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 다음은 누굴 따먹어 볼까? (1)
* * *
서연이가 욕실에 들어가고 나서 곧바로 물소리가 들려왔다. 댓글 명령대로 잘 씻고 있는 듯 하네.
이제 내가 할 일은 서연이가 욕실 밖으로 나오기 전에 내 흔적을 완벽하게 치운 다음 방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난 내가 마구잡이로 벗어놓은 옷들은 주섬주섬 챙겨서 입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저렇게 매몰차게 욕실로 들어가 버리니깐, 은근히 서운하네. 뭐, 서연이 입장에선 그럴 수밖에 없으려나?
흠, 내 옷을 챙겨서 입고나니 딱히 치울 만한 내 흔적은 더 이상 없었다. 침대가 꽤나 지저분해지긴 했지만, 저건 당장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도 하고, 씻고 나와서 나에 대한 기억을 전부 잊게 될 서연이가 지저분해진 침대를 보고 날 의심하게 될 일도 없을 테니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을 듯하다.
내 기억을 전부 잊게 되면 섹스를 했던 기억도 잊게 된다는 것이니 의외로 지저분해진 침대를 봐도 별생각을 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 따져보면 이게 베스트 일 듯하다.
뭐, 누군가 저 침대를 보게 된다 해도 `어떤 미친놈들이 여기서 떡을 쳤어?` 이 정도로 생각할 뿐이지 나와 서연이를 의심하게 될 경우도 없을 테니 문제없다.
그나저나, 저 침대를 보고 있으니 조금 전 서연이와 격렬하게 나누었던 섹스가 다시금 떠올랐다.
무작정 따먹을 땐 몰랐는데. 어떻게 이런 여자가 아다일 수 있지? 뉴투브 채널명처럼 집순이여서 남자 경험이 많지 않은 건가? 뭐, 이건 리나와 수아도 마찬가지인 부분이니 참고하긴 좀 힘들 듯하지만, 이런 애들은 좀 찾아다닐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리나나 수아는 귀하게 다루느라 함부로 굴 수가 없는데. 이런 애들은 내 마음대로 데리고 놀기 너무 재밌잖아. 뭐, 그렇다고 리나랑 수아가 재미가 없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 둘은 지금까지 공들인 만큼 같이 있을 때 즐거우니 색다른 맛이 있는 거지.
일단 내 흔적은 전부 치웠고, 옷도 깔끔하게 다시 입은 뒤 매무새를 정리했다. 머리카락도 나름 깔끔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럼 이제 슬슬 이 방에서 나가야겠다.
혹시나 서연이가 씻는 동안 누가 이 방에 들어온다면 좋을 게 전혀 없으니 문고리를 조작해 문을 잠그고 방을 빠져나와 문을 닫았다. 최대한 안전하게 가는 거지.
씻고 나오는 순간 나에 대한 기억을 전부 잊게 될 서연이는 아마 평범하게 욕실에서 씻고 나온 것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아랫배가 묵직하게 아려오는 느낌은 어쩔 수 없겠지만. 뭐, 주기가 어떻게 되는진 몰라도 대충 생리통 정도로 생각해 준다면 고맙겠네.
방을 빠져나와 지하를 둘러보니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포켓볼 당구대 위에 공들과 큐대가 나뒹굴고 있는 거 보니 서연이와 섹스하는 내내 느껴지던 거슬리는 인기척에 정체는 저것이었던 것 같다.
간단하게 지하를 둘러본 나는 발걸음을 옮겨 계단으로 향했고, 코너를 돌아 계단을 올라가려는 그 순간 어떤 물체와 부딪혔다.
컥.
"꺄아악!!!"
갑작스럽게 봉변을 당하자 혼이 나갈 것 같았는데. 귀를 찌르는 하이톤의 비명과 눈앞에서 떨어지고 있는 많은 박스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은품? 선물 상자? 그런 느낌을 가진 박스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나랑 부딪힌 게 저거였군. 그리고 그 박스 건너편엔 지금 내 눈앞에 쓰러져 있는 이 여자가 있었던 것 같다.
