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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내가 여신이 되었습니다-116화 (130/138)

〈 116화 〉 #115 구하러 왔...

* * *

“이제 거의 다 됐어!”

요정들은 옹기종기 마법진 위에 모여있었다.

다 같이 모여 마나를 넣고 그 마법진에서 나오는 마법은 엘로아와 페르세스에게 들어가고 있었다.

“조금 편해진 거 같기도 하고.”

“당연하지! 요정의 치료마법은 차원 최고라고!”

페르세스는 그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치료마법은 신관들의 신성력이 최고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었다.

치료 ‘마법’ 이라고 생각한다면 요정이 상당히 위이긴 할 테지만, 차원 최고는 아니었다.

분명 보조마법이 뛰어난 종족이긴 하지만, 그거야 요정여왕과 드래곤을 비교했을 때다.

객체 하나하나를 따지면 그렇게 뛰어난 능력이라고 말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다 같이 모여서 하는 치료의 효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던 페르세스가 슬슬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몸에 밴 상처가 전부 치료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지혈이 되었고 고통도 잦아들었다.

엘로아 또한 몸에 난 상처들이 하나하나 치료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르세스에 비해 치료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엘로아가 입은 상처는 솔직히 그렇게 큰 상처가 아니었지만, 엘로아는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강한 무기를 지속해서 사용한 대가.

그런 상처가 빠르게 치료될 리가 없었다.

요정들은 그 사실을 몰라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엘로아는 그런 요정들을 보며 괜찮다고 웃어줬다.

“끄응.”

페르세스는 몸을 일으켜 살짝 움직여보았다.

“이 정도면 싸울 수 있을 거 같네.”

페르세스의 말에 엘로아도 움직여봤다.

엘로아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는지 살짝 인상을 구겼다.

그러자 저 멀리서 폭발이 일어났다.

­펑!!!!!

하늘에서 일어난 폭발은 큰 바람을 일으켰다.

“으아아!!”

강한 바람에 요정들이 휩쓸리려고 하자 엘로아가 왕관을 썼다.

“[방향을 바꿔라.]”

엘로아의 말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마치 보호막이 생긴 것처럼 바람이 엘로아 앞에서 꺾여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무슨 일이지?”

페르세스의 물음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번 가봐야겠네.”

엘로아와 페르세스는 폭발이 일어난 아래쪽으로 향했다.

“카리온?”

그곳에 가자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움켜잡고 있는 카리온이 보였다.

“어... 엘로아... 페르세스...”

카리온이 고개를 들자 괴로워하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카리온...”

슬픔과 괴로움.

이 두 가지 감정이 동반한 얼굴.

그리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

바알과 드래곤.

카론.

드래곤에게는 카리온의 기운이 풍겨왔다.

그러나 보여야 할 녀석의 모습이 안 보였다.

솔로몬.

바알이 각성한 상태의 모습인데 솔로몬이 보이지 않았다.

페르세스는 그 모습을 보자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것 같았다.

“괜찮아... 너 잘못 아니야.”

“그... 하아...”

페르세스가 카리온의 등을 토닥거려주자 카리온은 울상을 지었다.

“이 싸움에서 누군가를 잃을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잖아.”

“맞지....”

“우리는 그 녀석들의 희생을 헛되이만 하지 않으면 돼.”

잠시동안 카리온을 위로하고 상황파악을 시작했다.

“그럼 신관장은 전부 잡은 건가?”

엘로아의 말에 한 명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로엔은 왜 안 오지?”

이상했다.

분명 주변에서 광신의 기운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신관장들이 풀풀 풍겨오던 그 기운이.

물론 마물들은 있었지만, 이 마물들은 카리온이 만든 녀석들.

광신의 기운이 풍겨올 리 없었다.

“어... 분명 광신의 기운은 없는데...”

그러나 한 가지가 더 없었다.

“로엔... 로엔의 기운도 안 느껴지는데?”

로엔의 기운이 근처에서 느껴지지 않았다.

“...잠시만 그럼...”

세 마신은 서로를 쳐다보고 같은 생각을 했다.

방금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말한 뒤라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야 당장 주변 수색해.”

카리온은 주변에 있는 녀석들에게 명령했다.

그리고 엘로아는 귀에 손을 대고 전언을 보내기 시작했다.

“로...로엔!”

페르세스는 얼굴이 파래진 채로 뛰쳐나갔다.

“페...페르세스 진정...!”

카리온이 소리쳐도 페르세스는 멈추지 않고 미각의 사제장이 있던 곳으로 달려나갔다.

“로엔....”

엘로아도 간절한 얼굴로 계속 전언을 보냈다.

“전언... 안 받아?”

카리온이 엘로아에게 묻자 엘로아의 얼굴이 점점 구겨지기 시작했다.

“일단 로엔이 있던 곳으로 가자.”

카리온과 엘로아도 미각이 사제장이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여기가... 어디여...”

