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 서클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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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소문이라는 건 의외로 빨리 퍼진다.
에지오가 로르센 아카데미에 한창 재학 중이었을 때도, 어느 반의 누가 누구랑 사귄대 하는 식의 소문은 하루 내지 이틀 만에 아카데미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갔다.
남들에게 절대 들키지 않도록 철저히 숨긴다면 소문의 전파는 시작되지 않긴 하겠으나, 일단 한번 입소문을 타고 흐른 그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파도가 된다.
어제 비밀 연애를 하던 와중의 모습을 누군가 우연찮게 들켰더니, 다음 날 아침 학교 전체를 아우르는 공인 커플이 되어 있는 셈이다.
당장 재학생만 해도 1천여 명이 훨씬 넘는 로르센 아카데미의 경우가 그러한데, 전교생이 고작 1백여 명도 채 되지 않는 프론티어의 에픽 클래스는 과연 어떠할까.
—신입생 중에 ‘재능을 지우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남자애가 있다더라.
에지오에 대해 담소를 나누던 교수진들의 얘기를 엿들은 어느 2학년 학생이 그런 식으로 처음 소문의 뼈대를 구성하고.
그 대상이 때마침 화제에 떠올라 있던 에지오 크라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불똥만 타닥였던 불길에 기름을 퍼부은 듯 소문의 전파 속도가 급속도로 커져 나갔다.
그 결과.
—1학년에 ‘재능을 삭제하는 녀석’이 있다.
—듣기로는, 지정한 대상의 재능을 삭제시키는 것도 모자라 ‘강탈(?)’한다더라.
—그 정도면 ‘흡수’의 영역이 아닌가?
—남의 재능을 흡수하다니. 정말 무서운 능력이군. 그런 녀석이 에픽 클래스에 있어도 되는 건가? 밸런스가 붕괴하는 게 아닌지?
—상대방의 재능을 마음대로 빼앗고, 흔적도 남지 않도록 아예 삭제시켜 버린다. 이건 이미 하나의 무자비한 ‘살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급기야는.
—녀석은 ‘재능 살인마’ 다.
극단적인 별칭을 짓기에 이르렀다.
‘…아니, 이게 뭔 미친 소리야.’
그런 소문이 암암리에 퍼져 나가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던 에지오는, 다짜고짜 에지오의 이름을 듣고서 냅다 소름 돋는 별칭을 내뱉은 네메시스의 앞에서, 정말 썩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풉.”
밝은 분위기의 네메시스와 달리, 에지오가 자신에게 붙은 파멸적인 별명에 할 말을 잃었던 새.어디선가 작은 비웃음 소리가 들렸다.에지오는 말없이 천장을 올려다보다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했더니, 얼굴 근육이 바짝 경직되어 입매가 씰룩거리던 유리였다.
“재, 재능 살인마… 큭… 흫…… 끅흑흑.”
“……”
웃지 않으려 해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소문의 당사자인 에지오마저 손발이 오그라들고 소름이 등줄기를 쫙 내달릴 정도인데, 유리는 그 단어를 듣는 순간 터지려던 웃음을 겨우 삼켰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얕게 폭소해 버렸다.
루비아는 에지오가 정확히 왜 그런 네이밍의 별명으로 불리는지 잘 몰랐던 까닭에,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나 ‘재능 살인마’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전혀 놀릴 의도가 없었다는 듯 네메시스의 얼굴은 워낙 진지한 모양새였던 터라, 왠지 그게 더 웃겼다.
여기서 웃으면 안 되는데.
주먹으로 입을 가리며 루비아는 작게 어깨를 들썩였다.
루비아 너마저……
에지오는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한숨을 삼켰고.
뮤의 경우.
“재능 살인마…”
그거 중얼거리지 말라는 듯한 에지오의 눈짓에도 조용히 입을 벌리고만 있었다.
다만 남들처럼 웃지는 않았다. 진지하게 눈빛을 침잠시키며 입술을 매만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뮤 특유의 이상한 감성이 발동된 모양이었다.
…아니, 실제로 에지오의 기이한 능력을 직접 경험해본 입장에서 그 별칭은 썩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만… 그만해……’
에지오의 입장에선 그런 뮤의 반응이 더 괴로웠다.
