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3회차-256화 (256/278)

제 256화

후일담- 천세정과의 신혼 섹스

오늘도 집도의로서 큰 수술을 마쳤다.

환자 한 명의 인생을 메스로 뒤바꾸었다.

난 의사를 상징하는 하얀 가운을 입고 병동을 지나 복도를 걸었다.

짬이 나니까 커피가 그렇게 땡긴다. 20대 초중반 때까지만 해도 커피 이건 무슨 맛으로 먹는 건가 싶었는데 요즘은 카페인이 든 커피가 없으면 버티질 못한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어? 교수님 머리 자르셨네요?”

걸어가면서 간호사들이 내게 인사를 건넨다. 난 싱긋 웃으며 그들의 인사를 받는다.

“근데 교수님 향수 바꾸셨나봐요?”

“어떻게 알았어요?”

“매일 나던 냄새랑 다르니까 알죠.”

“그렇구나….”

얘랑은 몇 번 대화도 안 해봤는데 내 향수의 냄새를 기억한다고?

어린 간호사가 내게 조금은 사적인 것을 물어본다.

“그럼 수고해요.”

“교수님!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드시죠?”

“네.”

“제가 이따 1리터짜리도 갖다 드릴게요.”

“괜찮아요.”

나의 딱딱한 대답에 그녀의 얼굴이 슬그머니 굳는다.

내가 유부남인걸 알면서도 내게 관심을 보이는 이런 간호사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간호사들과 불필요한 말은 섞질 않는다.

20대의 어린 간호사들 중에는 40대 유부남 의사와 은밀하게 잠자리를 갖는 애들도 있다.

그리고 그런 소문은 병동에 퍼지기도 한다.

이곳 병원 또한 작은 현실이었다.

난 그런걸 절대 이해하지 않는다.

운동도 할겸 비상구를 통해 계단으로 내려갔다.

근데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윤한아와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네….”

윤한아는 짧게 단답한다. 쟤는 내게 추파를 던지다가 까이고 나서부터 차갑게 군다.

난 마저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는데 윤한아가 나를 표독스런 눈빛으로 쳐다본다.

“교수님.”

“네.”

“교수님이 다 소문낸 거 맞죠?”

저 소문이란 내게 고백하고 까였다는 그 소문을 말하는 걸거다.

“아닌데요?”

“아니긴 뭘 아니예요? 우리 병동 수간호사도 알던데.”

윤한아는 팔짱을 끼고 날 원망스럽게 노려본다.

내가 소문낸 것도 아니고 괜히 저렇게 시비를 거는거다.

지 딴에는 잘났고, 얼굴도 워낙 예뻐서 살면서 남자에게 한 번도 거절당해본 적이 없었는데 내게 퇴짜를 맞으니 그게 존심에 스크래치가 꽤나 세게 났나보다.

“내가 뭐하러 그런 소문을 내요? 나한테도 좋지 않은 이야긴데.”

“좋지 않은 이야기요?”

윤한아의 끝말 악센트가 날카롭게 솟는다.

“그럼 좋은 이야깁니까? 애초에 유부남을 왜 좋아해요?”

“참 잘나셨네요? 젊으시고 얼굴도 잘생기셔서 권위의식이 가득하신가 봐요?”

윤한아의 얼굴이 터질듯이 시뻘게졌다. 얼굴은 참 예쁜데 저 입은 참 얄밉다. 앙심을 품은 여자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 행실이나 똑바로 하고 그런 말을 해요. 한아 씨가 잘못해서 소문 퍼진 걸 왜 내 탓을 합니까?”

그리고 난 더 말을 섞지 않고 계단을 내려왔다.

“씨발.”

나의 예민한 귀로 그녀가 자그마하게 욕을 한 것이 들려온다.

의사도 사람이라 욕도 한다.

가소로워서 난 혼자 피식 웃었다.

로비로 내려왔다.

한국대학병원의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사서 마셨다.

카페인이 들어가니 죽어있던 뇌가 다시 가동하는 기분이다.

잠시 테이블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먹으면서 인터넷 서칭을 했다.

“와... 곽대익이 내년에 대선을 노린다고?”

액정으로 당대표 곽대익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단다.

묘한 기분이 든다.

예전에는 협회장으로 일하다가 내 손에 징역행 열차를 탔던 곽대익이 이번 인생에서는 협회장이 아닌 대통령을 노린다는 사실이 오묘하다.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잘난 놈은 어떤 인생을 살아도 결국 높은 위치에 오른다는 사실이.

저렇게 악한 놈도 말이다.

