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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18화 (18/273)

〈 18화 〉 1티어 여캠 서하은이 공원 화장실에서 하자고 한다. (1)

* * *

상쾌하게 샤워를 하고 욕실에서 나가니 송이는 침대에 누워 이미 잠들어있었다.

술도 많이 마셨고, 피곤하기도 했을 테니 그럴 만하지. 온종일 겪은 일이 많았을 테니깐.

조금 더 송이와 수다 떨며 술이나 마실까 해서 댓글 명령으로 그녀를 조종할 때도 잠들게 하는 명령은 넣지 않은 건데 아쉽게 됐다.

난 송이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맞추고 이불을 덮어 준 뒤 그 옆에 나란히 누웠다.

내일부터는 확실하게 집중해서 움직여야 한다. 나도 얼른 잠들어서 일찍 일어나 준비해야지.

아침에 세면대 거울로 나 자신을 쳐다보며 인상을 팍 쓰고 이를 닦고 있다.

일찍 일어나는 수준이 아니라 애초에 늦잠을 너무 자 버렸는지. 아침에 송이는 촬영 일정 때문에 이미 호텔 밖으로 나가고 없었다. 스마트폰에 와 있는 까톡을 확인해보니 내가 너무 곤히 잘 자서 안 깨우고 먼저 나갔다고 한다.

악! 칫솔로 잇몸을 잘못 찔렀다. 치약을 뱉으니 피가 섞여 나오고 있었다.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쳐서 벌 받은 건가? 근데 이 정도 벌이면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 좀 더 쳐야겠다.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단 말이지?

우선 지금 시각은 10시, 어제 송이가 알려준 성선 고기 국수까지 내비로 찍어보니 시간은 15분 정도 걸린다. 대충 씻고 옷 입고 나가면 30분 정도 걸리겠구먼.

작전은 간단하다. 솔직히 송이 덕분에 일이 너무 간단하게 풀려서 작전이랄 것도 없다. 물론 서하은이 고기 국숫집으로 온다는 가정하에 하는 얘기지만, 송이 성격상 거짓말을 하진 않았을 테니 서하은이 변덕이 없는 성격이길 바랄 수밖에 없다.

일단 고깃국수집에 도착해서 나도 고기 국수를 한 그릇 하고, 서하은을 계속해서 기다리다 그녀가 도착하면 그녀를 쳐다봐서 미리 작성해 놓았던 댓글 명령을 발동시킨 뒤 그 자리를 뜬다.

작전이라 부르기도 민망하지만, 서하은이 약속 장소에 도착만 한다면 성공 확률은 100프로다.

난 숙소를 나서며 서하은의 뉴투브 채널에 들어가 발동시킬 댓글 명령을 미리 작성하기 시작했다.

`나와 섹스를 나누기 위해 성선공원으로 혼자 찾아와 알고 있는 모든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 정보를 내게 알려 준다.`

유명한 여캠이 아무리 음식점이라 해도 혼자 찾아올 일은 없을 테고, 최대한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움직이려면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곳으로 불러내야 한다. 고깃국수집에서 성선공원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거리, 이 정도 거리면 크게 눈에 띌 일 없이 움직일 수 있을 거다.

서하은이 공원에 도착했다는 건 나머지 명령들도 이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만약 서하은이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를 정말 그만뒀고, 정보를 알지 못한다면 애초에 불가능한 명령을 내린 셈이니 조종 자체가 불가능해 그녀는 공원으로 날 찾아올 일도 없을 거다.

그녀가 내 명령에 따라 조종당해 공원에 도착한다면 그 이후로는 간단하다. 명령에 따라 그녀의 목적은 확실할 테니 차로 유인해서 어플로 미리 예약해놓은 숙소로 데려간다. 민지때 처럼 모텔을 미리 잡아두고 위치와 호수를 댓글 명령에 적어서 불러내는 방법도 있지만, 서하은 주변 사람이 그 모습을 본다면 상황이 이상해 질 수가 있다.

그에 반해서 가볍게 산책하듯 공원 쪽으로 걷는 건 누가 봐도 수상한 모습이 아니니 훨씬 안전한 것이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는 전부 끝났다. 이제 출발해야겠다.

미치겠다. 국수 먹은 지 두 시간이 넘도록 서하은이 안 온다.

계속 음식점에 자리 잡고 있을 수도 없으니 최대한 가게에 가깝게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손님들은 엄청나게 들어가고 나가고를 반복하는 반면 서하은은 전혀 안 보인다.

조금 오버해서 한 명도 놓치지 않게 정말 눈도 깜박이지 않고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그녀를 놓쳤을 일은 없다.

송이야... 그렇게 확신하더니 서하은은 대체 왜 여기 오지 않는 거니. 혹시나 내가 주소를 잘못 찍었을까 싶어서 몇 번을 확인했는데. 난 제대로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게 맞다.

