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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토라세 여친님-25화 (25/142)

〈 25화 〉 대학

* * *

다음날이 찾아왔다.

김하나는 어제 신입생 환영회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아직도 씩씩거리며 화가 난 상태로 강의실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게 웬걸. 늘 자신에게서 언젠가는 떨어질지도 모르는 콩고물을 받아먹기 위해 먼저 다가와서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반겨주던 거머리 같은 년들이 없었다.

심지어는 남자들까지도.

이번 강의에는 그런 놈년들이 없는 걸까.

한 번쯤은 아름다운 외모에 남자든 여자든 무관하게 시선을 가져오는 게 정상인데. 이미 강의실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것들은 김하나에게 시선조차 가져오지 않았다.

그 대신이라고나 할까. TV에서나 볼법한 몰래카메라라도 하는 건지. 모두의 고개는 한쪽으로 수렴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함께 앉아 있는 한 남자와 책상에 엎드린 한 여자가 김하나의 눈에 들어왔다.

책상에 엎드린 여자의 몸매... 정확히는 큰 가슴 덕에 얼굴을 보지 않아도 윤지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왜 사귀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평범한 수준의 그녀의 남자친구. 그러니까 이름이... 이름이. 아, 기억이 안 나네.

아예 듣지 않은 걸 수도 있고.

아무튼, 김하나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면서 혀로 요염하게 입가를 훑었다.

"안녕?“

"아. 안녕하세요.“

보기 좋은 미소를 띠우며 김하나는 윤지영 몰래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다가가 선뜻. 인사를 건넸다.

잘생기거나 돈이 많아 보이지도 않는 신입생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자친구는 자네?“

"네. 아침잠이 보기보다 많아서요.“

"그래? 어제 술마셔서 그런 게 아니고?“

"네?“

"아니야.“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우동사리로 이루어진 뇌를 가진 그 새끼들이라면 분명. 남자친구가 옆에 떡 하니 앉아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윤지영에게 술을 끊임없이 권했을 게 안 봐도 눈에 훤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며 술을 받아먹다 보니 이렇게 숙취에 허덕이는 거고.

참 희한하다.

신입생 환영회를 할 거면 다음날 강의가 없을 때 시간을 잡지. 아마 변태 새끼들이 윤지영을 한시라도 빨리 보기 위해 수작을 부렸을 테지. 뭐.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안 들었네?“

"아... 강민훈이라고 합니다.“

"그래. 민훈아. 근데 너무 딱딱하다. 어제 하나 누나라고 불렀으면서. 하나 누나라고 해봐.“

"......“

"자자. 하나 누나.“

"하나 누나.......“

주위의 시선을 생각하는 게 덩치와는 달리 귀여운 반응이지 않은가.

"민훈아. 누나가 잠깐 할 얘기가 있거든. 잠깐 나갈래?“

"네?“

"여기서는 조금 곤란해서 말이지. 괜히 숙취 때문에 고생하는데 깨울 필요도 없고.“

김하나는 힐끔. 책상에 엎드려 잠에 든 윤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강민훈은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 건지. 의심이 들면서도 김하나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혜야. 지영이 좀 부탁할게.“

"응. 알았어. 걱정말고 갔다 와.“

아침이며, 사람 많은 강의실 안이지만 질 나쁜 것들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욕망에 이끌려 행동하는 무식하고도 민폐인 것들이 여기에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친구로 보이는 앞에 앉은 여자에게 자신의 여자친구를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민훈아.“

진흙탕 싸움이 벌써부터 이렇게 벌어질 줄은 몰랐지만 싸울거면 빨리 싸우는 게 낫지.

김하나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살며시 강민훈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그것도 대놓고. 둘의 사이에 무언가 있다는 걸 이곳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말이다.

이러면 의도하지 않아도 소문은 무성하게 퍼져나갈 것.

윤지영의 남자친구가 대체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윤지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학교여신을 꼬셨다거나 하는 그런 좋지 못한 소문이 말이다.

그럼 윤지영은 장난삼아 사귀고 있었든, 진심으로 사귀고 있었든, 어찌 되었든 간에 김하나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접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분노하겠지. 하핳.

"무슨... 일이시길래.“

"너무 딱딱하다니까? 누나 무슨 일이에요나. 무슨 일이야로 말해 봐. 응?“

김하나가 그를 끌고 온 곳은 다름 아닌, 인적이 드문 한 강의실이었다.

그곳에 도착하니 강민훈은 남들이 듣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말이 있는 건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그야 그럴 것이 둘은 어제 처음 보았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지 않은 상태였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어려워?“

예쁜 여자나 그냥 여자랑 접점이 없으면 그러려니 하는데.

솔직히 그 어떤 연예인들보다도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천상의 여자친구를 둔 그에게는 딱히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뭐, 그건 천천히 말을 바꾸도록 하고.“

".....?!“

김하나는 강민훈을 몰아세웠다.

한 걸음씩 뒷걸음질을 치다 이내, 벽에 등이 닿아 더는 도망칠 곳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김하나의 손이 그의 아랫배를 쓸다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서, 선배......!“

뜬금없이 아침부터 불러내서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건지. 당혹스럽겠지. 후후.

"선배가 아니라 하나 누나. 그리고 혹시 여자친구랑 이런 거 안 해봤......?!“

보기보다 반응이 너무 귀여운 나머지 김하나는 적극적으로 그의 사타구니를 훑으려고 했는데 손에 닿은 이질적인 감촉에 화들짝 놀랬다.

