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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4화 (4/138)

〈 4화 〉 #4 신력 교육!

* * *

“로엔 나왔어!”

“페르세스, 어서와요.”

오늘은 페르세스가 신력에 대해 교육해주는 날이라서 미리 차를 준비해놨다.

에레보스가 준 찻잎이 방에 넘쳐났기 때문에 난 뜨거운 물만 준비해서 놔두기만 했다.

“오! 날 위해 차도 준비해준 거야? 요 요 귀염둥이.”

페르세스는 내 볼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물론 아프게 하지는 않았기에 그냥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이런 취급은 아직도 적응되지 않는다.

18년간 남자 취급을 받다가 이런 취급은 매번 당황스러웠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근데 나는 밖에서 수업할 예정이라서.”

“어! 그럼 그냥 놔둘게요. 나중에 제가 따로 마시...엉?”

페르세스는 차를 끓여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내가 끓인 차를 원샷 때려버렸다.

“헉... 그거 뜨거워요!”

내가 놀란 나머지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자 페르세스는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호호 지옥 불에서도 견디는 나에게 이 정도는 그냥 냉수란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해버렸다.

페르세스가 나보다 더 남자다운거 아니야?

성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있던 중 페르세스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

내가 뭐냐는 듯 쳐다보자 웃으면서 손을 더 내밀었다.

잡으라는 건가?

“[이동하라].”

내가 그 손을 잡자 저번처럼 뿅하고 이동했다.

그곳은 풀과 나무가 무성한 정원이었다.

중간에는 호수가 있었고 주위에는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많아보였다.

그 사람들은 저번에 봤던 천사님처럼 날개를 달고 있었다.

“실내에서 오래있을 텐데 답답할거 아니야.”

그녀는 이미 준비해뒀는지 옆에 돗자리와 바구니가 있는 자리로 갔다.

“샌드위치라도 먹으면서 하자고.”

그녀는 바구니에서 샌드위치를 나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나는 그 샌드위치를 받고 돗자리 위에 앉았다.

“그럼 재미있는 신력 강의를 해볼까?”

그녀는 호수 쪽으로 손을 뻗었다.

“[없어져]”

그녀의 목소리가 변했다.

마치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쓰는 듯 한 느낌?

그런 사소한 변화보다 호수 쪽에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호수의 물이 전부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꺄아아악.”

“뭐...뭐야!”

주변에서 놀고 있던 천사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저...저래도 되는거야?

“그럼 이번엔 반대로.”

페르세스는 내 반응을 보고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창조]”

그러자 이번엔 호수에 물이 다시 생겼다.

"뭐...뭐지."

"모르겠는데."

천사들은 다시 생긴 물을 보고 소란이 잠잠해져갔다.

나는 성경이나 신화에서만 보던 기적을 실제로 본 것에 감탄을 했다.

“와....”

이게 신의 힘이라는 건가.

“이게 신력이라는 거야. 신력 중 언령이라는거지. 언령은 쉽게 말하면 니가 하는 말에 힘이 담기는 거야. 세상이 너의 말에 반응하는 거지.”

페르세스는 허리 춤에 손을 갖다 놓으며 설명했다.

“언령을 사용하는 방식은 너의 스타일대로 너의 염원을 담아서 말하면 돼. 나나 카리온 같은 경우는 명령하는 형식으로 말하지.”

“오...”

그녀는 나의 반응에 뿌듯했는지 신나서 말하기 시작했다.

“신력은 언령 이외에도 마나처럼 사용할 수도 있어.”

“마나요?”

“응 마법을 사용하는거지.”

나는 불을 쏘고 바람으로 나무를 가르고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보여주세요! 보여주세요!”

나는 흥분하며 페르세스에게 말했다.

페르세스는 내 모습을 보고 입 꼬리를 올리며 하늘 위로 손을 뻗었다.

“헬파이어.”

음?

헬은 지옥, 파이어는 불.

지옥불?

페르세스가 그 말을 하자 페르세스의 손 위에 엄청난 크기의 화염으로 된 공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화염 때문에 엄청난 바람이 불며 주변 기류가 바뀌었다.

“뭐...뭐야!”

“도망쳐!!!”

주변 사람들은 풍미백산이 되어 도망가기 시작했다.

“페르세스! 이거 좀 위험한거 아니에요?”

내가 묻자 마자 누군가 이쪽으로 뛰어왔다.

“[소멸].”

그러자 페르세스의 손 위에 있던 화염구가 사라져버렸다.

“뭐야?”

“이 썩을 마신놈. 이런 짓은 마족들 있는 곳에서 할 것이지 왜 신계에서 지랄이야?”

그 달려왔던 인물은 페르세스에게 쌍욕을 박았다.

물론 페르세스가 잘못하긴 했지만 좀 너무하지 않나 싶었다.

피해가 일어날 뻔 하긴 했지만 일어나진 않았으니...

“오호 다른 신들은 도망가고 대표가 온건가?”

나타난 그 사람은 도련님처럼 보이는 금발의 남자였다.

동화책에서 나올 것 같은 왕자님?

하지만 그런 외모에서 나오는 말은 험악했다.