그도 그럴게. 여기 진짜 맛집이란 말이지. 나중에 또 내려올 일 있으면 꼭 와야겠다.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서하은이 안 오는 게 문제다. 중간중간 그녀의 방송국이나 인별, 페이크북 전부 확인했는데 따로 업로드된 내용이 없어서 어디서 뭘 하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결국엔 끝까지 송이 말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거지.

난 다시금 송이에 대한 믿음을 다지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옆에 내 차 바로 옆에 검은색 카니발 한 대가 주차했다.

어?

차에서는 총 네 명이 내렸고, 운전석에 내린 남자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여자였다. 다들 화려하고 몸매가 예쁜 젊은 여자들이었다.

그중 한 명은 펌이 들어간 금발 머리를 하고, 진한 쌍꺼풀과 오뚝한 코, 늘씬하게 잘 빠졌지만 글래머러스 한 몸매, 내가 요새 며칠 동안 계속해서 스마트폰 액정 속에서 지켜봤던 그녀였다.

서하은!

난 지금 그녀를 쳐다봤다. 명령은 이미 발동된 것이다.

난 곧바로 시동을 걸어 차를 움직일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벌써 창문 너머에 선 명령이 발동된 서하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차에 너무 오래 타 있어서 좀 힘들다. 나 근처 한 바퀴만 걷고 올게."

"뭐야! 여기 오고 싶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그럼 우리 먼저 먹고 있는다?"

"응. 먼저 먹고 있어."

서하은은 지인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고, 그녀는 이제 성선 공원으로 출발할 생각이었다. 미친, 이렇게 급하게 움직이게 될 줄 몰랐는데.

그래도 난 차로 움직일 예정이고, 서하은은 걸어서 올 생각이니 아직 내 쪽이 여유가 있다. 난 곧바로 차를 후진시켜 주차장을 빠져나가 성선 공원으로 향했다.

와! 긴장해서 급하게 움직였더니 딱히 힘도 안 썼는데 숨이 찬다.

난 공원에 도착해 근처를 가볍게 훑어봤지만, 역시 서하은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천천히 공원을 눈으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몇 가지 운동 기구와 정자, 짧은 산책 코스와 화장실 정도가 있었고, 그냥 우리 동네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흔한 작은 공원이었다.

뭐, 큰 공원보단 낫지. 평범해야 오히려 더 눈에 안 띄기도 하는 거고 작은 만큼 서하은이 찾아왔을 때 발견하기도 쉬울 테니.

이제 곧 서하은이 찾아온다고 생각하니 문득 긴장되기 시작했다. 아까 바라본 모습으로는 그녀는 분명히 내게 조종당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차 안에서 지켜봤던 그녀의 지인들과 어젯밤 송이가 말했던 것처럼 서하은은 저 고기 국수 집에 굉장히 가보고 싶어 했던 거 같은데. 몇 시간을 차에서 기다리며 도착한 고기 국수 집을 도착하자마자 빠져나갈 이유는 나밖에 없다.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 생각은 없었지만, 내가 그녀를 쳐다본 순간 곧바로 명령이 발동해 조종당한 거겠지.

그렇다는 건 결국 서하은은 아직도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정보를 알고 있다. 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쪽으로 관심을 끊고 지낸다는 건 피곤하고 불쾌하게 구는 사람들에게 벗어나기 위해서겠지.

물론 나도 그게 잘못 된 거라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뿐이고, 난 서하은에게서 정보를 받아낼 것이다. 그녀에게 선택권은 없을 테니 난 확실한 모든 정보를 받아내게 될 것이다.

정말 재수 없으면 서하은이 진짜 단순하게 그냥 산책하러 간 걸 수도 있긴 하지만....

딱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눈앞에 걸어오고 있는 금발 머리가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짧은 크롭 반팔티와 메이커 마크가 박힌 레깅스를 입고 있었다.

제일 눈에 띄었던 건 신발인데. 몇백을 호가하는 그런 운동화였다. 태호가 응모 떨어졌다고, 앞으론 구하고 싶어도 절대 못 구한다며 존나게 징징거렸던 기억이 있어서 알고 있다.

티셔츠도 당연히 누구나 알만한 명품이었다. 또 팔에 팔목을 빙 두르는 못처럼 생긴 팔찌와 그의 비해 평범해 보이는 팔찌를 차고 있었는데. 내가 알기엔 저 팔찌 두 개다 같은 메이커이고, 저 팔찌 둘을 합치면 내 차보다 값이 더 나갈 것이다....

이게 비슷한 또래 라는 게 믿기지 않는구만. 뭔가 점점 위축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문제는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 하는 동안 그녀는 내가 앉아 있는 벤치로 꽤나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워진 만큼 그녀의 얼굴이 잘 보이기 시작했고, 역시 그녀는 서하은 이었다.

