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 학교
* * *
시간이 흘러 우리도 이제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이 찾아왔다.
아침 일찍 나와 차에 올라타는데 어찌나 집에서 뒹굴뒹굴하던 과거가 그립던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이런 나와 달리 내 여자친구님은 기대된다면 표정으로 운전대를 붙잡으며 백미러를 통해 뚱한 얼굴로 뒷자리에 앉아있는 지아에게 말을 걸었다.
"지아야. 얼굴 좀 풀어. 언제까지 그럴래?"
"......"
거의 강간당하다시피 나와 섹스했던 후로 지아는 나는 물론이고 지영이, 그리고 내 여자들에게도 눈을 마주하기는커녕 일절 말을 섞지 않았다.
같은 집에 사는데도 밥을 따로 먹든가 하면 집에 돌아와서는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내내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
등굣길에도 먼저 집을 나서는 그녀인데 오늘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미 집을 나갔을 거라 생각했던 지아가 늦잠을 잤기 때문에 다급히 방을 나와 택시를 잡으려던 그녀를 억지로 차에 태우지 않았다면 이렇게 함께 차를 타고 학교로 향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아야. 계속 그럴 거야? 언제까지 애처럼 삐져있을 거야?"
지영이의 말에 지아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앞을 바라보았다.
"고작 처녀잖아. 처녀가지고 왜 그래."
지금이 무슨 조선 시대도 아니고, 여자의 처녀성은 바람일 뿐 중요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지아에게는 처녀보다는 강제로 자신을 강간한 것.
그것도 친언니가 직접 주도하여 남자친구에게 자신을 강간하도록 만들어 배신감을 느꼈다는 게 중요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지아가 강간당했다며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은 게 용한 것이다.
그런데 애처럼 삐져있을 거냐고, 고작 처녀일 뿐이냐고 쉽게 말하는 지영이를 보니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주먹을 꽉 쥐었다.
"고작... 처녀? 애처럼 삐져있을 거냐고? 언니... 그게 할 말이야?"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울분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리 내 여자친구님이라 할지라도 이건 조금 심한 것 같아 먼저 사과하는 게 어떠냐고 말을 꺼내려던 찰나.
"풋... 지아야. 내가 모를줄 알고?"
".....?!"
"좋았잖아? 그리고 강간당한 년이 스스로 훈이를 덮쳐들어?"
지아의 몸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그래도 뭐.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닌데. 내가 보기엔 지금 어찌할 줄 몰라서 넌 화가 안 났는데 일단 화난 척 연기해야 할 것만 같아 화내고 있는 것 같거든."
지아는 정곡에 찔린 듯 표정에 당황함이 물들어 있었다.
"무, 무슨 소리야! 차 세워! 나 여기서부터 걸어갈 거야!"
그녀의 바람대로 차를 세워주니 다급히 문을 덜컹덜컹 열어댔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여, 열라니까!"
운전석에 앉은 지영이가 굳이 열어주지 않더라도 락을 풀고 나갈 수 있을 텐데 당황한 나머지 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소리칠 뿐이었다.
"알았어."
어차피 학교가 바로 앞이기에 지영이는 문을 열어주었다.
지아는 기다렸다는 것처럼 재빨리 뛰쳐나갔다.
"그게 정말이야?"
"응. 처음에는 혹시나 했는데 방금 반응을 봐서는 확실한 것 같은데?"
후후. 웃으며 달려나가는 지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뭐가 어찌 됐든. 지아는 내 여동생이니까."
피가 이어진 자매는 거기서 거기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말이었다.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살짝 하고 갈까?"
주차장에 도착해 차를 세우고 나니 지영이는 성욕이 확 돋아났는지 치맛자락을 살며시 들어 올리며 날 유혹하기 시작했다.
지영이가 사준 고급 시계를 들여다보니 대충 15분 정도의 짜투리 시간이 남아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충분할지도 모르지만, 정력이 상당한 내게는 빨리 싸려 해도 아슬아슬한 시간이라 고민할 것도 없었다.
"올라와."
자지를 꺼내면서 말하니. 지영이는 익숙하게 운전석에서 넘어왔다.
그렇게 마주 보는 자세로 속옷을 옆으로 젖혀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는 보지를 자지에 맞춰 엉덩이를 내렸다.
"흐아앙."
커다란 신음과 함께 허리를 튕겼다.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차 전체가 흔들거렸다.
우리가 타고 있는 차를 본다면 지금 우리가 무슨 행위를 하는 건지 단번에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일단은 밖에서 안을 들여다봐도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틴팅을 창에 도배해두긴 했두었지만 우리 학교에서 이 정도로 비싼 고급차를 타는 사람은 나와 지영이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 차에서 하는 커플은 당연히 우리라는 걸 알 수 있지만 안에서 섹스하는 모습까지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본 사람이 있다면 강의실로 들어가는 우리를 붉어진 얼굴로 보는 사람들이 있겠지.
"싸, 싼다!"
우리가 애들도 아니고 성인이 섹스 좀 할 수 있지 들켰다고 창피할 필요는 없다.
지영이는 당연히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할 거고, 나는 이처럼 예쁜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카섹도 한다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어깨를 펴고 다닐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으으응!"
정액이 지영이의 질내를 가득 메우며 추가로 자궁으로 들어갔다.
"12분 지났네."
생각보다 빨리 사정했다.
" 하아... 한 번 더 할래?"
좁은 곳에서 허리를 흔들었기 때문에 지영이의 얼굴에는 땀이 가득했다.
