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9화 〉 시험 (8)
* * *
#20
춥고, 어둡다.
─휘오오오……
돌덩이라도 올려놓은 듯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리기도 전에, 번들거리는 땀방울을 차갑게 식히는 바람줄기가 느껴졌다.
“으음……”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구긴 채 침음을 삼킨다.
그때.
“차, 창문 닫아줄게. 기다려.”
말소리가 끊겨서 내 귀에 들어왔다.
─드르륵, 탁.
내 옆구리를 누군가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자 잠시 뒤 내 앞머리를 살랑이던 바람결이 불시에 사라졌다.
“그새 또 흘렀네…… 다, 닦아줄게. 잠시만……”
여기는 어딜까.
난 뭐 하고 있는 걸까.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다.
조용하고 한적하다. 이대로 푹신한 침대에 몸을 맡기고 싶은 기분. 저 나긋한 목소리가 옆에서 부드럽게 내 귓전을 어루만져주니, 슬슬 정신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싶달까.
“지쳐 쓰러질 정도면 대체 얼마나 무리를 한 거야, 에지오……”
스윽.
다시 한번 내 옆구리에 무게감이 더해지고.
내 얼굴과 이마, 목울대, 쇄골에 맺힌 땀방울을 젖은 수건으로 살포시 닦아주는 누군가의 손길이 마냥 편안하다.
“……이, 이건 그냥 땀을 닦는 것뿐이니까. 응.”
그러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차 속도는 느려져서, 결국 맨살이 드러난 부분만 닦아주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단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고, 눈을 감은 채 이 자그마한 평화를 만끽하길 대략 삼십 초쯤 지났을까.
“후우우우.”
옆에서 늘어지는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원래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지금 네가 눈을 뜨면 무슨 얼굴로 봐야 할지도 잘 모르겠는데……”
나긋한 중얼거림은 어릴 적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공기를 타고 날아와 내 정신을 편안히 잠재우려 한다.
“그래도 네가 이렇게 아프면, 걱정돼서 찾아올 수밖에 없잖아. 바보야.”
투정을 부리듯 힐난 섞인 목소리.
그때까지도 나는 눈을 뜨지 않았다.
잠시 뒤.
“그러니까… 아프지 말란 말야…”
차츰 청각이 돌아옴에 따라 선명해진 음성이, 적막 한가운데서 나지막한 중얼거림이 되어 내 귓가에 확실히 닿았다.
「그러니까 선배, 아프지 마요.」
바로 그 순간에, 눈을 아직 뜨지 않았는데도 누군가의 얼굴이 스치듯 보였던 건 엄연한 나의 착각이었을 터다.
조금은 쓸쓸하게.
톡 하고 건드리면 금세 물방울이 흐를 것 같은 얼굴로, 침대에 등을 기댄 채 날 돌아보던 소녀의 모습이……
“으음, 생각보다 너무 오래 있었네. 혹시 깨어나면 그건 그거대로 곤란할 테니까 나는 이제 돌아가야…… 꺅?!”
“……아.”
가늘고 짧은 비명이 천장을 때린다.
슬며시 눈을 뜬 채 본능적으로 손을 뻗자, 그 끝에 잡히는 것을 단숨에 쥐어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내 손으로 전부 감싸고도 남는 가녀린 손목이 단단하게 붙들려서, 손목의 주인은 깜짝 놀라 의자에서 일어나다 말고 비명을 질렀다.
“에, 에지오? 일어났…… 어?”
슥슥.
침침한 눈가를 나머지 한쪽 손으로 비볐다.
그대로 몇 번 깜빡이니, 환상처럼 흐릿했던 잔상들이 곧 하나로 합쳐져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낯설지만 익숙한 천장이다. 와본 적은 별로 없지만 저런 식의 천장을 가진 장소가 무엇을 위해 기능하고 있는지 알고 있던 까닭이다.
목만 살짝 들어 앞을 보았다.
머리색만큼이나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 채, 입술을 다물고 목울대를 꿀꺽이는 다정다감한 소녀가 내 대각선 위치에 있었다.
……뭐야.
그런 건가.
이유도 영문도 모를 기분을 한 호흡에 털어내고, 차츰 늘어지려는 정신을 꽉 붙잡은 채 메마른 입술로 말문을 열었다.