“뭐 그렇다고 내가 저 놈의 행실을 까발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회의감에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곽대익을 이번 생에서도 감옥으로 보낼 권리란 내게 없다.

그저 대선 때 꼭 투표해서 저 뱀 같은 자식이 대통령이 되지 않길 바래야겠지.

인터넷 서칭을 좀 더 즐겼다.

‘박태석은 이번 인생에서도 야무지네.’

태석은 유명 종합격투기 선수가 되어 무패의 행보를 걷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쟤도 헌터 때의 그 기억을 갖고 있는 거 아닐까?’

쟤도 뭘 해도 될 녀석이긴 하다.

신아영을 검색해봤다.

그녀의 기사에 내 이름이 나온다.

뭐 내가 자기의 이상형이라나 뭐라나.

그런 기사를 보자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다.

‘혜령이 누나는.’

메달리스트 출신인 강혜령은 얼굴도 예쁘고 입담도 화끈해서 SNS에서도 유명했다.

팔로워가 자그마치 40만.

그녀는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행복하게 잘 지내는 듯 하다.

나는 이들과 있었던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데 이들의 머릿속에는 그 기억이 없다는 사실이 기묘하게 느껴진다.

티타임을 즐기고 병원 밖 산책로를 걸으며 바람을 좀 쐰다.

드르륵!

그때 바지춤에서 진동이 내 허벅지를 간지럽히며 전화가 왔단 것을 알렸다.

전화를 받으니 태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운아. 밥은 먹었냐?

“밥은 못 먹었고 커피 한잔 했다.”

-그래도 밥은 먹고 해야지. 잠깐 통화할 수 있어?

“무슨 일 있냐?”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어야 전화하냐? 그냥 목소리 좀 오래 듣고 싶어서 그렇지.

이 새끼. 왜 이렇게 낯뜨거운 소릴 하고 그러냐.

나는 전화로 근간 이세계에 다녀왔다는 말을 태훈에게 했다.

-나도 불러주지 그랬냐.

“그럴 정신이 없었다. 미안.”

-그래도 걔네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다니 다행이네. 그곳은 또 언제 갈 수 있는건데?

“몰라, 그건.”

차원의 문을 해방할 수 있는 하데스는 다시 그 힘을 사용하려면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한다고 했다.

근데 그때가 돼도 제우스가 그 권능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거다.

“어쩌면…… 다시는 못 갈지도 몰라.”

-……….

내 목소리가 꽤나 우울하게 들렸는지 태훈은 잠시 말이 없었다.

-언젠가 다시 걔네들과 재회할 수 있을거야. 그보다 그때 나랑 약속한 거 안 잊었지?

“네가 작곡한 노래를 내가 불러서 앨범 내보자는 거? 야. 그래도 나도 나이도 먹었는데.”

-무슨 네가 나이를 먹냐? 서른네 살 밖에 안 됐으면서. 곧 곡 하나 나오니까 준비하고 있어.

“…알겠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내 이름으로 노래를 한 번 내보는 것이다.

-그럼 이시운 의사선생님! 다음에 또 전화합시다. 다음에 제 뇌가 아플 때는 선생님을 찾아뵙겠습니다. 대기순 없이 저를 맨 처음으로 진료 봐주세요.

“선생님은 무슨.. 낯뜨겁게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밥 잘 챙겨먹고.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서른네 살인 나는 아직도 분명히 청춘이고 젊다.

친구 하나 잘 둔 덕분에 버킷리스트도 이루게 생겼다.

잠시의 달콤한 휴식시간을 즐긴 나는 신경외과 병동으로 올라갔다.

“교수님! 교수님을 누가 찾는데요?”

“누가요?”

“방금 전화가 한통 왔는데 장타오란 중국인이었어요.”

“…예? 장난전화겠죠.”

“장난전화는 아닌 것 같던데요? 꼭 자기에게 전화를 달라고 번호를 남겼는데...”

간호사가 그 번호가 적힌 메모를 내게 건네줬다.

“중국인이 날 찾을 일이 뭐가 있다고...”

“진짜 꼭.. 꼭 연락을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던데요? 한 번 메모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 해보세요.”

“그래요?”

음.. 뭐지? 장타오?

어디선가 분명 들어본 이름인데.

근데 왜 하필 중국인이란 말이냐.

난 중국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튼 난 그 메모를 주머니에 넣고 진료실로 향했다.

카페인도 충분히 빨았으니 이제 일 해야지!

*

집으로 귀가했다.

그리고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서 씻었다.

“여보! 오늘 저녁 백숙인데 괜찮지?”

“아. 완전 좋지!”

“씻고 나와.”

