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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9화 (9/138)

〈 9화 〉 #9 도움! 도움!

* * *

나는 끔찍한 광경을 보기 싫어서 후드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내려왔다.

“뭔가 이상한데?”

카론은 계속 내가 으깨버린 후드남을 계속 쳐다봤다.

“당연히 이상하겠지... 난 사람이 저렇게 된 거 처음 봐...”

내가 보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눈을 두 손으로 가렸다.

카론은 무섭지도 않은지 시체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비위도 안 상하나?

“아니 저거 사람이 아닌데? 피도 안 나고.”

“뭐? 사람이 아니야?”

나는 카론의 말에 바로 고개를 돌려 그 시체를 보았다.

그러자 후드 안에는 부서진 나무 조각들이, 몸 쪽은 지푸라기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어우! 깜짝 놀랐네.”

나는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이리저리 쳐다봤다.

오케이! 완벽한 나무 인형!

“교...교황님의 수행원이 이겼다!!!!”

그들은 또 파티가 벌어진 것 마냥 다들 부둥켜 안고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난 카론의 수행원이 된건가?

뭐 한동안 같이 다닐텐데 상관없겠지.

“카론, 그럼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자. 길은 알아?”

“대충 식량이나 짐 같은 게 들어오던 방향은 봤었는데 거리가 어느 정도 될지는 모르겠어...”

“그럼 그쪽으로 가보자.”

우리는 사람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카론이 말했던 곳은 세 갈래길이었는데 카론이 말했던 방향으로 좀 걸어가자 출구가 보였다.

“카론 그럼 넌 저쪽에 있어. 난 반대 방향으로 가볼게.”

“알았어. 혼자서 할 수 있지?”

“나 이래봬도 강한 신이라구~”

카론이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리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

나는 카론이 나의 강함을 인정하는 분위기에 왠지 우쭐해졌다.

신계에서는 다들 나보다 너무 강한 바람에 맨날 모의 전투를 해도 내가 딱밤을 맞으며 끝났는데...

드디어 나의 강함을 알아주는 사람이 생겼구만.

우쭐 우쭐~.

“그럼 좀 이따 봐!”

나는 멀어져 가는 카론에게 인사를 건냈다.

나도 다시 동굴 안 쪽으로 들어가서 세 갈래길 중 못 가봤던 길로 갔다.

계속 걸어가자 몇 몇 갑옷 아저씨들을 만났지만 우후죽순처럼 쓰러트리며 계속 나아갔다.

그러자 무슨 소리가 작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크....으으으으으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악... 제발...제....발!!!!!!!”

끔찍한 소리였다.

누가 봐도 고통에 소리치는 소리였다.

다른 영상 매체에서 보던 사람이 연기로 소리치는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소름끼치는 소리였다.

사람한테서 나는 소리 같지가 않았다.

나는 소름이 끼쳤지만 내 발걸음은 더욱 급해졌다.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야.“

방금까지 같이 있던 사람들도 이런 일을 당했다는 것이 아닌가.

무고한 사람들을...

내가 빠른 속도로 달려서 도착하자 정말 끔찍한 현장이 벌어지고 있었다.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에 아까 봤던 똑같은 후드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5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있었다.

인두로 지져지는 사람도 있고, 손톱이 뽑히고 있는 사람, 물 고문을 받고 있는 사람 등 끔찍한 풍경이었다.

바닥에는 피로 강을 이룰 것 같았고 사람들은 전부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지옥이 있다면 아마 이곳보다는 덜할 것 같았다.

“이....시발 새끼들아!!!!!!!!!!!!!!!!!!!!!!!!!!!”

나는 아까 카론을 팼을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분노가 차올랐다.

그러자 가장 중간에 앉아있던 후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식의 현장에 누구 허락을 받고 들어온거지?”

의식? 허락?

“야 좆까고 넌 뒤졌다.”

“하하하! 죽여보지 그래?”

그는 웃다가 정색하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앉아있던 자리에 마법진이 생겼다.

마법진은 빛이 나며 어떤 존재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그 존재는 생명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큰 로브를 입고 머리에는 동물의 두개골 비슷한 것이 있었고 하늘에 둥둥 떠 있었다.

그러더니 그 존재는 불쾌한 기운을 풍기는 검은색 창을 소환하더니 내 쪽으로 쐈다.

‘4개인가?’

나는 날라오는 창을 파악했다.

그리고 아까와 같이 신력으로 거대한 건틀릿을 만든 후 그 창을 막았다.

“어...?”

분명 신력으로 만든 건틀릿이었는데 그 공격을 튕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박혀버렸다.

뭐지?

창이 박힌 건틀릿은 점점 끈적한 검은색 기운에 침식되고 있었다.

나는 꺼름찍한 느낌이 들어 건틀릿을 없앴다.

그러자 다시 그 괴물은 검은색 창을 만들어 창을 쐈다.

나는 옆으로 달려 그 창들을 피했다.

‘뭐지?’

내가 창을 피하면서 그 괴물을 파악하려고 하자 내가 불리해 보였는지 그 후드남은 입을 열었다.

“하하하! 신성력을 다루는 것을 보니까 성직자인가 보군. 너의 신과 나의 신은 격이 다르다!!!!!”

뭐?

사람들을 고문하는 쓰레기 주제에 신을 욕해?

어떤 누구도 다른 신들의 격을 비교하지 않는다.

