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 몸매, 재력 모두 1티어인 여캠을 조종해 내 것으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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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첫 번째 타겟으로 정한 그녀의 이름은 서하은.
그녀는 파프리카TV와 뉴투브에서 활동한다. 파프리카TV 닉네임은 퀸하은, 뉴투브 채널명은 공주하은 이다.
나이는 나보다 두 살 많은 26살, 난 요 며칠간 그녀를 조사했다.
그녀는 방송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고, 뉴투브를 시작한 기간도 비슷하다. 그녀가 주로 방송해왔던 컨텐츠는 게임, 먹방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그녀는 흔한 여캠 중 한 명이었다.
금발 머리를 한 그녀는 몸매도 뛰어났고, 얼굴도 예뻤지만, 그것만 가지고 성공하진 못했다. 넘치는 끼를 부리며 늘 즐겁게 방송을 이어나갔지만, 마찬가지로 다른 여캠들도 뛰어난 몸매와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엄청나게 유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 무명도 아닌 정말 말 그대로 흔한 여캠으로서 시간을 보내온 듯하다.
하지만 이 얘기는 지난 날일 뿐, 말했던 거처럼 지금의 그녀는 엄청난 재력을 가진 최상위권 여캠에 속한다.
그녀는 뉴투브 채널에 슈퍼카와 최고급 아파트, 갖가지 명품들 이런 초 호화스러운 일상을 공개하며 더욱더 이목을 끌어모았고, 평범했던 서하은이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성공했는지는 더욱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많은 사람이 그녀를 의심하며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성 접대를 하는 것이다. 하며 그녀를 폄하하고 의심했지만, 그건 멍청한 질투일 뿐이었다. 굳이 여캠으로서 유명하지도 않았던 그녀가 성 접대로 이만한 부를 가지게 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인지도가 적은 만큼 인맥과 믿음이 떨어지는 그녀에게 큰 수익이 나게 될 불법적인 일을 맡길만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음모론과 유언비어들로 인해 그녀는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본인의 수입원을 공개해버렸고, 그 순간부터 그녀의 인기는 몇 배를 더 치솟아 올라가게 된다.
서하은이 짧은 시간 내 이토록 많은 부를 축적한 방법은 다름 아닌 주식투자와 가상화폐였다.
근 몇 년간 주식투자와 가상화폐가 유행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뉴투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녀는 절대로 도박을 즐기거나, 돈을 헤프게 사용하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한다. 언뜻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천대받을 수 있는 여캠이라는 직업을 가진 그녀였지만, 늘 저금하며 미래를 준비해 오던 그녀였다.
그러던 중 이런 그녀에게도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의 신드롬은 찾아왔다.
성격상 자신은 이런 것과 절대 맞지 않는다며 주변에 권유에도 늘 거절해오면 그녀였지만, 정작 머릿속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계속해서 차올랐고, 주변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상태로 그동안 모아온 적금을 털어 가상 화폐에 첫 번째 투자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투자를 시작한 그녀의 첫 번째 수익률은 무려 400%.
가상화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그녀가 첫 투자가 엄청난 수익률을 내버렸다. 사실 그녀는 처음엔 여기서 멈추려 했다 한다. 원금은 회수하고 나머지 금액으론 예금과 내 집 마련을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투자를 절대 실패 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그녀는 여러 방면으로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에 대해 공부한 뒤, 원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다시 투자를 시작하게 된다.
뭐,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지금의 서하은이 대답해 주고 있다 생각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고 그녀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듯 치솟기 시작했다. 성별, 나이를 따지지 않고 모두 그녀에게 종목을 알려달라, 뭘 사야하냐, 하루에 수천 번도 넘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 정도로 끝나면 괜찮을 듯싶었지만,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다. 그녀에게 가족을 팔며 구걸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다.
뉴투브 댓글과 파브리카TV 채팅창 모두 그녀에게 도움을 구걸하고 자신의 가족이 죽어 간다는 둥, 심지어 그녀가 이를 따르지 않자 밑도 끝도 없는 욕설을 퍼붓고 도배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내용을 말하지 않았지만, 아마 이메일같이 따로 받을 수 있는 연락 또 한 어마 무시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불편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그녀는 결국 자신은 더는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절대로 자기 자신이 뛰어난 실력으로 돈을 번 것이 아니며, 단순히 운으로 짧은 기간 안에 큰돈을 손에 쥐었을 뿐, 이후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아서 더는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론 사람들 대부분은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서하은에게 들러붙어 뭘 사야하냐, 제발 자신을 좀 도와달라며 애원했다. 그녀는 이를 철저하게 외면하며 버텨왔고, 지금까지 와서는 저런 몰상식한 인간들은 굉장히 많이 줄어들고, 투자를 그만뒀다는 그녀의 말을 믿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 방송 진행과 뉴투브 채널 운영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 듯하다.
