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 빼앗기
* * *
시간이 점차 지나자 메말라 있던 질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느새 애액으로 가득 차 매끄러워져 수월하게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그래서인지 내게 전해져 오던 일시적인 고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만, 수영 누나는 처녀막이 찢어진 이유로 인해, 아니면 메말라 있던 질내로 커다란 자지를 받아들이고선 무작정 허리를 흔든 탓에 안에 상처가 난 이유로 인해서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한 번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은 도무지 쾌락을 느끼고 있다는 얼굴로 변질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으윽... 윽...! 으읏! 으앙......!“
부들부들 떨려오는 두 다리로 몸을 지탱한 상태로 끊임없이 밀려오는 고통에도 꾹 참으며 허리를 살며시 움직였다.
이 여자의 처음을 내가 가져갔다는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쾌감이 들어옴과 동시에 보기보다 상당히 조여오는 질내도 충분히 나를 기분 좋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이 거짓이 아닌 것처럼 고통 때문에 움직임은 너무 형편없어서 쾌감도 한순간. 지금은 그저 조금 더 빨리 움직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한번 보고 말 사이도 아닌데 어찌 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더 강하고 빠르게 움직여 달라고 부탁하거나 내가 직접 움직이겠는가.
차별이라 욕을 해도 할 말은 없는데 두 번 다시 볼 인연이 아니라면 두 눈을 꾹 감고 자비 없이 움직이질 못하니 점점 내 표정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팡팡팡.
"으앗...! 앗! 아앗!“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람은 또 무엇인지, 표정으로 그대로 표출된 걸까.
수영 누나는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면서 자세를 달리하고 허리를 강하게 움직였다.
아까보다는 그나마 괜찮아졌다고 말할 수는 있는데 그저 그것뿐. 여전히 불만스러운 섹스다.
"수영아.“
"으, 으응.“
"여길 이렇게. 이렇게 해서 움직이면서......“
하나 누나도 여러 남자와 몸을 섞어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섹스를 정말 못했다.
아니, 남자들이 미친 듯이 누나의 몸을 탐하느라 움직이는 상황이 나오지 않아 그런 걸까.
어찌 되었든 간에 그런 이유로 인해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나한테 범해지다가 조금씩 지영이에게 코치를 받은 지금에는 처음과 비교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게 늘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1대1로 수강 받은 노하우를 땀 범벅인 수영 누나의 몸에 손을 얹혀 자세를 바꿔주며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 기분 좋아?“
움직이는 속도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는데 세심하게 자세가 바뀌어 가니 기분은 좋아졌다.
"네.......“
"그, 그래. 그렇구나.“
자신감이 붙었는지 다시금 스스로 허리를 움직였고, 정액이 나오기 직전 자세를 바꿔 내가 직접 허리를 흔들었다.
그럴 때에.
찰칵.
뜬금없이 들려오는 셔터음.
나는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셔터음이 들려온 곳을. 스마트폰 카메라를 정확하게 섹스 도중인 우리에게 고정해둔 하나 누나에게 시선을 가져갔다.
"누, 누나?“
갑자기 왜 사진을 찍는 거야?
"해줘어... 어서 해줘어어.“
이제는 수영 누나가 책상 위에 누워 다리를 벌리고 있고, 나는 그 다리 사이에 들어가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찰칵거리는 소리에 움직임이 잠시 멈추자 수영 누나는 음탕한 창녀처럼 허리에 다리를 감싸 메고선 엉덩이를 살랑살랑 움직였다.
"하나 누나가 사진 찍었어요.“
사진을 찍고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다고 협박하며 무엇을 강요할지, 요구할지 모르기에 지금은 섹스를 이어가기보다는 사진을 지우도록 만드는 게 우선무가 아닌가.
너무도 기분 좋은 나머지 수영 누나는 제대로 된 판단이 잘 안 서나 보다.
"괜찮아......“
"맞아. 지영이가 찍으랬어.“
"지영이가요?“
"응. 지영이가.“
사진을 찍으라고 한 적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무슨 플레이를 하려는 걸까나. 사귄지 1000일이 훌쩍 넘는 나의 여자친구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설정 플레이를 원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그리고 수영 누나도 사진 찍히는 것에 동의한 건지 하나 누나가 저 사진으로 무언갈 할 생각은 없어 보여 넘어가기도 했다.
나중에 사진에 관한 건 집에 가서 지영이에게 직접 물어보지 뭐.
"하아아앙! 아앙! 앙! 조, 조아아! 조아아앙!“
아까보다는 아픔이 덜한 걸까. 눈가가 눈물로 촉촉하게 물들어서 쾌감에 젖은 표정이라 하기에는 미묘한 얼굴로 좋다고 아우성치는 수영 누나를 정말 좋아하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어왔다.
"윽!“
그래도 사정이 눈앞이라 그 의문에 대해 파고들 수는 없는 노릇, 허리를 흔들던 나는 이제 정말 한계라는 생각에 허리를 뒤로 빼려고 했다.
아기가 생길 수도 있는 질내사정은 피해야만 하니까.
그런데 아까 내 허리를 둘둘 감았던 수영 누나의 다리가 아직도 자리잡고 있었다.
"누, 누나!“
이제 정말 한계인데. 쌀 것만 같은데.
움직이지 않아도 정액은 나오려고 발버둥이었다.
