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 평온한 일주일 (2)
* * *
#4
화요일의 이른 아침.
불규칙한 심장 박동 탓에 조금 거세게 두근거리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 것에 감사하며, 뮤는 트램 정거장 벤치에 앉아 있던 에지오를 조금씩 눈으로 흘겨보았다.
지금 이 시각에 트램을 타는 거라면, 분명 화요일 아침 9시에는 외부 교양 강의가 있다는 것이겠지.
프론티어는 아주 넓으니까, 같은 시간에 트램을 탄다고 해서 꼭 그들이 같은 과목을 수강한다는 것은 아닐 터다.
하지만 어느 한켠으로는 뮤 자신이 에지오와 엇나가길 바라면서도, 솔직한 마음의 일부분으론 에지오와 같은 수업을 듣고 싶었다.
그것은 에지오와 함께 있을 수 있던 로르센 아카데미 시절, 자신들은 같은 반 동급생이 아닌 선배와 후배 관계로만 만났던 까닭이다.
당연히 뮤는 그 관계를 무척 소중히 여기긴 했지만, 일평생 선배였던 에지오와 같은 교실의 공간 속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다는 새로운 경험을 한 번쯤은 가져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분명,
처음에는 그런 묘한 기대감이 서려 있긴 했다.
그러나 트램에 탑승하고 난 뒤 뮤를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저 반대 방향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에지오의 뒷모습을 보며, 뮤는 살짝 아릿한 마음에 입술을 질근 깨물곤 트램의 손잡이를 잡고 섰다.
……역시, 에지오는 뮤가 불편한 것이었다.
뮤라고 에지오를 편히 대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저렇게 정말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으려 하는 모습은, 에지오를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담고 있는 입장에서 상당히 비참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씁쓸한 기분이다.
뮤는 말없이 검집 끝부분을 손으로 매만졌다.
그런 동안 에지오가 아닌 뭇 불쾌한 남성들의 시선이 뮤의 위아래를 슬쩍 훑어보는 것을 느끼자, 뮤는 더없이 싸늘한 눈으로 그들을 한 명씩 돌아보며 무언의 협박을 가했다.
이후 뮤의 서슬 퍼런 기세를 마주한 그들은 헛기침을 하며 창문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정작 남들의 시선을 냉정히 떨쳐낸 주제에, 뮤는 자연적으로 저 멀리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에지오의 모습을 시야 구석에 담고 있었다.
편하게 꼬고 앉은 길쭉한 다리가 시원스레 뻗어 있다. 에지오는 부드러운 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유니폼에 달라붙은 건실한 팔뚝과 힘줄 돋은 큰 손이 일전의 그 귀여웠던 에지오 크라닐의 빈약한 모습 따위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차갑게 말해주고 있었다.
살짝 아래로 숙인 고개로부터 뚝 떨어지는 잿빛 머리칼 사이로, 갸름하게 굴곡진 턱선과 제 존재를 만천하에 과시하고 있는 오똑한 콧날이 보였다.
뮤는 일평생 미남이라는 존재에 외적으로 흥미가 솟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으나, 지금에 이르러 에지오의 유려해진 외관은 뮤 본인이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미약히 두근거리게 할 정도의 파괴력이 분명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랬다.
당장 뮤만 해도 이러한 반응을 보일진데, 하물며 실수로 손만 닿아도 두근거린다는 청춘의 한철인 프론티어의 소녀들은 또 어떠하겠는가.
뮤가 에지오와 같은 정거장에서 내려 함께 건물로 향하기까지, 제 갈 길을 가다 에지오를 돌아본 여학생의 수는 단언컨대 수백을 가뿐히 넘길 것이었다.
옆에 있는 친구의 어깨를 두드리며 저 사람 좀 보라고 호들갑을 떠는가 하면, 정말 넋을 놓고 홀린 듯 자리에 멈춰 서서 에지오를 바라보던 여학생들이 더러 있던 것이다.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신비한 광경에, 뮤의 마음은 참 여러 가지 이유로 복잡해졌다.
괜스레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리고, 가슴속에서 아주 미약한 열불이 들끓는다.
이제 에지오와 자신은 아무 관계도 아닐 텐데. 예전처럼 장난기를 담아 에지오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짓거리 따위는 아주 조금도 허용되지 않았다. ……아니, 원래도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겠지만.