“…안녕. 루비아.”
일어나자마자 하는 소리가 인사라니.
그렇게 어색한 것도 아니지만, 별로 좋은 시작도 아닌 것 같았다. 그렇지만 머리가 순간 굳어서 정말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 안녕. 에지오. 이제 좀 정신이 들어……?”
“……응.”
일단 손을 놓으니, 루비아는 얼떨떨해 하면서도 내게 붙잡혔던 손목을 조심스레 매만지며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21
“무, 물 마실래? 금방 가져올게.”
“……고마워.”
“으응. 아냐. 기, 기다리고 있어…”
입술이 부쩍 메말랐다. 목이 타서 그런지 목소리도 쩍쩍 갈라지고. 이래서야 마치 구울(Ghoul) 같다. 이대로 금술(??) 영창이라도 읊어볼까. 아는 건 당연히 하나도 없지만.
간의 의자에서 일어난 루비아가 뒤를 돌았다.
사복이 아닌 유니폼 차림.
웨이브 진 연분홍빛 머리칼이 사뿐하게 흔들린다. 그러는 루비아의 뒷모습을 보면서 주변을 파악한 내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잠깐만, 루비아.”
“으, 응?”
멈칫하지만 나를 돌아보진 않는다.
“왜…?”
“지금, 몇 시야?”
여기가 어딘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하얀 침대. 하얀 방. 얼마 전에도 신세를 진 장소와 매우 유사하게 생긴 곳. 의무실밖에 더 있을까.
어째 여기서 눈을 뜨면 기억을 잃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내가 여기 오기까지의 상황을 대략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틀 넘게 잠을 자지 않고 내 몸을 한계까지 굴린 결과, 검술 시험이 끝난 뒤 제 기력을 다해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것이었다.
아무리 이전보다 체력이 강해졌다곤 하지만, 그런 무모한 짓은 절대로 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러나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내 몸과 정신을 몰아붙여야만 했다. 반드시 그럴 필요가 있었다.
“으음, 그러니까…… 아, 시계 저기 있다.”
루비아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고서 내게 시간을 말해주려 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질문을 던진 뒤 어느샌가 창문을 보고 있었다.
어둡다.
이마를 손등으로 짚고 한숨을 흘린 것과 동시에.
“오후 10시 12분… 일까.”
“……그렇구나.”
루비아의 결정타가 꽂혔다.
현실을 직시하고 말았다.
‘조졌네.’
제대로 조졌다.
“무슨 약속 있었어?”
“시험 하나 남았었거든.”
“……아.”
검술 다음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초감각특론 시험. 그게 아마 오늘 마지막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는데, 보기 좋게 결석했다.
추가 시험을 내달라고 하기도 참 뭣한 상황이다. 자기 컨디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벌어진 불상사였으니까.
“으, 으음, 음. 으음……”
“괜찮아. 내 잘못이야.”
“그래도…… 아니다. 일단 물 가져올게.”
루비아는 무어라 반응하기 곤란한 듯 서성거렸지만, 내가 한숨을 쉬며 그리 말하자 곧 물을 떠오러 밖으로 걸어 나갔다.
#22
“자, 여기. 물 마셔.”
“고마워.”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도 온몸이 기진맥진하긴 했지만, 팔을 아예 못 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랬으면 눈을 뜨자마자 루비아의 손목을 붙잡지도 못했겠지.
“푸우우우.”
시원한 냉수를 들이키고 나서, 머릿속이 찌르르 울리는 감각과 함께 고개를 숙인 채 길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
내 그런 행동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한 걸까.
“그, 그… 나도 유리랑 스텔라에게 들었는데, 오늘 시험을 치르긴 치렀대. 근데 스텔라가 절대로 에지오 너 깨우지 말라고 해서…… 중간에라도 깨면 어떻게든 못 나가게 막으라고…… 일단 푹 쉬어야 한다면서……”
루비아는 우물쭈물거리며 그리 말했다.
“……뭐, 그렇겠지.”
그에 대한 내 반응은 짧고 담백했다.
유리와 스텔라, 그리고 가브리엘은 나와 같은 강의 수강생이었으니까. 걔들은 제대로 시험을 치른 건가. 그건 다행이네.
