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 눈을 뜨다
* * *
딱딱한 느낌이 감도는 소파에서 불편한 자세로 잤던 게 큰 화근이었을까.
내 눈은 피로가 달아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떠진 것이 아닌, 어깨를 비롯한 직접 소파와 맞닿는 부위가 저렸기에 잔뜩 찌푸려진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멀뚱멀뚱.
"아... 일어났어?“
"응.“
눈을 뜨자 보인 건 다름아닌 지영이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불편한 자세이기는 해도 최대한 그녀를 배려해 편한 자세로 재웠었다.
아무튼, 언제 일어난 것인지 그녀는 힘들지도 않은지 잠에서 깼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들지도, 아프지도 않은지 고개만을 들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파?“
"아니. 괜찮아.“
아프기는 정말 아픈데 이건 지금 한순간의 고통일 뿐. 시간이 점차 흐른다면 빠르게 나아질 요소인지라 거짓말을 입에 담았다.
"그래? 그럼 조금만 더 있자.“
"알았어.“
"흐응.“
탐탁지 않은 제안인데 지영이가 원한다면 뭘 못하겠는가. 나는 애써 웃으며 긍정적인 대답을 하니 그녀는 행복한 미소와 함께 다시금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갑자기 애교가 늘어난 것 같네. 어제... 어제란다. 아침의 기억이 남아있어서 그런가?
"좋네. 이제 훈이가 나 말고 다른 여자랑도 사귀니까.“
착각이었구나. 제대로 착각했네? 괜히 좋아할 뻔했다.
뭐, 다른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미모의 여자들에게도 문어 발을 얹혀도 된다는 허락이니 좋아할 수 있는 말일 수도 있는데 애초에 나는 예전부터 그러한 짓을 하고 있었기에 별 반 다를 바 없는 감정이었다.
"사랑해... 훈아.“
"나도 사랑해.“
뜬금없는 사랑 고백.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돌려주며 나보다 훨씬 아담한 그녀의 몸을 끌어안았다.
"근데 훈아.“
"응?“
"언니는 어때?“
"언니...? 아. 누나 말하는 거야? 누나는 갑자기 왜?“
뜬금없이 누나가 왜 나오는 걸까.
"은정이처럼 누나도 사랑하는 거야?“
"사랑... 사랑이라.“
이 감정이 거짓이 아니라면 필히.
"그럴 거야. 아니, 맞아. 누나도 사랑해.“
"참. 남자로서 최악의 대답이다.“
"너가 이렇게 만들었잖아?“
"꺄흥~!“
참 뻔뻔하기 그지 없게 혐오스러운 걸 보는 듯한 표정과 어투로 말했다.
저게 장난이라는 걸 아는 난 그녀의 몸을 더 강하게 끌어안으며 귓가에 바람을 불었다.
그러자 몸이 크게 떨리면서 요염한 신음성이 내 귀를 간질였다.
"좋네. 내 앞에서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하는 게.“
하악하악.
이제 완전히 네토라세 플레이가 가능해지자 지영이의 숨소리는 기대치에 거칠어졌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바로 넘어뜨리자. 응?“
마치, 자신의 일인 것마냥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날 올려보며 말했다.
원래 여기서는 경멸하면서 화를 내거나 눈물 콧물 쏟아내며 그럴 리는 없다며, 다시 생각해 보라며 애원하는 게 정상적인 여자의 두 가지 반응이었다.
하지만 내 여자친구님은 정상과는 훨씬 멀었기에 어서 빨리 누나를 넘어뜨리자고 재촉했다.
"알았어.“
"아... 좋아.“
은정이와는 3년. 누나와는 2년이 조금 넘은 긴 시간.
나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녀들에게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서서 그 사람이 다른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걸 모조리 눈에 담았었다.
지치기에는 충분하고 포기하게도 충분한 긴 시간.
은정이는 이미 함락시켜서 걱정할 것 하나 없는데 누나라면 지금와서야 날 포기하고 다른 남자를 만날 가능성이 존재했다.
물론, 지영이가 먼저 하렘이란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래도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내게 향하는 사랑을 꼭꼭 숨기느라 얼마나 괴로웠을까.
"조금 있다가 바로 고백하러 갈게.“
은정이와 누나에게 향하는 감정이 단순히 호의가 아니라 애정이란 걸 알아차리니 나 또한, 빨리 그 둘을 완전히 내 것으로 물들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지영이의 재촉이 아니더라도 이미 나는 누나를 내 것으로 빠르게 만들 생각이다.
그게 오늘이 될지는 몰랐지만.
"아니야. 고백은 조금 아니야.“
"어? 왜.“
"그야......“
소악마와 같은 짓궂은 미소를 띄우는 그녀.
"원래 이런 거는 남자가 아니라 남자의 사랑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여자가 고백해야 하는 거야.“
"......“
"그러니까 그냥 누나를 계속 덮치면서 은정이와의 관계를 살며시 풀어. 그럼 누나가 너한테 고백할 거야. 좋아한다고.“
싱긋.
좋은 생각이지 하고 묻는 듯한 표정이다.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
은정이처럼 누나도 내게 고백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있더라도 섹스할 때. 지영이의 성족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사랑 고백은 있었어도 그 외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음... 알았어.“
사랑하는 사람이 늘었다 할지라도 여전히 내 안에서 1순위는 지영이다.
그렇기에 그녀가 하는 말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에야 순순히 따를만 했다.
