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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20화 (20/138)

〈 20화 〉 #20 마왕을 만났습니다!

* * *

사실 이름만 거창했지 그저 횡베기였다.

물론 그냥 횡베기는 아니고 내 기운을 검에 담아서 참격을 날리는 거였다.

신이 사용하는 신 죽이기라는 기술이 참 모순적이었지만 간지는 났다.

물론 페르세스가 날 놀릴려고 알려준건지는 잘 모르겠다.

뭐 효과는 좋았지만.

그 후드돼지는 내 참격을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처리는...음...어떻하지...

카리온한테 넘기는게 좋으려나.

후드남도 카리온이 가져갔으니까 신계로 보내는게 가장 좋을거라고 생각했다.

일단 이 돼지를 신계로 보내기 전에 나는 전투하는 중에도 계속 음식을 먹고 있던 사람들에게 갔다.

무슨 최면에라도 걸렸나?

사실 주변에 이런 일이 있는데 계속 먹기만 하는게 말이 안되지 않는가.

하지만 그 사람들에겐 광신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정신계열 기술을 사용한건 아닌 것 같았다.

“저기요.이제 다 끝났어요.”

내가 먹고 있던 한 사람의 어깨를 잡자 그 사람은 내 손을 뿌리치고 계속 식사를 했다.

“이거 센과X히로에서 봤던거 같은데...”

주인공의 엄마,아빠가 허겁지겁 음식을 먹다가 결국에 돼지가 되어버리는 동심 파괴 애니메이션.

학교에서 틀어줘서 봤는데 어렸던 나에게는 공포로 다가왔었다.

뭐 그게 문제는 아니고.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계속 허겁지겁 먹는거야?”

나는 식탁에 올려져있는 고기를 한 점 집어서 먹었다.

!!!!!!!!!!!!!

“짜!!!!!!!!!!!!!!!!!”

혀를 태우는 짠맛.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간이었다.

한 점을 더 먹는다면 그대로 고혈압이 걸려버릴 것 같았다.

온 몸의 물이 소금물이 되어버리는 듯한 기분.

나는 너무 짜서 물을 마시고 싶어 식탁 위에 있는 잔을 하나 들어 마셨다.

!!!!!!!!!!!!!!!!!!!!!!!!!!!!!!!!!!!!!!!!!!!!!!!!!!!!!!!!!!!!!!!

“셔!!!!!!!!!!!!!!!!!!!!!!!!!!!!!!!!!!!!!!!!!!!!!!!!!”

그냥 레몬즙을 마시는게 오히려 좋을 정도로 셨다.

“으....감각차단.”

나는 바로 마법을 사용해서 미각을 없앴다.

하지만 이미 맛을 봤기에 충격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어질어질하네....”

신거를 먹었더니 입에서 침이 줄줄 나오는 것 같았고 그런 충격적인 맛을 보니 머리가 아픈 것 같기도 했다.

저 후드 돼지보다 이 음식들이 진짜 강적이었다.

이런 음식을 저렇게 먹는 것 보니 일단 정상이 아닌건 확실한 것 같다.

나는 한 명에게 신력을 흘려보네 치료를 했다.

“...퉤....으...읍....우욱.....”

그랬더니 입에 있는 것들을 전부 뱉고 토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치료했다.

“어우...”

그런 모습을 보니 나도 토가 쏠리는 느낌이었다.

아마 신력으로 치료된 걸 보니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다들 일단 올라가주세요.”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다.

“감사합니다....”

그들은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계단으로 올라갔다.

위에는 카론이 있겠지?

­카론 사람들 더 올라간다.문제 없지?

­어 상관 없을 것 같아.몇 명 귀찮게 구는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다 제압했어.

­알았어.난 잠깐 신계 좀 다녀올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말해.

“[포박해주세요.]”

나는 카리온이 했던 것처럼 후드돼지를 포박했다.

그리고 제단에 있던 입을 벌리고 있는 괴물 석상을 보았다.

“으...끔찍하게도 생겼네.”

신력으로 건틀릿을 만들어서...

­쾅!

어우 시원해.

그 석상은 건틀릿에 맞고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러자 제단에 있던 이상한 기운들이 흩어져버리기 시작했다.

그럼 오랜만에 신계나 가볼까?

나는 신계에 가기전에 카리온에게 사념전달을 사용했다.

­카리온.바빠?

­어...내가 좀....말하기.....핫!...힘든 상황이거든?

바쁜가 보다...

­알았어.나중에 말할게.

그럼 페르세스도 저번에 바쁘다고 했으니까...

­엘로아!지금 바빠?

그래도 제일 한가할 것 같은 사람에게 연락했다.

­무슨 일 있느냐?

엘로아는 어린 아이의 목소리로 날 걱정하듯 바로 물었다.

그런 목소리로 중후한 말투를 사용하는건 이제 적응돼서 이상한 느낌은 아니었다.

­아니 별 일은 없고 조금 물어볼게 있어서.

­신계에 와서 얼굴이라도 비치면서 말하지 그러느냐.

다들 과보호 하는 부모 마냥 말했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안 그래도 오늘 가려고. 그것보다 페르세스나 카리온은?

­아마 바쁠 거다. 오늘 오더라도 보기 힘들 듯 싶은데.

예상대로 페르세스도 바쁜가 보다...

카리온도 그렇지만 페르세스는 정말 일하기 싫어하는데... 잔뜩 화나있겠네.

내가 신계에 있을 때도 에레보스가 자꾸 잡 일을 시킨다고 나한테 투덜거렸던 적이 많았다.

