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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21화 (21/138)

〈 21화 〉 #외전 엘하~ 여러분의 귀염둥이 엘리시에요~

* * *

#외전. 엘하! 여러분의 귀염둥이 엘리시에요!

“어제 알려줬지 않는가.”

에휴...

나는 머리가 안 좋은지 맨날 엘로아에게 혼났다.

분명 어제 배웠던 거였는데 중요하지 않을 줄 알고 그냥 흘려들었다.

이걸 오늘 다시 물을 줄 어떻게 알았겠어...

“엘리시. 수업에 집중해라.”

엘로아는 나의 마음도 모르는지 계속 혼을 냈다.

벌써 엘로아에게 신계 수업을 들은 지 5년이 지났다.

2년 정도까지는 엘로아도 평소의 무표정으로 화도 안내고 대해줬는데...

요즘은 엘로아가 슬슬 화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업이 재미없는 걸 어떡해?

그거에다가 1년 수습기간이 지나자 중간계에 내려가는 건 안돼도 중간계를 구경할 수는 있게 해줬다.

중간계를 구경하기 시작하자 나의 모든 흥미는 중간계를 구경하는 게 되었다.

어제는 엄청난 기계로 이루어진 차원을 보았는데 내 모든 신경은 그 차원에서 혁명을 준비하는 아이를 보는 거에 쏠렸다.

‘잘 준비해야 할 텐데...’

“...라는 것이다. 잘 알겠는가.”

이런!

또 딴생각을 하다가 엘로아가 하는 말을 놓쳐버렸다.

다시 묻는다면 화내겠지...

나는 당연히 들었다는 듯 방긋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무슨 말을 했지?”

“....!”

다시 묻는 건 생각지 못한 전개였다.

“그...그게...”

“후...”

엘로아는 화가 단단히 났는지 내려오는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날 쳐다봤다.

힝... 그렇게 보지 마... 무섭단 말이야.

“난 더는 널 감당하지 못하겠다. 따라와. [이동].”

엘로아는 작은 손으로 나의 손목을 잡고 어디론 가로 향했다.

그곳은...

“에...엘로아!!! 나 진짜 잘할게. 아까는 정말...”

“아니. 내가 지금까지 봐준 게 5년이었다. 어떤 신도 수습교육을 5년이나 하지는 않아.”

엘로아가 이동한 곳은 일반 신들의 수장인 카루아의 집무실 앞이었다.

카루아는 내가 제일 꺼려지는 신 중 하나였다.

카루아를 만날 바에 엘로아에게 수업을 온종일 듣는 게 더 나을 정도로...

“카루아. 엘로아다.”

“어 들어와.”

카루아는 금발의 머리가 산발이 된 채로 서류작업을 하고 있었다.

골치 아픈 일이 있는 지 미간을 꾹 꾹 누르며 인상을 꾸기고 있었다.

하필!

와도 카루아가 기분이 나쁠 때 오다니!!

제대로 잘못 걸린 날이다.

“엘리시? 무슨 일 있어?”

카루아는 손짓으로 천사에게 차를 내오게 시켰다.

“오늘부로 엘리시 수습 신 담당을 포기하겠다. 처벌을 준다면 받을 테니 니가 알아서 해.”

!!!!!!!!!!!!!!!!!!!!!!!!!!!!!!!!!!!!!!!!!

“수습 신 담당을 포기한다고?”

수습 신 담당을 포기하는 건 지금까지 한두 번밖에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포기했던 이유도 수습 신 담당인 신이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포기하는 일뿐이었다.

“엘로아... 부탁할게... 다른 마신들로 만으로도 머리 아프니까 너는...”

“그건 내가 엘리시한테 하고 싶은 말이다.”

카루아가 울상을 지으며 엘로아에게 부탁했지만 엘로아는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요즘 16차원에서 대전쟁 일어난 거 알잖아... 다른 신들 바빠서 죽으려고 하는데 그냥 수습 신 담당하면서 편하게 있어...”

