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토라세 여친님-123화 (123/142)

〈 123화 〉 걸그룹

* * *

여전히 유리의 몸을 품에 안으며 자지를 끼운 채 나는 그대로 멈춰버렸다.

'시, 시발. 이게 뭐야. 문 잠갔잖아. 유리가 분명 문 잠가서 철컹하는 소리까지 들었잖아. 근데 왜 재들이 여기에 들어와 있는 거냐고?!'

당황도 잠시 너무나 억울한 상황에 동공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이거... 인생이 상당히 흔들리다 못해 매장당할 판이다.

저 애들도 나와 비슷하게 현실과 너무 괴리감이 느껴지는 장면에 비명을 내지를 생각조차 못 하고 몸을 굳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겠지. 저 중에 한두 명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비명을 내지르는 순간 관계자들이 들이닥칠 거고. 아무리 나와 유리가 합의하게 몸을 섞는 관계라도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게 분명하다.

사람의 입은 생각보다 무척이나 가벼우니까.

무엇보다 유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걸그룹의 맴버이자 가장 인기 많은 맴버이니까.

아무리 지영이라도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게 분명하였다.

거기다가 악성 팬들이 유리의 처녀를 가져가고 심지어는 대기실에서까지 대놓고 범하는 미친 짓을 벌인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 할지 모른다.

미친놈들에게는 약도 없어서 뭘 어떻게 경고하든 직접 상황에 마주하지 않는 이상에야 날 죽이려고 철저하거나 황당하리만큼 정신 나간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난... 나는 정말 죽을... 죽을 정도는 아니고.

아무튼, 상황이 어찌나 심각한지 똥줄이 다 타고 있는데 유리는 아직도 제정신을 못 차리고 칠칠찮게 침을 흘리고 있었다.

"아... 아아......!"

예상대로 그룹 중 가장 막내이고 귀여움을 담당하여 많은 남자들의 굳어진 얼굴에 바보 같은 미소를 짓게 만들었던 채이가 두 입술이 서서히 떨어지며 탄식이 흘러나왔다.

곧이여.

"꺄.....!"

비명이 터져 나오기 직전.

마찬가지로 그룹 구성원 중 한 명이자 유리 다음으로 인기가 많고 날카로움이 묻어 나오는 게 인상적인 제아가 다급히 채이의 입을 틀어막으며 문을 닫아버렸다.

"우읍...! 읍.....!"

제아는 인상을 한없이 찌푸리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바로 화를 내기보다는 나와 유리를 살폈다.

유리에게서 제압당한 흔적이나 저항한 흔적이 일체히 보이지 않는 걸 발견하곤 상황을 인지하였다.

"돌아버리겠네. 진짜."

네 번째 맴버. 케이는 무뚝뚝한 얼굴에 흥미로움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우리를 살폈다.

다섯 번째 맴버이자 비교적 성문화에 관대한 일본에서 건너온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노골적으로 쳐다보았다.

"푸하.....!"

채이의 반응이 어느 정도 진정되자 그제야 입을 틀어막았던 손을 떼어냈다.

"아으...! 아...! 유, 유리 언니...! 가, 강간...! 강간아아앗...! 겨, 경찰...! 경찰아아알!"

채이는 귀여운 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듯 겁먹은 작은 동물처럼 오돌오돌 떨었다.

그런 채이에게 제아가.

"채이. 진정해. 강간 같은 건 아니야. 아마도."

"에.....?"

"넌 저게 강간당한 여자의 얼굴처럼 보여?"

"아......"

채이는 행복에 찌든 얼굴로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유리를 보며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조용히 해. 우리가 어떻게 떴는데. 벌써 망할 순 없다고......"

다시금 한숨을 내쉬며 비참한 현실에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도 그럴 것이 걸그룹 맴버 중 한 명이 대기실에서 경호원이랑 섹스하는 걸 들켰다는 기사가 나와봐라. 그럼 그 걸그룹은 그대로 폭파되는 거다.

아무리 경호원의 일방적인 강간이라 하더라도 민심은 바닥일 수밖에 없다.

팬이라는 것들의 대부분은 언제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 없는 종이와도 같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은 온전히 대기실에서 경호원이랑 섹스한 맴버만 잘못이라 나머지 맴버들은 언젠가는 다시 살아날 희망은 있다.

그러나 이 그룹은 유리 덕분에 떴고, 팬들의 비중 또한, 유리가 50% 이상일 정도로 유리 덕분에 돌아가는데. 그 유리가 그런 짓을 했다고 기사가 났다고 생각해 보거라.

유리 한 명만 망하는 게 아니라 다섯 명 모두의 앞이 깜깜하게 물들 게 분명했으며, 팀 리더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매장당하고 묻혔다가 운 좋게 다시 떠도 지금처럼 뜰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제아는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문을 닫고 채이의 비명소리를 막은 거겠지.

"하아......"

끊임없이 나오는 한숨을 곧이곧대로 내뱉으며 제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날 째려보았다.

"그쪽은 유리 언니랑 무슨 관계예요?"

