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 #33 낚시
* * *
“엄청 약한데?”
나와 카론은 달려드는 후드남들을 전부 처리했다.
처음에는 카론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두 명을 쓰러트리고 나니 평소와 똑같은 컨디션을 보였다.
“그럼 이제 네가 맞을 차례인가?”
나는 제일 끝에 서 있는 왕눈이 후드남을 봤다.
“후후후... 해보시죠. 그럼 여성분의 트라우마는 뭘까요?”
그래 맘껏 봐.
나는 그냥 터벅터벅 그에게 다가갔다.
그런 나를 왕눈이 후드남은 나를 뚫어지듯 쳐다봤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왕눈이 후드남은 다시 눈을 비비고 날 쳐다봤다.
“이럴 순 없다. 왜 안 보이지?”
보이겠냐?
신의 생각을 그렇게 쉽게 읽을 수 있으면 개나 소나 세상의 진리를 깨닫겠지.
아무리 지금 몸이 인간의 몸과 비슷하다고 해도 정신체 자체는 신이었다.
이상하게도 광신의 기운이 나를 공격할 수 있긴 했지만 그래도 저런 피라미에게 내 머릿속을 보여줄 만큼 어수룩하지는 않다.
씨익.
나는 입꼬리를 올리고 그에게 다가갔다.
“이...이럴 수는 없다. 윽!”
나를 계속 쳐다보더니 눈이 점점 충혈되기 시작했다.
안되는 것을 계속 하려고 하니 과부하가 오지.
그의 앞까지 왔다.
“그렇게 사람을 계속 쳐다보면...”
주먹에 힘을 담아 그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그리고 소리쳤다.
“부끄럽다고!!!”
“억!”
그는 내 주먹을 맞고 저 멀리 날라갔다.
“으...”
그리고 주위에 이상한 물체들이 생기더니 기사나 용병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생겼다.
“공격하세요!”
나는 다가오는 기사를 발로 차서 옆으로 날리고 바로 뒤돌려차기로 용병을 날렸다.
그렇게 차례차례 물리쳐 가며 그의 앞에 도달했다.
“으... 으...”
그는 충혈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공포에 떨었다.
그리고 주저앉아있는 그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사람 마음을 그렇게 염탐하니 좋냐? 이 변태 새끼야?”
나는 그의 후드를 내리고 머리채를 잡아 벽 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으아...윽...”
그리고 벽 쪽으로 끌어 올려 그를 쳐다봤다.
“내가 그동안 너무 바보 같았던 것 같다.”
그를 보고 씨익 웃었다.
그는 웃는 내가 더 두려웠는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너를 때리면 수뇌부를 불겠지?”
“모...몰라요. 진짜 아무것도 몰...”
나는 그의 오른뺨을 쳤다.
짝!
“몰라요...진짜 살려주세요...”
짝!
“진짜...”
짝!
...
나는 한참을 오른뺨만 때렸다.
사실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주라는 말은 오른뺨을 두 대 맞으면 더 아프니까 하는 말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있었다.
이 사람을 보니 맞는 생각인 듯했다.
“지짜 모라어... 제바 사려주세어...”
그는 계속 뺨을 맞았더니 왼뺨과 비교하면 2,3배의 크기가 되었다.
색 또한 처음에는 붉은색이었지만 이제 와서는 보라빛 아니 검은색에 가까워 졌다.
“진짜 몰라?”
“지짜 모라어...”
나는 그를 내려놨다.
그러자 그는 안도했는지 한숨을 푹 쉬고 나에게 말했다.
“깜사함니다...”
“뭐래.”
나는 오른손으로 그의 머리채를 잡고 다시 끌어올렸다.
“뺨 크기 맞춰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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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계속 쳤더니 힘 조절을 한 번 잘못해서 그를 기절시켜버렸다.
우리는 기절한 왕눈이를 카론의 신성력으로 묶어놓고 사람들을 다 치료했다.
“렌 괜찮아?”
“후... 시발 요즘 기억도 안 나던 상황을 현실감 있는 꿈으로 보니 더 좆같네...”
렌은 내가 주는 물을 마시고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그곳을 나갔다.
“로에나 그럼 쟤는 어떻게 할 거야?”
카론은 내가 질질 끌고 가고 있는 왕눈이를 가리켰다.
“저번처럼 다른 곳으로 보낼 거야?”
이번엔 좀 다른 생각이었다.
신계에 한 두명 보냈으면 충분히 도움이 됐겠지.
“도시 경비대에 던져줄 거야.”
미끼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집이 근처인 사람들이 많아서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우리는 원래 가려던 옆 도시로 향했다.
그리고 경비대로 가서 그 왕눈이를 던져줬다.
“이게... 무슨...”
“사람들을 납치한 범인입니다. 광신을 모시는 사제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일은 렌이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서 렌에게 맡겼다.
“조사 부탁합니다. 아마 근처에서 며칠 머물 것 같으니 사건 경과를 들으러 오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경비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응!”
나는 엄지를 척 치켜들었다.
그러고 나서 카론이 나와 렌의 어깨를 만졌다.
“빛의 망토.”
그리고 사람들의 시야에서 우리의 모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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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가으녀...”
왕눈이 후드남은 경비대 건물 지하에 있는 감옥에 들어갔다.
