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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67화 (67/138)

〈 67화 〉 #66 능력 실험

* * *

“이 옷은 뭐야?”

나는 정령계에서 힘에 대해 연구 중이었다.

카리온은 신계에 잠깐 다녀온다고 하더니 한 옷을 가지고 왔다.

“카루아의 옷.”

“에? 주신님? 아님 빛의 신님?”

“둘 다 거야.”

“엉?”

나는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카리온을 쳐다봤다.

“카루아의 집무실이 원래 주신의 집무실이거든. 그래서 예전 물건들도 몇 개 가지고 있어.”

“그런데 이렇게 막 가져와도 돼?”

“엘로아 한테 물어보니까 웃으면서 얼마든지 가져가라던데?”

“하하...”

카리온은 능글맞게 말했다.

안 그래도 카루아한테 이를 갈고 있는 엘로아니까 허락해줄게 당연했다.

카리온도 아마 알고 갔겠지.

카루아가 카리온한테 따지더라도 엘로아가 허락했다고 하면 아마 아무 말도 못할 거다.

엘로아한테 잘못한게 있으니까.

카리온 음흉해...

그러고 보니 카루아도 참 너무하다.

안 그래도 에레보스의 일도 엘로아가 맡고 있는데 카루아의 일까지 더해지니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밖에서 구르는 사람들보다 더 힘들어 보이는 내부 일이라...

카리온이 나에게 가져온 옷을 대보았다.

"흐음... 조금 크긴 한데 그래도 입을 수는 있을 것 같네."

“그래서 이 옷이 뭔데?”

“예전에 주신이 가끔 입었던 예복이라던데?”

“예복?”

주신이 직접 입었던 물건이라고?

지구에 있던 유물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귀한 물건이었다.

“이걸 어떻게 하게?”

“주신이 직접 입고 다녔던 옷이니까 주신의 기운도 버티지 않을까 싶어서 가져와 봤지.”

“거기다 한번 쏴볼까?”

“아니 무슨 방어구도 아니고 직접 쏘면 찢어지지.”

뭐야 내 기운을 버틸 수 있는 옷을 가져온 거 아니야?

지금 여기서 몇 번의 폭발을 맞고 나니 내 옷들이 좀 해져있었다.

이 옷도 은근 튼튼한 옷인데 폭발들을 견디지 못했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

“기운을 담고 다닐 그릇으로 쓸 거야.”

그날부터 카리온은 내 옆에서 그 옷에 마법진을 새기기 시작했다.

기운을 감당할 수 있는 이공간을 만드는 마법진.

이건 너무 전문적인 일이라서 옆에서 보더라도 따라 할 수가 없었다,

카리온은 원래 소환하는 소환채들을 이공간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아서 이공간을 만드는 기술은 최고였다.

그러다 보니 내가 따라도 할 수 없는 엄청나게 복잡한 마법진을 옷에 새기고 있었다.

이 정도 힘을 담으려면 이 정도 마법진은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번 터트려보고 싶은데...”

나는 마법진이 새겨져 있는 팔 부분을 만지작거리면서 잔당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정령계에서 몇 번 터트려보긴 했지만 그게 어느 정도의 폭발인지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폭발이 작다고 해서 약한 공격이 아니다.

작은 폭발이래도 기운이 강하다면 엄청난 공격이 될 수 있지만, 폭발이 크더라도 별거 아닌 공격일 수도 있다.

일부러 큰 폭발을 제어해서 작은 폭발로 만든다면 범위는 좁지만 강한 공격으로 바꿀 수도 있다.

그래서 그 기술을 상대방에게 몇 번 사용해봐야 제어하는 정도를 알고 조절했다.

“그냥 터트려볼까?”

그런 생각도 했지만 이내 그만뒀다.

폭발도 아니고 그저 탐색으로만 그 기운을 사용했는데도 로드가 멀리서 알아채고 왔는데 폭발이면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서 나를 갈굴지도 모른다.

저 멀리 있는 페나와 엘리시가 깜짝 놀라 달려올 수도?

뭐 그것 외에도 실험해볼 것들도 있었다.

일단 처음으로 실험해본 건 탐색으로 이용해본 거였는데 주위 반응 말고도 효과가 너무 좋았다.

거의 이 세계 전부를 둘러본 듯한 정도로 탐색을 해버렸다.

마치 하늘에서 세계를 전부 다 둘러본 느낌.

머릿속의 생각이 그 느낌을 전부 따라가지는 못해서 정확하게 뭘 봤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내가 찾으려고 했던 잔당 녀석이 있는 곳은 정말 정확하게 알아버렸다.

“여기인가?”

내가 봤던 장면은 마치 개미굴처럼 얽혀있는 동굴이었다.

수도 주변에는 산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가장 가까운 산이었다.

나는 그 개미굴 앞에 서서 소매에 검지 손가락을 올렸다.

‘5개 제일 작게.’

소매에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물방울만 한 기운이 5개 나왔다.

그리고 내 머리 위에 그것을 띄운 후 개미굴을 천천히 걸어갔다.

길은 물론 전부 알고 있다.

이 기운이 효과가 정말 좋았던 이유였다.