거실에서 천세정이 요리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난 머리에 묻힌 샴푸를 씻어내고 거실로 나왔다.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 채 헐벗은 몸으로 세정이 요리하는 모습을 감상했다.

아 진짜 너무 예쁘다.

아무리 내 와이프라지만 봐도 봐도 저 요리하는 모습조차 드라마 속 여주를 보는 기분이다.

“뭐야? 얼른옷 입어.”

천세정은 날 힐끗 보더니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휙 돌리고 말한다.

앞치마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난 그녀의 뒤로 슬쩍 다가갔다. 세정이의 머리에서 아직 싱긋한 샴푸냄새가 내 코를 기분좋게 간지럽힌다.

“..뭐해?”

그녀는 요리를 멈추고 물었다.

그녀의 뒤태가 오늘따라 더 기가막힌다.

“세정아. 가만히 있어봐.”

난 그녀의 뒷목을 슬쩍 눌러 엎드리게 했다. 그녀는 내 손길에 이끌려 테이블을 두 손으로 잡고 상체를 숙이고 나에게로 엉덩이를 내민 자세가 됐다.

“뭐, 뭐해?”

죽여주는 세정이의 뒷태를 감상하며 난 그녀의 하의를 벗기고 그녀의 팬티에 내 하체를 밀착시켰다.

“뭐하는데! 나 요리하잖아.”

“우리 아직 신혼이야.”

딸각.

세정은 그 와중에도 손을 뻗어 가스레인지의 불을 껐다.

그녀는 상반신을 숙인 상태로 나의 다음 손길을 기다리는 듯 했다.

그녀의 팬티를 벗기자 하얀 엉덩이 속살이 드러났다.

그녀의 티를 슬쩍 위로 올리자 활대처럼 휜 허리라인과 허리에 묘하게 돋보이는 기립근이 보인다.

부끄러워서 얼굴이 발그레해진 그녀의 두 볼이 참 귀엽다.

난 그녀의 엉덩이에 내 성기를 비볐다.

그녀의 전복같은 그곳의 속살이 내 귀두에 닿자 내 귀두가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가만히 그 상태로 테이블에 쥔 손에 힘을 줬다.

“으읍!”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천천히 그녀의 엉덩이 안으로 내 물건을 집어넣었다.

신혼은 눈만 마주쳐도 일이 벌어진다 했던가.

그 말에 공감이 간다.

그녀의 긴 생머리가 천천히 흔들린다.

“으읍!”

그녀가 허벅다리에 힘을 주면서도 억지로 신음을 참는 소리를 낸다. 아.

그녀의 안이 너무 따뜻하다. 게다가 내 성기를 콱 조이는 그 느낌이 너무나도 황홀하다. 나의 골반으로 그녀의 엉덩이살이 탁탁 부딪히는 생생한 감촉이 들었다.

그녀는 눈매를 야트막하게 뜨고 억지로 미간을 찌푸리며 신음을 참는다. 그러나 그녀의 다물려는 입은 점점 벌어진다.

“...시운아.”

“응.”

“내 입을 막아줘.”

“입? 그런 취향이었어?”

나는 열심히 그녀의 힙에 내 성기를 박음질 하면서 물었다.

세정이가 원래 그런 SM적인 취향도 있었나.

“아... 아니.. 으흣. 나 임신했잖아. 우리 애기가 들으면 안... 되잖아.”

그런 거였나.

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내 물건이 깊숙히 들어가는 게 아팠는지 입을 막은 내 손가락을 깨물었다.

내가 허리를 튕길 때마다 그녀가 앞으로 둘러맨 앞치마가 흔들렸다.

“으...읍.”

자궁 깊숙히 찔러닿는 내 남성에 세정이도 느끼는 듯 했다.

그녀의 우윳빛 애액이 흘러나와 그녀의 가랑이를 타고 유연하게 흘러내린다.

난 무릎까지 내려간 그녀의 팬티를 발목까지 내리고 그녀의 머리채를 손아귀로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더 빠르게 박았다. 받침대를 쥔 세정의 도드라진 이마에 핏줄이 선다.

그녀의 속살이 내 성기를 콰득 압박한다. 세정이의 속살에 쓸려나가는 감각이 너무나도 좋다. 그녀도 느끼는지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몸을 뒤튼다.

찰싹! 난 손바닥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한대 때리자 찰진 살결음과 함께 세정은 얼굴을 살짱 찡그린다.

“우으!”

이제 쌀 것 같은 느낌에 내가 힘주어 신음을 내뱉자 세정은 뒤로 손을 뻗어 내 허벅지를 움켜잡았다.

“힘 꽉 줘서참아.. 벌써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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