나는 포탈 안으로 들어와 두리번거렸다.

어두컴컴한 공간.

“언제까지 가야돼...”

나는 투덜거리면서 계속 날아갔다.

­쿵... 쿵... 쿵...

그러자 내 귀에 작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오...!”

나는 그 소리에 희망을 느꼈다.

아니. 희망을 느끼면 안 되나?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느낀거였는데...

그러고 보니 여기에 있는 녀석이라고 하면 교황이잖아.

아니 아니. 교황만 있지 않을 수도 있잖아.

아까 일어난 폭발.

여기서 동료들이 싸우다가 일으킨 폭발일 수도 있다.

그 생각이 들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빨리... 빨리 가자...!

어차피 교황은 만나야 하는 상대.

천천히 가서 늦게 만나나 빨리 만나나 똑같다.

그러나 누군가가 싸우고 있다면 빨리 가는 것이 훨씬 좋았다.

그럼 무조건 빨리 간다는 선택지가 좋은 선택지였다.

“어?”

내가 어두운 공간에서 벗어나자 엄청나게 큰 제단이 보였다.

하지만 그 제단보다 더 눈에 띄는 모습이 보였다.

“에...에레보스?”

­쾅!!!!!!!!!

에레보스는 공중에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주위에 마신의 기운을 띄워놓고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에레보스!!!!!”

내가 소리치자 에레보스가 날 쳐다봤다.

나는 바로 에레보스의 근처로 날아갔다.

“로엔!”

“에레보스! 어떻게... 으앗!”

내가 날아가고 있는데 나에게 어떤 공격이 먼저 다가왔다.

조금 친근한...? 그러면서도 이질감이 드는 기운.

“어...어...? 뭐? 엥?”

그 기운이 날린 상대를 보자 기운을 봤을 때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친근하고 이질감이 드는...

“주신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주신님의 얼굴과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주신님의 황금색 머리와 다르게 검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로엔! 조심해라!”

“어...! 어!”

나는 에레보스에게 오랜만에 보면 반가운 인사를 건네려고 했다.

적어도 '구하러 왔어!' 라는 말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정보가 머리에 들어와서 어버버거렸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에레보스는 붙잡혀있어야 하는 거 아니었어?

그것보다 저 상대는 누구야?

왜 주신님의 얼굴을?

나는 에레보스와 주신 얼굴을 한 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환각인가?”

“환각 아니니까 빨리 싸워!”

에레보스는 그런 말을 하는 나에게 소리쳤다.

“읏... 아니면 아니라고 하면 되지 왜 화를 내...”

나는 마신의 기운을 꺼내 들었다.

“한 명이나 두 명이나... 똑같다.”

주신과 얼굴이 똑같은 녀석은 입을 열더니 어떤 기운을 꺼내 들었다.

아까 전에 나에게 날라왔던 기운.

“그...근원이잖아?”

그 기운은 누가 보더라도 근원이었다.

그러나 살짝 다른 느낌이었다.

뭔가... 뭔가 다른데... 뭐가 다른 거지?

느껴지는 이질감.

“로엔! 날아온다!”

“어...! 어!”

나는 에레보스의 말에 근원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녀석이 날리는 근원과 내 근원이 부딪혔다.

“어? 로엔?”

“에? 에?”

근원과 근원이 부딪히자 엄청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끄...끄에에에엣!!!!!!”

그리고 엄청난 폭풍이 일어나 우리 전부를 밀어냈다.

나는 공중에서 그대로 굴러떨어졌다.

“윽!”

나는 공중에서 떨어져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떨어지면서 마신의 기운으로 충격을 최소화해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약간 꼴사나울 뿐.

“뭐...뭐야!”

나는 당연히 근원과 근원이 부딪혀 폭발이 일어날 줄 알았지만, 일어난 것은 엄청난 규모의 폭풍이었다.

마치 모두를 밀어내는 폭풍.

“윽...!”

에레보스도 내 주변으로 굴러떨어졌다.머리를 바닥에 박은 나와 다르게 멋진 모습으로 바닥에 착지했다.

나...나도 저렇게 착지할걸...

보고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저런 멋진 자세로 하는 착지는 해보고 싶었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에레보스는 나를 발견하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로엔 그 기운 뭐야.”

“기운?”

아.

에레보스는 내 근원을 못 봤지.

“헤헤... 내 새로운 기술인데 근원이라는 거야. 그 이게...”

내가 근원을 꺼내 에레보스에게 보여주자 에레보스는 놀란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그...그걸 만들어냈다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었다.

“하아... 어쨌든 그거에 대해서는 좀 이따가 말하고 일단 저 녀석 먼저다.”

에레보스는 제단 위를 봤다.

제단 위에 있는 한 여성.

“저 녀석이 교황이다.”

교...황?

에레보스가 나에게 말하고 싶은 게 많아보였지만,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아니 대체 여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무 많은 정보에 슬슬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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