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 #12 구출 작전.
* * *
식사를 마치고 나와 카론은 각각의 방을 주었다.
나는 신계와 비교해서 어디의 침대가 좋나? 하고 침대로 다이빙했다.
“후후! 역시 신계의 침대는 신의 푹신함이 맞군.”
이곳의 침대도 안 좋은 침대가 아니었지만 신계의 침대는 정말 예술의 경지에 오른 푹신함이였기에 이곳의 침대와 비교가 안됐다.
똑똑
침대에 눕자마자 누군가 노크를 해오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나야 카론.”
“어~ 들어와.”
내가 말하자 카론은 어색하게 웃으며 들어왔다.
그리고 문이 닫히자 카론은 날 노려봤다.
“아니! 신님! 신님은 내 수행원 신분이잖아! 반말하면 어떡해! 밖에 병사가 이상하게 쳐다보잖아!”
카론은 화내는 듯한 말투였지만 목소리를 죽이고 말했다.
“이상하게 쳐다보면 어때~ 그냥 좀 반말 좀 할 수 있지.”
나는 침대에 누웠더니 뭔가 노곤해져서 카론과 이러니 저러니 하기도 귀찮았다.
“일단 어떻게 할거야.”
“뭘 어떻게 해?”
내가 묻자 눈치를 보 듯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
“딱 봐도 부패귀족이잖아! 어떻게 남작의 집이 이렇게 커? 그리고 신님을 볼 때의 눈도 심상치 않았잖아!”
“으...그건 좀 나도 소름끼치더라.”
“그러니까... 사람이 말하고 있는데 자려고 하지마!!”
나는 침대에 누워서 카론의 말을 들으니 잠이 쏟아져 잠깐 졸았다.
“어! 그래! 그래서 어떻게 하자고?”
“으... 일단 나보다 신님이 더 자유로우니까 주변 거리들 좀 조사해줘. 피해 받는 백성들이라든지. 우리가 데려온 사람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든지.”
“귀찮은데~”
난 그런 걸 하는 것 보다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는게 더 좋다구~
그래도 데려온 사람들이 불행하게 지내는 것은 싫으니까 도와줘야겠네...
“내가 하는 일들 도와준다며!!”
“알았어~ 알았어~ 내가 지금 너무 졸리거든? 잠 좀 자면 안 될까?”
지금은 자고 싶어~
“알았어... 나 신님만 믿고 간다.”
나는 그대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나는 카론이 부탁한대로 길거리에 나가려고 했다.
“못 나가십니다.”
“엥? 왜요? 좀 답답해서 거리 좀 걷고 오고 싶은데?”
“데큐아 남작님의 허락이 없었습니다.”
내가 나가는데 왜 남작의 허락이 필요해?
“제가 신실한 신도라서 신전 좀 들렸다가 올게요.”
“안됩니다. 허락이 없었습니다.”
흐음... 안되겠네...
포기한 척 하고 방에 돌아가서 언령으로 나가야겠다.
“아아! 철통방어가 심해서 안 되겠네! 방에 돌아가서 절대로 방에 안 나와야겠다!”
나는 일부러 들으라는 듯 연기를 했다.
그 병사는 그 소리를 듣더니 병사들 몇 명을 불렀다.
“개구멍이나 벽 쪽 아무도 못 들어오게 철통! 방어!하도록.”
으... 나랑 해보자는거야?
나를 도발하는 병사를 뒤돌아 살짝 노려봤다.
그러더니 콧웃음을 치려고 하다가 내 얼굴을 보더니 남작이랑 똑같은 음흉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주인이나 병사나 똑같구만.
나는 일부러 “흥!” 소리를 내고 내 방으로 향했다.
“[이동시켜주세요...]”
나는 내 방에 베개로 내가 있는 것 같이 꾸며놓은 다음 언령으로 마을을 갔다.
카론의 예상대로 마을은 끔찍했다.
길은 정말 1류 도시 같이 잘 가꾸어져 있었으나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차림세나 얼굴은 내가 구해준 고문 받은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게 없어보였다.