그녀는 이제 예전처럼 다시 컨텐츠를 진행하며 활동하고 있고, 예전과 다른 점은 지금 그녀는 수많은 부와 명예를 등에 업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녀가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를 멈췄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뉴투브 댓글로 사람을 조종하는 나 같은 인간도 있는데. 절대로 투자에 실패하지 않는 인간? 없다는 게 오히려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난 그녀의 거짓말이 잘못됐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판 남에게 도움을 강제하고 구걸하는 인간들이 쓰레기일 뿐이지. 난 그녀의 감정을 이해한다.
며칠간 그녀를 조사하며 많은 부를 가지고도 이렇게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고생하는 그녀를 봤고, 굳이 내가 댓글로 사람을 조종해서 재력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던 시기도 잠깐 있었지만, 그녀로 인해서 생겼던 이 마음은 결국 그녀로 인해서 사라지게 됐다.
여캠으로서 가난하진 않지만, 늘 미래를 대비하는 시절의 영상 속 과거 그녀와 현재 막대한 재력을 가져 앞으로의 미래 걱정 없이 최고급 아파트에서 요리 컨텐츠를 진행하는 그녀의 표정을 비교해보니 누가 봐도 후자가 훨씬 행복해 보였다.
물론 성공해 막대한 부와 명예를 가지고도 불행해 하며 늘 불안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어도 서하은은 그런 인간이 아니었다.
내 생각일 뿐이지만, 난 그녀가 현재 거짓말을 하고 있다. 가정하고 있고, 정말 그녀가 절대로 투자에 실패하지 않는 인물이라면 적어도 금전적인 불안에서는 벗어난 채 살아갈 수 있는 거겠지.
난 나의 이런 추리와 믿음에 따라 그녀를 조종하기로 마음먹었다. 말했던 것과 같이 내가 서하은을 조종해 받아낼 것은 투자 정보다.
실체 하진 않지만, 엄청난 값어치를 가진 정보를 나에게 주도록 명령해 조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누구에게도 정보를 주지 않으려 투자를 하는 사실조차 숨기고 있는 서하은의 투자 정보를 받아내게 되는 것이다.
그녀가 정말로 모든 투자를 그만둔 채, 뉴투브와 방송 수익으로만 살아가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여태껏 축적해 놓은 부가 만만치 않으니 본인이 만족한다면 문제 될 건 없겠지. 오히려 사람들도 이런 부분을 생각해서 그녀의 말을 믿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쳐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난 그녀에게 나와 섹스를 나누기 위해 투자 정보를 가져오라는 댓글 명령을 작성할 생각이고, 방금 한 생각한 것처럼, 그녀가 투자 정보를 알고 있지 않다면 애초에 댓글 명령 자체가 실패할 테니 내가 짊어지어야 할 디메리트 전혀 없다.
그렇게 실패해 버린다면 나는 결국 새로운 재력가 여성을 찾아내 또 다른 방법으로 내 재력을 키워낼 방법을 찾아야 하겠지만, 며칠간 여러 가지 방법을 떠올려놨고, 실패했을 때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으니 괜찮다.
이제 남게 된 중요한 문제는 내가 서하은을 언제 어디서 볼 수 있느냐 이거다.
마우스를 스윽 움직여서 공주하은 채널에 들어갔다. 아니 애초에 방송 아이디는 퀸하은이면서 왜 채널 이름은 공주하은으로 지었지? 여왕하은으로 해야 맞는 거 아니야? 그렇게 똑똑한 편은 아닌가....
대충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그녀의 영상 중 한 썸네일이 눈에 들어 왔고, 특히 복장이 눈에 띄어 한 영상을 클릭했다.
그녀는 길고 펌이 들어간 금발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외모와 정말 잘 어울리는 머리색이라 생각했고, 영상 속 그녀는 짧고 정말 딱 달라붙는 회색 끈 나시를 입고 있었는데. 회색 끈 옆으로 보이는 검은색 브라끈이 눈에 띄었다. 달라붙어 더 드러나는 그녀의 봉긋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가 아마 많은 남자가 이 영상을 클릭하게 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상 속 그녀는 집중해서 게임 중 이었고, 리액션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틀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자 그녀의 허리와 배꼽이 드러났다. 그녀는 예쁜 일자 배꼽을 가지고 있었고, 온몸을 요염하게 움직여 춤을 추자 가슴 때문에 나시가 터질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뒤로 물러서자 그녀의 하체가 드러났다. 그녀는 짧은 흰색 핫팬츠를 입고 있었고, 계속해서 춤을 추며 뒤돌자 그녀의 엉덩이와 잘빠진 허벅지가 보였다. 넓은 골반과 잘록한 허리가 하체와 이어져 보이자 그녀의 섹시함과 관능이 더욱더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자신의 색기를 드러내며 춤을 추던 그녀는 다시 게임에 집중하며 영상은 끝이 났다.