수습 신 담당은 보통 일들을 다른 신들에게 웬만큼은 나눠준다.

교육에 도움되는 일부의 일 빼고는 하지 않는 것이다.

엘로아는 에레보스 다음으로 오래된 신이었기에 다른 신들이 배려해 준 것이었다.

물론 엘로아는 죽음의 신이었기에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전쟁이 있다면 아무리 수습 신 담당이라도 일이 많았지만...

“아무튼 너가 알아서 해. 내일부터 천사들 통해서 서류 넣어주고. [이동].”

엘로아는 미련 없이 언령을 사용해서 사라져버렸다.

“......엘리시?”

“죄...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카루아는 그저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너무나 불안했다.

“내일부터 내 집무실로 나와라.”

카루아는 나를 혼내지 않고 그냥 집무실로 나오라는 말 다음 나가라는 듯 손짓을 했다.

내가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카루아는 천사를 보며 말했다.

“내일부터 엘리시 수습 신 담당은 내가 맡겠다고 다른 신들한테 전해놔. 서류는 그대로 줘도 괜찮다고 말해. 그리고 엘로아에게도 서류 뿌리고.”

“알겠습니다.”

나는 천사의 말을 들으면서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귀를 막았다.

하나.

둘.

셋.

“으아아아아앙아앙아아!!!!!!!!!!!!!!!!!!!!!!!!!!!!!!!!!!!!!!!!!!!!!!!!!!!!!!!!!!!!!!!!!!!!!!!!!!!!!!!!!!”

카루아의 절규가 신계에 울려 퍼졌다.

그렇게 나는 카루아의 집무실에 나와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니 그냥 집무실에 나오기만 했다.

카루아는 내가 오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서류처리만 했다.

간간히 말을 걸어 몇 개의 일들을 보여주긴 했지만, 너무 간략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몰랐다.

나는 그래서 그냥 중간계를 구경하고 천사들이랑 놀거나 했다.

정확히 1년이 되는 날 카루아는 내가 내 방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이런 말을 했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 수습기간 종료다.”

“어...? 그럼 내일부터?”

“그래 내일부터 유희에 나가라.”

드디어 기대했던 유희를 허락받았다.

보는 것도 어느 정도 하니 질리기 시작했었는데... 드디어!!

“그동안 고마웠어 카루아!”

나는 카루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내 방으로 돌아갔다.

카루아는 신 난 엘리시를 보고 그저 한숨만 쉴 뿐이었다.

“내일부터 편하게 일할 수 있겠군...”

마지막으로 한 말은 엘리시가 듣진 못했지만 엘리시와 다른 의미로 카루아도 기분이 좋아졌다.

“신도를~ 만들러~ 어디로 갈까나~”

나는 중간계에서 들은 동요를 흥얼거리며 갈 차원을 정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동요가 있던 차원이 어디였지...

나는 책을 뒤지며 그 차원을 찾기 시작했다.

“음...지구?”

13차원의 지구라는 곳인가?

나는 그곳에 대해 대충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엄청난 것을 찾았다.

“집에만 있어도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세상을 알 수도 있다고?”

여러 차원을 봤었는데 집 안에만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은 차원은 이 세계밖에 없었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아닌가.

방 안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보고 사는 것!

내가 탄생한 지 5년.

나는 그 4년을 방 안에서 사람들만 보고 있었다.

이거이거.

나하고 어울리는 차원일지도...

또한, 사람들이 신을 잘 믿지 않아 신들이 신전을 세운 곳이 정말 적다는 장점 또한 있었다.

나는 다음날 바로 그 차원으로 내려갔다.

“뭐...뭐야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내가 간 도시는 서울이라는 곳이었는데 어지러울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뭐야 저 사람 코스프레 하는 건가?”

“와 개 쩐다. 야 번호 따 봐.”

