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 조각 (3)
* * *
#6
—사각, 사각.
일요일의 이른 저녁, 2동 여자 기숙사.
커튼을 쳐둔 채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던 루비아는, 풀리지 않는 문제를 직면한 듯 답답함이 담긴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후우우.”
모르겠다. 모르는 건 아니지만 역시 모르겠다.
가지런히 쌓아 놓은 서적들. 펼쳐져 있는 책까지 포함하면 도합 열 권이 넘는 전문 서적들이 루비아의 책상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펜을 손가락에 들고서 빙빙 돌려본다. 콧잔등에 얹어 보기도 하고, 끄응, 하며 신음도 내어 보지만 결국 머릿속은 엉망진창으로 수렴하기에 이르렀다.
‘집중이 왜 이렇게 안 될까.’
미련한 자문이었다. 어차피 답은 알고 있었으니까.
글씨가 눈에 통 들어오지 않는다. 단어 하나하나의 뜻은 이해하고 있는데, 문장으로 조합된 그것들이 명료하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공부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단 증거였다.
몸 상태는 이전보다 확실히 괜찮아졌을 텐데. 눈가에 어렸던 그림자도 한층 옅어진 채였다.
‘빨리 끝내야 하는데……’
루비아가 현재 노트에 따로 정리하고 있는 내용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조별과제의 발표를 위한 초고였다. 물론 자료 조사도 겸한다. 루비아의 옆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들의 정체였다.
일반적인 마력 회로의 구조도. 마학의 발전과 역사. 고유 마력이란 무엇인가, 등등…… 조별과제 주제와 관련한 책들이었다.
루비아는 그것들을 이미 2회 이상 정독한 뒤였고, 지금은 얻은 정보들을 조합하여 정리하는 단계였다.
조별과제는 총 두 가지로 나뉘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고유 마력과 연관된 연구 논문 하나를 작성하고 발표하기. 그리고 조원들의 고유 마력을 이용하여 제시된 그림의 색칠을 완성하기.
후자는 아직이다. 루비아의 조원들이 원활한 수행의 어려움을 성토했던 까닭이다.
반면 전자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다수결로 조장이 되었던 루비아의 주도하에. 아니, 주도라고 하기에도 참 뭣한 게.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루비아 혼자서 도맡아 하고 있던 것이었다.
루비아의 조원들이 도와주었던 건 고유 마력의 색깔이 무엇인지, 정도일까. 참고 자료로 쓰기 위해 모임 당시 시트지 위에 대충 아무렇게나 색칠했던 것을 챙겨 와서, 그것에 기반하여 조사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월요일까지 못 끝낼지도 모르겠네……’
이전에 만나고 왔던 조원들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우리가 해봤자 결과물만 이상해질 게 뻔하거든. 이론엔 되게 약하기도 하구…… 루비아 너는 에픽 클래스라며? 거기다 4번이랬지? 진짜 대단하다. 그럼 공부도 완전 잘하겠네?
—내가 이런 데는 진짜 약해서. 다들 되게 수준 높아 보이던데. 내가 뭐 하나 잘못 조사하면 다 같이 점수 깎이는 거잖아? 솔직히 자신 없기도 하구. 게다가 발표만 하면 말을 자꾸 더듬게 되더라. 교수님이랑 다른 애들 앞에서 그러면 난 버틸 자신 없어.
—그거 인정. 속이 막 울렁거린다니까?
—그치? 나만 그러는 거 아니잖어. …아무튼, 그게에. 나도 사실 재능으로 들어온 거지 실력으로 들어온 건 아니거든…… 첫 조별과제부터 망칠 순 없잖아? 그래도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려면 A 이상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루비아 너는 들어보니까 엄청 성실하구 공부도 엄청엄청 잘하구… 이거 완벽한 모범생이잖아? 이렇게 부탁할게! 제발 나 좀 도와주라.
—맞아. 나도 아카데미 생활 같은 건 처음이야. 연구 논문? 그런 거 들어본 적도 읽어본 적도 써본 적도 없다고. 물론 조사 정도야 해올 순 있겠지만 정보가 틀릴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다면야……
—아, 알았어. 얘들아. 내가 어떻게든 잘 해볼게. 이런 건 중등부에서 많이 해봤으니까……
—진짜?! 고마워! 역시 착한 친구구나! 사랑해!
