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 치한
* * *
덜컹덜컹.
팡팡.
수군수군.
지하철 내에서 절대 들려와서는 안 될 이질적인 소리 하나가 나머지 소리와 함꼐 내 귓가에 들려오고 있었다.
"하윽... 읏... 하우... 아앙... 앙.“
방금까지 잘 참아오던 신음이었는데. 질 안을 계속해서 파고 드는 커다란 자지로 인해 끝내 더 참지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신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떠들썩한 주위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짓을 하는 건지 다 들켰을 정도로 소리는 천천히 커져만 갔다.
"지, 진짜 해?“
설마 진짜로 단 한 명의 사람도 없어 너무나 한가한 지하철 안도 아니고 퇴근 시간이면서 앞은 오직 사람으로만 가득찬 여기서 정말 섹스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지은이는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그와 동시에 감탄했다.
첫 번째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연예인이 되어도 외모로만 탑 티어를 찍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녀가 평범한 남자와 공공장소에서 섹스한다는 이유였다.
두 번째로는 경험은 없긴 해도 딱 보면 평균보다 훨씬 크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는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얼굴은 음심을 자극했다.
꿀꺽......
그렇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둘의 성기가 연결된 부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주위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둘의 살덩이가 맞부딪치면서 나는 소리에도 지은이의 귀는 정확하게 찔꺽이는 소리를 감지해 내고 있었다.
질 안으로 들어가면서 모습을 완전히 감추었던 자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땐, 그녀의 것으로 보이는 애액이 점점 늘어났다.
"하으응......!“
갑작스럽게 몸을 부르르 떨며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렸다.
"하아... 하아... 가, 갔어.“
가, 갔다니? 뭘...? 어떻게?
살며시 들어 올린 얼굴에는 예쁜 얼굴이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그런데도 아름다움만큼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너무나 사기적인 얼굴이 아닐 수가 없어 질투가 나는 게 정상일 텐데. 이상하게도 지은이는 질투보다는 입을 벌리며 감탄만을 했다.
"너도 하고 싶어?“
".......“
희미하게 미소지은 얼굴로 물음을 던져왔다.
그제서야 제정신을 차린 지은이는 시선을 피했는데. 자꾸만 두 눈은 그녀의 얼굴에, 그녀의 목덜미에, 자지가 들어가 있는 축축한 음부로 향하고만 있었다.
다시금 침을 꼴깍 삼켰다.
끄... 끄덕.
도저히 본능을 이성이 어찌하지 못하였다.
지은이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좋네... 근데. 지금은 말고 나중에.“
애초에 여기서 뭘 하고 싶은 생각은 아예 없었다.
만약, 그녀가 덮쳐온다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덮쳐줄 의향은 있었다.
대신, 저 남자... 남자가 자신을 덮쳐온다면 비명을 내지르며 저항할 생각이었다.
그러면 성범죄자로 경찰에 넘어가겠지. 설마 이렇게나 예쁜 얼굴을 가져놓고 뭐가 그리 아쉽다면 저 남자랑 사귀고 있을 건가. 말이 안 되지.
"자. 훈아. 다시 움직여 줘?“
"알았어.“
이번에는 자세를 바꾸었다.
마주보는 듯이 서 있으면서도 상체를 살짝 떨어져 있는 반면에 하체, 서로의 음부는 마치 하나라도 되는 것처럼 딱 달라붙어 있었다.
"하으응.....!“
탐스러운 엉덩이를 움켜쥐면서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니 달콤한 신음성이 터져나왔다.
"나... 나도......“
얼마나 침을 삼켜댔는지. 이제 더는 삼킬만한 침은 입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지은이는 자신도 품에 저 아름다운 여자를 안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왜 자신은 자지가 없는 걸까. 쓸데없는 보지와 가슴을 가져가되, 남자의 자지를 얻고 싶은 마음으로 굴뚝같았다.
지금만큼은 저렇게 예쁜 미모를 가진 여자가 아니라 그녀를 품에 안고 있는 남자가 몹시도 부러워 질투가 날 지경이었다.
"으응......“
질투도 한순간.
해 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임을 빠르게 깨달은 지은이는 답답한 가슴을 진정시키고자. 아니,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두 손으로 인해 거친 숨만 내뱉던 그녀의 입에서는 미약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흐, 흐흐... 흐응... 흐아앙......!“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 생각할 수 없게. 마찬가지로 둘의 섹스를 보면서 동시에 자신의 가슴과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몸을 비틀고 있는 지은이를 보며 지영이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가 아래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쾌락에 고개를 쳐들었다.
"아,“
팡팡팡.
허리를 흔드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것이. 사정에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
지은이는 그에 맞춰서 옷 안에 있는 브래지어를 어떻게든 위로 올리고선 검지와 엄지로 유두를 자극했고, 치마 안으로 파고든 나머지 손은 길쭉한 타원형으로 젖은 팬티를 사정없이 쓸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가 부르르 떨려오며 숨은 방금과 비교될 정도로 훨씬 거칠어졌다.
"가, 가아.....!“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아래에서부터 느껴졌다.
"후, 훈아아앙.....!“
앞에서도 가기 일보직전인 것처럼 보였다.
"으읏......!“
"하아아앙......!“
둘은... 아니, 셋은 동시에 절정했다.
"하아... 하아......“
지은이는 숨을 고르면서 힐끔. 앞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여전히 두 사람의 딱 달라붙어 있었고, 역시나 두 사람의 성기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질내사정을 했다는 의미인데......
