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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13화 (13/138)

〈 13화 〉 #13 넌 선을 넘었다.

* * *

­똑똑똑

“으... 뭐야...”

나는 잠결에 소리를 잘못들었나 싶어 뒤척거렸다.

­똑똑똑.

아니 사람이 자고 있는데 방에 들어오려고 그래...

“...안에 사람 없어요.”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었지만 내 잠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가라는 의미로 말했다.

“로에나, 들어간다!”

카론인가...

나는 그의 말에 그냥 가만히 누워있었다.

“시간이 몇 시인데 아직도... 흡!”

갑자기 들어오다가 카론은 멈춰섰다.

“나 좀 더 잘래에에에에.”

요즘 아는 사람이 근처에 있을수록 응석만 늘어가는 것 같았다.

포근한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어.

이불 밖?

나는 밤에 더워서 이불을 차놨기에 이불 안은 아니었지만 관용적인 의미니까...

자문자답을 한 후 나는 다시 잠에 들기 시작했다.

“시...신님! 그런 차림으로 있다면 있다고 말해야지!”

그는 밖에 들릴까 무서웠는지 소리를 죽이고 말했다.

내 차림이 어때서...

내가 내 차림을 보니 나는 그냥 평범하게 활동하기 좋은 가벼운 옷을 입고 있었다.

여자라고 그러는건가.

“나 남자야.”

“아니! 저번부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는 내 모습을 계속 보기 미안했는지 뒤돌은 상태에서 말했다.

솔직히 그 정도로 못 볼 옷은 아니었지만 카론은 어지간히 여자에 면역이 없는 듯 행동했다.

으... 얘도 내 아들 같은 애니까 가족 범위 아니야?

나는 귀찮았지만 계속 저렇게 놓고 대화를 할 수 없었기에 주섬 주섬 옷을 입었다.

“또 왜... 아침부터 찾아와서...”

내가 옷을 다 입고 말하자 그는 다시 뒤돌아 나를 봤다.

“무슨 지금이 아침이야. 해가 뜬지 한참은 지났어. 지금 낮이야 낮!”

내가 밖을 보자 해는 중천에 떠있었다.

“나한텐 지금이 아침이야.”

나도 살짝 양심이 찔렸지만 일관성 있는 태도로 우겼다.

그는 포기한 듯이 한숨을 푹 쉬었다.

“그게 문제가 아니야. 어제 혹시 에레보스 신전에서 깽판쳤어?”

나는 뜨끔했지만 난 어제 로브를 쓰고 가면을 꼈기에 찾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아...아니야! 나...난 어제 방에만 있었는걸?”

아...

나는 아는 사람한테는 정말 거짓말을 못하겠다.

분명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지만 양심이 찔리는 걸 어떡해...

“에휴... 그럴 줄 알았다. 지금 남작이 신성모독이라면서 범인 잡으라고 난치치고 있어.”

“엥? 신성모독?”

난 신성모독을 한 기억이 없다.

아! 설마 문 부순거 때문이야?

“다른 말은 없어?”

“다른 말이라뇨?”

범인은 찾아야겠는데 사람들을 구해준 사람을 찾을 수는 없으니 다른 트집을 잡은건가.

진짜 신성모독은 문을 부순 사람보다 신전에 사람들을 가둔 사람이 아닌가 싶었지만 이걸 남작한테 가서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야 일단 들어봐.”

나는 내가 했던 일들과 봤던 일들을 전부 이야기해줬다.

“그...그래놓고 신님을 잡으려고 하는 겁니까?”

“그러니까 내가 어이가 있겠어 없겠어.”

“남작이 지금 그 사람을 잡으려고 두 눈을 부릅뜨고 있어. 일단 일어나서 내 근처에 있는게 좋을 것 같아.”

“에... 알았어.”

나는 카론을 따라서 회의실로 갔다.

“어 수행원 왔는가.”

남작은 저번의 존댓말 하던 태도와 다르게 거만한 자세로 나에게 인사했다.

나는 입을 열어 인사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고개만 꾸벅하고 카론이 앉는 자리 뒤에 섰다.

“교황님 이런 사태를 전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어찌 교황님이 계신 마을에서 신성모독이 일어나겠습니까! 이건 저와 교황님에 대한 도전입니다!!”

그는 카론이 자리에 앉자 열변을 토해냈다.

“진정하시고 범인의 의도나 흔적이 있습니까?”

카론의 의젓한 태도를 취하며 남작에게 물었다.

처음 만났을 때 나한테 쌍욕 박던 카론 맞아?

자리가 사람을 만든건가?

“병사들이 말하기로 범인은 검은색 로브와 가면과 두건을 쓰고 있어서 범인의 정체를 정확히 알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 말을 한 뒤 남작은 냉소를 지었다.

“하지만 체형이나 키를 봐서는 여자인 것 같더군요. 딱 카론님의 수행원 정도 였다고 합니다.”

“뭐?”

카론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남작을 쳐다봤다.

거의 이정도면 카론과 척지자는 이야기나 다름없어보였다.

“누구 입에서 나온 이야기지?”

“들어와라.”

카론이 묻자 남작은 어떤 병사를 불렀다.

병사는 다친 듯 얼굴에 상처가 있었다.

“병사가 왜 그곳에 있던거지?”

“저...저는 순찰 중이었습니다.”

병사는 이미 남작이 손을 써놓은 듯 했다.

“거짓을 말할 시 용서하지 않겠다.”

카론이 그 병사에게 말하자 병사는 남작의 눈치를 보았다.

남작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하라는 듯 손짓했다.

