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 마음에 남은 고통 2
* * *
콰아아아앙!!!
레아의 발에 걷어차인 몸이 각진 기둥을 부수고 너머까지 날아갔다.
단단했던 갑옷은 대부분 뜯겨져나갔다. 피멍에 물든 맨살을 드러낸 진혜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터져 나와도 개의치 싸울 수 있는 게 바로 캐릭터였다.
그런 캐릭터가 운신이 자유롭지 않을 지경까지 몰렸다는 건 겉모습에 비해 그녀의 내부가 처참하게 망가져 있다는 증거였다.
초인조차 떨쳐낼 수 없을 정도로 겹겹이 쌓인 죽음의 기운이 그녀를 짓눌렀다.
“슬슬 끝내볼까?”
몸을 잘 가누지도 못하는 진혜를 향해 레아는 무감정한 모습으로 다가간다.
“가만. 캐릭터가 이쪽 세계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지? 아직까지 불사의 저주가 유지되던가?”
죽음을 바란 적은 없지만, 설령 죽고 싶어 했더라도 죽을 수 없던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레아가 중얼거렸다.
“뭐, 이번에 죽이면 알게 되겠지. 안 죽는다면 계속 죽일 뿐이고.”
간단하게 결론 지은 레아가 진혜의 머리를 수박처럼 밟아 터트리기 위해 발을 들었을 때였다.
쿠우웅……!!
바닥에서부터 진동이 올라왔다. 그것을 느낀 레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 망할 아버지는 뭘 하고 있는 거야?”
그가 있는 1층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었다.
승기를 잡았을 때 상대를 꺾어놓는 게 기본이거늘, 저 멍청한 아버지는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상대가 반항할 틈을 내준 모양이다.
빨리 여기 일을 처리하고 저쪽도 정리하러 가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후욱!!!
“……이크!”
진혜를 짓밟으려 했던 레아가 살짝 몸을 뺐다.
날 서린 물체 하나가 그녀의 턱밑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지나갔다.
그건 진혜가 휘두른 것이었다.
박살 나서 흩어진 갑옷 조각 중 하나를 집고 나이프처럼 휘둘렀던 진혜는 그것을 겨눈 채 레아와 거리를 벌렸다.
“하아! 하아! ……쿨럭!”
털썩!
움직일 힘도 없는지 벽에 등을 맡기는 게 이동의 전부였다.
거칠 호흡과 함께 내장 조각이 섞인 피가 흘러나오며 턱선을 타고 떨어졌다.
HP수치로 따진다면 고작 10정도 남았을까.
숨넘어가기 직전의 순간에도 진혜의 눈에 서린 빛은 꺼지지 않았다.
“질 수 없어……! 절대 져선 안 된다고……!”
“감성팔이엔 흥미 없어. 하고 싶으면 딴 데 가서 알아봐.”
진혜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전혀 관심 없다는 듯 레아는 담담히 턱 쪽에 맺힌 핏방울을 털어내었다.
어차피 한 대만 툭 쳐도 쓰러져버릴 허수아비다.
자비없는 일격을 마무리하기 위해 레아가 힘을 모으는 순간이었다.
쿠구구구구구구궁!!!
““……!?!!””
그때, 건물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싸움으로 일어났던 흔들림과는 차원이 다르다.
천장이 내려앉고, 망가져 있던 기둥이 자석처럼 들러붙듯 딱 부딪쳤으며, 그녀들이 서 있는 바닥은 유사로 변한 것처럼 아래를 향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한 거야, 망할 아버지!!!”
요현에게 원인이 있다고 판단한 레아가 푹 꺼져가는 발밑을 향해 외쳤다.
***
쿠우웅!!
바구니를 세워서 만든 엉성한 함정이 병아리를 덮친 것처럼, 쓰러진 양크 부족의 야만 방패는 안범석을 덮어 눌렀다.
압박으로 질식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목하게 들어가면 면으로 덮쳤기에 호흡은 가능할 만큼의 여유 공간이 있었다.
그가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압박하기 엎어진 방패면 위에 올라탔다.
방패가 들썩이긴 하지만, 내 무게까지 더해 고정하니 아무래도 강제로 뒤집기는 힘든 모양이다.
‘제발 이대로 얌전히 있어 주면 좋겠는데.’
원인을 모르겠지만 이성을 상실한 안범석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방법이 없을까?
그러고 보니 진정효과가 있는 뮤트 아이템이 있긴 하다.
내가 그걸 쓸 수 있을까? 엄연히 무기로 구분되는 거라서 필요 기량 스탯이 7이나 필요한데.
