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날 차버린 소꿉친구와 전 여친이 같은 반이라 곤란하다-129화 (129/201)

〈 129화 〉 정리 (8)

* * *

#17

「선배, 저 또 고백받았어요.」

「……」

「선배랑 사귀고 있는데에에에­ 또 고백받았다구요. 게다가 신입생. 내년에는 저 따라서 검술부 들어올 거래요. 반에서 인기도 많고, 얼굴도 좀… 생긴 편인가? 전 잘 모르겠는데, 1학년 여자애들은 그렇다고 하나 봐요.」

「……」

「듣고 있어요? 선배?」

「……듣고 있어.」

「그럼 뭐라고 대답 좀 해봐요­.」

「……」

「아무 생각 안 들어요? 질투 안 나요? 네? 네에에? 이렇게 귀엽고 예쁜 여자친구를 홀랑 뺏겨버릴지도 모른다구요?」

「……」

「치­.」

「……」

「선배는, 저 사랑하는 거 맞아요…?」

#18

이렇게 될 거라고,

어렴풋이나마 예상했을지 모른다.

“…뮤.”

“어떻게……”

아냐. 차라리 내 착각이었다고 말해줬으면 했다. 나는 이전보다 한층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한 부분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날 대하던 뮤의 반응으로 미루어 봤을 때, 그럴 수도 있다­ 라고 생각했을 뿐이지, 확신한 적은 단언컨대 한 번도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럴… 그런 게, 너무해요, 선배. 너무하잖아요… 그런 말은……”

지금에 이르러, 나는 확신한다.

뚝, 뚝.

그것은 기쁘게 웃을 일이 절대로 아니었다. 나의 위에서 울고 있는 뮤의 얼굴처럼, 비탄할 일이었다. 누군가 내 심장을 쥐어짜는 것처럼 아득한 고통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나는 손을 뻗어 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는 게, 가장 슬픈 일이었다.

“뮤.”

“제가, 제가… 얼마나…… 얼마나, 선배를……”

뮤는 어느샌가 나를 선배라 부르고 있었다.

그러지 말라고 하는 게 맞는 일이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한번 마음을 먹은 이상 쭉 정해진 길로 나아가야 했으나,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이었다. 과거의 날 부르짖으며 내 셔츠를 꾹 말아쥐고 있는 전(?) 연인에게, 나는 이제 너의 선배가 아니라고, 그렇게 마지막 비수를 꽂아낼 용기가, 아직 나한테는 존재하지 않았다.

“으흑, 윽, 으윽, 아으으윽……”

발음이 잔뜩 뭉개진 목소리로, 목구멍을 긁어내어 울음을 토하고 있었다.

그 어떤 비수가 꽂힌다 한들 뮤의 입에서 저런 음성을 내게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나는 그것을 용케도 해냈다.

그리 어려운 일을 성공시켰으니 자랑할 일이 아니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그저 헛웃음을 흘릴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쩌면, 하늘 위로 들었던 고개를 천천히 수그려 어금니를 세게 물었을지 모른다.

“너도 알고 있잖아. 우리는 이제……”

“몰라요, 모른다구요…… 싫어요……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선배가 저한테…… 얼마나 소중한……”

하지만 이게 맞는 거였다.

이것밖에 남은 길이 없었다.

쓰레기 같은 짓을 했다고도 생각한다. 뮤에게 보낸 편지 한 통. 그것이 연인으로서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었다고 한다면, 감히 그런 짓을 저지른 내게 모든 책임이 있을 수도 있었다.

뮤가 그 편지를 받고서 어떤 심정으로 날 생각했을지,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었다. 모르려고 했다. 알고 싶지 않았다. 꼴사납게 맞서지 않고 도망치는 것에 급급했을지 모른다.

모든 게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와중에도 단 하나 확신할 수 있었던 건, 다시는 뮤에게 감정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어느 누구와도, 사귈 수 없게 되었다는 것.

