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토라세 여친님-66화 (66/142)

〈 66화 〉 하나와 수영

* * *

"으, 으으으.“

계속해서 닫히려고 안달이 난 눈꺼풀을 어찌어찌 밀어 올렸다.

그야 그럴 것이 윤지영이란 크나큰 존재도 없이 홀로 집에 틀어박혀 있을 강민훈을 완전히 자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어 행복만이 가득한 미래를 그려나가려고 했던 방대한 계획과는 다르게 고작 수마라는 하찮을 걸 이겨내지 못해서 꿀잠을 잤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눈을 뜨려던 하나는... 하나... 는?

"아.....?“

뭘까. 눈을 떴는데 앞은 여전히 껌껌했다.

실명된 게 아니라 무언가가 눈 전체를 덮고 있는 느낌이 들어오니 다급히 손을 가져가려 했다.

철컹철컹.

하지만 그녀의 양팔은 위로 올려진 상태로 수갑에 채워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 아아?! 미, 민훈아?! 민훈아!“

잠들기 전 마지막 기억으로는 분명 강민훈의 집 안에 있었고, 막상 떠오르는 사람도 그이기에 하나는 두려움을 애써 외면한 채 애타게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려오는 대답은 존재하지 않자 뒤늦게 그의 집으로 함께 왔던 그녀.

"수영아! 수영아! 너 거기 있어?! 있는 거지?“

나, 납치...? 납치를 당한 걸까? 어떻게 강민훈의 집 안에서 납치를 당한 건지. 음료를 마시고 난 뒤에 서서히 졸음이 밀려오더니. 수면제를 탄 듯 보였다.

급기야 설마 그가 사실 자신을 팔아먹을 거였다는 생각까지 들어오니 순간적으로 배신감이 느껴지지만 얼마 가지 않아 배신감은커녕 무사히 집에 돌려보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나의 온몸은 공포를 이겨내지 못해 부들부들 떨려왔다.

"흐윽... 흑... 제발... 제발 누구 없어.....?“

울먹임이 더해지며 이제는 연적이라 할 수 있는 윤지영이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던 그때.

끼이이익.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대가 쓰여 있어서 안으로 들어온 사람이 자신이 아는 사람일 수도, 아니면 자신을 납치해서 성매매 용도로 쓰거나 신장을 빼내 가는 악마 같은 사람일 수도 있었기에 부질없이 최대한 자는 척을 했다.

"하나 누나. 괜찮아요?“

"미, 민훈이야? 민훈이지? 흐윽... 흑. 흐아아앙.“

따뜻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니 감정 기복이 터져 나오듯. 하나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죄송해요. 이렇게 무서워 할 줄 정말 몰랐어요."

"흐윽... 아, 아니야. 괘, 괜찮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은 자기를 찾아와줬다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진정되며 모든 걸 용서할 수만 있을 것 같았다.

"풀어드릴게요.“

"으, 으응? 풀어?“

"네? 풀지 말까요?“

"아, 아니... 그것보다... 풀 수 있어?“

"네. 잠시만요.“

뭐지...? 풀어줄 수 있다고? 이렇게 간단히?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생겨난 궁금증.

"왜, 왜 묶은 거야?“

"제가 이런 플레이를 해 보고 싶어서요......“

점점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다.

그 말인즉슨, 단순히 자신을 이용해서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하려 했다는 거 아닌가?

나쁜 마음으로 묶은 게 아니었구나... 또 이렇게 생각하니 울먹임이 가득하던 그녀의 얼굴에 서서히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저, 정말?“

"네......“

왜인지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히자. 응. 하자. 갑작스러워서 놀란 것뿐이니까 하고 싶으면 해도 돼.“

좋은 기회였다.

윤지영은 절대 해주지 않으니 품고 있던 기하학적 성욕이 끝내 터져 나온 거라고. 그녀와는 다르게 순순히 플레이에 어울려줘서 김하나라는 여자. 자신에게 푹 빠트릴 좋은 기회라고 확신했다.

그렇기에 하나는 두려움에 벌벌 떨어대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오히려 기대된다는 듯이 몸에서 힘을 뺐다.

"정말요?“

"응.“

몇 번을 물어보아도 그녀는 늘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근데... 수영이는?“

"수영 누나는 아직 안 일어났어요.“

"걔도 나처럼 이렇게 묶어 놨어?“

"아니요. 수영누나는 침대가 아니라 의자에 묶어 놨어요.“

뭐, 애초에 이곳에 침대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응? 하나? 그럼 윤지영이랑 강민훈은 한 침대에서 잔다는 걸까?

아무튼,

"바로 할 거야?“

"네... 누나.“

"읏...! 으으. 우으.“

강민훈이 조심히 손을 뻗어 손과 발이 묶인 채로 침대 위에 누워있는 하나의 허벅지에 닿았다.

눈이 가려진 상태이기 때문일까 감각은 평소보다 민감해져 있었는데 딱히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의 손이 이렇게 작고 부드러웠나? 이런 의문이 새로 생겨났다.

"미, 민훈아?“

"네. 누나.“

목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려오기는 하는데.