그 땀에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있었고, 옷가지는 흐트러져 쇠골이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나 색정적인 모습이라 참을 수가 없어서 제때 등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각해야만 할 판이었다.
그나저나.
"또 화장 안 했어?"
"해도 예쁜데 왜 해?"
허리를 살며시 흔들며 태연하게 대답하는 그녀.
내가 아는 젊은 여자 중에 유일하게 귀찮다고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였다.
이런 말을 다른 여자가 들었으면 죽일 듯이 달려들 테지만 막상 듣더라도 지영이의 초월적인 아름다움에 반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이다.
오히려 반했으면 반했지. 화를 낼 수나 있을까.
그만큼 내 여자친구님은 화장을 하지 않더라도 예쁘니까.
"그렇지. 안 해도 예쁜데 왜 해."
그녀의 말에 긍정하며 허리에 팔을 둘러 이번엔 내가 움직여 주었다.
"흐읏... 읏... 하윽... 앙... 하앙!"
*
아쉽게도 두 번밖에 사정하지 않은 채, 우리는 옷새무새를 바로하고 지각한 사람처럼 전혀 생각되지 않게 강의실로 향했다.
제때 강의실에 있지 않아 지각에, 교수님에게 부정적으로 얼굴을 기억 당해도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야 그럴 것이 대학은 좋은 직업을 가져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가는 건데 내 여자친구님은 이미 천문학적인 돈을 번 사람이라서 학점이 개판 나도 상관없는 것이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교수님도 지각이었다.
다른 강의실과는 다르게 떠들썩한 강의실에 들어간 우리는 곧장 먼저 와 있는 수강생들의 시선을 받았다.
"벌레가 많이 꼬여있네?"
창가 쪽에 앉아있는 지아의 앞자리에는 꽤 잘생긴 남자가 앉아있었고, 바로 옆자리에는 꼰대처럼 보이는 복학생이 앉아 귀찮다는 얼굴을 한 지아에게 자꾸만 말을 걸고 있었다.
"선배님. 자리 좀 양보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영이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말을 걸었다.
복학생은 순간적으로 말을 잃고 지영이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멍하니 바라만 보다가 이내, 옆에 서 있던 날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미안한데 내가 먼저 앉아있어서."
"제 동생이라서요."
"알아. 그래도 내가 먼저 앉아있었어."
지아를 꼬시려면 언니인 지영이에게 안 좋은 인식을 사면 안 될 텐데도 불구하고 확고한 의지를 엿보였다.
"지아야. 같이 앉자."
"......"
삐진 게 사라지지 않은 듯. 지영이의 말에도 지아는 묵묵히 고개를 돌렸다.
그런 지아의 모습에 복학생은 입가에 미소를 그리기 시작했고. 지영이는 방긋 웃으며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무언갈 하기 시작했다.
까톡~!
지아의 주머니에서 울리는 까톡 소리.
"......!"
그걸 본 지아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황급히 지영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같이 앉아?"
"으, 으응. 언니."
갑자기 순해진 지아는 짐을 다 챙긴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갑자기? 그냥 앉아있지 왜?"
복학생은 지아의 손을 붙잡지만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내쳤다.
"마침 맨 뒤가 비어있네?"
지정석과도 같은 맨 뒷자리.
"훈이가 가운데 앉고 지아가 창가쪽에 앉아."
여기 강의실 책상은 한 명씩 앉은 책상이 아닌, 한 개의 긴 책상에 두 명씩 앉는 구조이다.
그러니 억지로 집어넣으면 세 명에서도 앉을 수 있지만 비좁은 건 감안해야만 했다.
"뭐라고 보냈어?"
궁금했다.
대체 뭐라고 말했기에 몇 주간 계속 삐져있는 지아를 순순히 움직이게 만들었는지.
"별거 아니야. 지아가 널 덮쳐들었을 때를 몰래 녹화해 두었거든. 그걸 사진으로 보내서 퍼뜨리겠다고 협박했을 뿐이야."
아... 아무리 내 여자친구님이지만. 아니, 자신의 친동생에게까지 협박하다니. 너무 매력적이다.
"와씨... 개부럽네 진짜."
"전생에 나라 구했냐?"
"미인 자매를 사이에서... ㅓㅜㅑ."
양옆의 미인들이 앉아있자 남자들은 미치도록 부러운 눈빛으로 힐끔거렸다.
솔직히 그럴 수밖에.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 웃는 지영이와 우중충한 표정의 지아의 외모는 어중간한 여자 연애인들을 뺨을 밤새도록 때려도 무죄를 선고받을 정도로 예뻤다.
이런데 질투하지 않으면 그건 게이나 외계인일 것이다.
"훈아."
지영이는 내 손을 잡아 지아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
".....?!"
지아는 뜬금없이 자신의 허벅지에 내 손이 올라오자 몸을 움찔 떨어대며 날 쳐다보았다.
"어음... 미안합니다. 일이 생겨서."
때마침 교수님도 들어오셨다.
"뭐 하는 거야?"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내게 따지듯이 물어오지만.
"쉿......"
생긋 웃는 지영이는 어느 동영상을 소리 없이 재생시켰다.
그 영상은 처녀혈을 철철 흘리고 있는 상태로 남자 위에서 허리를 흔들고 있는 매력적인 여자.
지아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걸 본 지아의 얼굴 색이 사색이 되었다.
"가만히 있어. 알았지?"
그 말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