사랑한다니, 그런 말은 쉽게 하면 안 되는데. 물론 루비아와 같은 여성이긴 했지만. 갑자기 와락 안겨 와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다.
여하튼 간에 루비아는 그런 식으로 조원들을 대신하여 1번 과제를 전부 도맡아 수행하게 된 것이었다.
솔직히, 루비아도 아주 살짝은 의심암귀를 품고 있긴 했으나. 결국 그걸 겉으로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이러나저러나 루비아는 루비아였다. 이대로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아마 금세 호구잡힐 일이 생길지도 몰랐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바에야 차라리 내가 피해를 보는 편이 더 낫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근본부터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루비아는 평생 이런 형태로 피해를 보며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누구에게도 상처주고 싶지 않고, 누구에게도 상처받고 싶지 않다.
현실보단 이상(理?)에 가까운 염원이다.
세상에서 이상을 꿈꾸는 자가 반드시 몽상가에 그치는 것은 아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이상을 좇다 발 아래를 보지 못해 그만 빠져 죽고 말거나 혹은 실현이 불가능함을 자각하고선 결국 뒤돌아 현실을 직시하기 마련이다.
루비아는, 글쎄. 어느 쪽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의 우유부단함이라든지. 때에 따라 확실하게 표현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점이라든지. 알고 있지만 알아도 차마 해내지 못하는 게 세상엔 수두룩하다. 단순한 생각과 오롯한 실천의 영역은 엄연히 구분되어 있었다.
‘피곤해……’
루비아가 잠을 자고 일어난 지 여덟 시간도 채 안 되었다. 그런데도 급격히 밀려오는 피로. 비단 책만 주야장천 들여다보아서 그런 것은 아닐 터였다. 아까부터 집중이 통 되질 않았던 이유.
당연하게도 같은 반 남학생이자 자신의 소꿉친구인, 에지오 크라닐 때문이다.
‘진짜… 미쳤었나봐.’
스스로도 심각한 상태였음을 자각할 만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벼랑끝에 몰린 상황에서 에지오에게 그런 말을 해버렸다.
만약 내가 널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면—.
“하으으……”
루비아가 고개를 아래로 푹 떨구었다. 책상에 팔을 올려놓고 그 위에 이마를 얹었다. 바보, 바보. 왜 그런 말을 한 거야. 진짜 멍청이.
더 이상 에지오를 정말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다면, 그 말만큼은 절대 해선 안 되었을 텐데.
그렇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었다. 되돌릴 수는 없었다. 에지오는 듣지 못한 걸로 해준다고 했다. 저번 에지오와 마주쳤을 때, 에지오는 별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그게 조금, 부담스러웠다.
동시에 여러 생각도 들었다. 이제 에지오를 무슨 얼굴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 에지오가 해준 말인 만큼 믿고 싶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는가. 당연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걸 루비아도 알고 있었다.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어. 이제 자기가 에지오에게 가진 감정이 대체 무엇인지, 정말 하나도 모르게 되어 버렸다.
친밀함. 그리움. 죄책감. 자책감. 죄악감. 미안함. 편안함. 슬픔. 기쁨. 한 사람의 얼굴을 보고 떠오르는 감정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다채로운 감정이 루비아의 머릿속을 엉망진창으로 헤집는다.
종래에는 하나로 귀결된다.
——사랑(?).
“……”
……정말로?
교차로 놓은 팔 위에 고개를 파묻곤, 나지막이 생각해 본다.
루비아가 아는 사랑의 정의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영원이고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어야 한다. 관계 속에서 상처받는 걸 지극히도 두려워하는 루비아에게 있어, 사랑을 나누는 대상과 함께할 땐 어떠한 파국도 맞이해선 안 된다. 그게 전제 조건이었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최근 루비아는 슬슬 깨닫고 있었다.