날 여기 데려왔던 게 스텔라와 가브리엘이었는데, 혹시라도 남아 있었으면 어쩌나 싶었다. 정말 괜한 생각이니만큼 그럴 리가 절대로 없었지만.
“여긴 너 혼자야?”
“으, 응? 응… 일단은. 아까 스텔라랑 가브리엘? 그 친구랑 유리도 잠깐 왔다가 갔어.”
“그렇구나.”
유리도 왔던 건가. 그건 의외네.
“다른 사람은?”
“…응?”
“걔네 말고 다른 사람은 안 왔어?”
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멀뚱거리다가, 루비아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면서 대답했다.
“걔네 말고는 안 왔는데…… 왜?”
역시나.
“……아냐. 그럼 됐어.”
“……?”
“그보다 루비아 너 여기 얼마나 오래 있던 거야? 지금까지 누가 왔다 갔는지 전부 알고 있네.”
“아, 아…! 그건… 나도 오늘 딱히 할 게 없었으니까! 시험은 오전에 다 끝났구, 응, 그래서……”
머리카락을 손으로 꼬면서 말끝을 늘였다.
내가 거기서 더 압박하지 않자, 화제를 돌리려는 듯 어설프게 웃으며 내게 다시 말을 걸어온다.
“모, 몸은 좀 어때…?”
“괜찮아. 역시 푹 자니까 좀 낫네. 이대로 침대에서 나가도 되겠어.”
“그건 안 돼.”
단호한 투로 빠르게 날 막는다.
“아, 어…… 그게.”
그런 기세는 아주 찰나에 사라졌다.
“깨, 깨어난 지 얼마 안 됐잖아. 조금 더 안정을 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하긴, 그런가.”
어차피 오늘 더 치를 시험도 없고.
초감각특론이 원래 마지막 시험이었고.
1학기 첫 중간고사 마지막 시험이 탈진으로 인한 불참으로 끝나버렸다는 게 영 찜찜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내게 과거로 회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오래 누워있어도 안 되겠지.’
여기보다는 방이 훨씬 편하고.
무엇보다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데 움직이지 않으면 손해니까. 당장 오늘 하루가 지나기까지 두 시간도 남지 않았건만, 오늘치 운동량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그건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금요일의 일정까지 모두 마치게 되면, 곧 이번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모의 실습이 시작된다.
그전에 조금이라도 더 감각을 일깨워야 한다.
“그, 그럼 일단 여기서 푹 쉬어. 당분간은 침대에서 움직이지 말구. 나는 이제 가볼 테니까……”
내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대화에 공백이 생기자, 루비아는 의자에서 일어나 기숙사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평소라면 더 있으려고 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
그러고 보니.
루비아와 대화하는 건 그때 이후로 처음인가.
마법 시험과 마나통제학 시험을 볼 때 잠깐 인사를 나누긴 했어도, 그것 말고는 일상적인 대화랄 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지금은…… 예상외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긴 했으나, 둘 다 괜히 그 일을 들먹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장 그런 것보다도 루비아의 안색이 전보다 나아진 듯한 건 나로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군가 옆에서 도와준 걸까.
아니면 스스로 일어난 걸까.
어느 쪽이든 잘된 일이다.
나와 다시 마주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도, 날 지금까지 간호해준 루비아를 여기서 더 불편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래, 잘 가. 고마웠어.”
“……응, 푹 쉬어. 에지오. 빨리 회복하길 바랄게.”
등을 돌린 루비아의 뒷모습에 잠깐 손을 들었다가, 그대로 살포시 내려놓고는 침대 베개에 머리를 눕혔다.
#23
“로베르 교수.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안전 장치 점검, 소환진 구축 및 설치, 아티팩트 제작까지 거의 다 됐습니다. 이번 실습 참관이 예정된 내빈분들께서도 곧 수도에 도착하실 듯합니다.”
넓은 공동에 모여 곧 다가올 모의 실습에 관해 토의하는 프론티어 교수들. 개중에는 에픽 클래스와 관계없는 교수도 있었다.
“이번 실습의 테마는 모두 동일하다고 했나요?”