뚜벅, 뚜벅—
뮤는 감히 에지오에게 먼저 말을 걸 용기도 내지 못하고, 묵묵히 복도를 걷는 에지오의 뒤를 따라 강의실로 향했다.
결국 뮤는 에지오와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다.
그것이 일전에도 느꼈듯 새삼 기쁘기도 했지만, 같은 공간에서 한 시간 동안 수업을 같이 들을 뿐이지 뮤의 희미한 상상처럼 서로 옆자리에서 알콩달콩한 장난을 친다던가, 그런 일은 지금에 이르러선 절대로 불가능했다.
현실은 매우 냉혹한 것이었다.
여전히 에지오는 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어차피 자리도 멀리 떨어져서 앉겠지.
별로 유쾌한 시간은 아닐 것 같았다.
그리 생각하며,
에지오와 함께 강의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
“……”
남겨진 두 자리에 연달아 착석한 에지오와 뮤는, 유난히 조용해진 강의실 내부에서 상대에게 먼저 인사라도 건네야 할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것이었다.
#5
— 오, 오오… 진짜 에픽 클래스다.
— 끝나고 말 걸어볼까?
— 미친… 옆에 남자애 존나 잘생겼어.
— 레일라, 나 쟤 옆에 서면 거의 마물급 되는 거 아냐? 무슨 사람이 아니고 인형이 앉아 있냐, 어떻게? 진심 말도 안 되게 예쁜데?
하필이면 말이지.
우리가 앉은 자리는 강의실 한가운데쯤 위치해 있어서, 다른 학생들의 눈에 띄지 않을래야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옆자리에 바짝 붙어 앉은 뮤와, 나를 향해 속닥거리는 목소리들은 이미 숨길 생각 따위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다.
그래.
나는 수업을 들을 테니 너희는 마음껏 떠들거라.
다만 수업 시작 1분 전인데도 아직 강의실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교수를 나지막이 저주하면서, 하얀색 노트를 꺼내든 채 습관처럼 펜을 돌리고 있던 뮤를 향해 조용히 속삭였다.
“너도 이 수업 듣는구나?”
“……! 아, 응…”
뮤가 순간적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내가 먼저 말을 걸 줄은 몰랐는지.
꽤 놀란 것 같았다.
그래도 우리 둘이 주변에 너무 어색한 사이로 보이면 좀 이상하니까, 일단 가볍게 인사라도 나누자는 생각이었다.
“앞으로 같은 시간에 여기서 보겠네.”
“그, 그렇겠지…?”
“아무래도 에픽 클래스는 우리 둘밖에 없는 거 같다. 쓸데없이 관심 많이 받게 생겼어. 사람도 많고.”
“그, 그러게……”
뮤가 쓰게 웃으며 짤막한 대답을 반복했다.
동시에 내게서도 점점 물러서고 있다.
아무렴.
예전 같았으면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는 뮤가 먼저 나한테 달라붙어 왔을 것이었기에, 새삼 신기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나 역시 쓰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생생한 꿈을 꿔서 그런지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씁쓸하기보단…이 역시 안타까울 뿐이다.
그녀와 대화를 딱히 이어가고자 시작한 말은 아니었기에, 적당히 몇 마디를 추가로 던지자 곧 강의실의 문이 열렸다.
찰나의 소음마저 일제히 줄어들었다.
드르륵—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탄식이 절로 흐르는 희끗한 머리숱의 교수가 들어와서, 외알 안경을 들어 올리며 출석을 확인했다.
잠시 뒤.
“으흠, 제 강의를 에픽 클래스 학생이 두 명이나 수강하는군요. 이거 프론티어의 교수로서 영광입니다. 자, 출석도 전부 체크했으니 이제 강의 시작에 앞서 잠시 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전부 출석한 것을 확인하고는, 과연 예상대로 수업 진행 방향 등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했다.
— …이처럼 예술적 문학 등의 연구를 통해 심미적 반응성과 문화적 표현의 형식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킴으로, 이 시대에 이르러 다양한 매체들로 이루어진 문학의 기본 골자들을 검토함으로써 문어적, 청각적, 시각적, 동작적 형식을 이해하는 능력을 학생 여러분께서……
저 앞에서 교수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만약 정식 수업부터 들어갔다면 필기도 제대로 못 했겠다며 내심 안도하곤, 대략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안절부절못하던 뮤의 곁에서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수업이 끝나기를 잠자코 기다렸다.
