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토라세 여친님-100화 (100/142)

〈 100화 〉 윤지아

* * *

"아으... 머리야."

머리의 고통을 호소하며 지아는 잠에서 깨어났다.

너무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조금 취하면 괜찮아질까 싶어 술을 계속 받아먹은 게 큰 화근이었다.

처음 먹어보는 술이라 이 정도로 숙취가 고통스러울 줄이라 상상도 못 했다.

"너무 아프... 어? 어어어?!"

지끈거리며 아픔이 느껴지는 이마에 손을 가져가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녀의 양손은 무언가에게 붙잡혀 움직이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가져가 뭐가 잡고 있는 건지 확인해 보니까 아프지 않게 부드러운 가죽으로 둘러싸인 수갑이 손목에 채워져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마지막 기억은 자신의 친언니. 지영이가 주는 알약을 순순히 먹은 게 끝이었다.

그게 비타민이나 그런 류의 좋은 약인 줄 알았는데 수면제일 줄이야.

그리고 수면제를 먹고 잠이든 동생을 침대에 묶어놓다니. 정신이 나가도 제대로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그러니까 훈이 오빠가 다른 여자들이랑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도 가만히 있었던 거겠지.

"근데 왜?"

이상하다.

훈이 오빠는 잘생긴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미녀들이 좋아해 주는 걸까?

돈이 많다던 언니는 알고 보니 훈이 오빠에게서 받아 쓰는 거였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새로 생겨났다.

하지만 같은 여자조차, 심지어는 피가 이어진 여동생인 지아나 엄마까지도 홀리게 만드는 외모인데 순수한 훈이 오빠가 다른 여자에게 먼저 눈길을 돌렸을 것 같지는 않았고, 설령 그랬다고 해도 쓰레기가 된 훈이 오빠보다 더 좋고 돈 많은 남자들이 끊임없이 들이댈 게 분명한 언니가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다.

혹시 훈이 오빠가 언니의 약점이라도 잡은 걸까...? 그런 사람은 아니었는데.

"아... 머리 아파."

생각까지 해보니 머리는 더 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손이라도 올리면 조금은 괜찮아질 것 같은데 손은 물론이고 발까지 묶여있는 마당인데 너무 큰 바람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묶어놓은 당사자나 누군가가 굳게 닫힌 저 문을 열고 들어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체감상. 10분이 흘러갔다.

여전히 문은 꼼짝하지 않았다.

체감상 20분이 흘러갔다.

여전히 변함없었다.

체감상 한 시간에 도달하자 그제서야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이익.

서서히 문이 열리고, 역시나. 지아의 친언니. 지영이가 안으로 들어왔다.

"일어났네?"

눈빛으로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물어보니 여전히 동생조차 홀리게 만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소를 지은 채 다가와 침대 위로 올라왔다.

"기분 풀어. 너도 좋아할 거야."

"정신... 나갔어. 어떤 언니라는 여자가 친동생을 수면제로 재우고 수갑을 채워?"

"여기 있잖아?"

그러네. 여기 있었네.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

"그래... 언니. 대체 무슨 생각이야? 뭘 원해서 그러는 거야?"

이유라도 알자.

못 온다던 술자리에 뜬금없이 모습을 드러내 거의 반강제적으로 데리고 와서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들을 보여주며 재운 이유를 말이다.

"간단해. 훈이랑 섹스해. 그리고 훈이의 여자가 돼."

"......"

지, 지금 이 망할 년이 대체 뭐라고 한 것일까? 지아는 헛웃음을 삼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잘 못 들은 게 틀림없었다.

어떤 정신 나간 미친년이더라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며 노래를 귀가 닳도록 불러대던 사랑하는 남자와 섹스하라며 여동생에게 말할 리가 없으니까.

"다시 말해줄까? 훈이랑 섹스해서 훈이의 여자가 돼."

"언니...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그 세 명도 나랑 비슷한 상황이야?"

"조금 다르긴 한데 거의 비슷해."

먼저 지영이에게 푹 빠져서 말을 거니까 자신의 남자친구와 섹스하면 만나주겠다는 말에 혹하여 대가로 훈이와 잦은 섹스를 이어나가다가 사랑이 변심하게 만들었지 지금 지아에게 하는 것처럼 이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근본적인 건 훈이와 섹스하고 사랑에 빠지게 만들려는 속셈인 건 변함없기에 지영이의 입장에서는 거의 비슷한 상황이었다.

"미친년......"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며 욕을 입에 담았다.

욕을 해도 그녀가 듣지 못하게 뒤에서만 미친년이라고 하던 지아였던 터라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없어하는 건지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맞아. 네 언니는 사실 미친년이었어."

그러나 그 사실을 뼈속까지 잘 알고 있는 지영이에게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왔다.

존경하던 언니가 이런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넘어 어이가 너무 없어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원래 이랬던 거야? 훈이 오빠가 언니를 변하게 만든 건 아니지?"

"원래 이랬어. 굳이 밝힐 이유가 없어서 숨기고 있던 거지. 그리고 훈이는 나에게만 주던 사랑을 다른 여자들에게도 줄 수 있도록 내가 바꿔놨지."