뭐지... 이게 뭐야.

손으로부터 느껴지는 이 감촉은

분명 그녀가 익숙하게 만져온 남자의 물건이 맞기야 한데 크기가 커도 너무 큰 나머지 섹스에 관해선 베태랑이라 해도 되는 그녀는 첫 경험을 했을 때처럼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거짓말.

김하나는 황급히 무릎을 꿇고 강민훈의 바지를 벗겼다.

그랬더니 역시나. 손의 감촉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이 거대한 물건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하와와.“

여태껏 그녀가 잡아먹었던 남자의 자지들이 무척이나 귀엽게만 느껴질 정도로 어마 무시한 크기를 자랑했다.

이게 정녕 사람의 것인가. 의심이 들어올 정도로.

"서, 선배. 곧 교수님이 들어오실 거예요.“

여기서 끝을 내자고?

서로 모르는 척, 넘어가자고?

그건 안 되지. 하기로 했으면 끝을 보는 김하나인데 여기서 끝을 낼 수는 없었다.

꿀꺽.

침을 목구멍 쪽으로 밀어 넣으며 김하나는 최대한 평점심을 찾으려 노력했다.

"하, 하나 누나라니까... 후, 후후. 그리고 민훈이도 나랑 하, 하고 싶지 않아?“

세, 섹스 한다고? 저, 저 커다란 걸 안에 넣는다고? 들어가기야 하는 거야?

"하나 누나. 이러지 말아요.“

"무, 무슨 소리야. 너도 하, 하고 싶잖아.“

"하나 누나. 전 아니에요. 그만해 주세요.“

"거짓말......“

오히려 거짓말은 그녀가 하고 있었다.

무리... 이건 무리라고. 분명 안에 집어넣다가는 보지가 찢어질 거라고 아우성을 치며 이 남자와 섹스는 하고 싶지 않았다.

"하고... 싶잖아? 응.“

덜덜덜.

김하나는 이걸 계속해야 하냐는 의문을 표하며 희미하게 떨리는 손으로 상의의 단추를 풀었다.

그러자 윤지영에 비하면 무척이나 귀여운 아기자기한 가슴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 누나는 이런 경험이 많아서 너 따위쯤은 충분히 받아 줄 수 있어.“

경험은 많긴 한데. 이 정도나 크기를 가진 남자와는 잠자리를 가진 적은 없었다.

"하아... 누나 대체 왜 이러세요.“

강민훈은 이해되지 않은 듯 말했다.

"뭐, 뭐가?“

"지영이 때문이에요?“

"......!“

어, 어떻게 안 거지?! 언제부터?!

김하나는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생김새랑 달리 머리가 잘 돌아가는 듯 보이니.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만 같았다.

"지영이 때문이라면 그냥 당당하게 말해 봐요.“

하아.......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지. 강민훈은 많은 의미가 담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무, 무슨 소리야.“

"저한테 이러시지 마시고 지영이한테 털어놓으면 지영이는 오히려 좋아라할 거예요.“

헐.....!

처음 봤을 때도 뭔가 심상치 않았는데. 싸움을 걸어오는 걸 좋아하는 제대로 미친 년이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거 왠지. 잘 못 건드린 듯한 느낌이랄까.

"그러니 하나 누나. 지영이한테 가서 말을... 아... 지영아?“

?!

강민훈의 눈이 어느 곳에 고정되었다.

그리고 뭐? 지영이?

김하나는 다급히 그의 시선이 향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복도 쪽 창문은 없는데 그 대신 문에 달린 작은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는 엄청나게 예쁜 외모를 가진 미녀. 윤지영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김하나는 몸을 딱딱하게 굳혔다.

원래라면 적반하장처럼 나아갈 김하나이지만. 강민훈이 했던 말을 생각하니 문득 겁이 났다.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라하는 정신 나간 년.

그, 그래도 자신은 남자친구나 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남자가 없으니 공격받지는 않을 텐데.

그럼 다른 방법으로 공격할 거고 그게 어떤 공격인지 모르니 겁이 날 수밖에 없었다.

"......“

때, 때리지는 않겠지?

못해도 선을 지키면서 싸우자고 하지 않을까?

"뭐해?“

"아... 그게.“

윤지영이 강의실 안으로 들어오면서 묻자. 강민훈은 곤란하다는 듯이. 머쓱하게 웃었다.

철컹.

!!!

문을 닫기만 하면 신경 안 쓸 텐데. 윤지영이 문을 걸어 잠그니 김하나의 손발이 떨려왔다.

진짜... 진짜 너무 무서워서 몸에 힘이 풀릴 지경이었다.

"흐, 흐흐.“

김하나는 실성한 것처럼 웃었다.

여, 여긴 학교야. 한교 안이라고 또한, 방음이 하나도 되어 있지 않은 강의실이니 무슨 일이 생긴다면 소리를 지르면 된다.

거기다가 계속 돌아오지 않으면 교수님이 우릴 찾으라고 애들을 보낼 거고.

김하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니 남친 쩔드라?“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분명 둘의 사이에 진전이 있었을 거라 생각할 수밖에 없지.

평범한 여자라면 잔뜩 화를 내야 정상일 터. 그런데. 그런데 윤지영은.

"선배. 아니, 하나 언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싱긋 지었다.

"저도 알아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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