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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56화 (56/273)

〈 56화 〉 여름휴가 파티 (1)

* * *

"흠... 오빠 가면 갈래."

리나는 조금 전과 같은 대답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후다. 조금 전 리나는 저 말을 내뱉은 뒤 자신만을 바라보지 못하는 내게서 버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날 떠나갔었다.

그러나 지금 리나는 내게 한 차례 정신적인 조종을 당한 상황이다. 조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리나는 내가 다른 여자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어도 날 이해해줄 것이다.

우선, 최대한 조금 전과 비슷하게 대답을 해야겠다. 리나의 변화를 알아채려면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

"난 갈 거야. 같이 가면 되겠네."

리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곧장 대답했다.

"그럼 내일 몇 시에 만날까?"

대답이 분명 바뀌었다. 내게 조종당하기 전 리나는 `대신 가서 나랑만 놀아야 돼.` 라는 대답을 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봐도 그런 내용엔 관심이 없어 보였다.

확실하게 하려면 더 자극하는 게 좋겠지?

"시간이야 대충 오전에 만나면 될 거 같은데. 내 차에 다른 사람들도 더 태워서 갈 텐데. 괜찮겠어?"

리나는 살짝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흐음, 그래서 누구랑 같이 가는데? 하은 언니? 수아?"

애는 내가 친한 사람이 그 둘밖에 없는 줄 아나. 흠, 굳이 틀린 말도 아닌가...?

사실 가는 것도 네 덕분에 오늘 처음 안 거라 같이 가기로 하거나 그런 사람은 없지만.... 뭐, 확실하게 반응을 보려면 막 지르는 게 좋겠다.

"아마.... 둘 다?"

"둘 다 오빠 차 타고 간다고? 하은 언니는 그렇다 치겠는데. 수아는 좀...."

리나가 미간을 확 찌푸리며 다시금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역시, 리나가 질투하는 대상은 수아가 맞았군. 그나저나, 댓글 명령의 효과가 부족했던 건가?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인데? 댓글 명령에 따라 조종당한 거면 무조건 납득 할 줄 알았단 말이지.

내가 슬슬 불안해지던 찰나 리나는 결심했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뭐, 싫긴 한데. 내 차도 아니고, 오빠 마음인데 어쩔 수 없지.

좋아. 이 정도면 댓글 명령으로 리나를 성공적으로 조종했다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 리나의 정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질투심이 남아 있도록 조종된 거 같은데. 오히려 좋다. 너무 순종적이면 재미가 없으니 말이다.

그 과정에서 리나에게 쌓여있던 내 욕망도 잔뜩 풀어냈으니 전체적으로 보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지.

문제는 리나에게 내 정액은 잔뜩 먹였지만, 배고플 때 한입 먹으면 오히려 더 배가 고파진다더니 난 더욱더 리나에게 갈증을 느끼게 됐다.

존나 따먹고 싶다는 뜻이지. 하지만, 성급하게 굴어서 일을 그르칠 순 없다. 차분하게 공략을 이어나가는 수밖에

난 리나를 바라보고 싱긋 웃었다. 리나는 갑자기 미소를 짓는 날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음흉한 미소는 뭐야?"

"음흉한 건 여기까지 끌고 와서 나한테 키스한 너 아니야?"

리나는 얼굴을 붉히며 발끈했다.

"키스까지 하게 된 건 오빠 때문이거든?!"

"그럼 그냥 입만 맞추고 끝내려 했어?"

"그건 아니지만...."

난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이며 말끝을 흐리는 리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내게 그렇게 화를 내고 떠났던 여자애가 내 자지를 핥고 빨며 정액을 잔뜩 먹고, 지금은 그 기억을 전부 잊은 채 다시 이렇게 내 곁에 남아 있다니. 새삼 느끼지만, 댓글 명령은 정말 대단하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겠지.

"그만 좀 쓰다듬지...?"

리나는 자신의 머리를 계속해서 쓰다듬는 내게 따지듯 말했지만, 여전히 귀를 붉히며 얌전히 있었다.

일단 서하은과 수아가 내 차를 타고 간다는 건 거짓말이긴 하지만.... 뭐, 리나는 나랑 단둘이 가게 되면 오히려 좋아할 테니 크게 상관없겠지.

난 리나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집에 가자. 데려다줄게. 내일 오전에 만나려면 얼른 들어가야지."

"응...."

여전히 부끄러워하는 리나가 내 손에 이끌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나의 기억 속에 가장 최근 일은 나와 열정적으로 키스를 나눴던 일이겠지. 하지만, 실제로 그녀가 가장 최근에 겪은 일은 정성스럽게 입으로 내 자지에 봉사하며 정액을 잔뜩 머금어 삼킨 일이다.