“어둠의 신님 신전 근처를 순찰 중이었는데 누군가 신전을 손상시키고 있기에 그 사람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가자 그 사람은 저희를 공격했습니다.”

“그게 끝인가?”

카론이 그렇게 말하자 병사는 다시 남작의 눈치를 보더니 눈을 감고 말했다.

“그... 은색 머리를 보았습니다...”

“하...!”

나는 분명 로브로 머리를 전부 숨기고 두건으로 얼굴까지 가렸기에 은색머리를 절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어색한 태도를 보니 머리를 보지 못했지만 남작이 시켜서 거짓말을 한 것 같았다.

“그 이외에도 어제 신전에 가야한다고 저희 저택 병사들에게 말했다가 거부당했다고 하더군요.”

남작은 말을 이어나갔다.

“어떻게 저택을 빠져나간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정도면 의심할 만 하지 않습니까?”

카론은 어떻게 할거냐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흐음...’

나를 쳐내는 이유는 아마 카론을 혼자 있게 만들려는거겠지.

교황을 꼭두각시 삼으려는 건가.

“그럼 날 어떻게 하겠다는거지?”

“하하! 그대가 범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우리도 단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네. 3일 정도만 감옥에 있어주게. 뭐 진짜 그대가 범인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3일 뒤 까지 증거가 안 나오면 풀어주시는 겁니다.”

“당연하지!”

남작은 흥쾌히 대답했다.

나는 순순히 병사들을 따라가 감옥으로 갔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쾌적한 감옥을 제공해줬다.

“옛날 생각나네...”

옛날 더럽고 습하고 딱딱한 바닥밖에 없었던 집.

돌 바닥은 아니고 장판이 깔려있기는 했으니 여기보다 거기가 더 괜찮았나?

하지만 여기는 나를 때리는 아버지가 없었으니 여기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신계나 다녀올까...

갑자기 사라지면 들키려나?

그래도 인간계에 왔으면 인간의 해결방법으로 해결해야지라는 마인드 때문에 감옥에 오기는 했는데 1시간 정도가 지나니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아이고 심심해라.’

나는 할 것이 없다보니 바닥에 누워서 자기 시작했다.

“어이! 어이!”

‘으... 뭐야?’

누군가 내가 갖혀있는 철창을 툭툭 치면서 나를 불렀다.

일어났더니 무슨 향기로운 꽃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이건 또 뭔 냄새야?’

그러더니 문을 열어 내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따라와.”

뭐야?

뭐하자는 거지?

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그 사람이 해달라는 대로 해줬다.

어딜 가는 거지?

그는 나를 끌고 지하에 있는 방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을 열자 침실 같은 방이 나왔다.

‘에...에이 설마.’

그 방에서 가벼운 가운을 입고 있는 남작이 나왔다.

그리고 나를 끌고 온 사람은 남작에게 인사하고 방에서 나갔다.

“하하! 어서오게.”

“뭐하자는 거죠?”

“너가 구해준 사람들이 편하게 살길 원하지?”

그는 더러운 눈빛으로 내 몸을 훑어보았다.

“너가 오늘 밤 나에게 봉사를 해준다면 너희 그 들어보지도 못한 복수의 신 신전도 세워주고 너가 구해준 사람들을 영지에서 편히 살도록 해주지.”

봉사?

저 돼지 새끼가 나에게 보오오오옹사?

“오늘 밤만 눈 감고 버티면...”

“하아...”

“흐흐흐 약 기운이 도는 건가?”

내가 한숨을 쉬자 그 남작이 이상한 말을 했다.

아까 이상한 꽃 향기가 무슨 약이라도 푼거 였나?

하지만 이런 게 나에게 통할 리가 없었다.

“흐흐흐 이렇게 좋은 상품이 내 영지로 들어오다니 난 정말 운이 좋아.”

그러더니 그 돼지가 나한테 가까이 다가왔다.

넌 벌 좀 받아야겠다.

“야 돼지.”

“뭐...뭐?”

그리고 나는 채워져 있는 수갑을 힘으로 뜯었다.

“뭐야? 겨...경...비...읍!!”

나는 바로 돼지의 입을 잡아 말을 못하게 막았다.

이리나는 그 상황에 놀랐는지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야... 너 죽고 싶냐?”

내가 그를 쳐다보며 말하자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사일런트 룸.”

나는 마법을 사용해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만들었다.

내가 마법을 사용하고 있을 때 돼지 남작은 냅다 문 쪽으로 뛰었다.

하지만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나는 달려가 그 돼지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질 끌고 벽에 냅다 던졌다.

“사...살려주세요!”

“너 이런 거 한 두 번이 아니지?”

“아...아뇨 처음이에요...”

내가 그의 눈을 계속 쳐다봤다.

“두...두 세 번 정도는...”

계에에에속 보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너를 어떻게 할까...”

“제발...흑...제발 살려주세요...”

“내 생각에는 넌 남자의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제...제발... 흑”

나는 신력을 발휘했다.

신력이 그 돼지 남작의 몸 안에 들어가더니 그는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는 고자가 되었다.

“야... 로엔 이중인격이 아닐까?”

페르세스와 에레보스는 그 장면을 신계에서 보고있었다.

사실 로엔이 중간계에 내려가서 적을 만나도 ‘히잉... 사람을 어떻게 때려...’, ‘무...무서워!!!’ 이런 행동을 할까봐 큰 걱정이었다.

그런데 지금 행동을 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으으으...

그들은 고통에 몸부림 치는 남작을 빤히 보았다.

“가차 없네....”

“어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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