대충 상황을 정리해보면 난 아무 생각 없이 코너에 진입했고, 이 여성은 박스를 들고 내려오느라 앞을 보지 못해 서로 부딪힌 것이었다. 다행히도 박스 대부분 빈 박스인 것 같아서 다친 곳은 전혀 없었다. 놀랐을 뿐이지 아픈 곳도 없었으니 말이다.
근데, 그건 부딪히고 나서도 벌써 하게 서 있는 내 얘기고, 지금 내 눈앞에 넘어져 있는 여성은 꽤나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 다른 건 몰라도 엉덩방아를 찍은 거 같은데. 꼬리뼈는 제대로 아프겠군.
문제는 그녀가 통이 큰 짧은 청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그 상태로 다리를 벌리며 넘어진 탓에 바지 속으로 검은색 레이스 팬티가 내 눈에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내 시선은 자동으로 바지 틈 사이, 그녀의 검은색 레이스 팬티에게 고정돼 있었고, 그녀는 그런 내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갈색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부드러운 눈매를 한 탓에 수수한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몸매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그녀의 팬티도 그렇지만, 몸에 딱 달라붙는 흰색 나시를 입고 있었는데. 풍만한 가슴부터 얇은 허리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아주 훌륭했다.
방금 처녀랑 섹스를 그렇게 하고 나왔는데. 고작 팬티에 시선을 빼앗겨서 넋을 놓고 있냐. 일단 얼른 정신 좀 차리고 도와줘야겠다.
내가 허리를 숙이며 그녀에게 말을 건네려 했지만, 그녀가 조금 더 빨랐다.
"죄, 죄송합니다...!"
하긴, 냅다 사람을 들이 받았으면 사과부터 해야지. 배운 여자 였구만.
그녀는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울먹이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저게 미안해서 울먹이는 건지, 아파서 울먹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상황이 조금 어색해져서 전체적으로 그녀를 훑어보니 그녀가 차고 있는 명찰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명찰에는 커다란 `STAFF` 라는 글씨와 그 밑에는 `유지민` 이라는 그녀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흠, 딱 봐도 실버 엔터테인먼트 직원인 것 같네. 내가 회사에 자주 가는 편이 아니니 서로 초면이겠구만.
내가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유지민을 빤히 쳐다보고 있자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괜찮으세요...?"
"네. 전 괜찮아요. 저보다 그쪽이 훨씬 아파 보이는데...."
"아! 전 괜찮습니다!"
아니, 조금 전까지 죽을 거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봤는데. 갑자기 뭐가 괜찮다는 거야.
유지민은 내게 씩씩하게 대답하고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넓은 바지통을 가진 짧은 반바지 속으로 그녀의 팬티가 조금 전보다 내 눈에 잘 보이기 시작했고, 그 정도는 도톰한 보지가 있는 부분과 팬티가 가리지 못한 그녀의 엉덩이가 보일 수준이었다.
뭐, 그렇게 그녀가 씩씩하게 일어났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유지민은 이번엔 자신의 다리 사이로 향하고 있는 내 시선을 눈치챘다. 내가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대놓고 감상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그녀는 일어나려던 행위를 멈추고 다리를 확 오므렸다.
"꺄앗!!!"
유지민은 다리를 오므린 채 손으로 다리 사이를 가리고 고개를 휙 돌려 내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별, 미친 인간을 다 보겠네. 아니, 내가 쳐다본 게 맞긴 하지만 그냥 일어나면 되잖아? 후, 일단 얼른 상황을 해결해야겠다. 계속 여기 있을 수는 없으니깐.
난 유지민에게서 시선을 돌려 그녀가 떨어트린 박스들을 주우며 말했다.