­에레보스나 나는 바쁜지 안 물어보느냐.

엘로아는 퉁명스럽게 물어봤다.

질투하는거야?

­헤헤 엘로아랑 에레보스는 워낙 일을 잘하니까 언제나 여유롭잖아.

엘로아는 기분이 좋은 듯 작게 웃으며 말했다.

­후후... 그래서 왜 연락했느냐.

오랜만의 엘로아와 대화래서 본론을 까먹고 있었다.

­지금 그 광신도?그 중 한 명을 잡았는데 얘 어떻게 할까?

­음...마족을 보내마.

엘로아는 잠깐 고민하더니 나에게 답해줬다.

마족?

천사나 다른 종족들은 많이 봤지만 마족은 예전에 에레보스가 띄워줬던 영상 말고는 본 적이 없었다.

물론 다른 신들이 마족에 대해 설명해주려고 그림이나 사진은 보여준 적이 있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다.

궁금하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검은색 포탈이 열렸다.

그곳에서는 한 미남 남성이 나왔는데 이마에는 적당한 크기의 뿔이 달려있었다.

그 남성은 정장을 입고 깔끔한 모습이었고 검은색 머리카락과 검은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왠지 검은색 머리카락에 검은색 눈동자를 보니 한국 사람이 떠올랐지만 동양인 같은 얼굴은 아니었기에 금방 사라졌다.

그 마족은 날 보더니 한 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후 말했다.

“마족의 왕 쿤이 위대한 마신을 뵙습니다.”

...?

엘로아...마왕을 보낸거야?

“엘로아가 보내서 왔어?"

“맞습니다.”

마왕은 내 앞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바쁜데 부른 거 아니야?”

나는 마왕이 이런 사사로운 일에 온다는 것에 놀랐다.

마왕이면 모든 마족들의 왕일텐데 정말 별거 아닌 이송 일에 쓰는가.

거의 집 앞 5분 거리에 모범 택시를 가는 것 보다 더한 사치였다.

“마신님들의 부름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올 겁니다.”

충성심이 대단하네...

뭐... 내가 인간인데 인간을 창조한 신이 과일 상자 옮기라고 하면 모든 일 던져 놓고 갈 것 같긴 하다.

“정말 별 거 아닌 일인데...그냥 부하를 보내지 그랬어.”

내가 말하자 마왕은 내 말에 대답했다.

“그 엘로아님이 2000년 만에 주신 신탁인데 왕이 달려오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 생각 되서 저가 바로 왔습니다.”

2000년~~~~~~!!!!!

2000년이면 강산이 200번은 바뀌는 기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기간.

그런 신탁이 겨우 내가 부탁한 사람 1명 수송이라니...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할 뿐이었다.

“그... 잘 부탁할게.”

마왕은 몸을 움찔하더니 살짝 고개를 들어 내가 포박해 놓은 인간을 봤다.

“이 인간입니까?”

마왕이 인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 맞아.데려가면 돼.”

나는 언령으로 만든 사슬을 풀어줬다.

그러자 마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던 검은색 포탈로 그 후드 돼지를 빨아들였다.

그리고 다시 한 쪽 무릎을 꿇고 똑같은 자세를 취했다.

“계속 그러고 있으면 불편하지 않아?”

“불편하더라도 저희의 존경심을 표하고 싶은 마음을 자세로 취하는 겁니다.”

이 마족도 마계에서는 왕이라고 추앙받을 텐데...

카론은 이런 마왕도 나한테 굽신거리는지 아는가 몰라.

“아냐 편하게 있어도 돼.”

“아닙니다.”

강적이군.

“그럼 난 다른 일 하러 가봐야 되니까 가봐도 돼.”

그러자 마왕은 몸을 움찔했다.

“마신님께서 먼저 자리를 뜨시면 일어나겠습니다.”

충성심이 과해도 너무 부담스럽네.

“알았어.그럼 나 먼저 갈게.오늘 고생했어.”

나는 그런 마왕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러자 마왕은 놀란 얼굴로 날 바라봤다.

나는 마왕에게 방긋 웃어준 다음 언령을 사용해 신계로 갔다.

“[이동시켜주세요.]”

그리고 자리에 남은 마왕은 로엔이 사라진 자리만 바라봤다.

마왕은 입을 틀어 막으며 감동의 쓰나미를 느꼈다.

“자애의 신이시다!!!자애의 여신이시다!!!!”

그의 울부짖는 소리는 지하를 울렸다.

그동안 마신들의 장난에 고통받았던 마족들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엘로아~~”

나는 언령을 사용해 엘로아의 집무실 앞으로 바로 갔다.

집무실을 들어가니 엘로아는 혼자 있는게 아니었다.

키는190cm되어 보이고 근육질에 짧은 검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근데...상의는 왜 벗고 있지 안 춥나.

상의를 벗고 왼쪽 가슴에서 오른쪽 치골까지 가는 큰 상처가 하나 나있으니 바바리안이 생각났다.

“엘로아 이 분은 누...”

엘로아가 나를 기대하는 눈으로 쳐다봤다.

아!

엘로아의 신계 교육이 생각났다.

근육질 몸에 큰 상처...검은 머리...

“정답!전쟁의 신 아레스!”

“맞아.”

그러더니 엘로아가 팔을 나를 향해 쭉 뻗었다.

나는 바로 엘로아의 품에 뛰어들었다.

“엘로아 다녀왔어.”

“어서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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