“이 씨발 진짜 니네 마족들이 벌이는 일 때문에 일도 많은데 마신들 마저 지랄이냐?”

“일 많아봤자 얼마나 많다고, 니네 놀고 먹는거 배 아파서 우리 애들이 너네 일 좀 만들어 준거다.”

“저 싸가지 없는...”

그들이 치고 박고 싸우기 직전까지 갔다.

방금전 스케일을 봐서는 이 둘이 싸우면 최소 핵전쟁급일 것 같았다.

싸우게 해서는 안된다!

“저... 싸우지들 마시고.”

“또 누구!!.......세요?”

그 왕자님은 말리는 나를 보고 짜증을 내려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누군지 물었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아 저는 이번에 새로 태어난 마신인 로엔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나는 그를 보고 배꼽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페르세스가 나를 일으키고 자신의 뒤로 숨겼다.

“로엔! 저런 놈이랑 놀지마.”

“그치만...”

“아 안녕하세요. 저는 빛의 신인 카루아라고 합니다.”

그도 고개를 숙이며 나에게 인사했다.

“아 넵.”

“인사하지마!!!”

“페르세스,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야죠.”

나는 방긋 웃으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윽, 그런 미소로 그런 말은 반칙이야.”

나는 페르세스 앞으로 나와 카루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친하게 지내요.”

그는 내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그러자 페르세스가 나를 땡겨서 다시 자신의 뒤로 숨겼다.

“야! 빛나리! 너 운 좋은줄 알아 우리 착한 로엔이 봐줘서 산거야.”

“허! 어이가 없군. 너야 말로 착한 마신 분 덕분에 산 줄 알아!”

그는 나에게 살짝의 눈 인사를 한 후 뒤를 돌아 사라졌다.

나는 내 앞에 있는 페르세스를 째려봤다.

“페르세스! 위험한 짓은 하지마세요! 주변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

그녀는 나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다른 사람이 다치는게 왜?”

“왜라뇨...”

“어차피 남이잖아. 걔네가 아프건 말건 나랑은 상관없는데?”

그녀의 말에 난 숨이 턱하고 막혔다.

5살짜리 애도 안 할만한 발상을 그녀가 하다니...

신이라서 그런가 도덕 교육은 따로 안 받나보다.

그럼 내가 해줘야지!

우린 가족이니까.

“페르세스, 그럼 제가 다른 신들에게 맞는다면 무시하시겠네요...”

나는 눈물을 흘리는 척을 하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씨익씨익 되면서 대답했다.

“뭐? 널 때리면 그 자식들 다 죽는거지.”

“왜요? 저흰 남인걸요?”

살짝 마음이 아리는 말이었지만 교육을 위해서는!

“어...어... 우린 가족이잖아!”

그녀는 말을 더듬대다가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이야기했다.

“그럼 제가 슬퍼하는 것도 싫겠네요? 저흰 가족이니까?”

“그렇지!”

나는 슬프다는 듯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흑흑! 저는 주변 사람들이 다치거나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과거의 학대 당하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뭐?”

후후.

이 정도면 이해해주겠지?

그녀는 앉아있는 나와 시선을 맞추려고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그런데 그녀는 내 생각과 다르게 주변에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어...어라?’

내가 그녀를 화나게 했나?

내가 너무 친해졌다고 착각을 했나?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처음에 마신들이 나를 너무 따뜻하게 대해줘서 내가 너무 기고만장했던걸까...

“ㅈ...죄송...”

나는 그녀에게 사과를 하려하자 그녀는 나를 품에 안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녀는 품에 나를 안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나는 그녀의 품 속 따뜻함과 마음의 따뜻함을 느끼며 고마움을 느꼈다.

“아! 이게 문제가 아니지!”

나는 페르세스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그래서! 이제 남들을 생각 해주실거죠?”

페르세스는 나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당연!”

“저랑 약속 하신거에요.”

“알았다니까.”

나는 페르세스와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그렇게 우리 둘은 웃으면서 놀다가 내 방으로 돌아왔다.

뭐지...

이렇게 좋게 끝났는데 뭔가 빠뜨린 느낌이었다.

무슨 물건이라도 잃어버렸나?

“아! 신력 교육.”

그렇다.

우리는 결국 신력교육은 하나도 못하고 방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에이 다음에 하면 되지. 시간은 많으니까.”

페르세스는 그렇게 말했지만 내일은 카리온이 중간계에 대해 알려주기로 했고 다음날은 엘로아가... 그 다음날에는 에레보스가......

에이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신계에는 한 가지 소문이 퍼졌다,

새로운 마신이 태어났다는 소문이었는데 그 마신이 엄청난 미소녀에 마음씨도 착하다는 소문이었다.

그 소문은 어중이 떠중이 천사들에게 나온 말도 아닌 일반 신들의 수장인 카루아에게서 나온 소문!

마신들의 원래 평가는 싸가지 없고, 힘만 더럽게 쌔고, 개인주의적이었지만 그런 신들 사이에 친절하고 착한 은발의 미소녀 등장은 파격적이었다.

그 소문은 신계의 모든 천사, 신들이 들을 때까지 퍼졌다.

아 로엔 빼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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