“흐흐흐...”
‘경비대에 넘겨주다니...’
이미 광신도들은 고위 귀족 몇 명들을 포섭했다.
아무리 잡혀봐야 감옥에서 며칠만 있으면 나갈 수 있다.
힘이 강해 봤자 몸이 100개도 아니고 모든 광신도를 잡을 수 없다.
잡아봤자 밑동 빠진 독처럼 줄줄 세어날 거고.
그리고 고문이라고 한 게 뺨 때리기?
웃음만 나온다.
“끌끌끌...”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났다.
“어이 이상한 아저씨 면회야.”
경비대 한 명이 감옥 문을 열고 나를 끌고 나왔다.
그리고 지하에 있는 감옥보다 더 아래로 내려갔다.
‘벌써 데리러 왔나 보군.’
그리고 입구에서 날 묶은 줄을 풀고 위로 올라갔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 왕눈이.”
그곳에 있던 건 귀족을 제압하고 있는 늑대녀와 테이블에 앉아있는 미친년, 그리고 내가 들어왔던 문을 쾅 하고 닫아버리는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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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턱...
내가 왕눈이를 질질 끌고 가서 자꾸 계단에 왕눈이의 다리가 걸렸다.
"경비대에 넘길 거야."
내가 왕눈이 후드남을 경비대에 넘기자고 하자 카론이 반론했다.
“저번에 상단과 관련이 있었던 거 보니까 귀족들과도 관련이 있어서 금방 풀려날 것 같은데?”
“그건 미끼야. 어떤 귀족이 오고 무엇을 알고 있는지 캐내는 게 필요한 거지.”
“그래 봤자 아무것도 모르는 아래 귀족이 올 거 아니야.”
“아무것도 모르는지는 가봐야 알겠지. 적어도 우리보다는 많이 알 것 같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왕눈이를 경비대에 던져주고 몸을 숨긴 뒤 경비대를 계속 지켜봤다.
경비대에 도착하는 고급스러운 마차.
누가 봐도 귀족이 끄는 마차였다.
당연스럽게 그 마차에서 키가 작고 졸렬해 보이는 귀족이 내렸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하로 내려가는 귀족을 따라갔다.
그리고 혼자서 지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
덜컹
“어 왔는....엉?”
우리는 모습을 가리고 있어서 우리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문을 다시 닫으러 왔다.
“내가문을 제대로 안 닫았나? 헉...!”
렌이 바로 그 남자를 덮쳐 입을 막고 제압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 도달했다.
“왕눈이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흐으...”
아직도 왕눈이는 뺨이 안 나았는지 아직도 부어있었다.
처음 맞았을 때까지는 아니지만...
카론은 신성력으로 왕눈이를 묶었다.
“으.....”
“왕눈이... 눈부터 뽑아줄까? 그럼 왕눈이라고 못 부르는데 뭐라고 불러줄까?”
“아...안돼...”
그는 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아니면 귀족 나리부터 죽여줄까?”
“읍!!!!읍읍!!!!!!”
귀족은 눈물을 흘리며 발버둥을 쳤다.
퍽.
“가만히 좀 있어 새꺄.”
렌은 발버둥치는 귀족의 머리를 쳤다.
“그럼 내가 기회를 줄게.”
그 두 사람에게 희망의 동아줄을 내려줬다.
두 사람은 눈을 빛내며 날 쳐다봤다.
“둘 중 더 좋은 정보를 말하는 사람은 살려줄게. 주제는 광신도.”
나는 의자를 꺼내 다리를 꼬고 앉았다.
그 둘은 서로 눈치를 봤다.
서로 고민이겠지.
어떤 걸 말해야 할까.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흐음... 둘 다 안 말할 거야? 다리라도 하나씩 자르고 시작할까?”
나는 검을 뽑았다.
처음 검을 쓰는 게 고문할 때인 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저...저가 먼저 말하겠습니다.”
왕눈이가 말했다.
“그래 말해봐.”
나는 검을 들고 왕눈이 쪽으로 갔다.
“저희는 광신도는 전역에 퍼져 있고... 사람들을 고문해 미치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난 검을 들고 그의 다리를 찍었다.
“아아아악!!!!”
“그 정도는 나도 알아.”
“읍...!으읍!!”
귀족이 그 모습을 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바둥거렸다.
그리고 카론은 왕눈이를 다시 치료했다.
“다시.”
“허억... 그...그럼 종파에 관한 이야기는 어떠신지...”
“해봐.”
종파?
“저희 교단은 5개의 종파로 나뉩니다... 사람의 감각을 나타내죠.”
감...각?
그러고 보니 내가 찾아갔던 제단들의 고문 방법이 달랐다.
그냥 평범하게 고문 할 거면 처음에 봤던 제단처럼 고통을 줬을 텐데 각각 모습이 달랐다.
“사람에게는 5개의 감각이 있습니다... 후욱... 시각,청각,미각,후각,통각 이렇게 5개의 감각이 있죠.”
지구에서는 매우 흔한 이야기였지만 이런 세계에서 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들춰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는 시각을 담당하는 종파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환각을 보여줘서 사람들을 미치게 하죠.”
“저희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사람들이 미치면 미칠수록 저희 신의 기운이 점점 채워집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광기를 모아 저희의 신을 부활시키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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