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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103화 (117/138)

〈 103화 〉 #102 후각의 신관장

* * *

“어?”

누군가 근원을 사용했네?

나는 동료들이 들고 있었던 근원 하나가 사라진 걸 느꼈다.

“로엔 집중해라.”

“읏...! 네!”

노아스의 말에 나는 다시 상대를 노려봤다.

후각의 사제장은 양손에 칼을 들고 있었다.

그저 손에 들고 있는 게 아니라 손가락 사이사이에 칼을 끼고 있었다.

그 칼들은 단도와 장검 사이의 적당한 크기였다.

그리고 후각의 사제장은 그 검들을 베는 데 사용하지 않았다.

“로엔 온다.”

던졌다.

그 검들을 던져서 공격했다.

그러나 그 검들은 정직하게 던지지 않았다.

그저 공중에 뿌리듯이 던지기도 했고 우리에게 직접 던지기도 했다.

뿌리듯이 던지는 검들은 광신의 기운을 이용해서 우리의 허점을 노렸다.

평범한 공격이었다면 그렇게 어려운 상대처럼 보이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이 녀석의 공격은 평범한 느낌의 공격이 아니었다.

“으앗!”

공격들에는 전부 광신의 기운이 담겨있어서 평범한 방어막으로 막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공격들을 피하는 게 막는 것보다 효율적이었다.

방어막을 쳐봤자 제대로 치지 못하면 깨지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피한다는 걸 선택했다.

물론 몸을 움직여 피하는 게 기운의 소모는 없어서 좋았지만, 모든 걸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뿌리듯 던진 칼들은 기운을 이용해서 궤도를 우리쪽으로 바꿨다.

그렇게 그냥 던진 칼들과 뿌리 듯 던진 칼들이 엇박자로 들어와 굉장히 까다로웠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분명 검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피했지만 어떻게 우리의 허점을 노려서 공격해왔다.

이게 한 두 번이었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을 거다.

우리가 틀린 판단을 했을 수도 있으니까.

아님 신관장의 운이 좋았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후각의 사제장이 공격해올 때마다 계속되었다.

우리가 피했을 때 마치 그곳으로 움직일 걸 알고 있던 것처럼 그곳으로 검이 날라왔다.

엇박자로 우리의 허점을 노려오는 검들은 너무 까다로웠다.

피한다고 전부 피할 수 있는게 아니고 몇 가지 공격은 막아야 한다.

그거에다가 우리의 공격들은 전부다 피한다?

이 싸움이 계속 되면 우리가 너무 불리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신관장과 싸우기 전에 노아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저 녀석 미래를 보는 것 같다고...

나는 노아스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이해가 갔다.

우리가 공격을 피했을 때 우리가 움직이는 쪽으로 공격이 오기도 했고 우리의 공격을 전부 예상이라도 한 듯 피했다.

분명 허점을 노리는 공격임에도 가볍게 피했다.

또 노아스가 검의 날라오는 지점에 정확히 돌들을 가져다 놓더라도 가져다 놓을 걸 안 것 마냥 피해서 날라왔다.

“너희가 백 번 공격해봤자 전부 다 읽힐 뿐이다.”

후각의 사제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공격이 전부 읽힌 다라...

“진짜 미래를 보는 건가...”

솔직히 아니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나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미카엘을 이용해서 미래를 봤으니까.

그런데 이상한 점은 미래를 보더라도 나 같이 여러 가지의 미래를 볼 수 있을 텐데 어떻게 정확히 그 선택지를 고르냐는 거였다.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고하면 말이 안 되는 점이 있었다.

반응속도.

우리가 행동을 한 후 그 모습에 대응하는 거면 말도 안 되는 반응속도였다.

페르세스급의 반응속도.

세계 최고의 신체능력을 갖춘 페르세스도 저 정도의 반응속도를 내지 못한다.

이미 날린 공격을 상대방에 맞춰 변화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를 본다는 걸로 선택지를 어느 정도 굳힐 수 있다.

그럼 미래를 보는 상대를 어떻게 이기느냐가 문제였다.

페르세스라면 상대방이 알아채더라도 못 피할 정도의 공격을 하라고 말할 텐데...

나는 그 정도의 공격을 할 능력이 없었다.

그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나는 근원을 꺼냈다.

“미카미카. 저 녀석이 할 공격들 예측해줘.”

“네!”

상대방이 미래를 본다면 나도 미래를 보면 된다.

물론 내가 힘이 먼저 소모되겠지만 그 전에 싸움을 끝내면 된다.

후각의 사제장은 또 검들을 소환해 우리에게 던졌다.

나는 마신의 기운으로 검들을 소환했다.

“미카미카, 요격해줘.”

그러자 마신의 기운으로 만든 검들과 사제장의 검들이 부딪혔다.

내가 신관장의 검을 막자 노아스가 돌들을 끌어올려 후각의 사제장에게 쐈다.

그리고 노아스가 돌을 날리자마자 미카미카가 말했다.

“위쪽으로 피합니다!”

하지만 이미 쏘아진 노아스의 돌들은 궤도를 바꿀 수 없었다.

그래서 후각의 사제장이 가볍게 피할 수 있었다.

노아스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후각의 사제장이 피한 곳 아래에서 돌들이 튀어 올랐다.

아니 튀어 올라오려고 했다.

“옆으로 이동합니다!!”

돌은 빠른 속도로 튀어 올랐지만, 후각의 사제장은 가볍게 몸을 틀어 피했다.

“흐음...”

노아스는 아쉬운 얼굴을 했다.

분명 맞출 수 있을 거로 생각했을 텐데.

미카미카가 이동하는 경로까지 보여줘서 예측성 공격이었다.

그런데도 피했으니 아쉬울 만 했다.

