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 스트리머 하루
* * *
처, 처녀...! 생각해보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다.
하루도 모르는 자신의 연예설이 퍼졌을 때.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얼떨결에 남자 친구가 있었던 적도 없는 20년 넘은 모태솔로, 거미줄 쳐진 처녀라는 사실을 방송에서 그대로 폭로했을 때가.
그때의 흑역사를 물어보니 수치심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 그걸 왜?“
"중요하니까요.“
아니 그게 대체 뭐가 중요하다는 말인가! 부끄러워 죽을 것만 같은데!
"헤에. 반응을 보니 진짜인가 보네요? 단순히 컨셉인줄 알았는데.“
미녀 모태솔로 컨셉을 잡으며 호구들을 끌어모으는 여우가 있긴 하다.
근데 하루는 그런 여우가 아니다.
정말로 자신이 이렇게나 예쁜 줄도 모르고 학창시절에 공부만 하다가 대학을 떨어지고 나서부터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집에 콕 틀어박혀 방송만 하느라 바쁜데 어찌 애인을 사귈 여유가 있다는 말인가!
해도 방송에 대한 압박감이 줄어들어 이제야 천천히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찾으러 다니지.
"좋네요. 처녀인 게.“
"에?“
남자의 손에 의해 때가 타지 않았다는 사실을 좋다고 말하는 걸 보면 혹시 설마?
"꺄읏?!“
생각은 더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야 그럴 것이 다짜고짜 그녀의 팔을 잡아끌어 어딘가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으니까.
만약 남자가 그랬더라면 도움의 손길은 물론, 경찰에게까지 연락이 갔을 텐데 여자가. 그것도 예쁜 여자가 강제로 끌고 가고 있으니 주위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막상 끌려가는 당사자는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아파...! 아파아!“
어찌 힘이 이리도 강한지 제대로된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게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들어섰다.
"뭐, 뭐하게?“
딱딱하고도 차가운 벽에 밀쳤다.
하루의 몸은 힘없이 벽에 등을 기대어 자신을 바라보며 요염하게 입술을 훑는 지영이에게 두려움과 알 수 없는 묘한, 감각에 휩싸였다.
"읍?!“
서로의 입술이 닿았다.
입술...? 여자끼리? 대체 왜?
입맞춤을 하고 있는 하루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 현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입술의 틈을 벌려 혀를 집어넣어 달콤하고 기분 좋은 키스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우으읍?!“
가슴과 허벅지에 손길이 느껴지니 뒤늦게 발버둥을 쳤는데 부질없는 짓이었다.
서서히 전신을 감싸오기 시작하는 쾌감이라는 게 몸에 힘을 쭉 빠지게 했으니까.
"싫어요?“
정말 길게만 느껴졌던 입맞춤이 드디어 끝이 났다.
거친 숨을 토해내며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입을 맞추었던 지영이를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이렇게 첫 키스를 잃어버리다니. 뭐, 여기가 조선 시대도 아니고 첫 키스라는 것에 큰 의미는 없었다.
그저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다고나 할까.
아무튼,
"뭐야...! 왜 갑자기 키, 키스... 우으.“
크게 타박하려고 하는데 자꾸만 머릿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아까 전의 키스에 붉어진 얼굴을 차마 들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싫으면 말해요.“
"그게 무슨 소리야! 당연히 싫.....!“
싫다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또다시 시작된 입맞춤에 이래서는 싫다고 하지도 못했다.
거기다가 옷 위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던 그녀의 손길은 어느새 티셔츠 안으로 침범해 브래지어를 피해 가슴을 움켜쥐었다.
마찬가지로 바지 속을 파고든 손은 얇은 속옷을 마구 유린하기 시작했다.
"후으... 으읏... 으아.“
신음성은 자꾸만 터져나왔다.
이, 이거 생각보다 좋은 감각에 머릿속이 멍해졌다.
여태껏 남자친구를 만든 적도 없고, 문란하게 원나잇을 한 적이 없어 가끔씩 끌어 오르는 성욕은 오로지 자신의 손으로만 해결했는데 남이 만져주는 게 이리도 기분 좋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된다면 계속 해 주었으면 한다고나 할까.
"저, 저기 봐!“
"여자끼리 하는 거야?“
"밖에서 대체 뭐하는 거람!“
한 커플이 지나가다 우연히 그녀들을 발견하곤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여자만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떼지 못하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데리고 떠나갔다.
"더 할래요? 모텔가서?“
"......“
"싫으면 여기서 그만두고요.“
서서히 몸을 떨어뜨리니 하루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모, 모텔... 가.“
하루는 레즈가 아니다.
어느 여자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는데 오늘의 그녀는 아무리 잘생긴 남자를 보아도 지영이를 볼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럼 가요.“
자신의 음부를 파고들어서 습기가 찬 손을 내밀자. 하루는 수줍게 잡았다.
그렇게 둘은 모텔로 향했다.
'응.....?‘
이런 적이 한두 번도 아닌지 곧장 모텔이 모여있는 곳으로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기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뭐... 만난지 얼마 안 되어서 강제로 입을 맞추며 속살에 손을 뻗었는데 당연한 거일 수도 있었다.
이번이 처음이라면 절대 그런 짓을 못했을 테니까.
그래서 하루는 자신이 처음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화실피해지자 뚱한 표정으로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지영이의 얼굴을 살폈다.
'예쁘니 뭐... 상관없으려나?‘
얼굴이 모든 걸 용서하게 했다.
