀석에게 삿대질을 했다.

“야! 너 내 말 잘 들어.”

“준걸 다시 뺐다니. 캉! 네 이놈 이런 비열한 구석도 있었나.”

“난 두 번 말 안한다? 한 번만 더 대꾸하면 마나석 다신 안 준다. 알겠지?”

“……….”

여우는 시운의 눈을 보고서 분위기를 파악하고 가지런히 두 앞손을 모은다.

“사람들에게 그런 행동 보이지마. 알겠지?”

“알겠다, 이 놈아.”

.

.

.

.

“캉?”

녀석이 몸을 일으키더니, 귀를 쫑긋 거린다.

“왜 그래?”

“어디선가 요기가 느껴진다.”

시운은 주위를 훑었다. 마침 몬스터들이 리젠되고 있다.

‘리젠된 몬스터들의 기운인가.’

반면, 여우는 네 다리를 콩콩, 움직이며 킁킁, 거린다.

“분명히 느껴졌는데 사라졌다.”

사라졌다고? 시운은 예리하게 주위 모든 것을 훑었다.

‘이상한 건 없는데.’

초인적인 그의 눈으로도 현재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저 근방에서 어제 만났던 여자가 자신을 쭉, 지켜보고 있단 걸 제외하고는.

‘혹시?’

그랜드 협곡의 어딘가에 봉인되어 있다는 그 괴수?

설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곳 깊숙한 곳에 있다는 그놈은 봉인 되었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해.’

그 괴수는 전설급 괴수다.

그러나 봉인된 상태라고 알고 있다.

다만 몬스터들을 대량 소환하거나, 몬스터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세는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뭐, 그렇다면 땡큐고.’

턱.

그때. 시야로 매끈한 다리가 들어왔다. 고개를 드니, 이지민이 싱긋, 웃었다.

“오늘도 여기 있었네요? 있으려나 싶어서 한 번 와 봤는데.”

“네.”

“그 단답은 뭐지? 내가 안 반가운가 봐요?”

잘 아네? 썩 반갑진 않아. 목구멍까지 이 말이 차올랐지만, 면전에 대고 할 필요는 없었다.

“킁. 킁. 킁.”

“악!! 깜짝이야! 뭐, 뭐야! 저리 안 가?”

지민은 자신의 엉덩이에 코를 대고 킁킁, 거리는 여우에게 소리를 질렀다.

“캉? 이 암컷의 생식기에는 많은 수컷들의 기운이 느껴진다, 캉!”

“뭐, 뭐, 뭐? 뭐라는 거야! 이 미친 동물이!!”

덩달아 놀란 시운은 여우에게 저리 가라고 손짓했다.

“캉! 이 암컷 어제 교배를 나눴구나. 입에서 수컷의 단내가 난다.”

“소환 해제.”

여우를 급하게 없애버린 시운은 지민을 바라봤다.

입에 가린 손을 벌벌 떠는 지민의 동공은 심하게 흔들렸다.

‘이 여자, 그런 타입이었군.’

일미호라는 여우는 기운을 느끼는 후각이 남다르다 알고 있다.

또한, 영악해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뭐, ………뭔데요? 방금 그거?”

“…워낙에 짓궂은 놈이라서.”

일단 사과는 해야했다. 여우덕에 그녀의 문란스러움은 알아냈다만 여기서 사과조차 하지 않으면 쓰레기새끼로 낙인 찍혀 소문이 날 것인데 어찌하랴.

“어, 어떻게 환수가 저런 말을 할 수가 있는거죠?”

“많이 당황했죠? 미안해요, 사실 방금 걔가 원래는…….”

그녀가 놀란 것을 숨기고 어이없는 척 하고 있단 걸 알았다.

그러나. 일단 사과는 해야했다.

진짜로 미안하긴 하니까.

“잠깐만!”

“왜?”

건틀렛을 낀 손을 내린 헌터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서치.”

헌터는 서치를 통해 근방 몬스터의 위치를 감지한다.

“갑자기 왠 서치 스킬?”

곧. 서치를 통해 몬스터를 감지한 헌터가 고함을 쳤다.

“다들 조심해!! 밑, 밑에 수가 몇 백이다!!”

“김대정? 갑자기 무슨 소리야?”

“밑이라니?”

대정이란 헌터의 손이 돌바위를 가리켰다.

“피해야 한다! 인벤토리 열고 스크롤 찢어! 마을로 이동하라고!!”