일단 그녀는 방송과 뉴투브에 있어서 꽤나 진심이다. 늘 열심히 준비한 컨텐츠를 시청자들과 즐기며 방송하고, 뉴투브엔 편집본까지 훌륭한 퀄리티로 올라와 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다.
그런 그녀에게 플랫폼에서 여는 오프라인 행사는 반드시 참여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마침 다음 주에 열리는 큰 박람회가 하나 있는데. 워낙 규모가 큰 행사이다 보니 방송인들 대부분 참여하고, 서하은도 반드시 참가할 거라 생각된다.
문제는 가려면 운전을 5시간을 해야 한다....
이럴 거면 차라리 하루 먼저 가서 근처에서 자고 미리 준비해 놓는 게 체력적으로 유리할 거 같다.
당장 이번 주도 바쁜데. 한동안 피곤해 죽겠구만.
그래도 이번에 서하은을 조종하는 작전에 성공한다면,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울 수 있다.
와, 정말 사람들이 미친 거 마냥 많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려 있는 건 난생처음 보는 거 같았다. 평소에 워낙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걸 안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여기가 특히 사람이 많은 거였다.
인파가 이 정도면 서하은이 나타나도 재수 없으면 못 만날지도 모르겠는데?
과장 하는 거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렇다. 사람 머리에 시선이 계속 가려지다 보니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헷갈릴 지경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큰 무대에 올라가 있는 그녀를 쳐다보는 방법을 고르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 그러려면 우선 서하은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난 스마트폰을 꺼내 그녀의 방송을 켜서 확인하려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버렸다.
박람회는 2박 3일간 진행되고, 내가 있는 지금은 첫날이다. 그러니깐 사실상 아직 박람회는 이틀이 더 남았다는 거지.
여기서 문제는 서하은이 내일 온다고 한다.
나는 굳이 좋아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박람회에 쓸데없이 하루 먼저 와 버린 게 돼버렸다. 문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에 서하은이 내일도 오지 않으면 어쩌지? 마지막 날 온다 하면 난 여기에 하루를 더 있어야 하는 건가? 아니 그런 걸 떠나서 여기서 대체 어떻게 빠져나가지? 진짜 사람 더럽게 많아서 움직이기 존나 불편하네.
서하은이 하루 뒤늦게 온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짜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사람 많은 거 더럽게 싫어하는데 기껏 참고 여기까지 전날 5시간이나 운전해서 미리 왔는데. 하루를 더 버텨야 한다니....
멘탈이 안 터질 수가 없다.
이미 될 대로 되라는 마인드로 움직이게 된 나는 대충 사람들이랑 부딪히든, 걸리든, 이 장소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람 너무 많고, 너무 답답하고, 너무 덥다. 얼른 숙소 잡아서 낮잠이나 자야겠다 생각하며 걷는 도중 어떤 여자와 부딪혀 버렸다.
"꺅!"
높은 하이톤에 비명이 들리자 나는 뒤돌아보았고, 까만 단발머리를 한 채, 셀카봉이 연결된 스마트폰을 들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작은 여자와 나를 잔뜩 노려보고 있는 양아치같이 생긴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단발머리를 한 그녀는 연예인인가? 싶을 정도로 예뻤고, 달라붙어 골반이 돋보이는 청바지와 그 안으로 반팔을 집어넣어 입고 있었다. 그리고 내 요새 관심사가 그런지라 그녀가 들고 있는 셀카봉과 연결된 스마트폰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화면이 꺼져있는 걸 보면 촬영이나 방송 중은 아닌듯했다.
옆에 서 있는 남자는 키가 나랑 비슷한 듯했고, 그냥 양아치 같이 생겼다.
"아, 죄송합니다."
난 단발머리를 한 여자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자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난 다시 한 번 가볍게 묵례하며 자리를 뜨려는데. 그 옆에 서 있던 양아치 덕분에 발걸음을 멈추게 됐다.
"이, 씨발 사과하면 다야?"
하... 안 그래도 열 받는데. 별 미친 새끼가 다 들러붙는구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