물론, 리나의 기억엔 없을 테니 나 혼자만의 추억이 돼 버리긴 했지만, 바지 속 내 자지엔 아직도 리나의 애액이 묻어있고, 리나의 입과 몸속엔 여전히 내 정액이 있을 것이다.

리나와 나는 처음 산책로를 걸었던 것처럼 다시 손을 잡고 되돌아 걷기 시작했다.

리나는 집 앞에 무사하게 데려다준 뒤, 호텔로 가고 있다.

나와 키스를 나눈 뒤 리나는 꽤나 대담해졌는지. 집으로 들어가기 전 내 입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부끄럽다는 듯 빠른 걸음으로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귀엽단 말이지. 반대로 생각하면 기억을 잃기 전 내게 그렇게 불같이 화를 내던 모습이 믿기지 않지만.

흠, 어쨌든 지금은 내일 일정이 우선이다. 은빛 파티인지 뭔지 적어도 1박 이상 할 예정인 것 같으니 짐을 좀 챙겨놔야겠네.

여러모로 머리를 썼더니 피로가 엄청나게 쌓인 듯한 느낌이다. 저녁은 호텔에서 간단하게 시켜 먹고, 푹 쉬어야겠다. 서하은에게 온 까톡을 뒤늦게 확인해보니 바다 근처 독채 풀빌라 펜션인 것 같던데. 장거리 운전하려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게 좋다.

묘하게 워크샵 느낌이 들긴 하지만, 오랜만에 놀러 간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긴 한다. 사람이 엄청 많을 거 같아서 그건 좀 별로긴 하지만. 분명 여성 뉴투버들도 엄청나게 오겠지. 이거 하나면 내가 그곳에 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후, 생각 정리는 대충 끝난 것 같으니 얼른 들어가서 쉬어야겠다.

오전에 일찍부터 목적지로 움직이고 있다.

차는 좋아해도 멀리 운전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확실히 이렇게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장거리 운전은 꽤나 할만하다.

문제는 내 차에 지금 서하은, 수아, 리나가 전부 타 있다.

조수석에는 서하은이 뒷좌석에는 리나와 수아가 출발하고 나서 지금까지 서로 단 한 마디도 섞지 않고 냉전을 펼치며 앉아있다.

다행히 서하은과 내가 가벼운 일상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를 풀어서 망정이었지. 저 둘만 데리고 갔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참고로 서하은은 처음부터 내 차를 타고 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자기가 주인님과 함께 가지 누구랑 가냐는 둥....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 그럼 전화라도 한 통 해주지 그랬냐. 까톡을 내가 일일이 어떻게 챙겨보겠어.

수아는 애초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어젯밤에 나와 까톡을 하며 내가 간다는 얘기를 듣자 곧바로 자신도 함께 가겠다고 했다. 아마 수아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진 못했을 거다. 회사 대표님과 리나와 같은 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 있다니. 꽤나 당황스럽겠지.

우리는 여전히 불편한 분위기를 만들며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는데. 리나가 내가 말을 건넸다.

"오빠 얼마나 남았어?"

"아직 두 시간은 더 가야 돼."

"아... 씨, 그렇게 오래 걸려?"

"야, 운전은 내가 하거든?"

리나는 신경질을 부리며 인상을 구겼다. 저건 이 상황에도 성질을 못 버리네. 그래도 이 정도면 크나큰 발전이다. 어제만 해도 리나는 내가 다른 여자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싫다고 날 떠나려 했었으니 말이다.

한시름 넘겼나 했더니 이번엔 나와 리나의 대화를 잠자코 듣고 있던 수아가 입을 열었다.

"근데, 두 사람은 언제부터 그렇게 반말하는 사이가 됐어요?"

리나는 어이가 없다는 말투로 수아에게 톡 쏘아붙였다.

"네가 알 거 없잖아?"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수아는 마치 감정이 없는 로봇처럼 무뚝뚝하게 대답함으로써 리나를 더욱더 열 받게 만들었다.

뒷좌석에서 두 사람의 소리 없는 냉전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어제 리나에게 댓글 명령이 확실하게 통했나 확인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이 오늘 현실이 돼 버린 것이다. 진짜 어이가 없구만.

고개를 힐끗 돌려 서하은을 바라보니 너무 재밌어서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입을 가리고 눈으로만 웃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평소엔 주인님, 주인님 하면서 이럴 땐 대놓고 내가 곤란에 빠진 걸 즐긴다니깐.

