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119화 (118/278)

제 119화

진짜 강해진 놈의 독식 (2)

노성이 담긴 괴성을 질러뱉었다.허공을 노려보면서.

‘이곳에 산다는 그 마물놈의 기를 확 꺽어줘야지.’

곧 반응이 올 것이리라.

그때였다.

두드드드! 협곡 전체를 뒤흔드는 지진이 솟았다.

마치 시운의 고함에 반응하는 것처럼.

대지를 지탱한 채 서있는 시운의 몸이 흔들릴 정도로 지진은 거셌다.

‘아직은 네 놈의 기가 눌리지 않았다 이거냐.’

놈의 내공을 찍어 눌러버릴 필요가 있다.

“살기에 1.”

[여유 스탯을 살기 스탯 ‘1’에 분배하였습니다.

[살기가 증가합니다.]

[특정 반경 안으로 공기가 무거워집니다.]

“겁쟁이 같이 처박혀 숨어있지 말고 나오라고!”

시운의 육성은 아까보다 더욱 힘찼다. 살기 스탯을 상승시킨 효과일까?

힘 실린 육성에는 내공이 느껴졌다.

“…!”

반면,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저 의아해했다.

‘누구한테 저렇게 저러는 건데?’

‘뭔 개지랄을 하는거지?’

‘빈 하늘에 대고 왠 고함을 질러?’

‘아직 괴물이 남아있단 말이야?’

‘방금 그 지진은 또 뭐였지?’

‘저 남자는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의아함을 머금으면서도 저 남자의 행동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저 남자는 보통 클래스의 남자는 아닐 것이다.

예고없이 들이닥친 상황에서 단신으로 오우거들을 모두 족쳤다.

그것도 두 무기를 짐승같은 감각으로 섞어 다루면서.

분명 보통내기는 아닐 터였다.

모두가 숨죽이고 주시하는 가운데.

그 인파 속에 섞인 한 여자의 두 눈은 누구보다 빛났다.

이지민이었다.

‘그 쪽제비가 그런 조건을 건 이유가 있었어.’

지민은 양광수가 터무니없는 보상을 내건 협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고작 사람 하나 데려오는데 관리자라는 직책을 주겠단 약속 말이다.

지민의 기억 속에 부길마 광수는 칼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남자다.

실속 없이는 절대로 뭔가를 베풀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러나 이젠 그가 왜 그런 조건까지 걸면서 저 남자를 데려오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방금 그 광경을 눈으로 담고서야 말이다.

‘이시운. 재능이 타고나 넘치는 남자일까?’

멀리서 허공을 노려보는 남자를 보며 생각했다.

이곳은 레벨 140 이하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다.

저 남자가 최대 조건인 렙 140이라고 해도 방금 봤던 광경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보통의 클래스에서 나올 수 없는 이상한 스킬들과 활과 검을 바꿔가며 다루는 모습은 전사인지 레인저인지마저 헷갈리게 했다.

‘활과 검을 동시에 다루는 클래스는 생전 들어본 적이 없단말이지?’

다 그렇다 치자. 기괴한 스킬, 두 무기를 사용하는 히든 스킬.

하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홀몸으로 그냥 오우거도 아닌 사령의 오우거 몇 백마리를 단숨이란 시간에 궤멸시켰단 것.

‘믿을 수가 없어, 참. 신기하단 말이야.’

“저 남자…! 누군지 알 것 같아요!”

뒤에서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입 다물고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이 일제히 그에게 모였고, 닫힌 입이 하나씩 터졌다.

“그쪽이 아는 사람이에요?”

“누군데요? 헌터는 맞죠?”

“고랭크 헌터입니까?”

질문세례를 받던 남자가 모든 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이번 서바이벌 테스트에 나와서 1등했던 남자. 분명해요.”

“……뭐라고요? 서바이벌 테스트?”

“잠깐. 서바이벌 테스트는 F급 헌터만 나오잖아?”

“아니, 그게 말이 돼요?”

“당신의 그 말은 저 남자가 F급이란 소리요?”

“에이씨! 뭔 말 같잖은…! 당신이 착각한 거겠지.”

“내가 D랭크인데 나보다 몇십 배는 강한 저 사내가 F급이라고? 그쪽 몬스터한테 머리 다쳤어요?”

모두가 믿을 수 없단 반응들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단호하게 다시 한번 말했다.

“확실해요….”

“확실하긴, 개뿔!”

“화이트 게이트의 일원이겠지!”

“어그로 끌지 말고, 상황이나 지켜봅시다.”

“……….”

남자는 결국 입을 다물고 하늘에 시선을 둔 의문의 남자만 바라볼 뿐이었다.

“칫, 별 무슨 이상한 사람 다 보겠네.”

“이런 상황에서 저딴 시시콜콜한 농담이 입밖으로 나오나?”

모두가 남자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입을 닫은 남자를 보는 이들의 시선에는 은총이 가득했다.

“저기요.”

지민은 그 남자 옆으로 다가갔다.

“방금 그 말 사실이에요? 저 남자가 서바이벌 테스트에 나왔다고 한 말.”

지민이 물었다.

