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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104화 (118/138)

〈 104화 〉 #103 가설

* * *

드래고니안.

인간의 모습이지만 드래곤의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는 존재.

드래곤 같이 마법은 잘 사용하지 못하지만, 신체 능력은 중간계 최강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특징적으로 드래곤의 꼬리와 뿔 그리고 신체 일부에 달려있는 비닐이다.

개체 수 자체가 적어 종족 자체가 힘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꼬리나 뿔을 숨기고 다닌다.

그래서 드래고니안을 만나기는 정말 힘들었다.

그 사람이 드래고니안인지 아닌지도 판명하기 힘들었고 밝히는 경우는 정말 적었기 때문이다.

드래고니안이 자신을 드래고니안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자신의 반려자나 힘을 전부 사용해야 할 때밖에 없었다.

보통 힘을 사용할 때 밝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힘을 밝힌 경우 주위에 있는 적들을 전부 죽였기 때문에 사실상 살아남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더욱 이 종족을 못 보는 것 같았다.

그런 희귀 종족을 하필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진짜 머리 아프게 생겼네.”

드래고니안의 특징은 강한 신체 능력이 대표적이었다.

강한 힘과 엄청난 속도.

그런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종족이었다.

나는 그런 신체 능력보다 골치 아픈 영역이 따로 있었다.

철벽 방어.

저 종족들은 선천적으로 몸이 너무 튼튼하다.

웬만한 공격들은 그냥 몸으로 받아낼 수 있는 비닐.

마법 공격에도 잘 버텨냈고 물리 공격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거에다가 신관장이다?

사실상 공격들이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지금 공격들이 하나도 맞지 않고 있는데 방어력 마저 높아 버리면 너무 골치 아팠다.

내가 아니라 페르세스라면 오히려 상대하기 더 좋아했을 텐데.

페르세스의 공격력은 압도적이었으니까.

그래도 공격을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 더 골치 아파했으려나?

어땠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했다.

굉장히 귀찮은 상대다.

근원을 최소화로 사용하려 했는데 근원을 다 때려 박아야 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물론 지금까지 근원을 많이 아꼈기 때문에 넉넉한 정도가 있기는 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혼자가 아니라는 거?

절망적인 상황에도 동지가 있으면 좀 괜찮지 않은가.

나는 노아스를 바라봤다.

노아스는 인상을 꾸기고 머리 옆을 누르고 있었다.

노아스도 느꼈나보다.

굉장히 귀찮은 상대를 만났다는 걸.

그래도 조금 괜찮은 점은 상대방의 공격이 약하다는 점이었다.

광신의 기운을 담아서 칼을 던지면 약한 공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한 공격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다.’였다.

저기서 폭격을 날리고 있는 카루아나 페르세스의 검을 봤더라면 이 녀석의 공격이 매우 약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검들을 자유자제로 다루고 우리의 움직임을 예측해 공격한다는 건 저 녀석의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그 공격들은 우리에게 데미지를 쌓을 수 있지만, 결정타가 되지 못한다.

결정타는 어디까지나 직접 우리에게 다가와야 했다.

그리고 그런 단점 때문에 방금 저 녀석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었거였다.

어? 그러고 보니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저 녀석이 미래를 본다는 거에 대한 반증.

분명 근원을 던졌을 때 내가 근원을 던질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노아스의 돌도 날라오는 걸 예측했다.

그런데 저 두 개가 부딪힐지는 왜 예측하지 못한 거지?

미래를 봤더라면 다른 능력을 이용해 몸을 피했을 거다.

제대로 피하지 못하면 주변에 꽤 큰 영향을 주는 폭발이었으니까.

물론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첫 번째 내가 근원을 던졌을 때는 완전히 이동했었다.

내 위 쪽으로 이동해서 허점을 노렸었다.

순간이동.

첫 번째로 알아낸 저 녀석의 능력이었다.

저 녀석은 자신이 던진 검과 자신의 몸을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검이 있던 곳으로 밖에 이동할 수 없어 이동할 곳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방금 나에게 던졌던 검들 쪽으로 이동하면 됐었는데 왜 이동하지 않았는가.

이게 문제였다.

첫 번째 생각한 건 순간이동에 대한 제한이다.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검은 제한되어있다.

그래서 그 힘을 아낄려고 순간이동을 사용하지 않았다.

가설이었다.

하지만 이 가설은 바로 반증할 수 있었다.

근원으로 입는 피해보다 어떻게 힘을 아끼는 게 먼저가 되겠는가.

말이 안 됐다.

그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근원이 날라오는 건 예측했지만 터지는 건 예측하지 못했다.

이건 많은 걸 말해준다.

어떤 공격들이 어디서 어떻게 날라올지는 알지만 어떤 형식의 공격인지는 예측하지 못한다.

아니 어떤 형식의 공격인지도 대충은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할 뿐.

“흐음...”

어느 정도 베일에 가려진 후각의 사제장 능력이 밝혀지고 있었다.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때였다.

“노아스 가보죠.”

“하아... 그래.”

나는 근원을 세 방울 정도 꺼냈다.

그러자 후각의 신관장이 검들을 하늘로 던졌다.