“그렇습니다. 재야의 대마법사이신 네비로스 님께서 구축해주신 허상세계(??世?) 내부에서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게 될 겁니다.”
“흐음, 3학년은 아무래도 그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내보일 테고. 2학년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1학년은……”
“대부분이 실전을 경험해본 적 없는 학생들이던데, 그렇게까지 큰 기대는 하면 안 될 것 같소. 무릇 1학년들이 다 그렇지만은.”
에픽 클래스의 모의 실습은 3학년까지만 진행된다. 4학년부터는 ‘모의 실습’ 같은 교육 과정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는 까닭이다.
물론 그것도 이제 옛말이 될지 모른다. 인마대전이 인간의 승리로 끝나면서 ‘실전’을 거듭할 필요성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여, 결국 실전이라고 해봐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판 위에 구속했던 악마를 풀어놓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만.
학기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모의 실습. 1학년 1학기 때는 재능의 편린을 보기 위해 일찍이 실습을 시작하고, 이후 1학년 2학기부터 3학년 2학기 때까지 쭉 기말고사가 치러진 뒤에 실습을 시작한다.
다시 말해, 이번 1학년들의 모의 실습은 각 학생이 지닌 재능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에픽 클래스 1학년은 자신들이 과연 제국의 미래라는 호칭에 걸맞는 존재들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소 증명하게 될 것이었다.
“그나저나 정말로 잘 만들어졌군요. 이렇게나 정밀하다니. 무수한 마법 중에서도 공간 계열 마법이란 대체……”
한 교수가 공동의 외벽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
현재 교수들이 자리한 곳은 거대한 공동── 네비로스의 허상세계 내부. 그중에서도 ‘고위 마수’ 한 마리가 최종적으로 소환될 장소였다.
“그러게나 말이오. 내 오십 년 인생 동안 이렇게나 거대한 미궁을 단시간에 만들어낸 마법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소. 네비로스 그 작자의 마도(??)는 도무지 한계를 알 수가 없구려.”
“그 실력이라면 마탑주의 자리도 넘볼 수 있었을지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만일 그에게 권력욕이 있었다면 중앙 마탑의 지배 균형이 지금보다 더욱 팽팽했을 겁니다.”
“웬만한 고위 마법사들을 죄 내려다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욕심도 없고, 원체 신비로운 작자였지. 이쪽에서 연락을 준 것도 아니고 저쪽에서 먼저 연락을 해올 줄이야, 본부는 꿈에도 몰랐소. 그렇게나 외부에 본인을 드러내기 싫어했던 인물일진대.”
“네비로스 주인…… 아니, 네비로스님께선 워낙 베일에 감싸여 있는 분이시긴 했지요. 이번에 감독관으로서 뵙게 되어 정말로 영광이었습니다.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젊어 보이시더군요.”
“그렇소? 그 양반,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듯한데…… 역시 대마법사들이란 알다가도 모르겠구려.”
교수들은 그리 담소를 나누다가, 대략적으로 미궁을 둘러보았다 싶었을 때 슬슬 돌아갈 채비를 마쳤다.
“로베르 교수.”
그때.
한 교수가 누군가를 불러세웠다.
“왜 그러십니까?”
로베르는 그의 부름에 뒤를 돌았다.
잠시 뒤.
“안색이 파리하군요. 무슨 일 있습니까?”
“예, 그것이……”
침을 꿀꺽 삼켜보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흐음……”
“……”
턱을 어루만지며 미간을 좁히던 교수가.
천천히 걸음을 옮겨, 로베르에게 다가간다.
타박, 타박.
타박.
탁.
그리고.
─턱.
“감독관을 맡으신다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래도 전년도보단 부담이 덜한 편이니 너무 혹사하진 마십시오. 그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주시면 되는 일입니다.”
“예, 예. 알고 있습니다.”
로베르가 빠르게 끄덕이자,
교수는 빙긋 웃어 보일 뿐이었다.
“그럼, 모두 돌아갑시다.”
미리 설치된 포탈로 향하기 시작하는 교수들.
로베르는 그들의 뒤편에서 느릿하게 걸었다.
“……”
습관적으로 가슴에 손을 짚어 보았지만.
로베르의 심장은 뛰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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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중인 루비아 러프(아직 완성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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