에지오와는 이미 한번 멀어져 봤다. 즉, 관계가 파탄이 났었다. 그 과정을 몸소 체험하며 루비아는 천천히 무너져 갔다. 고향을, 제국을, 대륙을 뒤집으며 단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완전히 잃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소중함. 정말 이대로 끝인 걸까.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던 시기에, 되찾았다. 루비아는 기적적으로 다시 잡은 손을 절대 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 이렇듯——
세상에 영원(氷?)이란 건 없었다.
당장 루비아 자신만 해도 언젠가는 죽을 사람이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정말로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언젠가 끝을 함께 맞이할 때까지, 조금이라도 빨리 많은 추억을 쌓아야만 하는 게 아닐까. 어떤 식의 결과를 맞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헤어짐 뒤엔 분명 죽을 만큼 아프겠지만, 웃으며 보내왔던 시간만큼은 진실로 행복했을 테니까.
그리고, 애시당초.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를 일이었다.
막연한 앞날이 두려워 성큼 발을 내딛길 주저하는 겁쟁이. 그게 자신이었다. 당장 눈앞에 직면한 가까운 미래부터 걱정해야 할진데. 정작 해보지도 않고, 훗날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현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미래부터 덜컥 걱정하고 만다.
‘……진짜 바보구나, 나.’
어떠한 고난도 없이 행복만 쟁취하려 하다니.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거였다.
루비아는 온통 이상으로 이루어진 소녀였다. 만일 바라던 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으면, 문제로부터 회피해 버리거나. 아니면 이상을 이루지 못한 대가로 본인이 피해를 입는 길을 택한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결국 루비아는 삼라만상을 관조할 수 있는 신이 아니었기에. 그러한 선택으로 인해 고통받을 누군가의 마음을 전부 고려하진 못한다. 루비아가 고통받음으로 인해 누군가 고통받기도 한다.
하여, 어느 쪽을 택하든 본인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루비아는 그런 상황이 오는 걸 절대 원치 않는다.
다만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넓은 세상은 작은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이 뭔지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에.
에지오는 뮤, 그 친구와 한번 사귀었잖는가.
루비아가 우려하던 미래처럼——
이미 깨져 버린 것 같긴 해도.
자기도 전혀 모르고 있을 때에, 그 둘은 어딘가에서 은밀하게 소중한 시간을 함께했을 것이었다.
루비아의 조막만한 손이 차츰 오므라들었다.
그 애, 예뻤지. 아카데미에서 인기도 많았어.
어떻게 만났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분명 에지오가 마음을 열어주었던 계기가 어딘가엔 있을 거야.
그 어딘가에. 루비아가 모르는 공백의 시간에. 에지오와 뮤는 연인이 되었고, 적어도 1년 이상 관계를 지속했다. 1년은 꽤 길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면 체감상 더욱 느리게 가는 점을 고려할 때, 그들의 1년은 아주 많이 길었을 것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여느 반 친구들이 말해줬던 것처럼, 다정히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걸어가는 에지오와 뮤의 모습이——
“……읏.”
고개를 파묻고 눈을 감아서 그런가.
상상되는 이미지가 무척 선명했다.
그와 동시에, 불균형히 고동치는 심장 박동. 바늘로 가슴께를 쿡 찌른 것처럼 따갑기까지 한다.
최근 유난히도 루비아를 많이 괴롭혀왔던 지독한 감각이다. 매우 불쾌하고, 힘들었다. 지난 며칠간 이 불쾌한 감정 속에서 루비아는 끙끙 앓았다. 에지오나 뮤를 마주쳤을 때. 아니면, 에지오와 스텔라 사이의 묘한 기류를 눈치챘을 때……
“…아윽.”
왜 이러지. 이상하다.
감정이 다소 격해진 까닭일까. 평소에는 상상하지 않았을 것마저 자연히 떠오르고 만다.
루비아의 심장이 절로 떨렸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더 상상하고 싶지 않은데. 강제로 속박당해 장면을 주입당하는 기분이다.