정신계열 저주를 푸는 스크롤이 있긴 하다.
근데 그거 저주 한정으로만 효과가 있을 텐데?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 번 써 봐?
쿵!
“……!”
그때, 방패가 크게 들썩였다. 하마터면 방패면에서 미끄러질 뻔했을 정도로 큰 흔들림이었다.
“……그래. 과연 얌전히 있어 주질 않는군.”
안범석이 깔려 죽을지 모른다는 걸 염려해 비교적 가벼운 재질의 나무 방패를 사용하긴 했다.
문제는 가벼운 정도가 아니라 내구성에 있던 모양이다.
그 순간, 방패면 한 쪽을 꿰뚫고 낡아빠진 날이 튀어나왔다.
안범석이 쥐고 있던 도굴꾼의 단검이었다. 아무래도 구멍을 낼 작정으로 한 곳만 집요하게 찔러댄 것 같다.
낡아 빠진 날이 톱날처럼 방패를 헤집으며 구멍을 넓혔다.
칼날을 기울 정도의 영역을 확보한 단검이 나를 향해 기울이며 발목을 노려오는 걸 느꼈다.
서둘러 발목을 빼내자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그것을 안범석도 느낀 건지, 반대편 방향에 방패를 차올렸다.
덕분에 방패가 크게 기울면서 내가 그 위를 미끄러졌고, 안범석은 겨우 들어 올린 방패의 틈새로 빠져나왔다.
처음부터 이걸 노린 건 아닌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무거운 것을 다루는 게 익숙하기 때문에 나온 반응에 가까웠다. 확실히 벤치를 들 때 중심을 잘못 잡았다간 큰일 나지.
“허억! 허억! 지, 질 수 없어! 질 수 없다고! 진혜를 위해서라도……!”
“아, 예, 예. 뭔가 사정이 있는 듯한 과거 회상은 나중에 실컷 해주세요.”
댁 사정과는 별개로 지금은 민폐이니까 좀 얌전히 붙잡힌 뒤 처맞읍시다.
적어도 한 가지 법칙을 파악했다. 안범석은 궁지에 몰렸다고 느낄 때마다 패닉이 유독 심해진다.
전쟁을 겪은 병사가 폭죽 터지는 소리만 들어도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것처럼 말이다.
트라우마라고 불리던가.
확실히 겨우 방패 아래에 갇힐 뻔한 것뿐인데 이빨을 덜덜 부딪치는 반응이 평범한 건 아니었다.
“절대로……. 절대로 난 포기하지 않을 거다, 율……!!”
“……뭐?”
율? 여기서 그 망할 놈의 이름이 왜 튀어나와?
그러고 보니 우리를 이 헬스클럽으로 유도한 것도 율이었지.
혹시 안범석의 저 상태도 율과 관련이 있나?
그 자식, 이번엔 무슨 짓을 한 거야?
‘아무래도 확실하게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안 되겠어.’
안범석과 이야기를 나눠야 할 이유가 더 강해졌다.
결정을 내린 난 그가 다시 공격행동을 취하기 전에 외쳤다.
“아이템 지정, ‘거인족의 무쇠 투구’ 소환!”
거인족의 무쇠 투구 등급: 레어 분류: 장비 재료 「거인족 병사가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투구. 이대로는 쓸 수 없고, 대장간에 가져가 크기를 줄여야 장비할 수 있다. 잔악하기 그지없지만 동족에겐 따뜻한 그들은 투구를 쓴 인간을 키 작은 동족으로 생각하고 먼저 공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번엔 방패가 아니라 전리품으로 얻은 아이템이었다.
거인족이 쓰고 다니는 투구로, 장비로 쓸 수 있도록 손질하지 않은 그 크기는 욕조 두세 개를 합친 것처럼 어마어마했다.
사람 하나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그것은 안범석의 머리 위로 떨어지도록 소환했다.
나무 방패보다 더 한 무게와 강인도를 가지고 있어 이번엔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일이 예상과는 다르게 흘렀다.
쿠우우웅!!!
거인족의 투구는 확실하게 떨어졌다.
무게가 어찌나 나가는지, 떨어진 자리에 균열이 쩌적쩌적 새겨질 정도였다.
그런데 정작 그 안에 안범석은 없었다.
“……어?”
나는 당황했다.
분명 안범석의 머리 위를 노리고 소환한 투구였다. 그런데 그가 아닌 바로 내 앞에 떨어졌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임뇌를 빠르게 회전시켜 현상황의 원인을 파악한다.