그리고 나는 그 행동에 근거하여 추측하기 시작했다.

“쏘자마자 판단했다?”

“네. 그런 거 같아요.”

노아스가 어떤 공격을 할지 알고 판단을 내린 거지?

분명 노아스는 사제장의 사각지대를 노렸다.

하늘을 날고 있고 상대가 앞에 있다.

그리고 공격들이 날라오는 걸 확인하고 옆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밑을 확인하고 피한다?

이건 말이 안 됐다.

시야에는 사각지대가 있으니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럼 미래를 보는 게 맞다고 봐야하나?

그건 아니다.

판단한 순간이 이상했다.

분명 미래를 보고 있다면 공격을 시전하기 전에 알아챘어야 했다.

그러나 마치 공격을 보고 피하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공격이 시전되는 걸 눈치채고 움직인다.

나와 노아스의 공격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일단 예측하는 거 멈춰줘."

나는 미카미카에게 말했다.

그리고 후각의 사제장을 쳐다봤다.

음?

후각의 사제장?

나는 한 가지를 이상함을 느꼈다.

후각이라는 감각.

저 녀석은 후각의 신관장이지만 다른 신관장들처럼 특별한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광신의 기운으로 검을 만들어 검을 조종할 뿐이었다.

물론 공작을 상대할 때도 광신의 기운을 특이하게 다루지는 않았었다.

마법과 광신의 기운을 섞어서 사용할 뿐이었다.

그걸 생각하면 그렇게 특이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너무 광신의 기운을 사용하지 않았다.

특이한 응용도 보이지 않으니 의심 갈 뿐이었다.

그저 우리의 공격을 피하는 게 광신의 기운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할 뿐이었다.

“서로 탐색전은 끝난 거 같은데?”

시종일관 무표정을 유지한 후각의 사제장에게 음흉한 미소가 지어졌다.

신관장은 양손에 검을 들었다.

그리고 아까와 같이 우리에게 검을 던졌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나서 별 다를 거 없는 공격에 우리는 똑같이 대응했다.

내 쪽으로 날라오는 검은 신력으로 받아치고 노아스는 돌들로 검들을 막았다.

뒤?

나는 갑작스럽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뒤에 무언가 날라온다는 느낌.

나는 뒤로 돌아 마신의 기운을 날렸다.

“에?”

하지만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무슨 일이지?

“크읏!”

그러자 노아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노아스 쪽을 보니 신관장이 노아스에게 달려든 모습이 보였다.

노아스는 신관장의 검을 손으로 막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손이 베었겠지만 노아스는 손을 돌처럼 만들어서 간신히 막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노아스에게 달려갔다.

그러자 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달려든다!

신관장이 나에게 달려든다는 느낌이 들어 검을 소환해 막을 준비를 했다.

“뭐...뭐야?”

그런데 신관장은 계속 노아스를 밀어붙일 뿐 내 쪽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크윽!!!”

신관장은 한 손으로 검을 잡고 노아스를 밀어붙이고 다른 쪽 손에 검을 소환했다.

“노아스!!”

나는 근원을 소환해 신관장에게 날렸다.

그러자 신관장은 뒤로 빠지면서 잡고 있던 검을 위로 던졌다.

근원은 뒤로 빠지는 신관장을 따라갔다.

그리고 신관장에게 닿았다 싶을 때 폭발을 일으켰다.

나는 신관장을 맞췄다고 방심하지 않고 마신의 기운을 끌어올려 검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폭발 쪽으로 검들을 날렸다.

위 쪽?

이번에도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

대체 왜 이런 감각이 느껴지는 거지?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번엔 위쪽을 보지 않았다.

그저 별거아닌 느낌이라는 생각이었다.

“로엔! 위!”

그러자 노아스의 외침이 들렸다.

이번엔 위라고?

내가 방금 느껴졌던 곳을 바라보자 신관장이 있었다.

그리고 신관장의 손에서 여러 개의 검이 떠난 후였다.

“흡...!”

나는 몸을 틀어 검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전부 피하는 건 무리였다.

갑자기 날라오는 칼들에 몸이 긁혀 생채기들이 생겼다.

그래도 어느 정도 몸을 틀어 치명상은 피할 수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나는 바로 그런 생각을 한 후 근원을 손에 한 방울 쥔 다음 신관장을 바라봤다.

내 생각대로 신관장은 내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마치 상대방에 대응할 자세를 취하는 것처럼 몸을 신관장과 먼 쪽으로 움직였다.

그 다음 신관장을 바라보려는 것 마냥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렇게 몸을 돌리면서 손에 숨긴 근원을 신관장에게 던졌다.

그와 동시에 노아스가 신관장에게 돌들을 날렸다.

하지만...

“그걸 모를 거 같았나?”

신관장은 살짝 몸을 움직여 자신 쪽으로 날라오는 근원과 돌들을 피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걸 노렸다.

근원은 그대로 노아스의 돌에 부딪히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앙!!!!

큰 폭발은 신관장의 몸을 집어삼켰다.

드디어 첫 공격을 먹였다.

아주 큰 공격으로.

그러자 노아스가 폭발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해치웠나?”

“아...아! 노아스 그 말!”

그 말은...

“귀찮게 만드네 진짜...”

적의 각성 플레그라고...

연기가 걷히면서 후각의 신관장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관장의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찢어진 옷 사이로 비닐이 보였다.

또 이마 위로 뿔이 솟아나고 있었고 엉덩이 쪽 부분에 꼬리가 나오고 있는 게 보였다.

“드래고니안...?”

노아스의 혼잣말이 들렸다.

드래곤과 인간이 섞여 있는 모습.

드래곤의 신체 능력을 가진 인간.

드래고니안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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