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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차버린 소꿉친구와 전 여친이 같은 반이라 곤란하다-21화 (21/201)

〈 21화 〉 평온한 일주일 (3)

* * *

#7

물론 무턱대고 개싸움 하란 얘긴 아니었다.

— 너희의 수준을 대략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초석이다. 대련 방식은 신체 타격 직전에 검격을 멈추는 것으로 하지. 만약 그 과정에서 실수가 생기더라도 내가 막아설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아벨이 간단한 룰 설명과 함께 심판을 서고.

그리하여,

정말 갑작스러운 대련이 성립됐다.

“에지오! 괜찮겠냐! 쟤 엄청 세다며! 괜히 쪽만 당하는 거 아니냐!”

“히, 힘내세요… 에지오 씨…!”

“꺄악! 그냥 발라버려, 뮤! 사샤만큼은 널 응원하고 있다구!”

에지오는 얕게 한숨을 쉬었다.

뭔진 몰라도 저들끼리 신나서 떠들어 댄다.

자신은 근심과 걱정이 앞서기만 한데.

에지오와 뮤를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큰 원을 그리며 정해진 거리 밖에 빙 둘러 앉아 있었고, 그 한가운데 우뚝 서 있던 아벨은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한 손을 위로 들었다.

“준비해라.”

“……”

“……”

아벨의 말을 떨떠름히 따르며 검집에 손을 올리던 그 순간까지도, 에지오와 뮤는 대략 열 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서로를 마주보면서, 어떻게든 전투에 집중하기 위해 호흡을 차분히 다스렸다.

그들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든지 말든지, 아벨은 한 손을 높이 든 상태로 얌전히 생각했다.

‘에픽 클래스 신입생 1번, 뮤.’

아주 훌륭하다.

스르릉—

찬란한 검명을 흩뿌리며 백색 검신의 보검을 발도하곤, 짧은 숨결 한 번에 온 정신을 담았다.

흡사 고결하다 일컬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발도의 수준이, 뮤의 검세가 얼마나 단련되었는지를 직선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잠시 근심 섞인 상념이 가득해 있었으나.

이윽고 호흡 한 번으로 무아의 영역에 돌입한 뮤는, 검을 상대의 중심에 정확히 대곤 흠결 없이 완벽한 중단세를 구사했다.

검파를 쥔 손에 흔들림 하나 없다.

땅 위를 딛고 선 양발의 무게중심은 평행선을 그리며 어떠한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을 굳건함을 내보였다. 강철보다도 단단한 자세였다.

길쭉한 검신에 실리는 공기의 흐름이 뮤의 의념에도 똑같이 전해지고 있었다. 검을 제 손에 쥐자마자 그것과 한 몸이 된 것처럼 모든 신체의 운용법을 본능적으로 제어하기 시작한다.

한 세기를 제 이름 아래 호령한 검객들의 그림자가 뮤의 뒤로 무수히 스쳐 지나가는 것을, 아벨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아벨이 판단하기에, 뮤의 경지는 이미 일반적인 학생의 것이 아니었다.

이 자리에 위치한 학생들이 최소 다섯은 달라붙어야 간신히 호각을 이룰 수 있을까 말까 한 정도.

심지어 뮤가 이들보다 한 살 더 어리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이지 불공평한 처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아벨은 곧 납득하고 만다.

천재(??)란 본디 그런 것이었으니까.

또, 아벨은 순수히 감탄하고 말았다.

뮤라는 신입생은 저 이른 나이에.

신검합일(???一)을 이룬 것이었다.

‘나만 해도 약관을 갓 넘겼을 때 비로소 깨우쳤거늘…… 무서운 아이로다.’

……그에 반해.

뮤의 대련 상대가 된 에지오란 청년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보였다.

자세는 나쁘지 않다. 뽑아든 검도 제법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다.

제 딴에는 검세를 다잡고 있다곤 하나, 타점이 뻔히 노출되어 어떤 궤적으로 휘두르면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을지, 최적의 검로가 고스란히 투영되어 보이는 것이었다.

