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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게임 캐릭터가 살아났다!-100화 (100/173)

〈 100화 〉 리벤지 ­ 2

* * *

“캐릭터 지정, ‘레반’. 스테이터스 오픈.”

이름: 레반 레벨: 121 직업: 전사

서약: 황혼을 여는 군신의 계약

생명력: 45

지구력: 45

체력: 48

근력: 60

기량: 20

지성: 5

신앙: 8

행운: 8

시동어를 외우자 레반의 스테이터스가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눈을 감은 채 그 수치들을 위에서 아래로 차근차근 살펴본다. 아직까진 바뀐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나열되는 스탯 가장 밑에는 전에 보이지 않던 항목이 보였다.

분배 가능 스탯: 1

역시 게임에서처럼 레벨 업 할 때마다 원하는 스탯에 직접 분배하는 방식인가 보다.

레벨 업당 획득하는 스탯은 겨우 1.

하지만 SoR에선 단 1의 수치도 허투루 넘길 게 아니다.

스탯 하나의 차이로 캐릭터 성능이 크게 갈리는 경우도 수두룩하니까.

SoR에서 스탯을 올리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레벨 업하거나, 고난이도 퀘스트를 클리어해 보상으로 얻거나, 아니면 아이템 등으로 일시적으로 올리거나.

대부분의 스탯 증가는 레벨 업으로 이루어진다.

고난이도 퀘스트는 이름 그대로 어려워서 스탯을 얻을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클리어하려다가 경험치만 날리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도 클리어만 한다면 1내지 2 정도의 추가 스탯을 얻을 수 있다. 정성만 들인다면 레벨 업보다 더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만렙으로 취급되며 그 이상으로 잘 오르지 않는 120레벨에선 고난이도 퀘스트만이 스탯을 성장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아이템으로는 장비를 하면 그동안 스탯을 올려주는 것들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장비하는 동안이라서 장비를 벗으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물건 자체가 희귀하기도 하고, 오히려 장비할 아이템을 한정시키는 일이니 좀처럼 쓰이진 않는다.

그리고 난 그 세 가지 경우 중 레벨 업으로 스탯을 얻었다.

무척이나 오랜만이라서 반가운 기분도 든다.

“뭘 올릴까…….”

하지만 반가운 건 반가운 거고, 나는 고민에 빠졌다.

역시 언제나 이런 때가 가장 고민이 되었다. 스탯을 투자할 때 말이다.

지금 레반의 스탯 분배는 오랜 연구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내 플레이 성향과 장비의 수준 등을 고려해 가장 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찾았고, 그것이 현재 레반의 모습이었다.

이 이후로는 아직 상정해보지 않았다.

어느 것이 레반에게 더 좋게 작용할지 모르겠다.

전사는 근접 전투 직업.

거기에 맞지 않는 지성, 신앙, 행운은 생각할 것도 없으니 패스.

역시 근력에 투자해서 레반의 공격력을 올리는 게 좋을까?

하지만 레반이 더 이상 내 컨트롤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상정해야 한다.

생명력에 투자해서 생존성을 높일까? 지구력에 투자해 장기전에 대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머릿속에 있는 스테이터스를 종이로 적어내리며 어느 스탯을 올렸을 때의 효율이 더 나을지 비교해보고 있을 때였다.

버릇처럼 손가락으로 펜을 돌리는 내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레반이 입을 열었다.

“형님. 외람되지만 말씀을 올려도 되겠습니까?”

“응?”

웬일인지 레반이 먼저 의견을 청해왔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기량을 올려주시길 청합니다.”

“뭐라고?”

그 말에 놀란 내가 눈을 깜빡거렸다.

레반은 근력 스탯 위주로 키운 캐릭터다.

당연히 근력캐로서의 실력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기량캐인 레테라와 싸운 적도 있지 않던가.

그런데 근력캐와 잘 맞지 않는 기량 스탯을 올려달라는 레반의 말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옆에 있던 레테라도 이놈이 뭔가 잘못 먹었나 하며 레반을 바라볼 정도다.

“무슨 이유가 있는 거야?”