#6
뭐랄지.
예상했던 것보다 지루했다.
기념비적인 수업 첫날임에도 은근히 졸고 있던 학생들을 보면, 나만 그렇게 생각하던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튼 교양 수업을 마친 뒤에.
뮤와 함께 트램을 타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달리 갈 곳이 있는 모양인지, 뮤는 나와 트램 정거장에서 반대 방향으로 헤어졌다.
나의 경우 점심 전, 그러니까 11시부터 시작하는 검술 전공 수업이 하나 있었다.
지금이 10시를 막 넘긴 참이었으니, 여유가 남는 동안에는 짧은 운동도 겸할 생각에, 기숙사 부지를 뛰듯이 걸으며 빙빙 돌았다.
그러고 10시 50분쯤 되었을 때.
검술 전공 수업이 이루어지는 에픽 클래스 게브라 관으로 향했다.
드르르륵—
1층에 위치한 강의실 문을 열자.
3동에 있는 1학년 전용 연무장과 비슷한 크기의 널찍한 강의실 내부, 여러 대의 훈련용 인형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우리가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진검도 구석에 배치된 선반 위에 여럿 놓여 있었고, 드넓은 부지 중앙에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던 에픽 클래스 학생들 또한 볼 수 있었다.
“여, 에지오! 왔냐!”
그쪽에서 나를 발견하곤 손을 흔드는 가브리엘과.
“히히, 그게 있지, 사샤 사실은 검 다룰 줄 모르는데 수강 신청하길 잘했다, 그치! 응! 응?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언젠가 보았던 하늘빛 양갈래 머리의 사샤 엘네가, 목석처럼 땅을 딛고 서 있는 뮤의 곁에서 방방 뛰는 모습이 시야에 잡혔다.
“……아.”
그리고.
사샤의 압도적인 오두방정에도 꿈쩍 않던 뮤는,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날 돌아보며 미약하게 꿈틀거리는 것이었다.
화요일은…
뮤랑 무조건 두 번 이상 마주치는구나.
그 외에도 알드리에라든지, 이름 모를 남학생 세 명과 나를 향해 다소곳이 손을 모은 채 고개를 꾸벅 숙이던 스텔라를 볼 수 있었다. 그나저나 스텔라 쟤는 왜 이렇게 날 깍듯이 대하는 걸까……
스텔라도 이 강의를 신청했던 건가.
의외라면 의외다.
물론 가브리엘의 경우를 보면 알겠지만, 스텔라가 저리 연약하게 생겼다고 해서 절대 얕보면 안 된다.
수줍음 많은 성격에 행동거지도 조신하기 그지없지만, 검을 들었을 때만큼은 분위기가 확 달라질지 아무도 모를 노릇이었다.
어쩌면 나보다 강할 수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스텔라는 에픽 클래스 3번이라는 어마무시한 위치를 가지고 있지 않는가.
어라.
그런데 생각해 보니 유리도 2번이었다.
……뭐, 지금 단언할 필요는 없겠지.
에픽 클래스의 누가 강하고 약한지는 앞으로 같이 지내면서 차츰 알아가게 될 것이었다.
하여튼 간에.
내가 마지막으로 들어왔었는지.
— 드르르륵……
얼마 지나지 않아 날 제외한 추가 인원은 보충되지 않은 채로, 강의실의 문이 꽤나 무거운 소리를 내며 양옆으로 열렸다.
거기서 나온 건.
“흠, 모두 모였나?”
나보다 한참 작은 어린 소년이었다.
……
아니, 진짜로.
키 작은 어른도 아니라, 정말 하얗고 보들보들한 얼굴에서부터 앳된 티가 나는, 미형적인 얼굴을 가진 군청빛 머리색의 소년이었다.
푸른 도복을 입고 나타난 그는 뭔가 벙찐 우리들의 앞으로 뚜벅거리며 걸어 나와서, 자기 시선의 위치를 살짝 높인 채로 무언가를 스캔하듯 우리들을 옆에서부터 쭉 훑어본다.
“하나, 둘, 셋…… 총 아홉. 음, 다 모였군.”