엄청나게 많은 인파 속에 있었는데 그 사람들의 이목이 전부 나에게 쏠렸다.

옷...옷이 문제인가?

내가 입은 옷은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에 팔랑거리는 원피스 같은 옷이었다.

엘로아도 예쁘다고 했는데...

내가 어느 차원에서 달빛 아래 분홍색에 팔랑거리는 옷을 입고 나무다리에서 남자에게 고백받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아 만들어낸 옷이었다.

이 세계하고는 많이 다른 세계였기에 주변 사람들의 옷과 분위기가 맞지 않았다.

일단 내 목표대로 집을 구하기로 했다.

“사...사십 만원이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가 부동산이라는 집 구하는 곳에 왔더니 한 달에 40만 원이나 내라는 것이었다.

난 차원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더니 돈의 개념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 도시의 단위가 원이라길래 내가 알고 있는 차원의 지식을 동원했다.

제일 유명한 1차원인 리엔의 지식을 동원하니 100골드 정도만 있으면 10년을 먹고 살 수 있다는 소리가 기억났다.

그래서 내가 가져온 돈은 1,000원.

1,000원이면 난 유희기간인 100년을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다.

“...”

“돈이 없니?”

그 아저씨는 내가 불쌍하다는 듯 쳐다봤다.

비의 여신인 내가 이런 취급을 받다니...

“저...저가 1,000원이 있는데요...”

“...1,000원?”

내가 이 말을 하자 이번엔 동정하는 눈빛이었다.

‘정신이 아픈 친구구나...’

나는 신계에 다시 올라가서 이번엔 1,000만 원을 들고 내려왔다.

무려 내가 들고온 돈의 10,000배를...

“아저씨 돈 가져왔어요!”

이 도시의 문화를 보니 돈을 줄 때는 봉투에 담아서 주는 거라고 들었다.

그래서 나는 40만 원을 봉투에 넣어서 그 아저씨에게 줬다.

“어~ 바로 들어가게?”

그 아저씨는 흐뭇하게 웃으며 봉투를 열었다.

“음? 보증금은?”

...보증금?

이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이 방은 500에 40이야.”

“500....만원이요? 500만 원을 달라고요?”

저...저런 사기꾼!!!!!!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어떻게 어떤 차원은 100골드로 10년을 먹고 사는데 어떻게 한 달 사는데 400,000이라는 숫자를 한 달 만에 가져간단 말인가!

“이 사기꾼!!!!!!”

나는 신력을 담아 그 아저씨의 턱을 직빵으로 때렸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말리러 왔다.

이 도시의 경비대라는 경찰 또한 왔다.

“저 아가씨... 주택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오셔야죠...”

나는 경비대에게 그대로 끌려가 경비대 본부로 왔다.

“허허... 괜찮어... 사회 초년생이 그럴 수 있지. 아저씨는 다 이해해.”

그 아저씨는 맞은 턱에 이상한 하얀색 스티커를 붙이고 나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가씨. 선생님께서 그냥 넘어가자고 해서 다행이지 또 이러면 이름에 빨간 줄 그어져요.”

이...이름에 빨간 줄이 그어진다고?

명계에서 이름 아래 빨간 줄을 그으면 그 사람은 사망 예정이라는 뜻이었다.

큭! 신살자였나?

처음 유희를 나오자마자 신살자를 만나다니 정말 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취할 태도는 하나밖에 없었다.

신계에서도 가장 약한 내가 취할 태도가 뭐가 있겠는가.

“...죄송합니다.”

“그래요. 그럼 계약 잘하시고 들어가세요.”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은 우리보고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줬다.

나는 차원에 온 지 반년이 되었다.

­긁적긁적.

“아... 오늘 볼 방송 겁나 없네.”

나는 잠에서 방금 깨서 배를 긁으며 뜨위찌를 키고 둘러보고 있었다.