“율, 레아, 그리고 이번 이벤트에서 마주친 다양한 강적들. 그들과의 싸움에서 저는 제 자신의 한계를 보았습니다. 전 그걸 뛰어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레테라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너 바보냐? 넌 근력 위주로 단련되었어. 이제 와서 기량을 단련한다고 해도 체질에 맞지 않을뿐더러 고릴라가 연필을 쥐게 되는 꼴밖에 안 된다고.”

잘 이해가 안 되는 레테라의 비유는 넘어가고,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근력캐나 기량캐는 말 그대로 특화 캐릭.

어느 한쪽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끌어낸 것이다.

SoR에선 만능형은 없다. 두서없이 아무 스탯에 투자하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캐릭터가 되기 십상이다.

레반의 근력 스탯은 60. 기량은 20이다.

레반이 이제 와서 기량캐로 전향하기엔 두 스탯의 차이가 너무 크다.

무슨 생각인 거지?

“저도 근력캐를 그만둔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기량 따위 하찮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뒈질래, 근육 돼지? 밖으로 따라 나와.”

당장 한판 붙을 기세인 레테라를 내가 다독이며 나는 레반을 바라보았다.

아직 그의 말이 끝나지 않았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역시 레반은 잠시 망설이든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적을 쓰러뜨리는 게 아닙니다. 형님을 지키는 겁니다. 그를 위해선 아무리 하찮게 여기는 거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뭔가 느끼는 게 있는지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했던 레테라가 잠잠해졌다.

“더 큰 강함보단 필요한 걸 얻고 싶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일격이라도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법. 적을 쓰러뜨리면서 형님까지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유연함이 몸에 깃들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지금 너에게 필요하게 기량이라는 거야?”

“그렇습니다.”

레반은 꽉 쥔 손을 다른 손으로 움켜쥐며 말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엔 지금의 몸은 너무 경직되어 있다는 건가.

기량 스탯 20은 레반에게 최고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 최대 수치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거기서 부족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래, 좋아.”

긴 고민 끝에 나는 수긍했다.

수치 60을 넘어가는 게 근력이다.

고작 한 수치만 올려도 레반이 낼 수 있는 파괴력은 더욱 증가할 테지만, 지금은 게임 속이 아니다.

게이머로서의 판단보단 직접 몸을 움직이며 싸우는 전사 레반의 그 판단을 믿어보기로 했다.

나는 눈을 감고 머릿속에 여전히 떠올라 있는 스테이터스 창을 조작하려 했다.

현실에서 레벨 업은 처음이지만, 율이 말한 대로라면 가장 확실하게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시동어로 하면 될 것이다.

‘잠깐…….’

상상해둔 시동어를 내뱉기 전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현실에서 레벨 업은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기회에 확인할 수 있는 걸 확인해두고 싶었다.

레벨 업으로 인한 스탯 상승.

단 1의 수치로 게임 내 캐릭터의 공격력과 기동성이 바뀌기도 한다.

그럼 게임 요소 외엔 어느 정도의 변화를 보일까? 한 번 실험해봐서 나쁠 건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두 사람에게 말했다.

“기량 스탯 증가가 신체에 변화를 알고 싶단 말씀입니까? 상관없습니다만, 어떻게 확인합니까?”

타당한 질문이었다.

기량이 확실히 올랐다는 걸 확인할 만한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레테라가 의견을 냈다.

“간단한 테스트로 전후 차이를 비교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 게 있어?”

“지금 오라버니가 하시는 거 있잖아요.”

“응?”

레테라의 손끝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거기엔 버릇처럼 손가락 위에서 휘돌고 있는 펜 하나가 있었다.

“펜 돌리기?”

“네.”

잠시 실례한다고 말하며 레테라가 내 손에서 펜을 가져갔다.

그녀는 펜 돌리기를 보는 게 오늘 처음이었다.

이전에 본 경험도 없고, 펜 돌리기를 연습한 적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레테라는 펜을 가져가자마자 별로 어렵지 않게 내 동작을 흉내 내며 손가락 위에서 펜을 돌렸다.