"싸... 내 안에 싸.“
"누나!“
"하나한테는 안에 쌌잖아. 나는 안 돼? 왜 나한테는 안 싸주는 거야?!“
으응...? 그걸 누나가 어떻게 아는 걸까.
설마 하나 누나랑 섹스하는 모습을 끝까지 몰래 지켜본 거야? 언제? 어디서?
전혀 몰랐다.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안전한 날이 맞는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안에 사정할 수는 없는 노릇. 옆에서 정사를 지켜보고 있을 하나 누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고개를 돌리려던 찰나.
"우음... 음.“
수영 누나는 상체를 세우고 내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댄 후, 강제로 입을 맞추었다.
그와 동시에 허리를 움직였고 끝내 나는 누나의 속에 사정했다.
"아......“
정액을 모조리 누나의 질 안에 토해내고서야 자지를 빼낼 수 있었다.
울컥하고 쏟아진 묽고 탁한 새하얀 액체가 누나의 늘어난 작은 구멍 안에서 흘러나오는 모습을 보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와 이마에 손을 얹혔다.
낄낄.
옆에서 하나 누나가 액정의 불이 환하게 켜진 폰을 보며 낄낄댔다.
"나쁘지 않네. 반응이.“
무얼 보았길래 만족한 표정을 짓는 건지.
우우웅!
내 폰이 전화가 왔다며 진동했다.
"훈아. 나랑은 안 할 거야?“
쉴 새 없이 진동이 울리는 폰을 벗어 던진 내 바지 주머니에서 꺼내 음 소거로 전환한 하나 누나는 내게 다가 와 물었다.
"전화 좀......“
딱히 연락 올 곳은 지영이를 포함한 세 사람뿐. 아주 가끔식 안부 전화로 부모님께 오긴 하지만 지금 시각에 올 것 같지는 않았으니 지영이 아니면 은정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네가 연락해.“
하나 누나는 내 가슴팍을 툭 밀어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는 요염하게 입술을 핥으면서 치맛자락을 살며시 들어 올렸고, 축축하게 젖어있는 속옷을 옆으로 젖히며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내렸다.
"흐아앙......!“
내게 알맞은 모양으로 변해버린 누나의 안은 수월하게 자지를 받아들였다.
*
찌꺽찌꺽.
한 초월적인 미녀가 밖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란스런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별로 깨끗하지 못한 화장실. 변기 위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자위를 하고 있었다.
"흐응... 응... 사진만으로는 조금 별로네.“
한 손은 움푹 젖어있는 보지 안에 들어가 움직이고 있었고, 반대편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었다.
참고로 폰 화면에는 어느 정도는 예쁘장하게 생겼다고 볼 수 있는 구릿빛 여자와 그 누구보다도 잘생긴 얼굴과 더불어 근육질 몸매를 지닌 남자가 섹스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렇다.
수영과 강민훈이었다.
"영상으로는 안 보내 줄려나...? 으응......“
사진만으로 자위하기에는 많이 부족함이 있어서 그런지. 영상을 찍어 보내주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역시나 아무리 기다려도 영상은 오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이다혜와 친구들은 열심히 부스 안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와중에 그녀 혼자서만 성욕을 참지 못해 화장실에 들어와 자위하고 있었다.
까톡!
톡이 하나 왔다.
그녀. 지영이는 자신의 보지를 괴롭히고 있는 손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은 채로 톡을 확인했다.
그 톡에는 구릿빛 여자가 아닌, 백옥같이 새하얀 피부와 무척이나 아름다운 외모의 여자와 섹스하고 있는 자신의 남자친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찹찹찹찹.
수영은 아픔을 꾹 참으며 민훈을 위해 억지로 기분 좋은 표정을 짓고 있었던 반면에 하나는 정말로 기분 좋은지 발정난 암퇘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지영이의 손은 아까보다 더 빨라져 보지 안을 헤집어 놓았다.
"하아... 하아... 으읏!“
아랫배가 공중에 뜨며 애액이 뿜어졌다.
굳게 닫혀있는 문에 애액이 뿌려지며 물로 뒤덮였다.
"아... 섹스 하고 싶어.“
또다시 그녀는 괜히 이다혜를 따라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며 휴지를 여러 장 뽑아 뒷정리를 하고 이다혜아 그녀의 친구들이 있을 부스로 돌아갔다.
"늦었네?“
"미안.“
"아니야. 미안할 것까지야.“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앉아있다가 돌아온 지영이에게 이다혜가 물음을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은 고작 미안하다는 말뿐.
이다혜는 무언가 사정이 있겠지 하고 괜히 물어봤나 싶어 무안한 표정으로 리모컨을 건넸다.
"부를래?“
"괜찮아.“
"그래도 한 곡 하지 그래?“
"부르고 싶으면 부를게.“
"으음... 알았어.“
이다혜는 고개를 돌려 커다란 화면을 바라보며 다음에 부를 곡을 찾아다녔다.
노래를 찾는 이다혜,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있는 이다혜 친구 1, 그리고 그 친구를 보면서 따라 노래를 부르는 친구 2,
"섹스하고 싶네... 아니면 보면서 자위하고 싶네."
별로 재미가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아래로 내려가 방금까지 충분히 만져댔던 보지로 향하는 것을 다급히 멈춰 세우며 중얼거렸다.
그 누구도 들리지 않은 작은 목소리로 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