그러니 여지를 주어선 안 되었다. 어설픈 마음으로 결심하고서 뮤의 손을 다시 잡아봤자, 언젠가는 좋지 않은 끝맺음을 맞이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뮤가 내게 끊임없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듯이, 나 또한 그러하였으며, 우리는 그때부터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어긋나 있었던 것이었다.

나와 뮤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큰 상처를 주었단 사실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극복하는 것이… 우리들의 영원한 숙제라 할지 모른다. 싸우지 않는 연인들은 없다. 오로지 행복하기만 한 연인들은 없다. 저마다의 이유로 싸우고, 슬퍼하며, 상처를 받는다.

그러다 마음이 식어버려 이별을 고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을 기약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도, 그 상처를 치유해줄 사람은 단 한 사람밖에 없음에, 결국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미련하단 말을 던진다. 대체 얼마나 사랑하면 그럴 수가 있냐고.

뮤는 미련한 사람이었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미련했다.

나 같은 걸 진심으로 좋아해줬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내가 뮤의 입장이었다면, 나 같은 건 절대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텐데. 더 잘나고 멋진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왜 하필이면 나 같은 걸 좋아해서, 너무나 사랑해서, 지금 내 위에서 이렇게 슬피 울고 있는 걸까.

다만, 나는 그런 뮤를 가엾게 여길 수 없었다. 뮤의 진심을 폄하할 생각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셔츠가 물에 젖은 듯 흥건했다. 물방울은 쉴 새 없이 떨어지고 있다. 내 유니폼을 말아쥐곤 입술을 꾹 깨문다.

하고 싶은 말과 해야만 하는 말들은 많은데, 입이 잘 열리지가 않았다. 이상했다. 가슴은 차가운데, 머리는 뜨거웠다. 뭘까. 생각이 너무 많았다. 여지를 완전히 끊어내는 내 한마디에 이리도 슬퍼하는 뮤를 보고서도, 나는 하고자 했던 말의 내용을 바꿀 수 없었다.

차갑게 식은 가슴은 놀랍도록 냉정한 말을 종용한다.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나는 너와 다시 해볼 생각은 하나도 없으니 어서 비키라고.

동시에 머리는 호소한다. 지금까지 뮤가 네게 해준 것들을 전부 잊어버린 거냐고. 뮤가 너한테 얼마나 헌신했는지 알고 있으면서, 정말 여기서 과거를 끊어내는 게 맞는 거냐고. 너 때문에 뮤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보라고. 이제 따뜻하게 안아줄 때도 됐지 않았냐고.

마지막으로 나는 생각한다.

둘 다 틀렸어.

“미안해요.”

한마디 내뱉으려는 순간,

뮤는 갑작스레 말해온다.

“미안해요… 선배. 제가 잘못했어요…”

뮤의 고개는 차츰 아래를 향해 꺾이기 시작한다.

“그때 한 말들……”

초겨울의 늦은 밤.

“절대, 절대 진심이 아니었어요…”

뮤는 그날의 일에 대해 말했다.

“제가 어떻게 됐었나 봐요. 너무 추웠고, 선배가 옆에 있었으면 했는데, 없었어서…… 선배한테 해선 안 될 말들을 해버렸어요. 전부… 제 잘못이에요. 선배.”

“……”

“선배한테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언젠가 반드시 약속을 지키러 오면… 그냥, 기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대체 왜 그랬을까요… 제가, 제가 너무 미웠어요……”

“……”

“너무, 너무… 후회했어요. 제가 제일 사랑했던 선배한테…… 가장 하면 안 될 말들을… 해버려서…… 약속을 지키러 와준 선배한테… 제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전부, 전부 다 제 실수였어요…… 다시는, 안 그럴 거예요… 선배……”

“……”

“저 선배, 못 잊어요… 못 잊는다구요…… 도저히 버릴 수가 없어요… 선배를 보면 여전히… 선배만 보면 계속…… 여기가 아픈걸요…”

눈꺼풀 끝에 맺힌 물방울을 떨어뜨리면서, 더없이 처절한 눈길로 날 내려다보면서, 뮤는 가슴팍을 쥐어짜듯 꾹 말아쥐었다.