물론 아벨과 뮤를 제외한 이 자리의 어느 누구도 그것을 꿰뚫어 보지 못할 만큼, 에지오는 제 나이 또래 수준에 비해 월등한 검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비교하는 상대가 좋지 않았다.

상대적인 수준의 차이를 보면, 아벨이 예감하기에 이번 대련은 단 일검(一?)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했다. 거의 그리 확신하고 있었다.

그것은 뮤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에지오 선배와 대련……’

정말 오랜만에 에지오와 검을 맞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에지오의 검술을 보았을 때, 뮤는 에지오에게 그 이상 검술을 가르쳐 봐야 소용이 없다는 걸 내심 느끼고 있었으나, 정작 포기하지는 않았다.

단지, 에지오가 자기 덕분에 검을 잘 다룰 수 있게 되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까닭이다.

결국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은 모양이지만.

자신의 소원이야 어찌 되었든, 지금의 에지오는 과거의 그가 바라 마지않던 경지에 올라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뮤는 내심 기뻤다.

……동시에, 미안하기도 했다.

부쩍 성장한 에지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간 에지오만이 성장한 게 아니었다. 에지오와 길을 달리한 직후, 다른 행위를 일체 멈추고 오로지 검 하나에 자신의 의식을 매몰시켰던 뮤였다.

따라서, 지금의 뮤에게는 보인다.

이번 대련의 결과는 과거와 비교해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었다.

에지오를 상대하기에, 일검이면 충분했다.

그리 생각하는 뮤였지만.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면……

진검을 들고 에지오를 상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뮤 정도 되는 인물이 실수를 할 거라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본인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다.

다만, 언제나 만약이라는 경우의 수는 염두에 두고 있어야만 했다.

솔직히 말해서 평소보다 집중이 덜 되었던 탓에, 뮤는 자신이 대련 도중 삐끗하기라도 하면 에지오의 살갗을 크게 베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내심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아벨이 막아선다고는 하나…… 차라리 진검 말고 흑단 목검 같은 것을 쥐여주면 되지 않았을까. 실전성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수준만 가늠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었을 터다.

지금이라도 넌지시 아벨에게 그리 요청을 해볼까 싶어 옆을 돌아보는 순간——

아벨이 손을 내리며 조용히 선고한다.

“시작해라.”

뮤는 속으로 침음성을 삼켰다.

……어쩔 수 없지.

가급적 빠르게 끝내는 수밖에.

대련에 있어 에지오를 봐줄 순 없었다.

그것은, 자신을 착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에지오부터가 원하지 않을 테니까.

츠즈즈즛—

시작 신호가 울리자마자.

뮤는 오른발을 끌며 진각을 밟았다.

팟—

“……!”

순간, 뮤의 몸이 사라졌다.

소리조차 울리지 않고 대지를 밀어내며 에지오의 앞에 쾌속으로 도달한 뮤가, 그 칠흑 같은 머리칼을 공중으로 비단처럼 펄럭였다.

에지오의 눈이 놀람으로 물들었다.

대기를 찢어발기며 날아드는 극속의 검격을 차마 쫓지 못하고, 신체를 다급히 뒤튼다.

사아악!

짤막한 사이 균형을 잃은 에지오의 무게중심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뮤의 검이 그리는 궤적은 아름답도록 완벽했다. 더 경합을 나눌 필요도 없이, 무너진 자세의 틈을 찔러 검을 휘두른다.

근력조차 에지오를 아득히 상회하는 뮤였기에, 검과 검이 교차하며 부딪히는 순간 승부의 결과는 곧바로 결정 지어질 것이었다.

챙—!

에지오와 뮤의 검이 맞닿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벨은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곤, 뮤의 승리를 선언하려던 바로 그 순간.

“……호오?”

직후 이루어진 전혀 예상치 못한 흐름에, 입을 열려다 만 아벨이 제법 흥미로운 기색을 흘렸다.

#8

“……읏?!”

이번에 놀란 것은 에지오가 아니었다.

카가가각—!

분명 에지오의 검을 밀쳐내고 있어야 할 순간에, 뮤는 자신의 검면을 역으로 타고 올라가는 에지오의 검격을 받아내고 있었다.