"계, 계산은?“
"이미 해 놨어요.“
먼저 계산이나 키를 받지도 않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의아했는데 이럴 줄 알았다는 것처럼 이미 계산을 해놨다고 했다.
그 말인즉슨, 처음부터 자신을 따먹으려 했다는 의미.
그럼 꼴 받게 저격한 이유도, 현실 갱을 오게 만든 것도 모두 설계를 했다는 건가? 이렇게 생각해보니 조금 무섭기도 했다.
"벗고 누워요.“
"바, 바로 하는 거야?“
"그럼요. 안 할 거예요? 전 하고 싶어서 밑에서 벌써 축축한데.“
지영이는 지맛자락을 살며시 들어올렸다.
그렇게 보인 새하얗고 부드러워 보이는 허벅지가 드러났으며, 그 속으로 손을 짚어 넣었다가 곧장 빼내었다.
그 손에는 물이 묻어 있었다.
하루는 저 물이 단순한 물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벗고 누워요.“
명령을 내리듯이 말하니 하루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천천히 옷을 벗었다.
가족 외에 처음으로 알몸을 보인다는 생각에 자꾸만 주저하는데 이성은 계속 벗으라고 아우성이다.
끝내 속옷만 남긴 채 모든 옷을 내려놓았다.
"예쁘네요."
"으읏.....!“
동성에게 속옷만 입은 모습을 예쁘다고 칭찬받았다.
원래라면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며 기뻐하기 시작하였다.
"제가 잘 못 본 게 아니었어요.“
입맛을 다시며 지영이도 옷을 마저 벗었다.
그리곤 천천히 침대 위에 올라가 있는 하루에게 다가와 손을 뻗었다.
"으, 으응.....!“
가볍게 턱선을 어루만지며 내려가서는 목을 지나 쇄골에 닿았다.
"누가 이렇게 만져준 적도 이번에 처음이죠?“
"으, 으응.“
"근데 재밌네요. 같은 여자에게 바로 몸을 내어주다니. 누가 순수한 처녀라고 생각하겠어요?“
"그, 그건 너가.....!“
"제가 왜요?“
여자조차 반할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와 적극적인 대쉬를 해대는데 넘어갈 여자가 없을 리가 없었다.
그걸 모르는 지영이도 아니니 하루는 말을 멈추며 그녀의 손길을 느꼈다.
"하윽.....!“
브래지어가 풀리며 모습을 드러낸 가슴을, 유두를 엄지와 검지로 꼬집으니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려왔다.
"좋아요?“
"조, 좋아......“
"다른... 아니지. 혼자 했을 때보다요?“
"으, 으응.“
"다행이네요. 쪼옵.
"흐아앙.“
발기한 유두를 입에 넣고 이로 살짝 무니 쾌감은 엄청났다.
그녀 스스로 아무리 유두를 꼬집더라도 이런 쾌감은 없었는데.
풀썩.
몸을 살며시 밀어 침대에 눕힌 지영이는 하루의 몸 위로 올라와 적극적으로 가슴을 빨아댔다.
또한, 아래로 내려간 손은 팬티를 옆으로 젖혀 보지를 만져댔다.
"아, 아앙...! 좋아... 가슴...! 보지 좋아!“
자신의 가슴을 빨아대는 지영이의 머리를 팔로 둘렀다.
"더, 더 세게... 더 세게 빨아줘!“
단기간에 외모로 뜬 하루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음란한 모습이었다.
만약 그녀에게 많은 돈을 바친 호구들이 보았다면 기겁하며 소리칠 노릇.
왜냐하면 돈을 더 줄 수 있으니 만나자고 흑심을 보인 돈 많은 호구들이니까.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면 배신감에 치를 떨 수도 있었다.
찌꺽.....!
"하으으응!“
손가락 하나가 질벽을 마구 긁어대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처녀막 있네요. 정말로.“
"으, 으응. 있어. 있으니까 제발... 더 넣어줘.“
처녀막이 찢어지면 아프다는 말에 자위를 하더라도 건드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찢어져서 아플지라도 그저 뚫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분 좋은 느낌을 더 느낄 수 있도록.
"생각해 볼게요.“
처녀막 앞에서 더 나아가길 멈춘 그녀의 손가락은 그 상태로 질벽을 괴롭혔다.
"해줘...! 해줘어어...! 해주세요... 제발.“
아무리 부탁해도 들어주지 않자 끝내 애원까지 하는데 그 대신이라고나 할까. 두 번째 손가락이 안으로 들어왔다.
질벽은 더더욱 넓어지며 쾌감을 유발하는 면적이 커졌다.
"가아... 가......!“
무언가 나올 것만 같은 기분에 허리를 활처럼 휘어버리며 몸이 붕 떴다.
"아직 가면 안 돼요.“
바로 코앞인데 손가락이 빠져나갔다.
"아으... 으.“
힘없이 침대에 누워 숨을 토해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언니. 이제 본격적으로 할까요?“
"보, 본격적?“
"네. 이번엔 딜도를 사용할 거예요.“
"디, 딜도?“
그녀가 아는 딜도란 야동에서 보는 남자의 자지를 본따 만든 커다란 모형이었다.
그, 그런 건 안 들어갈텐데. 사색이 된 표정으로 기겁하고 있을 무렵.
"아?“
한 남자가 알몸인 채로 옆 방에서 나왔다.
"자. 훈아. 충분히 젖고 풀어졌으니까 바로 박아도 돼.“
껄떡거리는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자지를 보며 어지러움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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