난 서하은을 째릿 노려보면서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

분위기 좀 풀어봐. 그래도 네가 대표인 회사 소속 애들이잖아.

서하은은 입을 가리던 손을 내리고 부드럽게 웃으며 수아와 리나에게 말을 건넸다.

"리나랑 수아는 수영 좋아해?"

"네."

"아니요."

리나와 수아가 동시에 대답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대답은 달랐지만, 예상대로 리나는 수영을 좋아하고, 수아는 싫어했다. 성격만 봐도 딱 그럴 거 같더라.

서하은은 잠시 고민에 잠기더니 두 사람에게 다시금 질문했다.

"그럼 고기는 좋아하지?"

"네."

"네."

이번엔 두 사람이 같은 대답을 했다. 애초에 고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

룸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앉아있는 리나와 수아를 바라보니 두 사람은 대놓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서하은은 그 모습이 너무도 귀엽다는 듯 싱긋 웃었다.

"다행이다. 바베큐 제대로 준비해 놨거든."

그렇게 얘기하니깐, 오히려 내가 더 설레는 거 같은데? 서하은이 제대로 준비했다면, 진짜 제대로라는 걸 텐데. 나도 드디어 뉴투브로만 보던 풀드포크, 토마호크, 티본스테이크 이런 거 먹어볼 수 있는 건가?

여전히 서로를 노려보면 리나와 수아는 서하은의 말을 듣고 드디어 서로에게서 눈을 돌렸다. 흠, 부담스러워서 눈을 돌린 건지. 바베큐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됐다. 그래도 이 차에 서하은이 타 있어서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수아는 처음부터 나와 리나의 관계를 눈치채고 내게 접근했던 것인 만큼 질투를 하거나 집착 같은 건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저런 모습을 보이니 의외이긴 하다.

물론, 한 차례 집착에 관한 댓글 명령으로 조종을 당하고 나서도 저렇게 대놓고 수아에게 적대심을 보이는 리나를 생각하면 아주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흠, 이 불편한 분위기에 아메리카노만 들이마시며 한 시간 정도 운전만 했더니 슬슬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원래는 한 시간 정도는 거뜬하게 참을 수 있다. 커피를 너무 마셔서 그렇다. 내 방광은 작지 않다.

"이번 휴게소 들어갈게."

"그럼, 난 먹을 거 사 와야지~"

서하은이 신난다는 듯 대답했고, 난 휴게소로 들어가기 위해 차선을 끝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휴게소에 들어와 주차하자 서하은과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내렸고, 리나와 수아는 잠시 서로의 눈치를 살피더니 동시에 문을 열었다.

내가 보기에 저건 분명히 둘이 차 안에 어색하게 있기 싫어서 `아, 그냥 내가 내려야겠다.` 라는 생각이 겹친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면 문을 열어놓고 저렇게 멍 때리고 있을 필요가 없잖아?

리나와 수아는 둘 다 양쪽 차 문을 하나씩 붙잡고 당황하고 있었는데. 그 두 사람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던 내 시선을 느끼자 결국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서하은은 함께 내리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화장실 다녀오려고? 둘이 같이 가면 되겠네~"

리나와 수아는 서하은의 말을 듣고, 서로를 힐끗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함께 화장실이 있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애들 갔으니깐, 나 예뻐해 줘."

서하은은 리나와 수아가 사라지자마자 내게 훅 다가와 웃으며 팔짱을 꼈다.

"나중에 상 줄게. 우선 나도 화장실 좀 가자."

"히잉, 너무해. 그래도 좋아."

난 서하은의 팔짱을 풀어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토닥해주고, 리나와 수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따라 걸었다.

그 둘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진 모르지만, 티격태격하며 말을 섞고 있었다. 하긴, 연습생 생활을 같이했으면 어느 정도 친분이 있겠지.

둘 다 여행이라고 한껏 뽐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뒤에 떨어져서 걸어가는 두 사람을 보고 있으니 정말 평범한 20대 초반 여자애 둘이 여행 가는 모습 같았다.

물론 두 사람의 색감 차이는 엄청났지만 말이다. 리나는 노란색 티셔츠를 청바지 안으로 집어넣어 입고 있었고, 수아는 허리 라인을 드러내는 검은색 반팔 롱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래도 저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이 묘하게 조화롭단 말이지.

아마 둘 사이에 내가 끼지 않았으면 수아는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리나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했을 것이고, 친화력이 좋은 리나와 나름 괜찮은 친구 사이가 됐을 거라 생각한다.

뭐, 저렇게 둘이 티격태격하며 걸어가는 모습도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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