신의 격이란 힘이나 인성 같은 사소한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였다.

모든 신은 주신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신의 격은 주신 그 자체를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모든 신의 격은 같은 것이다.

그런 신의 격을 저런 자식이?

나는 더 이상 살살할 생각이 없었다.

내 주위에 아까와는 다른 하늘색의 신력이 둘러싸기 시작했다.

나는 페르세스와 했던 대화가 생각이 났다.

­페르세스! 내가 처음 일어났을 때 손에 빨간색 안개 같은게 나타났잖아.

­응 그지.

­왜 그때와 다르게 지금은 황금색이야?

­아 그건 신력에 내 기운을 담은거야.

­기운?

­음... 정확히 말하면 마신의 특징 중 하나인데 마신들은 자신만의 특징적인 기운이 있어서 그걸 신력에 담으면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어. 일반 신들과 이게 달라서 마신이 더 강한거야.

­오호! 근데 신력만 다뤄도 중간계에서는 천하무적 아니야?

­그건 아니지 중간계에 가면 어느 정도 너의 힘을 봉인해야 되거든 그래서 어느 정도 강한 상대가 나타나면 신력을 사용해도 못 이길걸? 그래도 애교로는 모든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거야!!

나는 페르세스와의 대화를 상기시키며 기운을 모았다.

내 주위에는 하늘색 안개가 맴돌다가 하나의 검이 되었다.

“뭐야?”

후드를 입고 있던 사내도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지 의문을 표했다.

이도 잠시 아까와 똑같이 괴물은 검은색 창을 소환했다.

“가랏!”

나는 영롱한 하늘색 검을 그 괴물에게 쏘았다.

검은 그대로 날라가다가 빛으로 변하더니 괴물의 머리를 뚫고 동굴의 벽까지 뚫어 하늘로 날라가버렸다.

“뭐....뭐야!!!”

그 가운데 있던 후드남은 놀랐는지 소리 질렀다.

딱 소리 지르는 타이밍 때 그 괴물은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그러자 가운데에 있던 후드남 빼고 주위에 있는 후드남들이 모두 나무 인형으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후드남은 기운이 빠졌는지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럼 죗값을 받을 시간이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려하자 그의 몸이 이상한 빛깔을 띄기 시작했다.

“혼자서....죽을 수는 없지...”

“뭐?”

자폭인가?

그의 몸은 점점 빛을 강하게 내기 시작했다.

어...어떻하지?

나는 혼자서 도망갈 수 있지만 이 동굴 안에 있는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밖에 있는 사람들 까지 폭발에 휩싸일 수 있다.

‘강림이라도 해야 하나?“

카리온이 웬만하면 하지 말라던 비장의 수가 있긴 했다.

으... 어쩔 수 없지 이런 급박한 상황이면 카리온도 이해해줄거야!

“[강...!]”

내가 강림을 하려고 하자 누군가 내 입을 막았다.

“내가 강림하지 말라고 말라고 했잖아. 요요 말썽꾸러기.”

이 친근한 목소리는...

“카리온!!!”

이제 막 하루정도 만에 만나는 건데 정말 반가웠다.

그런데 갑자기 왜 온 거지?

겨우 하루 되었다고 보고 싶어서 온 건가?

나는 여러 가지 질문들이 목 위로 올라오려 했지만 카리온은 터지려고 하는 후드남 쪽으로 달려갔다.

“우선 얘 좀 어떻게 하고. [포박하라]”

카리온이 언령을 사용하자 검은 색 작은 포탈들이 주위에서 열리더니 거기서 철쇄가 나와 그 남자를 묶었다.

그리고 그의 빛나던 몸이 점점 밝기가 약해졌다.

“그래도 몇 놈 잡았네... [이동하라]”

카리온이 언령을 사용해 그 남자를 어디론가로 보내버렸다.

“로엔 안 다쳤지?”

카리온은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 같더니 내 쪽으로 왔다.

“카리온 갑자기 왜 온거야! 아무리 내가 걱정시킨다지만...”

“아 겸사겸사 온 거야. 에레보스 자식.... 때문에 귀찮은 일 좀 받았거든.”

잠깐 에레보스의 이름을 말할 때 어금니가 부서지는 듯 한 소리가 났다.

“어떤 놈들을 찾고 있었는데 하필 로엔 근처에 한 놈이 있길래 잠깐 들렸어. 조금 걱정도 됐고.”

“헤헤헤 그래도 다행이네. 카리온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된 것 같다.”

“어휴... 너가 맨 처음에 도착했을 때는 조금 봤는데 행동 하나하나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더라.”

그는 갑자기 한 쪽 귀를 막더니 얼굴을 찌뿌렸다.

“로엔 내가 여기 오래있지는 못하겠다. 조금 귀찮은 사람이 날 보고 있어서 일 좀 끝나면 다시 찾아올게!”

“야! 이 녀석들이 무슨 녀석들인지라도 알려줘야지!”

“쉽게 말하면 광신의 신도들인데 정확한건 조사가 더 필요할 것 같거든? 그것도 정리되면 말해줄게... 알았다고! 갈게! [이동하라]”

마지막은 하늘을 보며 말했다.

누가 저렇게 재촉하는건지...

너무 뜬금없는 곳에서 나타난 다음 갑자기 사라져버리니 아쉬움이 남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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