“저, 네메시스 선배님. 그건 대체……?”
루비아와 뮤의 얕은 웃음소리가 서클룸 내부를 울리는 가운데, 에지오가 짙은 한숨을 목구멍 너머로 삼키며 겨우 질문을 꺼내었다.
“응? 네가‘재능 살인마’라는 거?”
“아니, 그게. 어. 맞긴 한데요. 아니, 제가 질문한 게 맞다는 거고 재능 살인… 그건 아니란 소립니다. 아무튼 대체 왜 그런……”
도대체 어찌나 당황했던 걸까. 지금 자기가 뭘 말하는지도 모르겠는 에지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네메시스는 방긋 웃을 뿐이었다.
…이 사람. 즐기고 있다.
그런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봐, 후배. 나는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 다른 학년들은 몰라도 일단 3학년들 사이에선 그렇게 불려, 너. 큭큭.”
“아니 그런, 허……”
에지오는 숫제 망연자실한 얼굴을 했다.
에지오가 알기론 레이린 아이오나도 3학년이다. 그럼 그 선배도 자신의 저 지랄 맞은 별명을 알고 있다는 소리인데, 직접적으로 언급한 일은 없었다. 레이린 성격이라면 당사자 앞에서 꺼내지 않고 배길 수가 없었을 텐데. 나름의 배려를 해준 것일까……
모르겠다.
중요한 건 네메시스가 여기서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단 사실이다.
“‘재능 살인마’ 말고도 ‘재능살(???)’, ‘이능 찬탈자(?? ?者)’, ‘지워버리는 오른손’, ‘데스 핸드’, 등등……”
오른손은 또 뭐예요. 굳이 그런 조건은 없는데.
네메시스의 입에서 하나씩 에지오의 정신을 무너뜨릴 만한 단어가 줄줄 새어 나오자,에지오는 서열의 고저를 막론하고 네메시스의 입을 제 손으로 틀어막고 싶은 마음에 소리 없이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 손이 네메시스의 입에 닿는 일은 없었다. 결국 마지막 한 글자까지 전부 토해낸 네메시스가 씨익 웃으며 에지오를 바라봤다.
“너에 대한 소문은 좀 여러 가지로 많거든. 저번에 큰 사건도 하나 있었고 말야. 덕분에 다들 너한테 관심이 많다고 해야 하나? 클래스의 유명인이 우리 서클에 들어오게 되었다니, 영광이야.”
에지오는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전혀 원치 않은 관심이 은연중에 복사되는 중이었던 것도 모르고, 남 들으면 부끄러운 소문이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는 걸 막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니. 근데 본인이 막는다고 해서 소문의 전파가 막아지던가? 이렇게 된 이상 이미 끝난 거 아닌가? 제대로 이미지를 조졌다고 생각한 에지오였다.
“왜 저한테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혹시 알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좀 와전된 게 있지 않나……”
……안 그래도 다사다난한 학교 생활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그냥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방법밖엔 없는 거 같았다.
유리는 찔끔 흘린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다가도 웃음을 피식피식 흘렸다.
저걸 어떻게 확 꼬집을 수도 없고. 에지오가 차분하게 심신을 다스리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 미팅이 끝나면 저번처럼 루비아에게 양해를 구한 뒤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느냐. 그러한 질문을 던진 에지오에게, 네메시스는 깍지 낀 손을 이리저리 돌리며 스트레칭을 잠깐 하더니.
“사실 나도 그게 궁금했거든.”
“예?”
“난 소문만 들은 입장이라,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단 말이지? 그래도 아예 없는 소문이 생긴 건 아닐 거 아냐? 다 생길 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까 생겼겠지. 안 그래?”
“그야, 그렇겠죠……”
정확한 사실만 짚고 넘어가자면 에지오 크라닐에 대한 소문의 대부분은 헛소리에 가까웠으나, 제일 처음 퍼진 이야기의 본질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에지오가 상대방의 ‘재능’ 혹은 ‘이능’에 간섭할 수 있다는 말. 그것은 어디까지나 거짓 아닌 진실이었다.