이게 어떤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마치 컴퓨터에 usb를 꽂아 정보를 집어넣은 기분이었다.

내가 걸어 들어가자 안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내가 들어온 걸 아는 듯한 바쁜 움직임이었다.

앞에 숨어있는 건 5명인가.

나는 머리 위에 띄워놓은 기운 하나를 움직였다.

그리고 그 기운을 총알처럼 날렸다.

‘죽지 않을 정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그러자 그 기운은 좌우로 3번 정도 움직였다.

“악!!!”

“컥!!!”

숨어있던 사람들은 괴성을 내며 쓰러졌다.

이 기운의 가장 큰 장점은 이거였다.

인공지능.

마치 내가 말한 대로 움직이는 인공지능 같았다.

난 그저 그 기운에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됐다.

보통 기운들은 내가 직접 움직여야 했지만 이 기운들은 그저 내가 생각한 대로 바로 움직여준다.

아마 언령의 부분이 이렇게 발현된 느낌이었다.

이것 외에도 모든 기운의 특징들을 전부 섞어놓은 느낌이었다.

“안 사라졌네?”

방금 사용했던 기운은 멀쩡하게 내 앞에 떠있었다.

다시 명령을 기다린다는 느낌으로.

“흐음... 약한 상대랑 싸울 때는 이렇게 작은 기운으로도 몇 번 사용할 수 있는 건가.”

카리온과 말할 때는 소비성이 강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 그런 것도 아닌 가보다.

재활용도 가능하네.

나는 다시 그 기운에게 명령을 내렸다.

‘내 주변 100M 안으로 나에게 살의를 가진 사람들을 아까랑 똑같이 만들어줘.’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으으...”

“쿨럭...쿨럭...”

내가 앞으로 나아가자 계속 앞에는 배에 작은 구멍이 나 있는 사람들이 쓰러져있었다.

몇몇 사람들을 구멍이 2개가 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아마 죽지 않을 정도의 급소다 보니 누군가는 한 곳이 아니라 두 곳을 노려야 하는 경우도 있나 보다.

흐음...

기운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명령을 세세하게 내려야겠네.

보면 볼수록 기계 같은 능력이다.

이 능력에게 명령을 내리면 정말 딱 그 명령에 맞게 움직인다.

아직 확신을 가지기에는 몇 번 해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실험 결과가 그렇다.

사람에게 물을 떠 오라고 시키면 그 상황에 맞게 눈치껏 물 한 컵을 떠 온다든지 이런 식으로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이 기운에게 그냥 ‘물 좀 떠와.’ 라고 시킨다면 분배된 정도의 기운 만큼 물을 가져온다.

물론 무의식 속에 필요한 정도를 생각해서 그것도 반영되는 것 같긴 한데...

어떤 건 반영되고 어떤 건 반영되지 않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었다.

무의식으로 제대로 움직이면 좋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제대로 명령을 내리는 거겠지.

“이제 슬슬 온 거 같은데.”

내가 잔당의 대장을 이 근처에서 본 거 같았다.

여기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어?”

갑자기 엄청난 폭발과 함께 내 쪽으로 충격파가 흘러왔다.

나는 내 기운으로 보호막을 쳐서 충격파를 막았다.

“뭐야?”

갑자기 충격...파?

그 폭발은 작은 폭발이 아니었다.

내 머리 위 쪽에서 작은 돌맹이들이 떨어졌다.

처음에는 작은 돌맹이가 그리고 점점 큰 파편들이 떨어졌다.

“무너...진다!!!”

갑자기 왜 무너지고 폭발은 왜 일어난 거야!!

그러고 보니 하나 달라진 게 있었다.

기운이 사라졌네?

일단 도망가야겠네...

“[이동시켜주세요!]”

나는 빠르게 언령을 써서 동굴을 빠져나갔다.

“대...대장님! 이상한 빛이 동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한 병사가 동굴 가장 깊숙한 곳으로 뛰어들어왔다.

“무슨 소리야? 그 교황 옆에 있던 년이 왔다면서.”

그 안에 있던 대장이라 불리는 사내는 전신무장을 하고 싸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게 그 년은 그냥 걸어오고 있는데 주변에 숨어있던 애들이 어떤 물방울만 한 빛에 맞고 죽고 있습니다!”

“물방울만 한? 술사는 누구지?”

“그게... 모르겠습니다.”

“뭐?”

“누군가 다루고 있는 느낌이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어떻게 기운이 혼자서 움직여. 정령인가?”

“그...억!!!”

갑자기 빠른 속도로 어떤 기운이 움직여 말하고 있던 사내의 배를 뚫어버렸다.

“저게 뭐지?”

‘저렇게 조그만 기운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저렇게 만드는 거지? 저건 무슨 기운이야?’

“술사는 나와라!!!!!!! 내가 죽더라도 너의 면상이라도 보고 죽어야겠다!!!”

잠잠...

“이 개자식아!!!!!! 나오라...”

그리고 이때 로엔의 무의식적인 명령이 발현되었다.

개미굴의 대장을 처리할 때까지라는 무의식적 명령.

그 작은 기운은 남은 자신의 기운을 폭발시켰다.

­콰아아아아아앙!!!!!!

“으...으아아아악!!!!!!!!!!”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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