처음엔 그녀를 치장하고 있는 것들, 아니 서하은 딴엔 딱히 치장 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냥 편한 복장일 뿐이겠지. 어쨌든 처음엔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그녀의 몸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선 생각보다 키가 컸다. 169? 비율이 워낙 좋아서 170이 넘어 보일 지경이었다. 늘씬하고 길쭉하게 잘 뻗은 그녀의 몸매는 놀랍게도 글래머러스 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나름 널널한 크롭티를 입고 있어도 가리지 못했고, 짧은 크롭티와 타이트 레깅스 덕분에 드러난 허리를 잘록했고, 골반은 넓었다.

묘하게 금발 머리랑 굉장히 잘 어울리는 몸매였는데. 그녀가 얼굴만 가리고 있다면 그냥 서양인이라 생각해도 될 수준이었다.

그런 그녀가 어느새 내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서하은은 벤치에 앉아 있는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젠장, 내가 어디 가서 기죽고 이런 성격이 아닌데. 뭐, 그럴 수밖에 없나. 송이가 10만 뉴투버 정도로 나름 그래도 친밀감이 느껴졌다면, 이 여자는 완전히 연예인처럼 느껴졌다.

서하은의 외모, 몸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꾸미는 방법마저 자신을 더욱 높게 돋보이도록 만들고 있었다.

"저기요."

놀랍도록 차가운 목소리 아니, 아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범했다. 하지만 내가 며칠간 봐온 영상 속 서하은과 느껴지는 괴리감이 너무도 강해 목소리가 차갑다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방송 중이거나 촬영 중일 때 서하은은 늘 밝고 즐거우며 높은 텐션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하긴 애초에 사람이 늘 그런 모습으로 살아갈 수는 없으니깐.

후... 그래도 계속 바보처럼 있을 수는 없다. 서하은을 조종하는 건 나다.

"네, 저 찾아오신 거...."

"그쪽, 저 알아요?"

서하은은 고의인지 실수인지 아니면 늦게 대답한 내가 답답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말을 끊어버렸다.

"네. 압니다. 서하은 이잖아요."

"그럼 됐네. 따라와요."

그녀는 내 팔목을 붙잡아 당겨 날 일으켜 세웠다. 일어나서 서하은을 바라보니 확실히 비율이 좋은 게 맞았다. 그녀의 머리가 내 어깨 정도 높이에 있었으니 말이다.

아니, 그나저나 이건 무슨 미친 짓이지?

"지금 뭐하는 겁니까?"

서하은은 여전히 무표정으로 내게 대답했다.

"그쪽 저한테 받을 거 있잖아요? 줄 테니깐 따라오세요."

"알겠어요. 근데 어딜 가는 겁니까. 근처에 제 차 있으니깐 그리로 가요."

"전 그렇게 여유 없어요."

그녀는 툭툭 던지듯 내게 대답하고, 계속해서 날 끌고 가기 시작했다. 이거 묘하게 나연이 때랑 비슷한 거 같은데. 감성이 너무 다르잖아! 완전 반대 아니야?

그리고 애초에 나랑 섹스를 나누기 위해 알고 있는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 정보를 먼저 줘야 하는 거 아니야? 대뜸 어디로 끌고 가는 거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끌려가다 서하은이 나를 끌고 가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공원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설마... 화장실로 가는 거야 지금?

"저기, 혹시 지금 화장실 가는 겁니까?"

서하은은 뒤를 돌아봐 나를 살짝 쳐다보곤 대꾸도 없이 계속 걸었다.

긴 다리를 쭉쭉 뻗어 가며 걷는 그녀 탓인지 순식간에 남자 화장실 입구까지 도착했다. 서하은은 문 열림 버튼을 누르고 일 점 고민도 없이 남자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 남자 화장실인데요?"

"저도 알아요."

서하은은 이제 내가 귀찮다는 듯 인상을 팍 썼다. 거 참 그냥 얘기해준 건데. 너무 하구만.

당연히도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공원 자체에 사람이 없었으니 당연한 건가? 그녀는 화장실 안쪽까지 쭉 들어가 제일 끝 칸 문을 열고 내 손목을 당기며 날 안으로 밀어 넣었다.

뭐, 그래 봤자 나보다 작고 마른 여자고, 힘에서 밀릴 일도 없지만. 난 그냥 순수히 서하은이 이끄는 대로 따랐다.

그녀는 자신도 밀어 넣은 날 따라 좌변기칸 안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

내가 이런 야외 플레이가 처음이라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조종 때문에 정말 당장 참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명령은 분명 나와 섹스를 나누기 위해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 정보를 알려준다는 게 먼저였는데. 서하은은 지금 막무가내로 날 화장실에 끌고 들어왔다.

명령의 순서를 무시하는 건가? 그럴 수는 없을 텐데.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동안 서하은은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꺼내 잠금화면을 풀어 그 스마트폰으로 내 가슴팍을 퍽 쳤다.

"그쪽이 원하는 거 여기 다 있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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