그만큼 난 그녀에게만큼은 호구. 그 자체니까.
"아 좋아. 근데 훈아. 하나 누나랑 수영 누나는?“
"......?“
"아. 맞다. 일단.“
지영이는 내 가슴팍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얼굴을 마구 비빈 뒤에야 소파에서 내려왔다.
그리곤 팔과 다리를 포함한 온 몸을 쭉쭉 펼쳐대며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
그 모습을 고스란히 눈에 담는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야 그럴 것이 양팔이 머리 위로 올라가 쭉 펴기 시작하니 그녀의 커다란 가슴도 딸려서 위로 올라가 있었으니까.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핑크빛 유두가 창밖의 햇볕을 받아 유독 강조되어 있었으니까.
마지막으로 조만간 누나와 은정이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 섹스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했는지 음부에 애액이 붙어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지영이는 턱에 손을 괴며 생각에 잠겼다.
"폰을 어디에 뒀더... 꺅?!“
자신의 스마트폰을 어디에 뒀는지 깜빡해서 어제 일을 돌아보는 그녀의 뒤에 서서는 거칠게 부드러운 가슴을 손에 쥐었고, 반대편 손은 축축한 음부에 들어갔다.
"하응... 응. 후, 훈아. 왜 이렇게 흥분했데?“
연약한 비명을 지른 것도 잠시. 요염한 표정으로 자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처박아 혀로 핥고 있는 내 머리를 팔로 감싸 안았다.
당연한 걸 왜 묻는 걸까.
언제든지 품에 안고 마음껏 탐하더라도 질리지 않는 얼굴과 몸매를 가진 지영이가 대놓고 날 유혹하듯 알몸인 채로 눈앞에서 몸을 푸는데 발기부전인 남자라도 각성하여 죽어버린 자지를 언제 그랬냐는 듯. 발딱 세울 게 분명하다.
"천천히 해.“
그리고 잠들기 전에 내 성욕을 잔뜩 자극한 뒤에 다른 방법으로도 한 발조차 빼지 않았기에 내 성욕은 빠르게 차올라서는 바보처럼 섹스만을 생각하게 될 것만 같았다.
"뭐가 그리 급한 거야? 후후,“
그녀의 부드러운 허벅지 살 안으로 자지를 밀어 넣었다.
이미 애액으로 움푹 젖은 상태라서 그녀의 두툼한 허벅지는 수월하게 내 자지의 침입을 허락했다.
찔꺽. 찔꺽.
"하응... 응.“
바로 질 안으로 집어넣지 않고 그녀의 보지와 허벅지 살을 이용해 유사 섹스를 하듯. 자지를 박고 허리를 흔들었다.
"조, 좋아.....?“
가냘픈 몸매에 비해 허벅지에 살이 몰려 있었음에도 내 자지를 완전히 감추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녀가 고개를 내리면 자신의 음부를 잔뜩 쓸어대고 있는 귀두를 포함한 자지 일부분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부분을 손으로 부드럽게 만지면서 내게 물었다.
"응. 좋아.“
"그거 다행이... 흣... 흐윽?! 읏! 앗...! 아앙!“
점차 속도를 높여나갔다.
분명 은정이 질 안에다가 수없이 정액을 쏟아냈음에도 하루만에 뭐 이렇게 또 정액을 만들어 낸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직도 피곤함이 남아있는 걸까.
어찌 되었든 간에 나는 곧장 사정감에 휩싸여서는 그녀의 손에다가 정액을 토해냈다.
한 손에 정액을 조금 받아내자마자 그녀는 바로 다른 손으로 토스해 정액을 마저 받아냈다.
할짝.
정액이 쏟아진 손바닥을 입가에 가져가 혀로 날름 내밀어 핥아먹었다.
"모아뒀다가 시리얼 타 먹어 볼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지는 지영이.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내 성욕을 자극하여서 난 그녀를 짐짝처럼 소파 위로 던져버렸다.
이번에도 가냘픈 비명을 일부러 토해내며 힘없이 소파에 몸을 뉘였다.
"아. 훈아. 그거 좋아. 더 쓰레기처럼 날 범해줘.“
네토라세 성향만큼이나 요즘 꽂혀있는 건 바로 강압적으로 하는 플레이였다.
내가 소파에 힘없이 등을 기댄 그녀에게 쉴 틈도 주지 않으려는 듯. 두 다리를 벌려 축축하게 젖어있는 보지에 자지를 가져가니 몽롱해진 표정으로 애원했다.
정말 구제할 수 없는 변태네. 뭐, 이것마저도 그녀를 이루는 매력이긴 하다만.
"흐아아앙!“
나는 언제나 처녀처럼 빽빽한 그녀의 질 안으로 자지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렇게 은정이에게 싸질러 놓은 게 있어서 고작 두 번 더 사정하고 나서야 격렬했던 섹스는 끝이 났고 지영이는 기다렸다는 것처럼 그제서야 자신의 폰을 찾아 가져와 하나 누나와 수영이 누나와 주고받은 카톡을 내게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그 둘이서 작정하고 자신에게서 날 빼앗으려는 귀여운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조리 털어놨다.
난 그제야 수영 누나와 하나 누나가 요즘에 같이 붙어서 나와 3p를 하며 섹스 도중에 사진을 찍는 건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이 둘은 재밌게 수면제 먹이고 강간하자!“
지영이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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