나는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거리를 보았지만 더 이상 볼 가치도 없어보였다.
집들은 전부 허름하고 사람들은 전부 기운이 없어보였다.
제일 심했던건 병사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돈을 강제로 뺐고 때리는 행위들이었다.
“어..! 수행원님!”
조용했던 거리에 생기가 있는 소리가 들렸다.
수행원? .... 나?
내가 돌아보니 저번에 구해줄 때 치료해줬던 아저씨 중 한 명이었다.
“오 안녕하세요!”
“아이고 수행원님 맞네. 그렇게 이쁜 은발은 내가 본 적이 없어서 바로 수행원님인 줄 알았지!”
“하하하 감사합니다. 어떻게. 영주가 살만한 장소를 마련해줬습니까?”
밖의 상황을 봐서는 이미 답이 예측됐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았다.
“허허.. 그게.. 그 동굴보다는 살만하더라구! 걱정하지말어!”
그 아저씨는 내가 걱정하는 것이 싫으셨던 건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살짝 그 아저씨를 훑어보니 반바지를 입고 있던 아저씨의 다리가 보였다.
내가 치료해줬던 아저씨의 다리에는 몽둥이에 맞은 것 같은 멍이 들어있었다.
“아저씨... 지금 사람들 전부 어디있어요? 다들 얼굴이라도 보고 싶은데.”
“아..! 그... 사람들 전부 뿔뿔이 흩어졌수. 언제까지 다 같이 있을 수는 없잖어!”
나는 아저씨의 어깨를 잡았다.
“아저씨 잘 들으세요. 제가 직접 보고 확인해야 아저씨들을 도와드릴 수 있어요.”
내가 진심을 다해 아저씨에게 말하자 아저씨는 혼란스러운 얼굴이이 되었다.
그리고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톡 건드리면 울 것 같았다.
“수행원님... 정말 죄송합니다...흐으으... 지금 사람들이 전부 신전에 갇혀있습니다....수행원님께 또 폐를 끼치기 싫어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사람들이 전부 신전에 가두려고 하자 사람들은 반발하기 시작했고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몽둥이로 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상황을 보고 아저씨는 맞으면서라도 도망쳐서 어떻게 나왔다고 한다.
도움을 요청하려고...
“그 장소가 어디죠?”
“어둠의 신 신전이라네.”
나와 아저씨는 몰래 숨어서 신전을 둘러봤다.
신전은 주위가 나무로 감싸져 있어 분위기가 있어보였다.
에레보스의 신전답게 문에는 에레보스를 상징하는 흑룡이 그려져있었다.
그런 신전 주변은 전부 병사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흐음... 어떻하지...
내가 저들을 구해내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지만 구해낸 이후의 일이 문제이다.
나는 솔직히 상관없으나 카론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말짱 도루묵이였기에 생각을 했다.
‘구하고 싶은데...’
몇 날 몇 주를 동굴에 갇혀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유를 줬더니 또 그 자유를 뺐는다고?
절대로 용납 못한다.
“아저씨 저 잠시만요... 어디 좀 다녀올게요. 잘 숨어계세요.”
나는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가서 나는 언령을 사용해 다시 방에 왔다.
‘남작아 좀 빌릴게.’
나는 내 방에 있던 찻 잔들을 전부 들고 다시 언령을 사용해 마을로 왔다.
그리고 마을 한 곳에 있던 옷 가게에 갔다.
허름한 옷 가게였다.
“저 안녕하세요.”
“아...네... 저 여기는 고급스러운 옷은 취급하지 않는데...”
내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보니 귀족인줄 알았나보다.
“아뇨 그런거 말고 눈에 띄지 않고 머리까지 가릴 수 있는 로브 없을까요?”
“어 그런거라면.”
그러자 가게 주인은 내가 원했던 것과 딱 맞는 검은색 로브를 보여줬다.
“저... 혹시 이 찻 잔 세트로 대신 받아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아까 가져왔던 찻 잔 세트를 그 사람에게 줬다.
