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81화 (130/278)

제 81화

두 종족의 공성전으로 (1)

그녀가 건넨 것은,

바로.

스킬 강화 스크롤이었다.

‘스킬 레벨을 강화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흡족히 그녀의 손길을 허락하며 그 스크롤을 건네받았다.

-고급 스킬 강화 스크롤x3 획득하였습니다.

“사합보와 요괴화라고 하셨죠?”

미르가 두 개의 스킬북을 건넸다.

그러더니,

시운의 두 팔목을 그녀가 손으로 잡고 끌어 스킬북 위에 시운의 손을 올려주었다.

검은 빛.

파란 빛.

두 개의 빛이 책에서 퍼져나와 시운의 팔목을 거쳐 전신을 감싸며 빛내다가 은은히 사라진다.

[스킬북 ‘요괴화’를 사용하였습니다.]

-스킬 ‘요괴화’를 습득하였습니다.]

[스킬북 ‘사합보’를 사용하였습니다.]

-스킬 ‘사합보’를 습득하였습니다.

“또 하나 드릴 스킬이 있는데….”

미르의 말에 시운의 동공이 벌어졌다.

또 준다고?

“그 스킬은 나중에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헌터님.”

“왜죠?”

아쉬운 마음에 물었다.

“이 스킬은 귀중한 것이라 헌터님의 자격이 증명되었을 때 드릴 생각이에요.”

“자격을 증명하는 방법이 뭔가요?”

채근 담긴 물음에 미르는 고민하는 듯 했다.

아무래도 아직은 때가 아니란 눈치였다.

“위대한 인물이 사용하던 물건이나 유품을 가져오세요. 그때가 되면 그 스킬을….”

“지금 드리겠습니다.”

“네?”

시운의 확언에 미르가 상당히 놀란 듯 했다. 미르도 알고 있었다.

이 헌터는 거짓말이나 시덥잖은 소릴 할 사람은 아니란 것을.

‘아직 F급의 헌터님이신데 그런 귀물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신가? 설마.’

의구심을 품던 미르에게 시운이 내민 것은.

갈색의 망토였다.

정확히는 멧돼지 털이 삐죽삐죽 엉망으로 돋아난 두터운 가죽 말이다.

“이것은?”

“발카스의 황실을 수호하던 근위대장의 물건입니다.”

시운의 확언에 미르의 입이 벌어졌다.

‘디하르트 근위대장님의?’

그럴 리가 없다.

이미 그는 대역죄인으로 몰리고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미르는 알고 있다.

황실이 보낸 살수들에 의해 암살되었다는 소문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어 세상에 퍼진 상태였고.

더군다나.

그런 용맹한 근위대장의 유품을 바로 앞에 있는 F랭크에 불과한 헌터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확인해 보시죠.”

의구심에 찬 미르의 표정을 확 깨준 당찬 시운의 육성이었다.

“잠시만요.”

미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멧돼지가죽망토를 들어 조심스레 판자 위에 올려놓고서.

마력을 뿜은 두 손을 망토에 올렸다.

‘그런 디하르트님께서 이런 더러운 망토를 사용하셨을 리가…!’

망토를 식별하면서도 의구심은 계속 머리에 맴돈다.

미르의 입술이 열렸다.

“기억 식별.”

그녀가 시전한 마법은,

아이템에서 흐르는 기운을 읽어내는 고위급 마법이었다.

그때.

“저, 정말!”

힘실린 탄성이 미르의 입에서 터지고.

뒤이어.

하바나 초원에 가죽을 둘러쓴 채 생존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장정의 모습-

경비병을 척살하는 장정의 모습-

비 내리는 초원에서 처연히 울부짖는 장정의 모습-

이 광경들이 뇌리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르.

그녀는 소름이 돋아 벌린 입을 손으로 포갰다.

안대 밑으로 눈물이 떨어졌다.

희한했다.

어떻게 맹인이 눈물을 흘릴 수가 있을까.

감정없고 냉혈할 것만 같았던 맹인 안내원 미르.

