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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게임 캐릭터가 살아났다!-68화 (68/173)

〈 68화 〉 사냥꾼 ­ 3

* * *

검은 구미호의 주먹 등급 : 특이(??) 분류: 권갑(??) 공격력: 92 내구도: 30/30 필요 스탯: 근력: 6 기량: 30 특수효과: 패링 성능 업 「검은 구미호의 아홉 개의 꼬리 중 잘라낸 하나로 만들었다는 권갑. 구미호의 요사스러운 힘이 담겼기 때문일까, 평소에 흘려보낼 수 없던 공격을 흘려보낼 수 있게 한다. 다만 내구도가 낮아 부서지기 쉬우니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뚜두둑.

요현이 건네준 권갑을 손에 차고 레테라는 목과 어깨를 풀었다.

권갑이라곤 했지만 금속 부분은 거의 없고, 대부분 검은 털로 뒤덮인 게 복슬복슬한 털장갑 같았다.

그러나 그 효용은 털장갑과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콰아아아앙!!!!

붉은색 직선이 그 털장갑에 붙잡혀 강제로 곡선으로 뒤틀렸다.

레테라의 미간을 꿰뚫을 듯 날아오던 사냥꾼의 화살은 그녀를 지나쳐 애꿎은 땅을 때렸다. 레테라가 걸으면서 가볍게 손을 내저은 것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물량으로는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은 건지 화살 하나에 힘을 집중하여 쏘아냈지만, 그것마저 레테라는 흘려내었다.

약간 뻐근함이 남은 게 전부인 손을 털어내던 그녀는 권갑을 감싼 털이 약간 해져 있는 걸 발견하고 미간을 좁혔다.

“성능은 좋은데 이것도 자주는 못 써먹겠다니까. 이렇게 약해서야 원.”

몇 번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손상되기 시작한 권갑이었다. 기껏해야 특이급 아이템이니 이 정도로 써먹을 수 있으면 된 건가.

“그럼 슬슬 달려볼까?”

사냥꾼을 놀래켜주는 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마침 화살 소나기 세례 때문에 엉망진창이 된 지대에서 벗어났으니 레테라는 속도를 높이기로 결심했다.

타아앙!!

바닥 위에 선명한 족적을 남기며 레테라는 골짜기를 타고 위를 향해 내달렸다. 그걸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는 듯 여전히 위쪽에서 수많은 화살이 날아왔다.

단순히 위력적인 화살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않았는지 공격이 날아올 때마다 화살의 종류가 바뀌었다.

크기는 조금 전 이무기 사냥의 화살보다 작은 화살. 그러나 그 주변의 보랏빛 기운이 맴돌았다.

그것을 알아본 레테라는 그것을 엉뚱한 방향으로 흘려내면 말했다.

“맹독 화살. 안 통해!”

쉴 틈을 주지 않고 다음 화살이 날아온다. 이번엔 누렇고 점성 있는 액체가 표면에 감싸여진 살이다.

“마비 화살! 이것도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마치 춤을 추듯 날아오는 화살을 흘려내면서 앞으로 달려가는 레테라.

그러나 직후에 날아온 화살은 흘려내지 않고 옆으로 피했다.

새까만 가루를 흩뿌리던 화살은 레테라가 피한 직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불꽃을 뿜으며 폭발했다.

퍼어어엉!!!

“진짜는 이걸 맞추고 싶었나 보지? 폭발 화살. 닿기 전에 대상 가까이에 가면 폭발하지. 정석적인 수법이야.”

독과 마비 화살은 이것을 위한 빌드업이었다.

그러나 SoR에서의 경험이 많은 레테라가 그것을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엄청난 동체 시력으로 화살을 구분한 레테라는 흘려낼 화살은 흘려내고, 피할 화살은 피해내며 골짜기의 절반 이상을 가로질렀다.

“……!”

점차 가까워지는 그녀에게 압박감을 느낀 사냥꾼이 다시 화살을 장전했다.

또 다시 활 위에서 부채꼴처럼 펼쳐지는 화살 무더기들.

그것을 쏘아낸 순간 화살은 하늘을 수놓는 붉은 소나기가 되었다.

애로우 스콜.

사냥꾼이 가진 최대 범위 공격 기술이지만 그건 이미 레테라가 타파한 기술이었다.