제아의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난 미처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궁금해하는 유리와 나와의 관계라.

난 유리가 몸을 담고 있는 사이비라 할 수 있는 사랑교의 성자이며, 그 사랑교의 신도이자 추기경답게 성자인 날 사랑하다 못해 몸까지 바치려는 열혈신도라는 사실을 어찌 말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혹시......"

말을 하지 못하고 있자 설마 어딘가 착가이라도 했는데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저항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저항하지 못할 만한 이유를 만들었기 때문이고, 강제로 당했다기보다 행복한 얼굴을 한 것은 기분 좋게 하는 마약, 그런 류의 약을 쓴 게 아니냐는 합리적의 의심을.

그러나.

"아니지... 아무리 대가리가 없어도 여기서 그런 걸 쓸 리가."

마약을 먹여도 여기서 먹이는 건 생각이 없는 짓이다.

유리를 데리고 어찌 밖에 나가겠다는 말인가.

"남자... 친구. 응... 남자친구야. 하하."

만약 이 말을 지영이가 들었다면 두 눈을 크게 뜨며 좋아했을 게 분명하다.

여자친구라는 자신이 있는데 다른 여자를 여자친구라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모습에 네토라레 성향이 떠올라 잔뜩 흥분하며 몰래 보지를 만져대고 있지 않았을까.

"헤으으... 나, 남자친... 서, 성자님이 날 남... 흡!"

비몽사몽한 얼굴로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유리가 베시시 웃으며 입을 열자 황급히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천만다행이게도 유리가 작게 중얼거리듯 남자친구라고 말한 건 들었지만 성자님이라는 말은 듣지 못한 듯.

"남자친구? 언니가 우리한테 없다고 했었는데 거짓말이었어?"

아이는 자신들에게까지 거짓말을 했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끼며 말했다.

"마, 맞아요! 유리 언니는 남자친구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만들 생각이 없다고 팬들에게 말했다고요!"

"채이. 그건 팬들이 앞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말한 거지. 실제로는 아닐 거야. 저거 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남자친구를 만든 것 같은데 심지어는 경호원으로 고용한 채 여기서 섹스하고 있잖아?"

아이의 말에 동조하자 채이에게 제아가 헛웃음을 삼키며 말했다.

"그, 그런...! 그럼 제이 언니도 남자친구 있어요?!"

"뭐...? 나? 나, 나는 없어."

"정말요? 정말정말정말로?!"

"어, 없다니까 그러네!"

채이가 얼굴을 들이밀며 되묻자 제아는 그런 채이의 몸을 밀며 소리쳤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아, 그치. 미안."

뒤늦게 내가 아직도 유리를 든 채 자지를 연결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황급히 유리를 조심히 의자에 내려놓고 휴지로 음부 주위를 열심히 닦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내게.

"신기해... 만져봐도 돼?"

나와 유리가 섹스하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다른 맴버들처럼 놀라기는 했어도 바로 평소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와 오히려 흥미로운 눈빛을 보내오던 케이가 다가와 내 자지를 노려보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예.....?"

마, 만져? 갑자기?

뜬금없는 물음에 얼빠진 목소리를 내면서 허리를 숙여서는 정액과 유리의 애액으로 범벅이 된 자지를 바라보고 있는 케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히이익! 케, 케이 언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채이는 당황하고.

"저건 또 왜 저래... 하아."

제아는 지끈지끈 아파져 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한숨을 토해내고,

"저도! 저도 만져볼래요!"

아이는 동참하려 한다.

군대를 다니면서 접하고 지금까지 좋아하던 걸그룹이었는데 유리는 그렇다 쳐도 다른 맴버들. 특히 케이와 아이의 기이한 행동에 환상에 깨져버렸다.

"응? 안 돼?"

"안 돼요?"

케이가 눈을 치켜들어 묻자. 옆에 있던 아이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뭐... 만져지기만 하면 싫겠지. 나도 만지게 해 줄게. 어디가 좋아? 가슴?"

아하.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케이는 상체를 세운 뒤 상의를 걷어 올렸다.

그러자 보기 좋게 부푼 가슴이 브래지어에 가려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마저도 브래지어를 올려 봉긋하게 부풀어 있는 가슴을 내놓았고, 정 중앙에 핑크빛 유두가 힘차게 서 있었다.

"아니면 보지?"

가슴에 눈길을 빼앗기고 있을 무렵. 가슴이 아니면 다른 선택지도 있다는 듯이 짧은 치맛자락을 걷어 올렸다.

먼저 올린 뒤에야 뒤늦게 핫팬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핫팬츠를 내리려고 했다.

"저도 만지고 싶어요!"

옆에서 아이도 그녀와 똑같은 모습이다.

"하아. 그만. 그만해. 제발."

제아는 애원하듯 제정신이 아닌 듯한 맴버들을 말렸다.

"니들이 먼 짓거리를 하든 들키지만 않으면 내 알 바 아니야. 그러니까 일단 나가자. 우리 가야 한다니까?"

너무 늦게까지 안 나오면 이상하게 볼 거라고 말한다.

하지 말라며 말리지는 않는구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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