그녀도 결국엔 인간이었다.

‘이럴 때 멧돼지가죽망토가 이런 쓸모를 안겨주다니.’

이시운은 팔짱을 끼고 미르를 응시하던 중 입가가 비틀어 올라갔다.

미르가 스크롤 하나를 건넸다.

그녀는 아이템 속에서 건진 기억에 많이 이입됐는지 한참을 소리없이 흐느낀 것은 덤이었고.

“이거에요.”

그녀가 건넨 스크롤을 바로 찢었다.

그러자.

-????????을 사용하였습니다.

[스킬 ‘?????????’을 획득하였습니다.]

‘물음표?’

스킬창을 띄웠다.

[?????????][Lv.max]

-해금 경험치: 0%

‘아직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로군.’

설렜는데 김이 빠지는 기분이다.

그런데.

스킬 레벨이 무려 맥스다.

아무래도 조잡한 스킬은 확실히 아닐 터였다.

‘경험치가 쌓이면 열리는 방식이로군. 나중에 분명 도움이 되리라.’

시운은 미르와 작별을 하려고 하다가 문득 아까 보았던 스킬창의 한 문구가 생각났다.

‘아, 맞다 스킬 장착!’

전직 후 획득한 스킬에 장착할 스킬은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성립된단 문구.

“이곳에서 장착 스킬을 판매하시죠?”

“네.”

미르가 짧게 대답하면서도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그리고 있었다.

‘이 헌터님 정말 예사로운 인물이 아니셔. F급인 분께서 그 귀한 물건을 어디서 구하셨을까?’

그럴 생각을 할만도 했다.

디하르트의 유품은 쉽게 구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눈 앞에 있는 잘생긴 이 헌터는.

F급이지만,

최초 눈을 잃지 않은 맹인,

9할이 포기한 어려운 임무를 주어도 비현실적인 속도로 완수하고 태연하게 “다 해왔습니다.” 라고 매번 말하는 이 맹인.

‘과연 이 분의 능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미르님?”

“아, 네, 네.”

잔뜩 상념에 잠긴 미르를 깨운 것은 시운의 부름이었다.

“현재 판매하는 장착 스킬입니다. 저희 직업소에 발을 들이는 사람이 없는 형편이라, 장착 스킬도 주문해서 들여놓질 않아서 많이는 없어요. 근데 좋은 것도 많답니다.”

시운은 곧바로 스킬들을 훑었다.

[싸늘한 바람][장착 스킬]

장착 할 본 스킬 시전 시 발동.

주위의 온도를 싸늘하게 만든다.

[맹독의 효령][장착 스킬]

피격당한 적에게 15%의 확률로 맹독 상태에 빠지게 한다.

[파격의 연쇄][장착 스킬]

스킬 시전 중에 피격 시 자동으로 발동된다.

타격한 대상에게 폭탄을 던진다.

폭탄 대미지: 장착할 본 스킬 대미지의 15%

주의 요건: 반경 15M 내에 적이 있을 시 가능.

모두 조목조목 훑어본 시운은 여섯 개의 장착 스킬을 선택했다.

“이 여섯 개를 모두 사시려고요?”

“네.”

“도합 450만 골드입니다.”

450만이라는 말에 잠시 넋을 놓았다가 그 넋을 찾았다.

‘분명 돈 쓴만큼 값어치는 하고도 남을거다.’

골드를 지불하자.

[보유 금액: 540만 골드.]

사냥하며 모은 돈과 얻은 잡템들을 모두 팔고, 짭짤한 퀘스트를 깨고 또 깨며 거의 1000만 골드 가까이 모았었는데,

‘돈 나가는 게 한 순간이네.’

어차피 돈은 다시 벌면 되니까.

미르와 간단한 작별인사를 나눈 후,

직업소 앞에 선 시운은,

몇 가지 할 일이 있었다.

“경험치 저장 기능 해제.”

그러자.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화룡의 반지에 응축시킨 경험치를 해방하니 무려 ‘3’ 레벨이나 상승했다.