“미련이 남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렇게 끝났는데… 아직, 선배한테 제대로 사과도 못하고…… 선배만 아프고 끝났는데…… 제가 어떻게 선배를 떠나보낼 수 있겠어요…… 절대, 불가능해요……”

낮고 깊은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중간마다 섞여 들어가는 간절한 숨소리가 뮤의 심정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나는 손을 위로 뻗지도, 그렇다고 몸의 일부를 움직이지도 못했다.

어쩐지 뮤의 진심을 듣고 있자면 나 역시 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나, 결국 울음을 토하진 못했다. 내 얼굴의 변화는 단지 입술을 작게 깨무는 것으로 끝이었다.

“봐요, 이것도…… 아직, 저한테 있어요.”

코를 들이켜며, 뮤는 제 품을 뒤적였다.

손끝이 덜덜 떨린다.

거기서 무언가를 쥐고 나온 뮤의 손에는, 낯이 익지만 결코 익숙하진 않은 물건이 들려 있었다.

은빛으로 빛나는 링(Ring).

“이것도… 결국 못 버렸어요. 선배가 저한테 준 마지막 선물이니까…… 이걸 버리면, 정말 다 끝날 것 같아서…… 계속, 계속 가지고 있었어요……”

이젠 의미가 없어져 버린 커플링을 쥐고, 너무나 아픈 표정을 짓는다. 그런 뮤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나 역시, 말 못 할 심정이 되었다.

뮤와의 추억을 기념하는 물건들을, 나는 전부 정리했던 까닭이다.

그 머플러도.

신전을 떠나는 순간에,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나에 반해.

정말로…

뮤는 나를 잊지 못했던 거다.

“그거… 이젠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싫어요.”

“뮤.”

“싫어요… 절대 싫어요… 못 버려요… 어떻게……”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 주먹 안에 소중히 보관한 채 커플링을 꾹 쥔다.

“가지고 있으면… 너만 더 아플 거야.”

지금의 나조차도 이러한데, 저걸 계속 가지고 있었다니. 품속에서 꺼낸 걸 보면, 아마 그때부터 쭉 품에 넣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저 반지를 볼 때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로서는 알 수 없을 노릇이다.

비단 뮤만 아픈 것도 아니다. 반지를 처음 주문하러 갔을 때의 일, 반지를 찾아 날 기다리고 있을 뮤에게 돌아갈 당시의 일, 전부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 안타까운 물건이 되었다.

이제는 단순한 치장용으로도 낄 수가 없게 된 반지였으니까. 반지에 적힌 글귀의 의미가 무색해져 버렸으니까. 결국 우리들은 영원하지 못했고, 나는 뮤를… 더 이상 사랑하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그걸 다시 나눠 가질 일은 없잖아, 이제.”

“……”

“뮤, 네가 정말로 날 생각한다면……”

마른침이 목구멍 너머로 삼켜진다.

다음 말을 어떻게 이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아래로 숙여졌던 뮤의 고개가 마침내 내 가슴팍 위에 묻혔다.

한층 작아진 목소리로, 뮤는 말한다.

“저보다 선배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

“전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계속…… 선배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선배 이외의 다른 사람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선배가 아니면 안 돼요. 선배가 없으면, 저는……”

축축한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겨우 든다. 가까운 거리에서 뮤와 나는 눈을 마주쳤다. 대체 무엇을 읽은 건지 모르겠으나, 뮤는 잠시 흐릿해진 눈을 감았다 뜨더니.

“…알아요. 노력으로 안 된다는 거.”

전보다 격해지진 않았지만, 어쩐지 더 음울해진 목소리를 토해냈다.

