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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1 제가 신이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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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겨울이다.
여자 이름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중성적인 이름이라서 남자가 써도 어색하지 않았다.
이 이름은 어감이 이쁘다던지, 일부러 중성적인 이름을 태명부터 지었다던지 아름다운 이유가 아니라 그저 겨울에 태어났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학대를 받았다.
어머니의 손찌검.
아버지의 주먹질.
어렸을 때는 이런 것이 당연한줄 알았다.
내가 9살이 되던 때, 정부? 복지사? 이런 사람들이 오더니 나에게 물었다.
“너 다른 곳으로 가는게 어떠겠니?”
“학교도 안 다니고 있어? 글자는 쓸 줄 아니?”
나는 다시 물음으로 답했다.
“저희 엄마 아빠가 여기 있는데 제가 어디를 가요?”
“선생님이 여기보다는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거야. 선생님 따라가자.”
이상한 아줌마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어린 마음에 무서운 나머지 안쪽 방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러자 밖에서 엄마와 아줌마가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귀를 막고 쓰레기들 틈으로 들어갔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눈물을 흘리면 아빠에게 맞았기 때문에 눈물을 꾹 참았다.
그런 일이 있은 다음 나는 학교라는 곳에 가게 되었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나에게 쓰레기대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더러운 옷과 얼굴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 나이가 14살이 되었을 때 나는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렸을 때 놀리던 친구들과 다르게 나에 대해 걱정해주고 도와주는 친구를.
하지만 몸에 있는 멍들은 더 생길 뿐 없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멍이 생기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약을 줘서 어렸을 때보다는 좋은 삶을 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18살이 되었다.
아버지에게 맞고 멍든 상처들 때문에 쓰라렸던 18년이었다.
그렇게 맞고 찢어져도 참고 있었는데...
그 날은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가 끝난 후 집으로 가려했다.
그런데 학교에 아버지가 찾아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교무실로 찾아갔다.
교무실에 가자 아버지는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아니 내가 아빠라니까?”
“아 네. 그런데 그건 불가능하거든요...”
아버지는 선생님과 실랑이하고 있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세요.”
“어 너 잘 왔다. 지금 이 놈한테 학교 그만둔다고 해.”
아버지는 선생님을 삿대질 하며 가리켰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그때는 무슨 용기였는지 아버지께 반문하였다.
내가 반문하자 돌아온건 답 대신 손이었다.
짝!
“어머어머...”
“김선생 경찰한테 신고해.”
주변 선생님들과 친구들은 많이 놀란 것 같았지만, 난 늘 그렇듯 그냥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딜 애비한테 말대꾸야? 빨리 말해라 그만둔다고.”
두 번째에는 그저 싸데기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집에 가면 팔이나 다리가 부러질지도...
나는 반항할 생각 없이 바로 아버지의 말대로 했다.
“네...아버지, 선생님 저 학교 그만둘게요.”
“겨울아...”
선생님은 날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내가 허탈한 심정이었지만 그래도 나에게 잘해주신 선생님께 웃어드렸다.
쾅!
“아저씨가 뭔데 겨울이가 다니는 학교를 그만두게 해요?”
교무실에 내 친구인 진우가 들어왔다.
진우는 내가 중학교 때 멍이 들면 약을 주고 위로해주던 내 친구다.
“진우야 난 괜찮으니까...”
“뭐가 괜찮아!!!”
“저 새끼가!!”
아버지는 진우의 태도에 화가 났는지 진우의 뺨을 때렸다.
진우의 뺨은 빨갛게 부어올랐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분노를 참지 못했다.
아니, 나에게 있던 처음의 분노이자 반항이였다.
“아버지 이게 뭐하는 짓이죠?”
“뭐?”
“제 친구한테 뭐하는 짓이냐고요. 갑자기 학교에 찾아와서 행패나 부리시고.”
“뭐? 행패? 너...”
“저를 때리고 일 시키고 하는거에 대해 모두 참을 수 있는데 제 친구와 학교에서 이러시는건 못 참습니다.”
“이 새끼가!!!”
아버지는 화가 나셨는지 옆에 있는 각목을 들고 내 머리를 후려쳤다.
그 각목은 옛날에 선생님들이 애들 교육할 때 쓰던 각목이었는데 체벌이 금지된 이후로도 그냥 버리지 않고 냅뒀던 각목이다.
그냥 좀 버려주지...
“겨울아!! 겨울아!!! 겨울....”
나는 각목에 맞고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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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내가 일어난 곳은 어떤 흰색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아주 심플한 하나의 테이블과 두 개의 의자가 있었다.
“어... 어디지.”
김겨울은 주위를 둘러았지만 그 주위엔 무엇도, 누구도 없었다.
“아무도 없나요?”
큰 소리로 소리 질렀더니 김겨울의 앞에 한 빛이 생겼다.
“안녕하세요.”
“뭐...뭐야.”
“아 놀라셨군요. 죄송합니다. 자리에 앉으시죠.”
그 빛은 점점 사람의 형태가 되더니 흰색 날개가 달린 천사가 되었다.
그 천사의 머리는 긴 금발의 형태에 머리 위에는 하얀색 링이 날아다녔다.
외모가 TV에서 나오는 연예인들보다 훨씬 이쁜 얼굴이었다.
“여...여신님이세요?”
“호호호. 전 신이 아니라 그 밑에서 일하는 천사입니다.”