검을 던진 후 자신이 검 한자루를 들고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근원을 머리 위에 띄워놓은 뒤 마신의 기운으로 검을 만들었다.

그리고 달려드는 신관장의 검을 받아쳤다.

“크읏...!”

“힘으로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아까도 몇 번 검을 맞받아쳤었지만, 아까와 차원이 다른 힘이었다.

아마 광신의 기운으로 신체 강화를 한 거 같았다.

내가 신관장의 검을 막고 있자 노아스는 돌들을 날리고 땅에서는 돌로 된 거대한 팔을 만들었다.

돌들이 신관장에게 날라오자 검들이 아래로 내려꽂히며 자신 쪽으로 날라오는 돌들을 부쉈다.

하지만 돌로 된 거대한 팔까지는 부수지 못했다.

“흡!”

“읏!!”

그러자 후각의 사제장은 나를 밀쳐내고 자신이 들고 있는 검으로 돌로 된 팔을 베었다.

‘끝이 아니다...!’

나는 뒤로 밀려나면서 근원 한 방울을 날렸다.

이번엔 터트리는 형식이 아니었다.

총알처럼 상대방을 뚫는 공격.

하지만 이 공격의 장점은 상대방을 계속 따라다니는 거였다.

기운이 다하거나 상대방을 죽일 때까지.

날라오는 근원을 공격해서 데미지를 주면 그렇게 오랫동안 공격하지는 못한다.

나는 이걸 알아채는지 못 알아채는지를 주시했다.

그리고 가설은 입증되었다.

“윽!”

신관장은 내가 근원을 던졌을 때와 같이 몸을 비틀어 피했다.

나는 지금까지 일부러 계속 어떤 물체에 닿았을 때만 터지는 근원을 던졌다.

물론 닿았을 때 터지는 형식일 때 가장 강한 폭발이 일어나서 그랬던 것도 있었지만, 상대방이 근원에 대해 아는지 모르는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세 번.

싸움을 시작했을 때 한 번과 싸움 중간에 두 번.

세 번 전부 몸을 비틀어 맞지 않도록 피하기만 했다.

사실 그 공격을 그렇게 피해선 안 됐다.

근원은 무조건 닿아야 터지는 기술이 아니니까.

내가 터트리고 싶을 때 터트릴 수 있는 기운이니까.

그리고 터지는 기술로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저 녀석은 무조건 맞지만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피했다.

“크윽!”

후각의 신관장이 몸을 비틀어 근원을 피하자 근원은 다시 돌아 신관장의 배를 뚫었다.

근원은 배를 뚫고 지나간 후 다시 돌아 신관장에게 달려들었다.

신관장은 배가 뚫린 후 이상함을 느꼈는지 다시 돌아오는 근원을 검으로 쳐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쳐내진 근원은 또 다시 신관장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신관장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들어났다.

분명 똑같은 기운이었는데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

그리고 내가 조종하는 거도 아니다.

나는 근원에 대응하는 신관장에게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근원은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운.

신관장이 이 기운에 대해 알아챌 수가 없었다.

미래를 보지 않는다면 말이지.

그럼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녀석은 미래를 보는 거 같은 그런 능력은 없다.

저 녀석의 능력은 어떤 능력을 꺼냈을 때 날라오는 궤적과 대충 어느 능력이 날라올지 예측하는 정도뿐이다.

그리고 딱 이 생각이 들었다.

이길 수 있다.

“후우...”

후각의 사제장은 심호흡했다.

상대방은 점점 자신의 능력을 알아채 가고 있다.

사실 자신의 능력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었다.

후각.

후각은 생각보다 사람의 감각에서 많은 정보를 주는 감각이다.

다른 감각들에 비해 별거 아닌 감각 같다.

하지만 아니다.

그 사람의 냄새.

그 냄새만 정확하게 맡더라도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다.

보통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거나 겉모습을 보는 거로는 확신할 수 없는 정보들이 너무 많다.

그 사람이 숨기려고 하면 숨길 수 있는 정보.

하지만 냄새는 아니다.

대장장이를 하면 그 사람에게서는 쇠 냄새가 날 것이고 요리사이면 그 사람에게 음식 냄새가 날 것이다.

이 냄새를 숨기려고 향수나 다른 냄새로 덮을 수 있다.

하지만 몸에 밴 그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실 냄새를 잘 맡는다라는 정의를 잘 모른다.

냄새를 잘 맡는다는 의미는 냄새를 잘 구별한다는 의미다.

보통 사람들은 냄새가 섞이면 어떤 냄새가 나는지 모른다.

약한 냄새가 강한 냄새를 누를 수도 있고 두 냄새가 섞여 어떤 냄새가 나는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모든 냄새들의 구별이 가능했다.

나는 그런 일상적인 냄새 구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맡지 못하는 냄새까지 구별해낼 수 있다.

기운의 냄새.

어떤 마법을 사용하는지, 어떤 공격을 할지.

사람의 움직이면서 나는 약간의 땀과 먼지가 섞인 냄새까지.

세세한 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

어떤 공격을 하고 먼지가 어느 쪽으로 날려서 냄새가 어떤 형식으로 나는지까지.

그런 모든 걸 맡으면 나는 미래를 볼 수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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