"아, 아니야.“

기분 탓이겠지... 눈을 가리고 있어서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어오는 거겠지 하고 치부하며 그녀는 강민훈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참고로 하나는 아직 바니걸 복장을 한 상태였다.

"하아... 하아... 으응... 읏... 앗!“

허벅지를 만지던 손이 점점 위로 올라와서는 방금전 질퍽한 섹스를 하면서 찢었었던 망사스타킹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곧장 벌써부터 젖어있는 그녀의 속옷을 부드럽게 쓸었다.

"아아. 민훈아. 이거 좋아.“

좋지 않고 불쾌하더라도 그녀는 강민훈의 마음만 얻을 수만 있다면 언제라도 거짓말을 할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이렇게 눈을 가리고 손과 발이 구속된 채 일방적으로 애무를 당하는 것도 한 치의 거짓도 없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고 있는 손이 남자인 강민훈의 것이라긴 보단 이상하게도 여자의 손에 가깝게만 느껴져서 그런지 신경 쓰여 완전히 쾌락에 몸을 맡기지 못했다.

그래도 기분 좋은 건 매한가지. 손길을 따라 쉴 새 없이 신음성을 흘려보냈다.

"아앙... 앙.“

속옷을 옆으로 젖혀 보지의 균열을 손가락으로 쓸다가 이내, 검지가 구멍 안으로 파고들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안에 들어온 검지는 갈고리 형태로 휘어져 질벽을 사정없이 긁어댔다.

여기서도 드는 또 하나의 의문. 그의 손톱이 매우 길었다.

그런 긴 손톱이 질벽을 긁으니 묘한 기분이었다.

물론, 남자들의 손톱도 길 수는 있으나 그런 남자들은 정말 극소수였으며 무엇보다 그녀가 기억하는 강민훈의 손톱은 이렇게 길지 않았다.

"미, 민훈... 으응... 앙. 아......“

"네. 누나.“

"이, 이거... 네, 네 손톱, 아니, 손 하응... 맞... 아?“

"네? 마, 맞죠. 당연히 제 손이죠."

뭔가 당황한 반응이었다/

"그, 그... 래?“

당황한 듯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질 안으로 들어온 검지는 현란하게 움직여대고 있으니 더더욱 의심이 갔지만.

"하윽...?! 윽...! 흐아아앙!“

생각이란 걸 하지 못하게 만들려는지 중지까지 안으로 들어와서는 인정사정 보지 않고 그저 자기 멋대로 질벽을 긁어댔다.

이게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하나는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아랫배를 부르르 떨었다.

찔꺽찔꺽.

묶여있고 안대까지 써서 쾌락은 그 배가 되어 고작 두 손가락만으로 절정에 도달한 그녀는 애액을 뿜어냈다.

"하아... 하아.......“

애액이 뿜어지니 그녀의 질벽을 마구 긁던 두 손가락이 빠져나갔다.

뒤를 이어 뜨거운 콧바람이 보지로부터 느껴지고.

"하응......!“

뜨거운 입김과 혀의 감촉이 느껴졌다.

이 또한, 그녀가 익숙하게 애무 당했던 그의 혀가, 움직임이 아닌 것 같았다.

"더, 더어... 더어.....!“

그래도 기분 좋은 건 역시나 어디 가지 않아 하나는 더 격렬하게 빨아달라며 애원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그때.

"허억...?! 뭐, 뭐야?!“

마침 수영이 잠에서 깨어났으며, 하나와 다를 바 없이 의자에 손과 발이 묶였고, 안대까지 씌워졌기 때문에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아? 아응. 수영아.“

강민훈이 하나를 불렀다.

하나는 자신을 부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하, 하나야?“

"진정해. 민훈이가 이런 플레이를 하고 싶어서 우릴 묶어둔 거래.“

"무, 묶어...? 민훈이가?“

"응.“

"아.......“

얼핏 들려온 강민훈의 목소리와 하나의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로 윤지영이라는 큰 산을 넘기 위해서는 이런 플레이까지도 그에게 맞춰주어 점수를 따내는 방법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마, 마음대로 해도 돼.......“

"고마워요. 누나.“

안대를 쓰고, 손과 발을 묶어놓는 플레이라니. 별로 와닿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어디선가 하나의 보지를 핥으며 손가락을 안에 집어넣는 찔꺽이는 소리라던가. 거친 숨을 동반한 하나의 신음소리는 묘하게 흥분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앙... 앙. 조, 좋아.“

꿀꺽.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시야가 차단되면 감각이 민감해진다는데. 쾌락이란 감각도 마찬가지일까.

수영은 침을 꼴깍 삼키면서 음부가 가려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허벅지를 이리저리 비벼댔다.

그랬음에도 이 가려움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꺄윽?! 아, 아파! 가슴 아파...! 살살... 살... 아아아앙!"

그가 발기해 있는 유두를 강하게 깨문 것 같았다.

"나, 나도......“

그 소리에 수영의 가슴, 유두가 간지러워지는 듯한 기분이면서 어서 수갑으로 의자에 묶여있는 이 음란한 몸을 하나에게 하는 것처럼 마구 유린하여 주었으면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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