이렇게나 예쁘고 모든 걸 잘하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건 말이 안 되었다.

애초에 훈이 오빠가 욕심이 많은 사람도 아니었으며 착한 사람이었는데 몇 년 사이 갑자기 여러 여자를 품에 안는 모습으로 돌변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중간에 언니가 개입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이제야 훈이 오빠의 색다른 행동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다른 여자한테 빼앗기는 게 좋은 거야?"

남자든 여자든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애틋한 모습을 보이면 질투하기 마련.

"응. 난 그게 좋더라고."

"그래... 자기가 좋다면 내가 관여할 게 아니지. 근데 왜 나한테까지 그래?"

"재밌을 것 같아서."

"뭐가.....?"

"너랑 나, 자매를 따먹는 훈이의 모습을 보는 게."

"......"

숙취 때문인지는 몰라도 머리는 더더욱 고통을 느끼며 비명을 내지르자 두 눈을 살며시 감았다가 이내, 번쩍 떴다.

"싫어. 안 해."

"왜?"

"난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고 싶어."

"훈이를 사랑하면 되잖아?"

"나만... 바라보는 사람이랑 하고 싶어."

성벽이 기괴하게 뒤틀린 언니와는 달리 동생인 지아는 정상적이었다.

"그래? 알았어."

이 대답을 기대한 것처럼 지영이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말을 이었다.

"근데 지아야. 내가 왜 너한테 수면제를 먹이고 굳이 묶어두기까지 했을까?"

"아......"

불길한 감각이 전신을 감싸오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하는 생각이 들어오니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지아야. 너 내 이름을 부르며 자위하지 않았어?"

".....!"

"훈이의 여자가 되면 나랑도 할 수 있어."

근친 동성애는 망상이 판을 치는 웹 소설 사이트에도 별로 없는 소재일 것이다.

그 정도로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으니까.

그런데 지아는 피가 이어진 친언니가 너무 예쁘고 완벽하여 자신도 모르게 연심을 품게 되었었다.

물론 이런 연심을 꾹꾹 눌러 담아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주에 두세 번 정도 했었나? 심지어 언니 속옷도 가져가서 하던데?"

삐질삐질.

지아는 식은땀을 흘려대며 시선을 돌렸다.

수많은 남자들이 들이대어도 지아라는 여자가 절대 그 고백을 받아주지 않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야 그럴 것이 그녀는 동성애를, 더 나아가 친언니를 마음속에 품은 마찬가지로 정신 나간 미친년이었으니까.

그래도 서울권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여 한동안 떨어져 있었던 터라 이 연심은 많이 사그라 들었는데.

"아직도 언니 좋아해?"

두말하면 잔소리.

무뎌졌다고 생각했던 이 연심은 언니는 보자마자 다시금 활활 타올랐으니 그렇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장악하는 언니는 좋은 사람과 만나 오랫동안 사랑을 나누고 있으니 이번에도 숨길 수밖에 없었다.

"지아야 대답해."

"시, 싫어... 해. 좋아하지 않아."

진심을 털어놓는다면 경멸하지 않을까? 더럽다고 내쫓지 않을까. 두 번 다시 만나주지 않을 것만 같은 두려움에 지아는 거짓말을 입에 담았다.

"솔직하지 못한 못 된 아이네."

"하앗...?! 뭐, 뭐 하는 거얏!"

상의를 들쳐 아랫배를 만지니 지아의 여린 몸은 부르르 떨려왔다.

"솔직하게 해주려고."

"미쳤어! 미쳤다고오오!"

"그럼 친언니의 속옷을 몰래 가져가서 자위한 여동생은 정상일까?"

"흐으으읏.....!"

배를 조심스럽게 쓸어주면서 서서히 위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하지 마...! 제발 하지 말라니까!"

몸을 들썩거리며 최대한 저항해 보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닿은 언니의 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기분 좋지?"

"더, 더러워! 더러우니까 어서 떼!"

말은 그렇게 하는데 지아의 몸은 전혀 기분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래?"

"흐아앙!"

싱긋 미소를 지어주며 브래지어를 걷어내고 가슴 정상. 우뚝 서 있는 유두를 꼬집자 지아의 허리는 붕 떴으며 입에서는 커다란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고 보니 자위하면서 유두 꼬집으면 잘 느끼던 것 같은데 여전하네?"

지아는 유독 유두를 잘 느끼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여자들이 유두로 얼마나 느끼는지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이 없어서 자신 게 얼마나 민감한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이 정도가 평균이라고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제발... 언니. 지금이라도 그만해 줘......"

상의를 완전히 걷어내 지영이보다 조금 작은 가슴에 걸쳐버리자 두 덩이의 커다란 가슴과 그 위에 서 있는 핑크빛 유두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아는 급기야 눈가를 촉촉하게 물들인 채로 애원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미안해. 근데 나중에는 고마워하게 될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여동생을 타락시켜야만 했다.

그래서 사랑하는 동생의 불쌍한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한쪽 가슴에 입을 가져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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