“아...아니! 이런거와 비교가 되지 않는 가치의 옷입니다!”
“아 괜찮아요 받아두세요.”
그러자 그 사람은 손 사례를 치면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으음... 그럼 이것도 주세요.”
나는 대충 가게에 깔려있던 검은색 가면 하나와 검은색 손수건 하나를 집었다.
손수건으로 대충 입쪽을 가려야겠네.
“아니... 그걸 다 합치더라도.”
“감사합니다! 저 갈게요!”
나는 그 주인이 더 말을 하기 전에 물건을 들고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 물건들을 전부 입고 아까 아저씨가 있던 곳으로 갔다.
"어... 수행원님."
아저씨는 풀 숲에서 나를 반겼다.
나는 사온 손수건을 입 쪽에 두르고 가면을 썼다.
"저 다녀올게요."
난 계획한 대로 움직였다.
나는 풀 숲에서 나와 제일 앞에 있는 병사에게 달려갔다.
“누...누구...!”
퍽!
나는 달려가서 그 병사를 바로 발로 찼다.
그 다음 그 옆에 있는 병사의 배를 주먹으로 쳐서 쓰러트렸다.
“자..잡아라!!!!”
그러자 주위에 있는 병사들이 나에게 달려들었지만 차례 차례로 그들을 쓰러트렸다.
저번에 후드남을 때려서 머리를 아작냈을 때의 느낌이 정말 소름 끼쳤기에 힘 조절은 완벽하게 해냈다.
물론 그건 나무였으니 다행이었지 진짜로 사람이었다면 한동안 악몽에 시달렸을 것 같았다.
나는 주위의 병사를 쓰러트리고 신전의 문을 부쉈다.
그러자 그 안에 사람들은 전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다행히인지 아닌지 신전이 커서 아파보이는 사람들은 누워서 쉬고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여러분 나오세요! 구해드리러 왔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의 얼굴이 밝아지더니 다들 아픈 사람들을 부축하며 신전에서 나왔다.
“일단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건 여기까지고 3일이나 4일정도만 숨어계셔주세요. 어떻게든 제가 해볼게요.”
내가 그들에게 말하자 그들은 감동을 먹은 듯 울먹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한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 혹시 누구시죠?”
어...
내가 저번에 봤던 수행원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남작의 사람들이 알 수도 있었기에 정체를 알리지 않아야겠다.
또 카론에게 내가 안했다고 시치미 땔 수도 있고.
그럼 뭐라고 꾸미지...
그러더니 에레보스의 문양이 눈에 띄었다.
“저는 에레보스님이 시켜서 온 정의의 사도입니다! 저에 대한 감사는 에레보스님께 하시면 됩니다!”
하고 멋있게 돌아섰다.
크으으으...
조금 멋졌다...
나는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대사를 하고 숲 쪽으로 걸어갔다.
“아빠, 저 누나 저번에 봤던 수행원 누나 아니야?”
10살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가 옆에 있는 아저씨를 당기며 말했다.
어...
“야! 쉿! 쉿! 이유가 있으시겠지!”
아저씨도 사실 아셨지만 얼굴을 가려서 예의 상 물어 본 것 같았다.
막상 아는 사람들에게 ‘정의의 사도!’ 하면서 말했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 것 같았다.
이...이럴 때는!!!
“아...아니에욧!!!! 저는 정의의 사도!! 정의의 사도인.... 사도인....”
막상 만화에서 나오는 히어로 명을 말하려고 하자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아무튼!!! 전 정의의 사도라구요!!!!”
나는 더 이상 창피함을 견딜 수 없어 그 자리를 뛰어서 도망갔다.
막상 도망치고 나서는 그냥 수행원이라고 말할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나는 언령으로 방에 돌아와 옷을 대충 벗고 침대에 누웠다.
후... 그래도 사람들 구했네 다행이다...
....
....
팡! 팡! 팡! 팡!
조용한 방 안에서는 이불을 차는 소리가 울리고 이불 안에 있던 털만이 날아다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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