“아 천사님이셨군요.”
“네. 전 명계의 천사인 이리엘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밝힌 후 앉으라는 듯 의자를 살짝 꺼내줬다.
원래 남자가 하는 행동이 아닌가 싶었지만 김겨울은 배풀어준 호의에 감사하며 의자에 앉았다.
“일단 김겨울씨는 안타깝게도 사망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인지하고 계신가요?”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김겨울은 흰 바탕의 세상에 천사가 나왔기에 자신이 죽은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휘두른 각목을 맞고 죽은건 좀 허탈했지만...
이리엘은 어디선가 종이를 꺼내더니 뭔가를 읽기 시작했다.
살짝 고개를 끄덕이면서 ‘음음!’ 소리를 내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겨울씨는 원래 세상에서 정말 착하게 살았기에 따로 죄값을 치를 필요는 없어 보이네요.”
“혹시 죄가 있으면 어떻게 되죠?”
이리엘은 잠깐 생각하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큰일나죠~”
어떤 큰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지옥 가겠거니 하면서 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저는 어떻게 되는거죠?”
“이제 다시 시작하셔야죠.”
이리엘은 아까 꺼냈던 것과 똑같이 이상한 공간에서 구슬을 하나 꺼냈다.
“이 구슬은 겨울씨가 어떤 종족으로 태어날지 정해주는 구슬이에요.”
“종족이요?”
“아 지구에는 인간이나 동물들 밖에 없었지만 다른 차원의 세계에는 여러 가지 종족이 있거든요. 한 번 해보세요.”
김겨울은 무슨 소리인지 몰랐지만 일단 구슬에 손을 대보라는 소리에 구슬에 손을 대봤다.
“어 뭐야.”
손을 대자 구슬 중앙에 보라색이 올라오더니 보라색 주위가 황금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종족이죠?”
이리엘이 빤히 구슬을 본채 멍하니 있자 김겨울은 이리엘에게 물었다.
“어... 이게 왜 나왔지?”
“무슨 일 있나요?”
“잠시만 다른 분께 좀 갔다올게요.”
이리엘은 어디론가로 사라져버렸다.
잠시 후 그녀는 어떤 남성과 같이 돌아왔다.
그는 안경을 쓰고 회색빛이 감도는 짧은 머리에 슈트를 입고 있어 굉장히 깔끔한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전 명계의 신 이켈로스라고 합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김겨울은 자리에 일어나 예의 바르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하하... 일단 앉으시죠.”
“혹시... 뭐가 잘못되었나요?”
김겨울은 갑자기 높은 사람이 와서 당황했다.
“아 잘못된건 아니고 설명을 좀 드리려고요.”
“설명이요?”
이켈로스는 구슬을 가리켰다.
“이 색이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색이거든요.”
“네? 그럼 전 어떻게 되는거죠?”
이켈로스가 살짝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곤란한 얼굴을 했다.
“이게 종족이 아니라 어떤 존재들을 가리키는 색입니다.”
“존재요?”
“마신이라는 존재죠.”
김겨울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눈살을 찌뿌렸다.
“어... 신들은 중간계에 여러 가지를 감정이나 자연을 다스리지만 마신은 조금 다릅니다.”
겨울이 조금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이켈로스는 말을 이어나갔다.
“마신은 존재들의 부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행동을 다스리는 신으로 다들 엄하고 다른 신들에 비해 힘이 강하죠. 또한 마신들의 수장인 어둠의 신 에레보스는 마족들을 다스리는 신이라서 다른 마신들도 도와서 마계를 다스리죠.”
“어... 그럼 제가 신이 되었다는 소리인가요?”
이켈로스는 조금 다르긴 해도 맞는 말이니 하며 웃었다.
“저 같은게 신이 되도 될까요? 그냥 운으로 뽑은거 같은데....”
겨울은 매일 아버지에게 맞으면서 들었던 소리가 있다.
‘떨어지는 놈’,‘못난 놈’,‘너같은 녀석이’ 등등 이었다.
“운이 아닙니다. 이 구슬은 그저 운이 좋아 좋은 것이 나오는게 아니라 주신의 뜻을 대신 나타내주는 도구니까요.”
이켈로스는 손을 뻗더니 어떠한 문을 만들어냈다.
“그대는 될 자격이 있으니 주신이 주신 업무일겁니다.”
김겨울은 진우나 친구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근사한 칭찬이라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감사합니다... 저 한 번 열심히 해볼게요!”
“네 이쪽 문으로 들어가시면 다시 태어나실 겁니다. 이번 생은 즐겁기를...”
겨울은 이켈로스가 만들어낸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켈로스는 겨울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난 후 문을 없앴다.
“주신님은 무슨 생각이신지...”
사실 마신은 4명밖에 없고 그 4명도 거의 태초부터 존재했다고 알려져있다.
몇 명의 마신들이 태어나긴 했었지만 모두 마신이라는 직무를 포기하고 윤회를 택했다.
그랬던 이유는 마족들의 깽판 때문에 늘어나는 엄청난 업무량, 괴팍한 주변 마신들의 성격들 때문이었다.
그래서 평범한 영혼들은 시키지도 않고 드래곤이나 정령왕 같이 고귀한 영혼들조차 포기하고 도망가는 직위였다.
“일단 보내긴 했는데...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이켈로스는 주신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이 보낸 영혼이니 나중에 얼굴이라도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음 일을 하러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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