“젠장! 아이템을 꺼내는데 거리 제약이 있었냐!!”
캐릭터에게 장비를 넘겨줄 때 거리 제약을 느껴보지 않아서 아이템을 꺼낼 때도 마찬가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제약이 있던 모양이다.
야만 방패는 처음부터 내 앞에 소환할 생각이었기에 그 위치에 소환되었다. 하지만 거리가 5m 이상 떨어져 있는 안범석의 머리 위 소환은 되지 않았다.
아마도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반경 2m 내외.
그게 아이템을 꺼낼 수 있는 허용 범위일 것이다.
“우아아아악!!!”
내 앞에 떨어져 내린 투구가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판단한 건지 안범석이 단검을 들며 달려들었다.
언덕처럼 우뚝 솟은 거인족의 투구를 밟으며 있는 힘껏 뛰어오른 모습은 참으로 공포스러웠다.
“젠장!!”
거기에 반응해 좌측으로 몸을 날렸다.
공중에서 떨어지며 휘두른 단검이 나를 지나치고 뒤편에 있던 기둥에 박힌다.
콰가가아앙!!!
그리고 기둥은 포크레인을 가져다 박은 듯 중간이 통째로 뜯겨나갔다.
정말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게임 내에선 가장 허접한 무기 중 하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들은 저것보다 더한 무기를 항상 휘두르고 다녔단 말인가?
“크으으……!!”
안범석의 충혈 된 시선이 도망치는 나를 쫓아온다.
달아나는 표적을 쫓는 동물처럼, 그저 본능적으로 나를 적으로 인식하고 뒤를 쫓는다.
‘너무 빠르잖아!’
순식간에 등 뒤까지 다가온 기척을 느끼며 생각했다.
보통 저런 근육 덩어리는 움직임이 둔하다는 인식이 강한데, 안범석은 달리는 속도가 아주 빨랐다.
평소 근육 트레이닝만 아니라 마라톤까지 한 건가. 생각해보니 왜 이런 사람이 게임 플레이어인지 의문만 강해진다.
생각하자.
현실적으로 생각해선 답이 없다.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돌파구를 찾아보자.
실제로 안범석이 사용하는 건 게임 아이템이다. 거기에 뭔가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
머릿속에 떠오른 수법의 성공률을 계산할 시간도 아까웠다.
이대로 있으면 등이 뜯겨져나가 안범석과 동귀어진 될 게 뻔했기에 바로 실행에 옮긴다.
동귀어진 맞다. 단어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니다.
내가 여기서 살해당하면 안범석도 100% 죽는다. 분노한 가출 늑대의 손에 말이다.
촤악!
부드러운 실내 바닥에 바로 브레이크를 걸며 안범석을 돌아보았다.
절박한 얼굴이 나를 덮친다.
그저 숨이 막혀 마구 발버둥치는 사람처럼,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자각도 없는 살의가 나를 덮친다.
저딴 살의에 얌전히 당해주고 싶진 않다.
그렇기에 몸을 옆으로 날렸고, 낡은 단검의 날도 그것을 쫓아 움직였다.
콰가가각……!!!
내 몸을 부수기 직전의 날이 장애물에 맞나 괴기한 비명을 지른다.
아까부터 녀석이 지겹도록 부수고 있던 콘크리트 기둥이었다.
이번이 세 번째 기둥의 파손이었지만 아직 괜찮을 것이다.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은 아직 많으니 무너질 가능성은 적었다.
게다가 그 세 번째 기둥도 아직까지는 부서지지 않았다. 벌목을 위해 나무에 틀어박힌 도끼처럼 박혀 있을 뿐이었다.
쩌정!
그 단검에 금이 가는 소리가 기둥 너머에 있던 나에게까지 들린다.
당연한 일이었다.
도굴꾼의 단검은 낡고 닳아빠진 무기인 만큼 내구도가 낮았다.
달인도 무릎을 꿇을 정도의 초인 캐릭터들이 작정하고 사용해도 내구도가 빠르게 소모될 정도인데, 안범석은 그것을 둔기처럼 무식하기 휘둘렀다.
두 번째 기둥이 부서질 때 단검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낀 난 세 번째 기둥으로 그를 유도했고, 결과는 효과적이었다.
단검은 세 번째 기둥 중간에서 걸려버렸다.
안범석이 힘을 주어 뽑아내려 힘을 주자 다시 단검이 움직이긴 했지만 상관없다.
그의 움직임이 멈춘 이 잠깐의 여유만 있다면 충분했다.