레벨 50 구간부터는 레벨 업이 급속도로 느려진다.

레벨 업 시 필요 경험치가 50때와 49때와는 확연히 차이나기 때문.

“상태창.”

<이시운>

[클래스] 쉐도우 머더러

[분류] 헌터 [등급] F

[종족] 현계인 [성별] 남성

[명성] 28

[레벨] 53

[생명력] 815/815 [마나] 249/249

[근력] <227> [민첩] <85>

[체력] <72>

[지능] 9 [지혜] 44

[열정] 8

[살기] 0

[상태] 정상

[공복도] 5 [갈증도] 12 [피로감] 0

[여유 능력치] 12

‘흠.’

멧돼지 가죽망토를 특별 스킬과 교환한 지라 가죽망토에 붙은 옵션만큼 힘과 민첩이 떨어진 상태였다.

특히.

민첩이 많이 떨어졌다.

‘능력치창이 너무 너저분하다. 좀 심플하게 해야겠군.’

시운은 헌터 연동 시스템을 이용해 설정 탭에 들어가 손을 좀 봤다.

그러자.

레벨: 53

근력 <227> 민첩 <85>

체력 <72> 지혜 44 지능 9

열정 8

살기 0

여유 스탯: 12

심플하게 해놓았다.

‘확실히 깔끔하군. 공복도나 피로도 확인은 해야할 때만 또 따로 하면 되니까.’

떨어진 민첩부터 보충해야 했다.

“민첩에 4.”

레벨: 53

근력 <227> 민첩 <89>

체력 <72> 지혜 44 지능 9

열정 8

살기 0

여유 스탯:8

“근력에 3.”

레벨: 53

근력 <230> 민첩 <89>

체력 <72> 지혜 44 지능 9

열정 8

살기 0

여유 스탯:5

“마지막으로 지혜에 5.”

레벨: 53

근력 <230> 민첩 <89>

체력 <72> 지혜 49 지능 9

열정 8

살기 0

여유 스탯:0

‘됐다.’

지혜에 좀 투자한 이유 또한 있었다.

스킬마다 쿨타임은 있지만,

요즘들어 스킬을 마구 쓰다보니 마나가 부족하단 느낌이 확 들었고,

2차 전직 이후의 상태이니.

스킬들의 마나 소모량은 더욱 커졌을 터였다.

‘그 다음으로.’

장착 스킬을 박아넣을 차례.

[야수 베기][Lv.1]

야수의 힘으로 적에게 혼신의 일격을 가한다.

대미지: 힘의 210%

-보유 효과

적중시 적에게 입힌 대미지의 5%를 본인의 HP로 흡수한다.

-장착 스킬 슬롯

<장착 가능>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여기에다가 박을 것은.’

[피격 증강][장착 스킬]

적중시 적에게 입힌 대미지의 2%를 본인의 HP로 흡수한다.

*장착할 본 스킬이 동일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 장착 스킬의 효과는 두 배가 된다.

[스킬 ‘야수 베기’에 장착 스킬 ‘피격 증강’을 장착하였습니다.]

[야수 베기][Lv.1]

야수의 힘으로 적에게 혼신의 일격을 가한다.

대미지: 근력의 210%

-보유 효과

적중시 적에게 입힌 대미지의 5+4%를 본인의 HP로 흡수한다.

-장착 스킬 슬롯

<피격 증강>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됐다.’

이제 야수베기를 통해 피격하면 적에게서 무려 입힌 대미지의 9%를 체력으로 흡수할 수 있다.

체력이 중한 헌터에게는 아주 유용한 효과였다.

‘그 다음으로.’

[레크라스][Lv.1]

까마귀를 소환하고 명령할 수 있다.