공중으로 뛰어오른 레테라가 양손을 마구 휘두르며 화살 세례 사이의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고 넓혔다.

묘기를 부리듯 상처 하나 없이 화살 세례를 통과한 그녀는 화살이 빼곡히 박힌 계곡 위 암반에 내려앉았고…….

우지근!!

“……!!”

그 암반이 부서져 나갔다.

착지의 충격을 분산시키는 와중에 일어난 돌발 상황에 레테라는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암반 밑 수m의 계곡으로 떨어져 내렸다.

떨어지는 도중 그녀의 시선은 암반에 박혀 있던 화살 몇 개에 향했다.

‘내가 아니라 지지대를 노린 거였구나!’

콰과과아아앙!!

그녀의 생각을 긍정하듯 기다렸던 것처럼 날아온 화살이 그녀가 떨어지는 계곡 위 암반들을 때린다.

계곡은 산사태가 일어난 듯 무너져 내렸고, 공중에서 피할 길이 없던 그녀는 그 무너지는 암반의 잔해더미에 휩쓸려야 했다.

“후우…….”

레테라의 모습이 잔해에 깔려 사라지는 걸 확인한 사냥꾼은 숨을 돌렸다.

저걸로는 죽진 않겠지만 잠시 시간은 벌었다. 이 이상 레테라가 접근했다면 주인을 데리고 대피하는 상황마저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계곡을 더 무너뜨려 레테라가 확실히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만들까 생각하고 있을 때, 사냥꾼의 시선은 다른 침입자들의 상태를 먼저 확인했다.

“……?”

사냥꾼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골짜기 아래에 있는 침입자. 아마도 조금 전 두 남녀의 주인이라고 생각되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런데 그 혼자뿐이었다. 호위가 없었다.

전사 직업으로 보이던 남자가 사라진 것이었다.

‘아뿔싸, 미끼였나!’

사냥꾼은 자신에게로 접근하던 레테라가 미끼라고 판단했다.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는 레테라를 미끼로 던지고, 레반은 멀리 돌아서 사냥꾼이 눈치 채지 못 하도록 오동나무 집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레테라에게만 신경 쓰느라 레반 쪽을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확실히 허를 찌르는 작전이리라.

레반의 접근을 눈치 채더라도 이 광활한 산 속에서 숨은 그의 존재를 찾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사냥꾼이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말이다.

그러나 사냥꾼은 오직 사냥감을 찾아내고 죽이는 것에 특화된 직업.

매의 눈보다 더 예리한 그의 눈은 빽빽하게 자리한 나무들 사이에 숨은 부자연스러운 요소를 구분해내었다.

황갈색 머리카락. 레반의 머리카락이다.

2km 이상 떨어져 있는 한 나무 뒤. 거기에서 단 일부만 튀어나온 머리카락을 사냥꾼은 확실하게 포착했다.

지체 없이 활시위를 메긴다.

너희들의 얕은 수작은 이미 까발려졌음을 보여주어야 했다.

콰아아아앙!!!

사냥꾼이 쏘아낸 화살이 정확히 레반이 숨은 나무를 맞췄고, 그대로 밑동을 날려버리며 그 너머의 숨은 자의 모습을 드러내게 하였다.

화살은 레반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사냥꾼이 속으로 승리의 쾌재를 부르짖을 때였다.

“……!?”

쾌재는 곧 경악으로 바뀌었다.

가슴을 꿰뚫린 레반의 모습이 흐릿해지며 사라진 것이다.

‘환영 마법!?’

놈들 중에 마법사가 숨어 있었나? 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

마법사가 있었다면 진작 다른 방법으로 견제했을 터. 분명 스크롤을 사용한 일시적인 마법 사용이었다.

환영 마법을 이용해 떨어진 장소에 더미를 만들었나? 그렇다면 진짜는 어디 있는 거지?

사냥꾼은 사라진 레반을 찾기 위해 기감을 최대한으로 넓혔다.

그러던 중 그는 놀라며 몸을 굳었다.

기척이 있었다. 산 중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자신의 뒤에.

그리고 그것은 레반의 기척이 아니었다.

“허를 찌른다는 말이 있지.”

뒤에서 날아든 여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냥꾼은 무너진 계곡을 확인했다.

그곳은 여전히 암반의 잔해가 쌓여 있었다. 파헤쳐지거나 무언가가 스스로 빠져나온 흔적은 없다.