남자는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더 말해봤자 자신만 미친놈 취급당할 것이기에 귀찮단 눈치였다.

눈이 커진 지민은 고개를 돌려 이시운이라는 남자를 바라봤다.

‘……F급이라고?’

지민의 어깨가 떨렸다.

이시운에게 랭크를 물었었다. 그는 분명 F랭크라 답했다.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믿을 수 있는 대답이 아니었기에.

근데 어제 광수가 은연 중 던진 말이 하나 있었다.

-이시운. 그 친구가 F랭크라 하더라도, 살살 꼬득여 이곳에 발만 들이게야 한다면 네 생활은 그때부터 피는거야.

눈이 더욱 커진 지민은 벌려진 입을 두손으로 포갰다.

‘말도 안 돼.’

투드드드-.

협곡의 대지가 뒤틀렸다.

그런데 아까의 그 지진에 비한다면 확실히 작은 흔들림 정도였다.

‘어느정도 먹혔구나.’

시운의 입꼬리가 희게 올라갔다.

놈은 분명 꼬랑지를 내리고 있는 듯 했으니까.

‘압도적인 힘을 보여준 후, 상대와 단판을 지을 때 살기 스탯의 힘이 작용하지.’

그랬다. 그것이 살기 스탯의 효과 중 하나였다. 전제 조건은 일반 범주 이상의 무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라는 것이지만.

확실히 이곳에 은신하여 몬스터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준다는 그 마물은 한풀 꺽인 소극적인 기세를 보이는 것 같다.

이 마물을 지금 내공으로 눌러버리지 않으면 계속 몬스터를 소환할 것이고 분명 사망자가 나오게 된다. 부활 없는 진짜 죽음 말이다.

놈이 특수한 힘을 사용해서 스크롤도 쓰지 못하게 한 상태니까.

드드드드-.

시운의 발밑이 또 한번 흔들렸다.

이제 승부를 지을 시간!

“살기에 하나!”

[여유 스탯을 살기 스탯 ‘1’에 분배하였습니다.]

[살기가 증가합니다.]

[무언가가 당신을 더욱 주시합니다.]

“이곳에 숨어 기생하는 마물아! 모습을 드러내라 했다!!”

다시 한 번 쏘아지른 노성. 확실히 방금보다 더욱 날카로워진 톤은 허공을 솟을 듯 크게 터졌다.

드득- 드드득-

대지의 돌바위들이 작게 움직였다. 아주 약한 흔들림.

‘내공이 먹혀들었군. 마지막이다.’

단전에 모든 힘을 끌어 넣었다. 들숨을 통해, 모든 호흡을 끌어모은 뒤. 하늘을 쏘아보면서.

안면 핏줄이 터질 듯이 쏘아 질렀다.

“쫄보 새끼야.. 자꾸 숨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라고! 네 놈의 질긴 명을 여기서 끝내준다고오오오!!!!!!!!!!!!!!!”

시운의 두 안광이 번쩍였다.

그의 부릅 뜬 눈. 힘준 낯빛에서 매서운 무언가가 느껴지는 듯 했다.

그때였다.

투둑!협곡의 출구를 막고있던 얼음 덩어리가 깨졌다.

파지지직!협곡의 사체들 손에 들렸던 빙결 무기들이 조각 나기 시작했고.

사체의 몸에 박힌 얼음 갑옷이 쾅! 터졌다.

‘됐군.’

하늘을 덮고 있던 오묘한 강기가 걷혀지자 맑은 하늘이 자태를 드러낸다.

‘인벤토리 창.’

인벤토리에 담긴 안전귀가 스크롤은 원래 모습을 되찾은 상태.

내공이 꺾여버린 마물은 사기를 잃어버린 듯 기운을 모두 감추었다.

그리고.

저 편에 몰려있던 인파들이 하나씩 빛을 뿜으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물에 의해 일시봉인된 귀가 스크롤이 뒤늦게 발동을 시작한 것이었다.

파파팟!

몇 십명의 인파는 스크롤의 발동에 거의 사라졌고.

이어진 것은 귀를 찢을 연속적인 알람 소리였다.

[고급 장비 강화 스크롤을 획득 하였습니다.]

[고급 장비 강화 스크롤을 획득 하였습니다.]

[15만 골드를 획득 하였습니다.]

[고급 장비 강화 스크롤을 획득 하였습니다.]

[18만 골드를 획득 하였습니다.]

[고급 자비 강화 스크롤을 획득 하였습니다.]

[식별 스크롤을 획득 하였습니다.]

[고급 장비 강………………………

‘오오! 그래! 잭팟이 터지는 구나….’

몇 백마리의 오우거를 잡은 댓가.

그 보상의 정산이 시작된 것이었다.

‘고급 강화 스크롤 34개…. 1550만 골드. 식별 스크롤 12개와 잡템들, 인첸트 스크롤 한 개라.’

갑작스레 등장한 무리놈들을 소탕하고 얻은 댓가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고가의 스킬 강화 스크롤은 뭣보다 값졌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소에 던져도 금방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아이템이다.

유니크 등급의 아이템을 강화시켜주는 귀한 아이템이니 만큼.