이젠 서울에 대해서는 아마 내가 제일 잘 아는 신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물론 방구석에서 본 게 전부인 백수일 뿐이었다.

“흐음...”

근데 내가 그냥 방에서 뒹굴 거리면서 방송을 찾고 있었는데 카루아에게 사념전달이 왔다.

­엘리시... 아직도 신도를 한 명도 안 만든 거야?

나는 카루아의 목소리가 들리자 바로 앉아 정자세를 취했다.

이게 PTSD인가...

­아... 그게...

­맨 처음 내려왔을 때 너랑 가장 잘 어울리는 신도가 있었을 텐데?

아... 엘로아가 그랬었지.

나는 내려왔을 때 중간계에 왔다는 게 너무 신 난 나머지 주변을 구경하러 다녔었다.

­금방 구하도록 해볼게요...

­후... 잘하자.

마치 군대 선임 마냥 카루아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그런데 신도는 어떻게 구하냐...

그냥 아무나 잡고 ‘너 교황해라’ 할 수도 없는 거고...

나는 습관처럼 뜨위찌를 다시 켰다.

볼 방송 드럽게 없네...

...

음?

그렇다.

방송으로 신도를 구하면 되는 거 아니야?

어느 정도 방송의 구조와 신전의 구조가 비슷한 걸 깨달았다.

메인 매니저는 교황이고... 나머지는 신도들.... 구독한 사람들은..... 신관인가?

이거다!

나는 바로 씻고 캠을 하나 사왔다.

또 6개월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방송만 봤던 나로서는 방송에 대해 아주 잘 알았기에 자신 있었다.

“그...”

일단 방송을 키긴 했는데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다.

캠 켜진 거 맞지?

나는 캠을 확인하려고 캠 가까이에 가서 둘러보았다.

[오 뭐야.]

어 한 명 들어왔다.

“그... 엘하! 신인 방송인인 엘리시에요!”

나는 바로 그 시청자에게 인사했다.

[와 진짜 이쁘다....]

“어... 감사해요.”

뭔가 목소리는 안 들리고 채팅만 보고 말하니 어색했다.

일단 웃으면서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눈나~~~ 나 죽어~~]

뭐...뭐지.

“주...죽지마! 죽으면 안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웃는 거지...

[뭐임?]

[와 썸네일 여신 보고 바로 들어왔다.]

[뭐야 이런 사람도 있었어? 하꼬인데 발굴 안된 건가?]

갑자기 사람들이 물밀 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누나 무슨 방송 해요?]

[뭐하는 방임?]

[모름 다들 처음 들어온 거 같은데?]

“저...저기 아직 방송은 못 정했고... 하...한 명씩 말해주세요!”

[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눈나 나죽어]

[야 천천히 말하라는데 채팅창에 도배를 해?]

[매니저! 매니저 어디 있어!]

나는 처음 해보는 방송이라 채팅창 관리가 전혀 안됐다.

매니저를 뽑아 놓은 것도 아니고 내가 하나 하나 밴 해야했다.

말도 해야 하고, 밴도 해야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 채팅창을 보다가 채팅창 위에 있는 시청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게 보였다.

시청자 수를 보니 .... 200명?

300...

400...

결국 1,000명을 돌파해버렸다.

[와 처음 방송 킨지 3시간 만에 메인에 뜨는 스트리머가 있다?]

저...정말?

뜨위찌 메인 HOT랭킹을 보니 1위에 내가 떡하니 나와 있었다.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뭘 보고 이렇게 들어오는 거지?

신의 외모를 우습게 본 엘리시의 실수였다.

채팅창이 너무 개판인 바람에 일단 방송을 끄기로 했다.

“저...저기 저 매일 오후 6시에 방송해요! 맨날 들어와서 봐주세요!”

[뭐야 벌써 방종이야?]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냥 얼굴만 보고 있어도 재밌네.]