“뭐? 아, 알겠어.”

“인벤토리.”

“갑자기 무슨 일이래, 여튼 스크롤 꺼낼게.”

헌터들은 대정의 말에 따랐다. 실없는 농담 따윌 할 녀석이 아님을 알기에.

“뭐야? 스크롤이 꺼내지지가 않아.”

“나도.”

“이럴 수가? 스크롤의 모습이 얼어있어.”

헌터들이 하나둘 씩 당황하기 시작했다. 대정은 곧바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제기랄. 갑자기 뭔!”

허공에 뜬 인벤토리창. 그 안에 스크롤을 마구 터치해도 꺼내지지가 않았다. 스크롤은 얼음처럼 굳어, 움직이지 않는다.

그때였다.

카아아!

“꺄아악!”

“뭐, 뭔데?”

“오우거떼야! 모두 뒤로 물러나!”

여기저기서 절규와 비명이 터졌다. 갑자기 등장한 수많은 괴물들은 헌터들… 아니, 협곡 전체를 매울 정도로 바글바글했다.

“스크롤이 안 열려!”

“추, 출구로 빠져나가야 돼! 다들 달려!!”

그러나.

협곡을 빠져나가는 유일한 길은 수많은 눈이 가로막고 있다.

크아아아아!

카아아아!

몬스터들이 떼지어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마치 힘을 내려달라고 부탁하듯이.

그리고.

몬스터들의 육신을 빙결이 애워싸 갑옷 형태로 변했다.

차앙!

놈들의 손아귀로 창 모양의 얼음조각이 튀어나왔다.

창을 쥔 오우거들이 일제히 헌터들을 향해 돌진했다.

‘일 났다. 스크롤이 써지지 않아.’

대정은 일행과 뒤로 물러났다.

스크롤이 사용되지 않는 이 순간에 저 놈들에게 죽는다면.

‘부활 따윈 없고, 진짜로 죽는 거라고! 제기랄!’

몬스터의 머릿수가 너무 많다.

그뿐만이 아니다.

빙결형 갑옷과 창을 얻은 놈들은 몬스터가 아니라, 괴물이었다.

“어떻게 해야 돼?”

“사, 살려줘요!”

“끄아아악!”

“히, 힐을!”

잇따라 쏟아지는 비명들은 협곡에 그대로 메아리쳤다.

“어떻게든 살아야 해! 싸, 싸워!”

대정은 일행을 보며 외쳤다. 허나 일행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얼어있었다.

그때. 오우거 열 마리가 날아들었다.

‘제기랄 열 마리나…!’

대정이 건틀렛을 쳐들어 뛰어오르려는데. 팟!

크악!

날아든 화살에 오우거 하나가 땅에 떨어졌고. 파파팟! 날개에 박힌 화살 주위로 쐐기가 그려졌다. 쐐기는 여러 발의 화살이 되어 주변에 분산 된다.

팍!

팍!

크어억!

크어!

쿵!

쿵!

화살 하나가 수많은 화살을 만들어 내고. 그 화살들은 매섭게 근방의 놈들을 화살밥으로 만들었다.

쿠웅!

“뭐, 뭐지?”

대정은 눈 앞에 머리를 처박은 열 번째 오우거를 보며 다리를 떨었다.

“다들 이쪽으로 뛰어와요!”

“저 사람은?”

고함이 깃든 누군가의 지시. 지시를 내린 남성은 아까 놀라운 전력을 보여줬던 그 헌터였다.

팟!

검을 들고 있지 않았었나? 어느새 저 헌터는 활을 들고 이곳을 누비고 있었다.

“와, 와아!”

“방금 쏜 화살은 저 사람이 쐈던 거였어.”

그의 화살에 오우거떼들이 픽픽, 힘없이 쓰러졌다.

“얼타고 있지 마! 움직여야 한다고! 일단 저 헌터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대정과 일행들은 저 헌터의 지시를 따라 움직였다. 죽을 위기에 처한 이곳에서 믿을 사람은 저 사람 밖에 없다. 굳이 지시를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용병단원들과 헌터들은 모두 일제히 뛰었다.

그들은 헌터의 지시대로 그랜드 협곡의 가장자리 벽 쪽에 모두 모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래요? 스크롤도 써지지가 않아요.”

“그쪽들도 저 사람이 고함 친 것 듣고 여기로 온 거죠?”

“네, 갑자기 몬스터들이 나타나는 바람에.”