그뿐일까, 펜 돌아가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가 싶더니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모든 손가락의 사이를 자유롭게 누볐다.

손목을 한 바퀴 돌고 손바닥 안으로 돌아와 다시 회전을 시작했으며, 마지막에는 공중으로 퉁겨져 날아간 뒤 레테레의 손끝에 수직으로 착지하며 멈췄다.

펜 돌리기를 하랬더니 눈이 어지러울 만큼 현란한 묘기를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에 잠시 넋을 빼앗겼다.

“기량이란 말 그대로 기술을 다루는 재주에요. 저 정도 쯤 되면 이 정도의 손동작은 몇 초만 봐도 똑같이 재현하는 걸 너머 더욱 제 입맛대로 개량할 수 있죠. 야, 근육돼지. 이번엔 네가 해봐.”

휘익.

“흥. 이 정도 쯤은 간단하…….”

콰가각!!

펜을 돌리자 그것은 레반의 손에서 쏘아지듯 튕겨져 나가 벽에 틀어박혔다.

레반의 손가락에서 일어난 무식하고도 강력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튕겨 나온 것이다.

우리 세 사람은 경직된 눈으로 벽에 금을 내며 단단히 수직으로 박힌 볼펜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볼펜이 무슨 암기라도 된 것 같았다.

­흐윽!

집주인보다 더욱 집을 사랑하는 유령, 미경이 상처 입은 벽을 보고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레테라는 레반을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더니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뭐, 보시다시피 이 녀석은 도구 하나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유인원이에요. 스탯 좀 올린다고 사람 구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뭐!? 야! 방금 그건 처음이라서 실수한 거야! 다시 하면 이렇지 않아!”

“처음부터 실수하는 시점에서 네 기량은 그 정도라는 얘기야.”

“크아악!! 다시 해본다! 잘 보고 있어!”

레반은 벽에 박힌 펜을 빼내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뿌리까지 박힌 탓인지 잘 뽑히지 않는 모양이다.

레반이 벽 앞에 쭈그려 씨름하는 모습을 보며 레테라에게 물었다.

“기량 20 정도면 일반인보단 훨씬 높은 거라 생각했는데 저 정도밖에 안 되는 거야?”

“20 정도라도 저런 실수는 안 해요. 그저 기량에 비해 근력이 과도하게 높다보니까 제어가 잘 안 되는 거죠.”

“흐음…….”

이제까지 레반이 가장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쪽으로 연구하며 키워왔는데, 그저 출력상으로 강한 것과 실제로 다루는 건 다르다는 건가?

게임 할 때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았던 스탯의 불균형이 현실로 나오자 이렇게 작용할 줄은 몰랐다.

‘어쩌면 두 사람보단 레아의 스탯이 더 베스트일지도 모르겠어.’

기억 속에 남은 레아의 스탯을 떠올리고 있으려니 레반이 돌아왔다.

벽에 박혔던 펜을 뽑아내긴 했지만, 플라스틱 재질이 단단한 벽에 박힌 충격에서 자유로울 리 없었다.

결국 글을 쓰기커녕 펜 돌리기도 하지 못할 형태가 되어버린 펜 잔해를 손바닥에 올려둔 레반은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였다.

“펜은 더 있으니 신경 쓰지 마. 그보다 지금은 스탯을 올려보자고. 펜 돌리기에 도전하는 건 그 다음이야.”

“알겠습니다, 형님.”

금방 새 펜을 꺼내온 나는 레반과 마주 보았다.

머릿속 펼쳐진 스테이터스와 레반을 교차하며 나는 한 손을 뻗고 외쳤다.

“스탯 상승, ‘기량’!”

시동어를 외쳤지만 레반의 몸이 빛난다는 등의 화려한 이펙트는 없었다.

레반의 몸은 어디 하나 변한 것 없이 그대로다.

그러나 나는 스탯이 확실히 변동되었다는 걸 알았다.

머릿속에 낯선 문자가 떠오르며 그것을 알린 것이다.

『능력치가 증가합니다.』

『기량 20 → 21』

레벨 업 순간에 언뜻 스쳐 지나갔던 것과 문자체가 비슷했다.