[ㄹㅇㅋㅋ]

[ㄹㅇㅋㅋ]

나는 그대로 방송을 껐다.

“여러분 엘하~~~”

[엘하~~]

[오 지각 안 했네.]

[엘하~~~]

[엘하!!]

나는 3개월 사이에 흔히 말하는 대기업이 되었다.

유뜌브도 입소문을 타서 바로 100만을 찍어버렸고 외국인들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들어와서 얼굴만 보고 있는다고 한다.

후후... 이 정도 성장세면 방송으로 세계 정복은 꿈만이 아니었다.

“그럼 오늘 할 방송은...!”

“엘리시 뭐하냐.”

“무ㅜ뭠무무ㅜㅁ뭐야!!!”

[뭐임? 오늘 합방임?]

[친구인가?]

[놀라는 것 보니까 의도된 게 아닌 거 같은데?]

깜짝 놀라 목소리가 들린 벽 쪽을 보자 카리온이 서 있었다.

“카...카리온 오랜만이네...”

[아는 사람인가 보네.]

[뭐야? 우리도 보여줘.]

카리온은 캠 밖에 서 있어서 시청자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일단 그거 꺼봐.”

“알았어...”

[뭐야 방송을 왜 꺼?]

[남자 친구야? 남자 목소리인데?]

[해명해!!!!!!!!]

나는 그대로 방송 종료를 눌렀다.

“너 뭐 하는 거야?”

“그...그게 방송으로 내 신도를 늘려보려고 했지.”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나는 도네를 한 사람들에게 문양을 나눠주고 마법을 통해 문양을 보이지 않게 가렸다.

그리고 큰 액수를 도네한 사람에게는 은혜도 주고 좋은 것들을 나눠줬다.

“너가 하는 행동들 때문에 신계가 난리다.”

“왜... 내가 신도를 늘리는 방법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지.”

오... 나도 중간계에 나와 성장했는지 카리온에게 말대꾸를 했다.

“너 인과율이라고 알아?”

“...인과율?”

“신들이 왜 지구에 신도를 안 늘리겠어.”

나는 잠깐 고민했다.

어... 인과율...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지구는 사람들이 기적이나 은혜같이 신들한테 기도한다고 해서 일이 급변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그래서 은혜를 보통 못 내리지.”

아... 그랬다.

엘로아에게 들었던 기억이 났다.

신은 인간들을 어떻게든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지만, 그 차원의 인과율이 비틀어질 정도의 은혜를 뿌리거나 벌을 내린다면....

“너 인과율 위배로 인한 귀환 후 처벌 명령이 내려졌다. 그 담당은 나고.[포박해라].”

........

나는 그대로 카리온의 언령으로 만들어진 쇠사슬에 묶여 신계로 끌려왔다.

“본 사건의 담당자인 나 카리온은 엘리시에게 처벌을 내리겠다.”

제발...

나는 그대로 신들이 모여 있는 회의장 한구석에 놓여있었다.

다행히 카루아가 바쁜지 회의장에 참여 못 한 걸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담당자인 카리온이 약한 처벌을 내리길 기도하며...

“신생 신에게 주는 유희기간 100년은 신이 성장할 기회를 주는 기간이니 건드리지 않지만...”

“않지만....?”

나는 카리온의 마지막 말을 돼내었다.

“50년 동안 중간계보는 것을 금지하고 집무실에 감금하고 서류 처리만 하도록. 그리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을 때라고 판단될 때까지 힘 일부를 봉인한다. 그 이후에 나머지 유희를 하도록.”

“!!!!!!!!!!!”

힘을 봉인 한다는 건 누군가에겐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안 그래도 약하고 응용도 못 하는 신력을 더 봉인 당한다면 정말 인간 같아지게 된다.

신계에서 모든 힘을 발휘할 수 있더라도 피곤함을 느끼고 밥도 먹어야 하고 잠도 자야 한다.

“으...으...”