‘뭐야?’

방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잠시 뮤의 숨결이 흐트러졌다.

확 트였던 활로가 갑갑하게 좁혀지고, 순간적으로 어설프게 굳어버린 몸동작이 검 속에 잠들었던 무아의 상태를 깨뜨리고 말았다.

“정신 차려, 뮤.”

“……!”

싸늘한 목소리가 나지막이 짓쳐 들어온다.

연달아 공격을 해야 하는 시점이 균형을 잃자 뮤의 무게중심이 덩달아 흐트러졌다.

그것은 도미노처럼 뮤의 부분부분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곧 하나의 거대한 파도로 불어나 뮤의 동세를 거칠게 휩쓸었다.

타악—!

반격을 허용했던 뮤는 당황하며 뒤로 물러났다.

기이하게 힘이 빠져나가 칼자루를 느슨하게 쥐어버린 탓에, 하마터면 검을 손에서 놓칠 뻔했다.

무엇보다……

에지오의 서늘한 푸른 눈동자가 교차한 검 사이에서 자신을 응시하자, 뮤는 저도 모르게 알 수 없는 소름을 느꼈다.

……뭐야, 대체 뭐였지? 방금?

에지오와 간격을 벌리자 다시금 검에 의념이 잠들기 시작했지만, 분명 작금의 상황은 뮤로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자신은 앞을 보며 세 걸음 나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고작 한 발자국 나아갔을 뿐이었던 것 같은 기묘한 감각이었다.

답지 않게 실수를 한 걸까.

모르겠다.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

타악—!

뮤는 혼잡한 마음을 다스리며 다시금 바닥을 강하게 박찬 뒤, 에지오에게로 뛰어들었다.

“……윽!”

하지만, 이번에도.

카앙—!

공명하던 검명이 교차한 검 사이로부터 사방을 울려대자, 뮤는 또 다시 그 기분 나쁜 감각을 전신의 혈도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칼자루를 쥔 손에 미약한 강도로 힘이 빠져나간다. 방금까지 눈에 보였던 타점이 칠흑 같은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찰나의 순간 목적지를 잃어 길을 헤매는 것처럼, 뮤 스스로 보기에도 썩 부끄러운 검결이 펼쳐진다.

그렇다고 해서 에지오한테 역으로 제압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일검으로 끝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런 기이한 일이 벌어지니 뮤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캉! 캉! 캉! 캉!

그 이후로.

재차 몇 회의 경합이 더 이루어졌다.

“……뭐야, 의외로 잘 싸우잖아?”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에지오가 놀라운 분투를 벌이자, 옆에서 그들의 대련을 지켜보던 아벨은 물론이고 저 멀리서 구경하던 사샤 등의 학생들은 각자 의문 아닌 의문을 표했다.

분명 딱 보기에도 아, 이건 끝났다. 싶은 상황이 생기면, 뮤의 검격이 살짝 느슨해지면서 에지오가 그 틈을 파고드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학생들 중 일부는 공연히 생각했다.

……뮤가 에지오를 봐주고 있구나, 라고.

물론.

대련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뮤는 어디까지나 진심을 녹여 전력을 다하고 있었지만, 에지오의 능력을 알고 있는 가브리엘을 제외하고선 대부분이 그리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들이 대련을 어떻게 보고 있든 간에.

‘……강해졌군요, 선배.’

뮤와 에지오가 허공에 그린 검흔의 숫자가 수십을 넘어갔을 때쯤, 뮤는 에지오에게 무언가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점을 그제야 인정했다.

캉! 캉! 캉! 캉!……

알 수 없는 능력이야 고사하고서라도, 에지오의 검술은 일취월장 수준을 넘어 아예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 기묘한 능력을 지닌 채라면, 중등부 시절의 뮤와 겨루어 호각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그것이 왠지 모르게 기뻐서.

다만, 에지오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리 강해졌는지에 대해 짧은 고찰이라도 하게 되면, 문득 가슴이 아픈 듯한 기분이 들어서……

‘축하드려요, 선배.’