까득.
분명 지은이와 아무 관련도 없는 여자였다.
심지어는 이런 곳에서 섹스까지 하는 것을 보아 둘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고 짐작할 수가 있는데. 이상하게. 너무나 이상하게도 자신의 여자가 남자에게 더럽혀졌다는 생각에 이가 강하게 갈리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찌꺼억.
뒤늦게 거리를 벌리자.
확신에 가까웠던 예상은 틀리지 않았는지. 질 안에 쏟아낸 정액이 그대로 밖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흐응. 닦을 게 없는데. 어쩔 수 없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속옷을 바로 했다.
그러면서 자세를 낮춰 애액과 정액으로 뒤덮인 자지를 정성스레 입으로 청소하였다.
어느 정도 청소가 끝났다 싶을 때. 소중한 것을 만지듯, 자지를 처음 그 상태로 바지 안으로 되돌려 놓고, 옷새무새를 정돈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지은아?“
"으, 으응.“
친한 사이처럼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오니 언제 그랬다는 듯이 화는 누그러들며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도 남자의 정액이 그녀의 배 속에 있다는 생각을 하니 아픈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다.
"이제 나갈 건데. 계속 그렇게 있게?“
"읏?!“
생각해 보니 도중에 자위를 했었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니 자위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치마 속은 보이지 않으니 그렇다 쳐도, 가슴은 발기된 유두가 옷 위로 자신의 존재를 열심히 표출하고 있었기에. 지은이는 당황도 잠시. 재빨리 옷 안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바로했다.
치이이익!
지하철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나갈까?“
나도... 나도 손 잡고 싶어.
남자와 손을 잡으며 말을 해 오니. 뾰로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와아......“
"연예인인가?“
"미쳤는데?“
"말 걸어 볼까?“
"옆에 남친 아니야?“
"아니더라도 니새끼를 받아나 주겠냐.“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녀를 보며 노골적으로 수군거렸다.
지은이도 아주 가끔은 맛보는 광경이기도 했는데 말 그대로 가끔일 뿐이었다.
대다수의 사람은 시선을 힐끔 줄 뿐이지. 수군거리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연예인 못지않게 시선이 모여 부담스러울 법한데도 그녀는 물론이고 남자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부러워......“
지은이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언젠가는 이 손을 그녀가 먼저 선뜻 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아무튼, 지상으로 올라왔다.
지은이는 뭣도 모르고 앞서 걸어가고 있는 두 사람을 졸졸졸 쫓고 있었다.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 모텔?“
지하철 안에서 그리해 놓고서 또 하려고 모텔에 온 건가? 남자는 한 두 번만 싸도 힘들다던데. 그녀가 본 것만 해도 대충 두 번은 넘겼었다.
그런데 또 쌀 수 있는지 모텔에 들어가고 있었다.
"안 올 거야?“
"......“
따라오지 않는 지은이를 돌아보며 그녀는 치맛자락을 살랑거려 탐스러운 허벅지를 노출시켰고, 상의 목덜미 부분을 잡고 아래로 내려 가슴 골을 보여주었다.
평범한 여자에게는 절대 통하지 않을 유혹. 그러나 지은이는 유혹당한 채, 다리를 움직여 홀린 듯이 모텔 안으로 들어왔다.
끝내, 방까지 따라왔다.
꽤 좋은 모텔인지. 내부는 상당한 모습이었다.
"아. 좋다아~!“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 위로 엎어지는 그녀.
그리고 그 모습을 고스란히 보던 지은이는 얼굴을 붉혔다.
그야 그럴 것이 침대에 누우면서 치마가 말려 올라갔으니까. 그래서 희미하게 속옷이 눈에 보였으니까.
"나 먼저 씻어도 되지?“
잠시 누워있다가 이내, 그렇게 말했다.
"빨리 씻어. 찝찝하겠다.“
"응. 그럼 먼저 씻을게?“
찝찝... 찝찝. 아마도 그건. 여전히 속에 들어가 있는 정액 때문이겠지.
달칵.
샤워실로 들어가고 문을 걸어 잠갔다.
지은이는 이때다 싶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것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런데. 뭔가 이상하게 남자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박박 긁고 있었다.
그로 인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표했다.
"지은이랬나?“
"......“
원치 않는 상대에게 이름을 불리니 기분이 나빠졌다.
연적... 충분히 연적이라 할 수 있는 상대에게 이름을 불리는 더 기분 나쁜 걸까?
"하. 생일 선물로 소원권을 주는 게 아니었는데.“
"소원... 권?“
그게 뭐야?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 부탁하는 건데.“
그가 서서히 다가왔다.
질투,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 메운 지은이의 마음은 옆에 지영이가 없어서 그런지 어느새 두려움만이 가득했다.
"오, 오지 마......!“
공포에 질린 얼굴로 뒷걸음을 쳐 보지만 어느새, 등은 벽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 얌전하게만 있으면 괜찮을 거야.“
"시, 싫어!“
"......“
그의 손이 다가왔다.
지은이는 몸을 움츠리며 소리쳐 보지만 누군가가. 그녀의 외침을 듣고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
제발. 제발 어서 문을 열고 도와달라고. 사실 이 남자는 제대로 정신이 나간 남자라는 걸 깨달으라며 유독 굳게 닫힌 화장실 문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