그때 동조하는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맞아! 나도 그래. 너 정말 내 재능도 빼앗을 수 있어? 근데 내 건 빼앗지 않는 게 좋을걸. 나도 큰일이지만 너한테도 큰일이 일어날 거야.”
아루가 말하자, 에지오가 대답했다.
“…다른 건 몰라도 빼앗는단 소문은 헛소문이에요. 그런 위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프론티어에서 신입생으로 들이겠어요? 커리큘럼 싹 다 갈아엎어야 할 판인데.”
하기야 그렇다. 한 명 때문에 아카데미 전체가 붕괴할 수 있었으니까. 앞으로 한 세기를 이끌 제국 최고의 재능들이 단체로 무능력자가 되는 셈이다.
정말 그런 능력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아마 평화를 위해 제거되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무서운 능력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말인데.”
네메시스가 말했다.
“한 번쯤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어.”
손바닥을 쫙 펼쳐서, 주먹을 탕탕 친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신입 부원이 된 기념으로 신고식 한 번 해야 하지 않겠어?”
투지가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네메시스의 눈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를 읽은 에지오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그, 일단 저희 소개는 전부 마쳐야죠.”
“응? 아, 그렇지.”
아직도 에지오의 차례에 머물러 있었다.
화제를 자연스럽게 다른 데로 돌리는 것에 성공한 에지오는 자신의 옆을 돌아보았다.
거기엔 묘하게 루비아와 거리를 떨어뜨려 의자에 앉은 뮤가 있었다. 말하자면, 에지오의 어깨와 서로 닿을 듯 말 듯 한 가까운 거리였다.
에지오의 재촉하는 듯한 눈길에.
“……”
뮤가 슬그머니 눈꺼풀을 깜빡였다.
직후.
“재능 살……”
“제발.”
겉으론 무뚝뚝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에지오의 반응을 즐기며 슬쩍 그리 중얼거리는 뮤였다.
#15
“신입생 1번, 뮤입니다. 제국 출신이에요. 옆에 있는 에지오랑은 같은 아카데미 출신입니다.”
뮤는 본인의 소개를 담백하게 마쳤지만.
“어? 같은 아카데미 출신이라고? 진짜?”
파장은 꽤 컸다.
성씨가 붙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뮤가 평민 출신임을 알았을 테지만, 그걸 이야기의 화두로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보단 뮤가 끄트머리에서 언급한 이야기가 더 중요해 보였다.
이건 꽤 흥미로운 주제였는지, 저기서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던 세이라마저 귀를 쫑긋거렸다.
아루가 상체를 바짝 일으키며 물었다.
“엄청 신기하네! 초등부 중등부 다 같이 다닌 거야?”
“아뇨, 그건 아니고… 중등부만.”
“그것도 대단한데!”
한 아카데미에서 에픽 클래스 출신이 두 명이나 나왔다니. 그건 그거대로 신기한 일이었다.
게다가 1번이면 신입생 중에선 가장 가치 있는 재능으로 평가받았다는 건데. 같은 아카데미 출신인 에지오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형태의 특이한 재능을 갖추고 있었다.
“너는 무슨 재능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 뮤가 가지고 있을 재능에 아루를 비롯한 선배 부원들도 호기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루의 질문이 들어오자, 뮤는 짤막이 답했다.
“검을 다룰 줄 알아요.”
“……그것뿐이야?”
“네.”
뮤가 고개를 끄덕였으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서 판단하는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프론티어의 입학사정관들이라면 공신력 하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아우른다. 더군다나 뮤가 무슨 황제의 딸이라서 특별 대우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무 뒷배경 없는 평민이었다.
그렇다면.
정말 순수 실력으로 들어왔다는 거다.
오직 검 하나 다룰 줄 안다고 말했을 뿐이지만, 다재다능한 뮤의 겸손 섞인 말이거나
혹은 진짜 검술 실력 하나만으로 신입생 전부를 찍어 눌렀다는 건데…….
선배 부원들이 보기엔 그게 가장 대단한 일이었다.
‘저 애도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은데.’
처음 봤을 때부터 단련된 기세가 언뜻 엿보였던지라, 네메시스는 속으로 그리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루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같은 아카데미 출신이면 원래부터도 쟤랑 친구였겠네?”