타앗!!
기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안범석에게 달려들었다.
그 움직임에 반응한 안범석이 다시 흥분하고 단검을 끝까지 움직였다.
콰가가가아앙!!!
기둥이 완전히 터져나가고 파편이 날아왔다.
두 팔로 머리를 보호하며, 남겨진 기둥의 밑동으로 미끄러지듯 몸을 날렸다. 그런데 방향이 잘못된 것처럼 몸이 기둥 옆을 지나쳤다.
내가 멈춘 곳은 안범석의 바로 옆이었다. 그는 단검을 휘두르는 것보다 발로 걷어차는 게 더 빠르다고 판단했는지 한쪽 발을 들었다.
그런 그를 가리키며 내가 말했다.
“……2미터.”
빠아아아악!!
시원한 타격음이 울렸다.
내 머리가 걷어차인 게 아니라 안범석의 머리가 쑥 들어가는 소리였다.
안범석의 옆까지 미끄러지며 나는 시동어를 몰래 읊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 도달했을 때 그의 머리 위치는 딱 나에게서 2미터 내였다.
바닥에 쓸린 등이 따끔거리지만 제법 해볼 만한 시도였다.
그렇게 안범석의 머리 위에 소환된 건 평범한 광석 하나.
당연히 SoR의 재료 아이템이라 무게는 엄청 나갔다. 그런 돌덩이를 정수리에 정확히 얻어맞은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큰일 날지 모르는 충격이 가해졌을 테지만, 나는 안범석의 단련된 목근육과 무식한 돌머리를 믿었다.
하마터면 날 죽일 뻔한 것에 대한 빈정 상함도 살짝 실리긴 했다.
기우뚱…… 털썩!!
안범석의 몸은 뒤로 넘어갔다.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가슴에 기복이 있는 걸 보니 살아는 있는 모양이다.
“후우…….”
쓰러진 그의 옆에서 나는 피곤한 한숨을 흘렸다.
안범석 문제는 일단 해결됐고, 이제 남은 문제는 레아를 어떻게 멈추냐는 건데…….
쿠우우우우웅!!!
그 순간, 바로 지척에 들린 굉음이 상념을 깨트렸다.
그것에 놀란 난 소리가 들린 방향을 돌아보았다.
기둥이었다.
방금 안범석이 끊어버린 기둥이 지금은 자석처럼 딱 달라붙어 있었다. 접촉면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부스러기 같은 게 우수수 떨어지긴 했지만 말이다.
쿠우우웅!!! 쿠우우우우웅!!! 우르르르르!!!!
그 기둥은 시작에 불과했다.
두 번째, 첫 번째 기둥도 찰싹 달라붙었고, 특히 첫 번째는 각도가 맞지 않았는지 그대로 어긋나며 무너져 내렸다.
정말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기둥이, 그리고 천장이.
“어? 어째서…….”
분명 이 기둥은 건물의 형태를 유지하고, 무게를 분산시켜서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일 것이다.
하지만 기둥은 총 여덟 개다.
부실공사라도 한 게 아닌 이상 세 개가 손상되었다고 건물 자체에 균형이 무너질 정도로 피해를 입은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아. 그러고 보니 3층에선 레아와 진혜가 싸우고 있었지?’
게임 속 도구 하나만 가지고 기둥 세 개가 끊어졌다.
게임 캐릭터인 그녀들이 그것보다 덜 부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3층에서 벌어진 전투 중 중요 기둥에 손상이 가해졌다면. 그리고 그것이 1층에서는 손상되지 않던 멀쩡한 기둥이라면.
‘즉, 이 건물 내에서 모든 기둥이 본래 기능을 상실해버렸…….’
그 결론에 도달한 순간, 정답이라고 외치는 듯 본격적인 붕괴가 시작되었다.
천장, 벽, 바닥의 균열이 걷잡을 수도 없이 번져나가고, 그것의 형태가 무너져 내리며 액체가 된 듯 사방에서 쏟아진다.
3층에 있는 그녀들은 문제없을 것이다. 높은 지대이기도 하고, 인간보다 훨씬 튼튼한 신체를 가졌으니까.
하지만 가장 아래층에 있으면서 평범한 인간인 우리는!?
“무슨 짓을 한 거야, 망할 아버지!!!”
무너지는 잔해 속에서 레아의 노기어린 외침이 들려왔고, 쏟아지는 잔해를 올려다보며 내가 외쳤다.
“반절은 너희들 책임이거든!?!!”
우르르르르!!! 콰과과과과아아아아앙!!!!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