교수…… 맞지?
그걸 직접 물어보는 건 왠지 실례인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있자니, 뮤의 옆에서 눈을 깜빡이던 사샤가 급작스레 손을 들었다.
“저기, 교수님!”
“음? 뭔가?”
소년이 사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샤가 명랑하게 소리쳤다.
“아무래도 강의실을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요! 여긴 엄청 키 크고 우람하게 생기신 분이 검술을 가르쳐 주신다고 들어서요!”
생전 처음 듣는다는 듯 소년이 고개를 꺾었다.
“……누가 그런 말을 했나?”
사샤는 볼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어… 보통 검술 교수님들은 그렇지 않아요?”
“……”
역시 아무 생각이 없었구나.
저 방정 맞은 입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때리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와중에, 소년은 문득 유쾌한 듯 웃음을 터트렸다.
“흐하하하! 이번 기수 신입생들은 썩 재밌는 녀석들이 많다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 보군!”
도복 옷매무새를 여미던 소년이 픽 웃었다.
“이렇게 보여도 엄연히 프론티어에 정식으로 고용된 교수다. 너희 1학년들의 검술을 앞으로 지도하게 될 아벨 라이오너, 라고 한다. 간단히 아벨 교수님이라고 부르면 돼. 참고로, 너희가 아무리 기다려도 이 강의실에 나 말고 다른 교수는 더 찾아오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도록.”
아벨 라이오너.
나로선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뮤는 어째서인지 그 이름을 듣자마자 “아…” 하는 탄식을 짧게 흘렸다.
아벨은 분명 앳되고 어린 미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왠지 오랜 연륜이 담긴 듯한 눈동자로 우리를 넓게 둘러보며 말한다.
“흐음…… 대충 알았다, 너희들의 레벨. 생각보다 시시한 녀석들이 몇 섞여 있군.”
“……! 뭐라구요!”
그 말에 발끈한 건 사샤뿐이었다.
“시시한 건 저희가 아니라 교수님 키 같은데요!”
“으음?”
아벨이 아무렇지 않게 반박한다.
“……그렇지만 이런나보다 작은 건 네가 아닌가?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만. 내가 살짝 내려다보고 있으니 맞는 것 같군. 시시한 녀석 같으니.”
가브리엘이 옆에서 푸흡, 하는 소리를 냈다.
“이, 이익…! 대보지도 않았으면서!”
딱히 부정할 순 없는지 사샤가 얼굴을 붉히며 역정을 내다가, 아벨이 곧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자 입술을 댓발 내밀곤 무어라 툴툴거렸다.
……가능하면 사샤랑은 절대 엮이지 말아야겠다.
어째 가브리엘보다 더 피곤할 것 같아.
짝.
가볍게 웃던 아벨이 박수를 짧게 쳤다.
“자— 일단 너희들 전부.”
아벨은 손가락으로 우리 어깨 너머를 가리켰다.
“저 뒤로 돌아가서 각자 검 하나씩 잡도록. 길이도 나뉘어 있으니 편한 대로 고르면 돼. ……아, 그렇지.”
아벨이 도복을 구기며 팔짱을 낀 채로 그리 말하다가, 불현듯 뮤를 보고선 입을 열었다.
“뮤였나? 너는 그 검을 사용하도록 해.”
“…아, 네. 교수님.”
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뮤는 개인용 검이 따로 있었으니까.
아벨의 말에 따라 우리 모두가 선반 위에 놓여 있던 길고 짧은 검집들을 하나씩 집어 들었고, 스르릉— 하는 맑고 청명한 소리를 내며 검이 뽑히는 것을 확인한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
“좋아. 이제야 검사의 폼새가 좀 나는군.”
씩 웃던 아벨이 문득 나를 돌아봤다.
짧은 순간 아벨과 눈이 마주쳤고, 곧 아벨은 다시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뮤 쪽을 바라보았다.
“흐음.”
그러더니 뭔가 알겠다는 듯.
다시금 고개를 주억인다.
“다들 검로를 펼칠 준비가 되었다면…… 일단 여기서 제일 약한 너랑, 여기서 제일 강한 너.”
아벨이 한 손으로 나를 가리키고.
나머지 한 손으로 뮤를 가리켰다.
그런 뒤.
아벨은 나지막이 선언하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서로 싸워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