뮤는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슬슬 에지오와의 대련을 끝내고자 했다.

뮤가 이번 대련에서 승기를 잡는 건 그닥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에지오와 뮤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던 것이었다.

에지오 본인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뮤가 자신을 휘어감는 묘한 감각에 차츰 적응하기 시작하면, 아마 열화된 검술로도 금방 자신을 제압할 수 있을 거란 사실을.

너무나 의외인 상황이었기에 잠깐 흐트러졌을 뿐이었다. 어디 가서 이런 경험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을 테니까.

에지오와 뮤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 캉!

짧은 검명이 울렸다.

“큭!”

경합에서 밀려난 에지오가 검파를 그만 손에서 놓치곤 자리에 풀썩 넘어졌다.

대련의 승자가 정해졌다.

척—

땅 위에 뒹구는 검을 뒤로하고, 뮤는 버릇처럼 상대의 목을 향해 검 끝을 가져다 대려다가.

“……아, 아­! 괜찮으세요, 선배?!”

상대가 에지오라는 것을 깨닫곤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검을 바닥에 놓고는 주저앉아 있는 에지오를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에지오의 목을 향해 검을 겨누려던 것에 얼마나 당황했는지, 자기가 말을 잘못했는지도 하얗게 까먹은 채 허둥지둥 허리를 구부리는 것이었다.

에지오는 그에 별말을 덧붙이진 않았다.

다만 쓰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역시 강하네, 뮤.”

“……”

에지오는 진심으로 그리 말했다.

그동안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했으나, 역시 뮤의 수준까지 닿기에는 아직 멀기만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일전의 교습을 가장한 괴롭힘에 가까웠던 시간을 생각하면, 뮤와 이렇게 제대로 된 장소에서 검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에지오는 뮤의 호의를 굳이 거절하진 않았다.

“고맙다. 읏차——”

“……!”

반사적으로 손을 내밀긴 했지만, 혹시라도 에지오가 불편할까봐 혼자 일어날 수 있게 내빼려던 뮤의 오른손을 단번에 꽉 붙잡는다.

‘아, 아……’

에지오의 따스한 온기가 담긴 큰 손이 뮤 자신의 손을 휘감자, 뮤는 순간적으로 심장이 덜컹거리며 크게 뛰는 것을 느꼈다.

뜨겁도록 화끈해진 얼굴을 푹 숙이던 뮤의 손을 잡고 벌떡 일어나, 유니폼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던 에지오를 향해 아벨은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간과한 점이 꽤 있었군. 여긴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녀석들이 모이는 곳이란 사실을 말이야.”

아벨은 만족스럽게 씩 웃으며 말을 잇는다.

“대련은 뮤의 승리다. 하나, 눈으로 가늠한 수준의 최소치와 최대치를 확인하려고 했건만, 이래서야 완전히 실패해버렸군. ……하지만 썩 보기 좋은 대련이었다. 지도 방향 정도는 얼추 잡을 수 있겠어.”

그러면서 주위에 빙 둘러 앉은 학생들을 본다.

“너희들은… 그래, 지금까지 너희가 배워온 검술을 저 인형에 마음껏 펼쳐 봐라.”

아벨의 손을 따라 학생들이 그쪽을 돌아보았다.

“나는 여기서 다 지켜보고 있을 테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기록할 것이다. 동세를 읽고, 앞으로의 지도 방향을 한 명씩 잡을 테니, 알아 들었으면 바로 시작하도록.”

스윽, 스윽……

아벨의 말에 하나둘씩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그중 한 명만이 멀뚱히 앉아서 손을 들었다.

“저, 근데 교수님!”

사샤 엘네였다.

아벨은 떨떠름히 고개를 끄덕인다.

“음? 또 너인가? 그래, 이번에는 뭐지?”

사샤는 명랑하게 대답했다.

“전 검술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요! 어쩌죠?!”

“……”

아벨은 이제 유쾌하다며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편.

‘에지오 저 구라쟁이 새끼.’

저게 둘 사이에 뭐가 없는 모습이라면 반드시 내 손에 장을 지지리라 결심하면서, 가브리엘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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