“친구……”
뮤가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에지오는 아마 그럴 일 없다는 걸 알지만, 뮤가 별로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정확히는 후배였죠.”
“후배?”
“저는 조기졸업을 해서, 에지오보다 한 살 어려요.”
“……!”
아루가 양손으로 입을 가렸다.
“한 살 어린데도 1번이라고……?”
그런 포인트에 놀랐던 걸까.
“이번 신입생들은 다들 대단한데…?”
“…흐음.”
네메시스 역시 감탄했고, 튀폰도 눈썹을 치켰다.
“그래, 그렇구나. 한 살 어리다고. 응.”
흐응, 하던 네메시스는.
“그건 됐고, 너희가 여기 같이 들어온 건 우연? 아니면 둘이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라서?”
“우연이었어요.”
“음, 음. 그렇구나. 그래도 이게 서로 어색한 애들이 모여서 친해지는 재미가 또 있는데, 너희는 이미 친해서 그런 것도 없을 것 같네.”
라고 말하다가 눈을 깜빡였다.
“…혹시 별로 안 친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내가 실수한 거 아니지?”
“아뇨, 저희 친해요.”
뮤가 정말 아주 살짝 입꼬리를 끌어올렸고, 에지오는 그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딱히 부정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정확한 사실만 생각하면 과거에는 후배이자 친구 이상의 관계였지만, 본인들을 제외하고 그걸 아는 사람은 루비아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달리 말해 루비아도 뮤의 소개를 옆에서 들으며, 왠지 이상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남의 연애사를 함부로 발설할 담력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었던 까닭에, 입을 다문 채 가만히 침묵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됐고…”
네메시스가 머리를 주억였다.
“이쯤 하면 된 것 같은데. 이제 네가 해볼래?”
“…네? 네!”
얘기를 듣던 루비아 쪽으로 시선이 동시에 몰리자, 루비아는 깜짝 놀라면서도 차분하게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저는 루비아라고 하구요……”
그때.
“……오.”
어딘가에 시선이 꽂힌 듯, 탁자 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무언가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루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아까는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더 대단함이 느껴지는 그것. 아루는 조용히 옆으로 시선을 옮겼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번 신입생들은.
실력 수준 말고도 여러 가지로 굉장하다고.
네메시스도 그렇게 작은 건 아닌데.
훨씬, 훨씬…
자신의 가슴팍에 손을 댄 아루가 중얼거렸다.
“보잉… 보잉…… 으갹!”
“……”
아루가 취한 행동의 의미를 알아챈 네메시스가 냅다 아루의 뒤통수를 후렸지만.
이미 루비아의 귓불은 홍당무처럼 붉어진 채였다.
“……”
혹시 태클이 들어올지도 모르는 어색한 분위기에 절대로 끼지 않겠다는 듯, 튀폰은 팔짱을 낀 자세 그대로 눈을 지긋이 감았다. 나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라는 의사의 표현이기도 했다……
얼결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아루가 테이블에 와락 엎어졌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그 앞에 있는 유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
“…왜, 왜 절 보세요?”
“친구야.”
“…네?”
“우린 역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 같……”
그 직후, 후배한테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냐며 네메시스한테 한 대 더 맞았다.
#16
“저, 그럼 일단……”
이래저래 분위기가 진정되고.
간신히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이 조성되자, 왠지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 루비아는 입을 재차 열었다.
“저는 신입생 5번 루비아라고 하구요. 제국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외딴 시골에서 왔어요. 마법을 조금 다룰 줄 알고… 서클에는 선배님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좋은 경험 하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민폐 안 끼치고 열심히 활동하겠으니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걸 말할지 말지 고민하긴 했는데.
뮤도 말했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옆에 있는 에지오랑은… 같은 아카데미 출신이구요. 8살 때부터 친구였어요.”
라고 이어 말했던 순간.
“…너네 진짜 뭐 하는 애들이야?”
자리에 있는 아루와 네메시스, 튀폰도 아니라, 저기서 조용히 작업하고 있던 세이라마저 황당한 얼굴로 입을 자연히 벌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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