“선배가 이제 절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요. 저는 아직 선배가 좋은데. 선배가 아니면 안 되는데. 선배를 싫어할 수 없으니까, 그럼 계속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뮤는 내게 매달렸다. 호소했다. 고백했다. 입학 이후 처음으로 마주한 뮤의 진심은, 더없이 처절했으며 또 간절했다.

뮤가 싫은 게 아니다. 단지 예전처럼 사랑할 수 없을 뿐이다. 머리는 이렇게 필사적인 뮤와 한 번쯤은 다시 잘해볼 수도 있지 않느냐고 외치고 있는데, 가슴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설렘과 두근거림 따위는 옛적에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지금의 나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다. 이미 식었고, 재가 되었다. 이미 타고 남은 잿더미에 불을 붙일 수는 없을 것이다.

“제가 미안해요… 정말, 진짜로 미안했어요… 선배가 하라는 건 다 할게요… 저 정말 선배가 아니면 안 되니까…… 진짜 잘할 테니까…… 절 사랑해달란 말도 더 이상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선배, 제발……”

손아귀의 힘은 더 거세지고.

그러다, 어느 순간 탁 풀려 버렸다.

“절 버리지 말아주세요…”

뮤가 이렇게까지 애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뮤는 내게 모든 것을 바쳤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내가 허락만 한다면. 우스운 일이었다. 모든 걸 바치겠다는데 허락을 맡아야 한다니. 하물며 허락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니.

뮤는 나로 인해 망가졌으며, 내가 뮤를 거부한다면 더 망가질 것이었다. 정말 그렇게 되면 나도 상당히 힘들어질 것이었다. 괴롭겠지, 분명. 어떤 형태로든 무거운 죄책감을 가지게 될 거다.

뮤가 나에 대한 감정을 버리지 않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꽉 막혀 버리고 오직 아래로 떨어지는 일만 남게 될 것이었다.

방법은 두 가지였다.

뮤가 날 포기하거나.

내가 뮤를 다시 사랑하게 되거나.

둘 다 이루어질 수 없었다.

“……”

그럼, 최악이 아닌 차악을 택할 뿐이다.

뮤가 내게서 이만 정을 떼길 바랄 뿐이다.

내가 뮤를 다시 사랑할 수는 없으니, 그것은 없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니. 그게 될 리가 없다.

하지만, 이미 있는 걸 없애는 정도라면.

그 반대의 일이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좋아, 널 버리지는 않을게.”

이를 까득 씹고, 한숨과 함께 입을 연다.

뮤가 슬며시 고개를 든다.

내 대답에 약간의 희망을 가진 듯싶었지만.

“…날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거기에 더 이상 관여하진 않을 거야. 네가 나한테 미안해하든, 날 사랑하든, 마음대로 해. 그건 전부 네 마음이니까. 근데 나한테 뭘 더 원하지는 마. 대부분 들어줄 수 없을 테니까.”

목소리를 가다듬어, 정신이 없을 뮤에게도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또박또박 말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말투도 딱딱해졌다. 본심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는 말을 계속해서 내뱉는다.

“하지만, 네가 날 계속 사랑하겠다고 하면, 난 너와 절대 친구로조차 지낼 수 없어. 난 앞으로 너와 최소한의 친분만 유지할 거야. 그러니까……”

나는 뮤에게 자책하지 말라고 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그렇다고 나의 잘못도 아니니, 안타까운 과거는 전부 잊는 게 맞았다. 괜히 들먹여서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기억을 되찾은 다음에는 내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했는데, 뮤를 탓하며 미워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은 결과적으론 이루어졌다. 나는 뮤를 미워하지 않는다. 정말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여전히.

“방금처럼 날 선배라 부르는 일은, 이제 절대 없었으면 좋겠어.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거, 내 입장에선 별로 좋게 보이지 않으니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을 마친 순간.

날 바라보던 뮤의 손이 바닥으로 툭 떨어지고, 그 안에 들어 있던 커플링이 어딘가를 향해 데구르르 굴러갔다.

그와 동시에,

볼을 타고 메마른 눈물이 흘렀다.

소리없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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