“끄흑. 팔이 움직이지가 않아요.”

“저 사람…. 저러다 죽겠어.”

수많은 이들의 눈은 걱정이 섞인 채, 한 남자의 뒷모습에 일제히 모여있었다.

남자는.

화살 하나 쥐고, 몇백 마리의 몬스터들의 어그로를 끌며, 홀로 싸우고 있다.

“와….”

“우, 우리라도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다 죽으면 어떻게 해. 스크롤도 사용불가인데.”

“그럼, 저 사람은 죽어도 된단 거에요?”

헌터와 용병단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고개를 든 모든 이들의 입가가 떨리며 벌어졌다.

하늘을 모조리 매워버린 오우거떼들을 보고.

슈우욱! 그 오우거들은,

헌터 하나를 향해 하나씩 하강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쉽사리 움직이는 이는 없었다.

원거리 스킬 또한 사용하지 않았다. 저 남자에게 튄 어그로가 이곳으로 끌리면 이후의 일은 뻔하기 때문에.

타타탁!

시운이 매섭게 곡벽을 향해 질주했다.

쿵!

시운을 타겟으로 삼으며 비상하다 오우거들이 빈땅에 머릴 처박는다.

달리는 시운의 등을 그대로 쫓는 일자무식한 놈들.

크아아아아!

카아아아!

카으으으!

팟!

달리며 허리를 틀어 쏜 화살.

[관통 궤멸 효과가 발동됩니다.]

[효과로 인해 화살의 분신이 생성돼 분산됩니다.]

팟! 파파파파팟!

크에엑!

크악!

크아아아아!

쿵! 쿵! 쿠웅!

허공에 떠, 쫓던 오우거,

무식하게 달리던 오우거,

창을 들고 던지려는 오우거들이 토막나 엎어졌다.

팟!

또 다시 날아드는 화살.

그 화살이 수십, 수백 발이 되어 근방에 있던 오우거들의 몸에 쑤셔박힌다!

[웨폰 체인지 효과가 발동됩니다.]

번개같이 무기를 전환했다.

화룡의 도약을 통해 솟아오르며.

‘야수 베기.’

앞의 세놈의 육신을 찢었다.

[야수베기 ‘흡혈’ 효과로 HP를 회복합니다.]

허공에 호를 그린 검신은 쉼없이 움직였다.

[빙결 해체 효과가 발동합니다.]

크어억!

-혼돈의 오우거를 처치하였습니다.

크웨웩!

-혼돈의 오우거를 처치하였습니다.

‘최근방에 있는 놈들은 모두 죽였고.’

사합보로 놈들의 창을 피하고, 차앙! 검신으로 받아 친 후.

무기를 전환했다.

[웨폰 체인지 스킬을 발동합니다.]

[아시룡의 숨결 효과가 발동합니다.]

팟!

[관통 궤멸 효과가 발동합니다.]

쿠쿠쿠쿠쿵!

방금 소리는, 놈들이 돌바닥에 도미노처럼 몸을 처박는 소리였다.

‘많군.’

정신없이 싸웠다.

백 마리의 오우거가 시운을 원형으로 포위한 채 노성을 질러온다.

[웨폰 체인지 스킬을 발동합니다.]

검신을 곧바로 치켜들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하강해 오는 놈.

창을 뒤로 들어, 찍으려 하는 놈.

아가리를 벌리고 맨손으로 돌진해오는 놈까지.

모든 놈들의 움직임, 표정이 순간! 멈춰 느릿하게 눈에 들어온다.

콰악!

검신을 그대로 땅에 찍었다.

‘흑화광참.’

솟은 어두운 성화는 순식간에 퍼져나가 남은 놈들을 삼킨다.

“후우, 후우우.”

콰악!

남은 한놈의 목구녕에 검신을 쑤셨다. 놈의 안광이 흐려졌다.

피슉!

뽑아진 검신은 쉬지 않고 다시 움직인다.

쿵!

목이 썰려나간 놈의 머리가 돌바닥에 굴렀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아직이다.’

검을 쥔 시운은 허공을 노려보았다.

그랜드 협곡은 그의 손에 죽은 괴수 사체로 즐비했다.

“살기에 하나.”

[여유 스탯을 살기 스탯에 ‘1’ 분배하였습니다.]

[살기가 증가합니다.]

“이만 모습을 드러내라!!”

시운은 요기가 느껴지는 허공을 향해 노성을 쏟아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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