까마귀 체력: 100

지속 시간: 2분

쿨타임: 한 시간

-보유 효과

‘정찰의 기억 공명’ 가능

『까마귀의 지속시간이 다하여 소멸된 순간에 까마귀가 소환된 시점부터 소멸된 시점까지 본 것들에 대한 기억이 소환자의 뇌리에 전달된다.』

-장착 스킬 슬롯

<장착 가능>

<장착 가능>

<장착 가능>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이 스킬은 진짜 장착만 잘 하면 진짜 좋은 스킬이다. 바로 장착해주지.’

[레크라스의 자폭][장착 스킬]

소환자의 명령 또는 까마귀 ‘레크라스’가 피격으로 인해 죽을 시 발동.

발동 시 근방 5m 반경으로 폭발 대미지를 가한다.

폭발 대미지: 소환자 힘의 50% 대미지

[레크라스의 눈][장착 스킬]

까마귀 ‘레크라스’ 의 시력이 두 배로 증가한다.

[스킬 ‘레크라스’에 장착스킬 ‘레크라스의 자폭’과 ‘레크라스의 눈’을 장착하였습니다.]

[레크라스][Lv.1]

까마귀를 소환하고 명령할 수 있다.

까마귀 체력: 100

지속 시간: 2분

쿨타임: 한 시간

*시력 증가.

*자폭 기능 탑재.

-보유 효과

‘정찰의 기억 공명’ 가능

『까마귀의 지속시간이 다하여 소멸된 순간에 까마귀가 소환된 시점부터 소멸된 시점까지 본 것들에 대한 기억이 소환자의 뇌리에 전달된다.』

-장착 스킬 슬롯

<레크라스의 자폭>

<레크라스의 눈>

<장착 가능>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좋았어.’

까마귀 레크라스는 소환하고 난뒤 소멸되면 그 기억은 온전히 소환자의 뇌리에 공명된다.

한마디로 정찰 기능에 유용한 것이란 소리다.

거기에다가.

정찰의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기 위해 까마귀 레크라스의 시력을 두 배로 증가 시켰고,

정찰 기능 뿐만 아니라,

암살과 기습 역할까지 할 수 있게 자폭 스킬까지 심어주었다.

‘이제 레크라스란 스킬은 상당히 쓸모가 있어졌다.’

장착 스킬로 인해 해당 스킬의 가치는 이렇 듯 배로 치솟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이제 거기에다가 그것을 박을 때가 왔군.’

[요괴화][Lv. Max]

고대 쉐도우 머더러들의 환수였던 요괴여우 ‘일미호’를 소환한다.

*일미호 능력치

소환자 힘의 80% 힘

소환자 민첩의 130% 민첩

소환자 체력의 80% 생명력

소환자 지혜의 100% 마력

소환자 총 도합 방어력의 75%의 내구력

지속 시간: 10분

쿨타임: 6시간.

친밀도: 0

현재 성장치: 0%

-보유 효과

‘환수와의 연대’ 발동.

-환수와의 연대: 친밀도의 수치에 의해서 일미호의 충성심이 극명히 바뀐다.

-'요괴의 성장‘ 발동.

-요괴의 성장: 일미호는 획득한 성장치에 따라 몸집이 커지며 외형이 변한다.

-장착 스킬 사용 가능.

*맹인 직업소에서 판매하는 스킬만 장착 가능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지속 시간이 2배로 상승했다.

<요괴의 언어>

<요괴 방출>

<장착 가능>

<장착 가능>

<잠김>

‘됐다!’

시운은 이 매력적인 소환 스킬인 요괴화에 딱 두 가지의 스킬을 장착 완료했다.

하나는,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착 스킬 ‘요괴의 언어’

‘소환수와 친밀도가 상승하려면 이 요괴녀석과 대화를 해야 하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유독 짧은 지속 시간 5분을 갖고 있는 요괴화란 스킬에 지속 시간을 그의 두 배로 늘려주는,

‘요괴 방출이란 스킬이지.’

방금 시운의 장착 스킬의 선택들은 가히 베스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직 아니야. 하나가 더 남았다, 이 스킬을 요괴화에 처박는다면….’

던전에서 아주 재미난 그러면서도 흉측한 광경이 일어날 수 있으리라.

‘그 장착 스킬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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