스테이터스를 확인한 레반의 기량은 확실하게 상승해 있었다.

나는 레반에게 펜을 던져주었다.

“이제 한 번 돌려봐.”

“넵!”

레반은 공중에서 날아오는 펜으로 손을 뻗었다.

처음엔 붙잡으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표정이 변했다.

조금 전과는 다른 느낌이 몸 안에서 맴도는 게 느껴진 것이다.

레반은 동작을 수정하여 날아오는 펜을 붙잡기보단 그대로 손가락으로 휘감았다.

지체 없이 바로 펜 돌리기를 시작한 것이다.

휘리리리릭!

“오오!”

나는 감탄을 내뱉었다.

레테라의 화려한 묘기와는 비교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몰라볼 정도로 기량이 늘어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펜은 모터라도 달린 듯 빠르게 회전하며 레반의 손가락 사이를 누볐다. 그대로 반대쪽 손과 자유롭게 왕래하기까지 한다.

펜을 암기로 투척해버렸을 때와는 천지 차이다.

저 정도면 펜이 아니라 쌍절곤을 들려주었어도 어울렸을 것 같다.

‘겨우 1 수치 증가에 캐릭터는 이 정도로 성장하는 건가?’

겨우 펜 돌리기를 하는 것뿐이지만, 이렇게 시각적인 변화를 보니 우리가 한 고생이 분명 의미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에 대한 안심 때문이었을까.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형님?”

“오라버니?”

레반이 펜 돌리기를 멈추고, 레테라가 놀란 듯 나를 바라본다.

나는 괜한 걱정 말라며 손을 흔들고 말하였다.

“괜찮아. 그냥 오늘 할 일 다 했으니 힘이 풀린 것뿐이야. 아까 커피 마셨는데도 한계야. 난 이대로 한숨 잘게.”

“그럼 제가 방으로…….”

“됐어. 비상사태가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업혀 다니는 것도 좀 부끄럽거든.”

날 들쳐 업으려는 그들을 사양하며 나는 그대로 바닥에 등을 대고 드러누웠다.

거실바닥의 서늘한 기운이 시원에서 기분이 좋았다.

“난 걱정 말고 너희도 한숨 자. 앞으로 할 일도…… 많을…… 텐데…….”

눈꺼풀이 감기는 걸 멈출 수 없었다.

그들에게 말을 하는 건지 잠꼬대를 하는 건지 알지도 모른 채, 내 의식은 휴식을 찾아 내면의 깊은 곳으로 빠져들어 갔다.

***

“쿨…….”

피곤했는지 세상모르고 잠들어버린 요현에 몸에 담요를 덮었다.

평소엔 철부지 어린애마냥 사고를 치며 요현에게 부담을 주었던 레테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부모의 것과 같은 온화한 표정으로 잠든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한쪽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레반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이전과는 달리진 몸을 확인하듯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던 그는 이내 발걸음을 옮겨 거실을 나서려 하였다.

“어디가?”

레테라의 물음에 레반이 발을 멈추며 말했다.

“형님께서 레벌 업 한 뒤엔 항상 하는 게 있었잖아.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거.”

확실히 레테라도 종종 그런 경험이 있긴 했다.

성장 했으면 그게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 아니던가.

“리벤지 좀 하러 간다. 그 동안 형님을 잘 지키고 있어,”

그 말만 남기고 레반은 휙 하며 사라져버렸다.

요현의 곁에서 늘 떨어지려 하지 않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아마 얼마 만인지 모를 레벨 업이 그 정도의 고양감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리벤지? 아아…….”

레반의 말을 중얼거리던 레테라는 알았다는 듯 목소리를 흘렸다.

리벤지라고 할 만한 대상이라면 한정되어 있다.

아직 공략법조차 발견 안 된 율은 예외고, 뒤통수를 쳤던 우도혁이라는 개자식은 아직 소재 불명이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밖에 없다.

“제발 둘 다 엉망이 된 채 돌아왔으면 좋겠네.”

잠든 아이를 돌보는 것처럼 요현의 몸을 가볍게 토닥이고 있던 레테라는 여우처럼 영악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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