——학교의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어쩌면 누군가의 자택에서. 어둠과 까마득한 고요함에 잠겨, 대화 없이 서로의 숨결만 오간다. 눈을 보고 있었을까, 부끄러워서 피하고 있었을까. 그도 아니면 감고 있었을까. 경험이 전혀 없으니 모른다. 그렇지만 상황은 어떻게든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과거의 에지오가 침대에 걸터앉아 있다. 뮤는 귀밑머리를 사륵 귓바퀴 뒤로 넘긴다. 불온한 열망이 깃든 눈으로 에지오를 내려다본다. 그래, 불온한 열망이다. 아직 성년이 되지도 않은 학생들이니까.
그러나 그들은 연인이다. 학교의 눈을 벗어나, 비밀스러운 장난을 한다. 진심이 담긴 장난을.
어깨, 목, 그도 아니면 허리. 도대체 어디를 잡아야 했을까. 에지오의 팔을 느슨히 잡아 끌어당긴다. 손으로 뒷목을 받치고, 천천히 고개를 가까이한다. 뜨거운 숨결이 뒤섞이며 교차한다.
이윽고, 서로의 콧등이 닿는다. 바보처럼 머리가 텅 비어버린다. 서로 외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새하얗게 물든 머릿속에 유일히 비춰지는 건 서서히 벌려지는 누군가의 입술뿐이다.
뮤의 긴 옆머리가 에지오의 볼을 상냥히 스치고, 마침내 보드라운——
찰나에 마주한 에지오의 눈동자.
그곳엔 뮤가 아닌 자신이 비치고 있었다.
—쿵!
미약한 힘으로 이마를 책상에 박았다.
“……하으, 하아.”
아파. 살짝 발갛게 된 이마를 쓰다듬었다.
그것보다도 양 볼과 귀가 더 벌개졌다.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너무 외설스럽잖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차마 행위의 이름까지 생각에 담진 못하고, 그저 맨정신으론 못할 상상을 해버린 자신에게 끝없는 자괴감을 느낄 뿐이었다.
이게, 이게 다 중등부 때 반 친구들 때문이야. 걔들이 내 옆에서 이상한 얘기만 안 했더라면. 구체적인 상황까지 상상할 자원도 머릿속에 없었을 거 아니야. 세릴다, 데이지, 퓨카…… 너희들이 날 망쳐놨어……
“……”
어느새 귀를 기울이면 자신의 고동치는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
환상에서 깨어난 루비아가 화끈하게 달아오른 자신의 볼을 두 손으로 감쌌다.
이런 외설스런 상상을 하면 감옥에 잡혀갈 거야. 아니, 누군가 이런 날 경멸할 거야. 단지 생각만 했음에도. 여긴 루비아의 허락 없이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인 만큼 철저히 개인적인 공간이었을 텐데도, 루비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휙휙 둘러본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며 가슴께에 손을 얹었다.
두근, 두근.
차분히 눈을 감다가, 문득 아랫입술을 빨아들였다.
“……”
사실, 방금 찧은 이마보다도.
마음이 더 아팠다.
자기는 비록 상상에 그쳤지만.
어쩌면, 그들은 이미.
실제 행위에 옮겼을지도 모르니까.
이게 왜 마음이 아플 일인지.
루비아는 아직 몰랐지만.
아니, 이해하려 하고 싶지 않았지만.
“……조금만 쉴까?”
일단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머리를 털어 나쁜 생각을 모두 지워낸 루비아가 의자로부터 벌떡 일어섰다. 펼쳐진 책 페이지 사이에 책갈피를 끼워 넣고, 그대로 텁 하고 닫았다.
어쨌든 오늘 안에는 끝내는 편이 좋으니까. 조금만 산책하고 돌아오자.
……에지오는 어디서 뭐 하고 있으려나. 아직 얼굴을 제대로 볼 용기는 나지 않지만, 만나면 피하진 않을 듯했다. 왠지, 평소보다도 에지오를 보고 싶었다. 그냥 그랬다. 루비아는 아주 조금 솔직해졌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서, 한 벤치에 앉은 그들을 보았다.
팔을 내밀고, 무언가 대화를 하다가. 당황하는 에지오. 키득이는 뮤. 정답게 음료를 마시고 있는 흔한 광경. 이전의 어색한 분위기는 어디 가고, 친한 친구처럼 보이는 그들이 거기에 있었다.
“……아.”
또, 아팠다.
루비아가 작게 입을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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