나는...나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으아아아아앙아아아앙...”

“에휴...”

내가 구석에서 울고 있자 엘로아가 다가오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엘로아...”

“그러게 잘 좀 하지 그랬냐...”

엘로아도 안타까운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 에레보스가 나에게 걸어오는 게 보였다.

“엘리시 나랑 면담하자.”

“네...”

난 그대로 도축장 가는 돼지 마냥 에레보스의 집무실로 끌려왔다.

“엘리시... 힘들지?”

“네...”

“혹시...”

혹시...?

들은 적이 있었다.

어떤 일을 하면 처벌을 면해 주곤 한다고!

나한테도 기회를 주는 건가?

“환생... 생각해본 적 있니?”

“!!!!!!!!!!”

환생...

드래곤이나 다른 존재들이 어떤 경지를 이뤄서 신이 될 때가 있다.

그런 존재들이 신 역할을 하다가 환생을 선택할 때가 없진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신이었던 존재가 환생을 선택한 건 한 번도 없었다.

“흐...흐윽... 에레보스.... 너무해요....[이동하자].”

나는 언령을 사용해서 내 집무실 앞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아까 회의실에서는 없었던 페르세스가 내 집무실 근처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흐윽...끄윽...”

나는 계속 눈물이 나서 두리번거리는 페르세스를 무시하고 내 집무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어이. 여기서 식당은 어디로 가면 돼?”

페르세스는 나를 부르며 식당을 찾았다.

무슨 갑자기 식당이야...

나는 눈물이 너무 나와서 그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흐윽... 그....흐....끄윽...끄윽....”

“식당이 어디냐니까?”

아마 이번에 새로 생긴 신 식당을 찾는 것 같았다.

자꾸 눈물은 나오고 앞에 있는 신은 내가 울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자꾸 이상한 것만 물으니 화가 나기 시작했다.

“끄윽.... 몰라요...”

난 나 나름대로 반항이라 생각해서 아는데도 모른다고 했다.

“모른다고?”

페르세스는 어이없다는 얼굴을 했다.

사실 마신 쪽 건물과 일반 신들의 건물이 달라서 마신들은 일반 신의 건물을 모를 수도 있었지만, 일반 신들이 일반 신 건물을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됐다.

하지만 난 무슨 깡인지 페르세스에게 소리 질렀다.

신 중 가장 깡패라고 불리는 페르세스에게...

“모른다고요!!!!!! 흐윽... 자꾸 묻지 마요 시발! 모를 수도 있지!!! 흐으으으....끄윽...”

나는 눈물을 휘날리며 페르세스에게 소리 질렀다.

“뭐? 시발? 몰라?”

그러더니 페르세스는 내가 들어가려고 했던 집무실의 문에 달린 명폐를 보았다.

“엘리시? 넌 뒤졌다.”

페르세스는 날 옆으로 밀더니 내 집무실에 들어갔다.

나도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한 내 집무실에 처음 들어간 건 페르세스였다.

그리고는...

­쾅!!!!!!!!!!!!!!!!

주먹에 마신의 기운을 두르고 내 집무실을 부수기 시작했다.

“끅....!”

나는 엄청난 장면을 보니까 울음이 멈췄다.

그리고 나는 아직 안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집무실이 전부 부서져 리모델링 하게 생겼다.

“머....멈춰!!!”

나는 어떻게든 집무실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페르세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페르세스의 기운에 휩쓸려 기절하고 말았다...

결국 난 내 집무실을 리모델링 해야 해서 카루아의 집무실에서 신세를 지며 서류처리를 하기로 했다.

“카루아...”

“...왜.”

“이 장면 오랜만이네요...”

“그러게...”

“로엔은 똑똑해서 다행이야... 이제 신들은 전부 인간에서 뽑는 게 좋을 것 같아.”

로엔은 카리온이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느낌으로 로엔은 카리온에게 방긋 웃어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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