그럼 뒤에서 들려오는 이 목소리는 뭐지?

“그 근육돼지가 벌써 접근했을 거라 생각한 모양인데, 그럴 일은 없어. 사냥꾼의 눈을 피해 몰래 접근할 만큼 그 녀석은 재주가 있지도 않을뿐더러, 무엇보다 우리는 오라버니가 위험해 노출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

사냥꾼은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레테라였다.

약간의 흙먼지를 뒤집어 쓴 그녀가 어느새 사냥꾼의 지근까지 도달해 있었다.

“어떻게……?”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어떻게는 뭘 어떻게야? 내가 그대로 잔해에 깔려줄 줄 알았어? 중간 이상 오면 한 번은 일부러 당해주는 게 원래 계획이었어. 내가 거침없이 다가오는 나에게 겁을 먹고 산 속 깊숙이 들어가 버리면 시간만 엄청 잡아먹을 거 같았거든. 그래서 한 번쯤 안심 시켜 줄 필요가 있었지.”

그렇게 말하며 레테라는 손으로 쥐고 있던 찢어진 종이를 보란 듯이 펄럭였다.

반쪽짜리 종이였지만 거기에 적혀진 문양은 사냥꾼도 알아볼 수 있었다.

환영 마법 스크롤인 것이다.

레테라는 무너지는 암반 잔해에 휩쓸리는 척하면 뒤로 몸을 빼냈다. 깔리는 자신의 모습을 환영 마법으로 남겨둔 채 말이다.

사용된 스크롤은 2개였다.

레반과 레테라가 각각 사용한 거였다. 사냥꾼의 눈을 속이기 위해.

“넌 내가 당하고 근육돼지가 보이지 않게 되자 멋대로 날 미끼로 판단하고 주의를 멀리했지. 네가 다른 쪽에 신경이 쏠려 있을 동안 내가 몰래 접근한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야.”

레테라는 굳어 있는 사냥꾼을 향해 살짝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미끼인 줄 알았어? 유감이네. 주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야.”

“…….”

사냥꾼은 말없이 활을 쥐었다.

검은 망토 밑으로 레테라는 보이지 않도록 비수를 쥐었다.

레테라는 아직 사냥꾼의 눈빛이 죽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곤 그를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한쪽 발이 앞으로 나오는 그 순간 사냥꾼은 번개처럼 팔을 휘둘러 손에 쥔 비수를 그녀에게 날렸다.

카앙!!

그러나 비수는 레테라에게 닿지 못했다.

그녀가 휘두른 권갑에 맞고 허무하고 허공을 날아간다.

“아직도 상황 파악 못 했나 본데…….”

지붕 아래로 몸을 날리며 다시 활에 화살을 장전하는 사냥꾼을 쫓아 몸을 던지며 레테라가 말했다.

그런 레테라의 미간으로 사냥꾼이 활을 쏘아낸다.

원거리 무기였지만,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쏘아낸 화살이야 말로 가장 큰 위력과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콰아아아앙!!!

그러나 더 이상 화살을 흘려낼 필요도 없다는 듯, 레테라는 쏘아진 화살의 중간을 치며 우그러뜨렸다.

그렇게 화살을 쳐냄과 동시에 반대쪽 손을 당긴 레테라가 사냥꾼의 위로 떨어지며 말했다.

“……내 접근을 허용한 시점부터 게임은 끝났어.”

레테라의 일격은 사냥꾼의 화살보다 더 빠른 속도와 위력으로 내질러졌다.

주먹은 사냥꾼의 얼굴에 틀어박혔고, 그대로 그는 땅을 향해 내동댕이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끝났나 보네.”

저 멀리서 수직으로 솟구치는 흙먼지는 확인한 요현이 중얼거렸다.

“그럼 이제 그만 숨어 있어도 되는 겁니까?”

그런 요현의 옆에 파헤쳐진 땅굴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냥꾼의 눈을 속이기 위해 숨어 있던 레반이었다.

***

레테라와의 빠른 합류를 위하여 결국 레반의 등에 업힌 채 산길을 이동해야 했다.

다 큰 남자가 다른 덩치 큰 남자에게 업히는 건 생각 외로 고역이었지만 그래도 덕분에 빠르게 산을 오를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오동나무 집.