찾는 이들이 많았고, 가치도 높았다.

‘오우거들 겁나게 빡세더군. 솔직히 긴장 엄청 빨았는데.’

그도 그럴만 했다.

이곳은 변이던전이고 떼지어 등장한 놈들은 일반 몬스터보다 질긴 놈들이었다.

‘놈들이 빙결 속성이 아니었다면, 내가 개죽음을 당했을지도….’

정말 운이 좋았다.

귀가 스크롤조차 막혀버린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우거떼들이 빙결 속성이기에 망정이었다.

‘내 두 개의 무기 모두 빙결 몹들 족치는데 제격인 장비지.’

아클레우스 소드는 란 효과로 빙결 몹에게 추가 화염대미지를 부여한다.

또한, 이라는 광역 스킬은 불속성으로 화상을 입은 적에게 이란 연계 대미지를 추가해 주고.

‘빙결 놈들이 화상이란 디버프에 잘 걸리기 때문에, 대미지가 더욱 잘 들어갔어.’

게다가 루트 B. 아시룡의 활은 또 어떠한가.

빙결 속성에게 디버프 [관통]을 부여하고,

[관통]이 부여된 몹들에게 [관통 궤멸]이라는 스킬을 때려박는다.

‘관통궤멸. 반경 8m 안의 의 관통 효과를 먹은 놈들에게 민첩의 80% 파괴력의 분신화살로 쑤셔주는 효과지.’

운이 좋았다.

마침 쥐었던 두 무기가 빙결 속성을 요격시키는데 제격이었으니.

두 무기가 아니었다면, 제아무리 스탯빨, 템빨을 갖춘 시운일지라도 변이던전의 그 머리수를 감당 못하고 개죽음을 면치 못했으리라.

상념을 떨친 시운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시작해볼까?’

스크롤을 처바를 시간이다.

34개의 강화 스크롤은 장비들의 효율을 극명하게 끌어줄 것이다.

이럴 때만 되면 유독 몸이 붕 뜨는 기분이다. 강해지는 순간에 좋지 않을 사람이야 없겠다만.

찌익!

[고급 장비 강화 스크롤을 사용하였습니다.]

일단 마갑에 스크롤을 박을 생각이다. 방어력이 탄탄해야 사냥도 안전해지는 법.

가장 베스트스러운 그림은 아클레우스 소드에 스크롤을 붓는 것이지만,

고급 강화 스크롤은 유니크 등급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다.

곧이어.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용왕의 마갑][유니크]+1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용왕의 마갑 [유니크]+6

찌익!

[주의! 이 구간부터는 강화 실패 시, 강화 등급이 하락합니다.]

‘6강부터 이런 메시지가 뜨지?’

상관 없었다.

하락하면 더 쏟아부어 올려주면 그만이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찌익!

[강화 실패! 강화 수치가 -1 하락하였습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찌익!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9강까지 성공했다!’

[용왕의 마갑][유니크] +9

용왕의 푸른 비늘과 꼬릿털로 제작된 높은 내구력을 지닌 갑옷.

드워프의 수작업으로 제작 되었으며 견고함에 비해 깃털같이 가볍다고 전해진다.

방어력: 380=>540

내구도: 240 / 240

추가 옵션

-‘꼬리의 증력’ 효과.

보유한 모든 액티브 스킬 대미지+5%=>11% 증가.

세트 효과

-2세트: 보유한 모든 액티브 스킬 대미지 +10%=>19% 증가.

-생명력 1% 증가

-총 방어력 2% 증가

-체력 스탯 20 증가

‘오케이, 좋고.’

9강까지 완료되자 마갑 상의의 형태가 변했다. 잔잔한 푸른 빛이 뿜어졌다.

방어력과 체력이 주로 붙었고,

용왕의 마갑에 붙은 스킬 대미지 증가율이 상승했다.

‘이로서, 내 스킬 대미지는 또 한층 상승했다.’

10강까지 강화는 포기하기로 했다.

유니크 등급은 10강부터는 강화 실패시 부서질 수도 있는 페널티를 가지고 가야 한다.

굳이 이 시점에서 도박을 할 필요는 없다.

‘다음은 하의다.’

지체할 거 없이 그냥 스크롤을 찢고! 또 찢었다.

[축하드립니다! +1 강화를 성공하였습니다.]

[용왕의 팬츠][유니크] +9

새끼 용왕의 몸통 가죽을 손질하여 만든 바지.

신축성이 뛰어나며, 드워프의 수작업을 통해 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방어력: 257 => 450

내구도: 250 / 250

추가 옵션

-이동 속도 +5=>+14 증가.

세트 효과

-2세트: 보유한 모든 액티브 스킬 대미지 +19% 증가.

추가 강화 효과

-총 방어력 1% 증가

-이속 2% 증가

-민첩 스탯 20 증가

스크롤 12장을 때려박아 9강에 성공했다. 주로 상승 및 추가된 효과는 민첩과 이속 쪽이었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민첩과 이속이 상승하니 확실하게 느껴졌다.

강화 스크롤은 이제 13개.

이제 남은 장비는 단 하나다.

바로 그 장비 말이다.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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