집 앞에는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한 커다란 구덩이가 파헤쳐져 있었고, 그 옆에는 레테라가 사냥꾼을 제압한 채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확인한 사냥꾼의 어딘가 낯이 익었다.

뭔가 했더니 전체적인 옷무새가 까마귀를 연상 시킨다는 걸 발견했다. 아무래도 어젯밤 달빛 아래에서 언뜻 보였던 까마귀의 정체가 이놈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레테라가 두 팔을 꼼짝 못하도록 제압하고 있는 녀석에게 다가가 물었다.

“목적이 뭐야? 왜 우리를 접근하지 못하게 했지?”

“…….”

사냥꾼은 마스크 사이로 나를 노려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묵비권이라는 건가.

건방지게 노려본다며, 배때기를 뚫린 빚이 있는 레반이 녀석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그런 그들을 놔두고 나는 사냥꾼이 지키고 있었던 오동나무 집을 살폈다.

확실히 오두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비좁아 보였지만, 지어진지는 그리 오래되어 보이진 않았다.

“……! 이 자식, 거기에 다가가지 마!”

빠악!!

“그러니까 포로 주제에 말투가 건방지다고. 그나마 형님을 직접적으로 노린 적이 없으니 이 정도에 봐주는 거지, 노렸다면 국물도 없었어.”

내가 오동나무 집으로 다가가자 사냥꾼은 거세게 반응했고, 그런 그의 뒤통수를 다시 레반이 후려친다.

나는 레테라를 돌아보며 물었다.

“레테라. 이 안쪽 확인해 봤어?”

“아뇨. 사람 한 명의 기척은 느껴지지만, 특별히 함정의 냄새는 없었어요. 밖에서 이 난리가 났는데도 반응이 없고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면 아마도 깊게 잠들어 있는 거 같아요.”

“잠들어 있다고?”

나는 조심스레 그 집의 문을 열었다.

좁긴 해도 생활의 흔적은 충분히 묻어나는 집이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기 위해서 인지 두꺼운 카펫을 깐 바닥.

발전기를 돌리는지 한쪽에는 냉장고와 노트북이 있었으며, 다른 한쪽에는 이불과 옷가지 등이 잘 정리되어 쌓여 있었다.

그런 집 가장 안쪽에는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레테라의 말대로 그곳에 누군가 누워 자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백발이 무성한 노인이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게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 엿보였다.

‘이 사람이 갑돌이?’

쪽지의 말투로 보아 연륜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늙은 사람일 줄은 몰랐다. 도무지 SoR 같은 온라인 게임을 즐길만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나이도 나이지만 몸이라도 안 좋은 건지 노인의 숨소리는 가래 끓는 소리가 귀에 거슬릴 만큼 요란하게 울렸다.

나는 문뜩 침대 옆 선반에 시선이 갔다.

약 봉투였다. 거기에 담긴 알약은 쓸데없이 많았다.

나는 약 봉투의 표면을 살펴보았다.

약에 대한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요즘 나오는 약 봉투에는 약의 이름과 효능을 적어주는 약국이 많았다. 그리고 이 약 봉투에도 약의 이름과 효능이 적혀 있었다.

그것을 읽어 내린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전부 진통제잖아?”

봉투를 빼곡하게 채우다 못해 흘러나오는 약들이 전부 진통제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하는 노인이기에 이렇게 많은 진통제를 복용한단 말인가?

다시 노인을 바라보고 있을 무렵, 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꿈이라도 꾸는 것일까.

시시각각 변하는 노인의 표정을 보며, 나는 그의 의식이 꿈을 꿀 수 있을 만큼 표면 가까이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무언가 말을 내뱉으려는 듯 달싹이는 노인의 입술을 보며 나는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야…….”

“야?”

노인의 말을 따라서 중얼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노인의 눈이 번뜩 떠지며 상체를 일으켰다.

“야, 이 새끼야!! 탱 제대로 안 하냐!! 딜러 다 죽고 있잖아!!!”

깨어나자마자 잔뜩 흥분한 소리를 내뱉고 씩씩거리던 노인은 이내 내 존재를 발견하였다.

그는 깜짝 놀란 내 모습과 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는 레반과 레테라, 그리고 그들에게 제압당한 채 끌려오는 사냥꾼의 모습을 보며 상황을 이해한 모양이다.

“오! 혹시 레오 님이십니까?”

노인이 나를 향해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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