"쳐다본 건 미안해요. 그쪽도 알겠지만, 제가 의도하고 쳐다본 건 절대 아니에요. 그쪽이 대뜸 제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그만!!! 제가 죄송해요...."
유지민은 드디어 몸을 일으켜 엉덩이를 탁탁 털고 얼굴을 붉힌 채 자신이 여기저기 흩뿌린 박스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앞을 제대로 안 본 건 저도 마찬가지니깐, 저도 죄송해요. "
"아니예요.... 아! 안 도와주셔도 되는데...!"
내가 열심히 자신이 떨군 박스들을 줍고 있자 그녀는 부끄럽다는 말투로 내게 말했다.
난 잠시 허리를 펴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제가 신경이 쓰여서 그래요. 얼른 도와드리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유지민은 귀를 붉히며 내 시선을 피해 다시 박스를 줍기 시작했다.
어차피 빈 박스들이었고, 생각보다 수가 많지 않아 금세 정리를 끝내고 난 그녀가 들고 있는 큰 박스 위로 작은 박스들을 차곡차곡 쌓아줬다.
"무슨 게임 같은 거 하나 봐요?"
"네! 상품들 담아 놓을 박스예요."
"아~ 네. 그럼 수고하세요."
박스에 가려진 탓에 유지민의 얼굴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난 그 상태로 그녀에게 가벼운 인사를 한 뒤 등을 돌렸다.
"저기...! 잠시만요!!!"
다급하게 그녀가 날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유지민이 들고 있는 박스 옆으로 머리를 빼꼼 내민 채 쑥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네?"
"혹시, 여기 어떻게 오신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나. 호구 조사하는 건가?
"아, 저도 그쪽이랑 마찬가지로 실버 직원이에요."
"헐, 진짜요?"
"네. 진짜죠. 그런 거짓말을 왜 해요. 제가 이 회사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얼굴 볼 기회가 없었을 거예요."
내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하자 유지민은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저 그쪽이 아니라... 지민이예요. 유지민."
"알아요. 명찰에 쓰여 있는 거 봤어요."
"그쪽은요...?"
호구 조사 한 거 맞네. 아니, 명령도 안 썼는데. 여자가 그냥 이렇게 꼬셔진다고? 그동안은 평소에 이런 일이 없었는데. 걸치고 있는 게 달라서 그런가? 아니면, 댓글 명령을 사용해 여자들은 조종하면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여자를 다루는 기술이 생긴 건가?
"전 남시온이요. 이따 저녁에 같이 술 한잔해요."
"넵...."
유지민은 얼굴을 붉히며 다시 상자 뒤로 숨어버렸다. 그녀는 다시 조심조심 걷기 시작했고, 난 그런 그녀가 불안해 보여 잠시 바라보다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흠, 내 또래 같은데. 되게 귀엽네. 수수한 맛이 있는데. 몸매는 꽤나 자극적이란 말이지. 파티 중에 기회 되면 한번 따먹어야겠다.
그나저나,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웠다. 쓸데없는 의심을 받기 전에 얼른 올라가야겠어.
가져온 짐을 대충이라도 던져 놓을 곳이 필요해 2층으로 올라왔다. 그 계단을 올라가는 잠시 동안 수영복을 입고 즐거운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가는 여자들을 마주쳤다. 그녀들의 명찰을 가볍게 훑어보니 다들 뉴투버들이었다.
흠, 역시 여긴 천국이다.
2층으로 올라오니 1층보단 작지만 꽤나 큰 거실과 여러 개의 방들 그리고 창문 너머 있는 발코니가 보였다. 발코니에는 여러 개의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었는데. 이미 여러 여자가 자리 잡고 앉아서 셀카봉과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을 하고 있었다.
뉴투브 촬영을 하는 건지. 단순히 인별 업로드용 사진을 찍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간에 열심히구만.
난 잠시 그들을 구경하고 아무 방이나 문을 열어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반바지와 노란색 비키니 브라를 입고 있는 리나가 보였다. 리나와 나는 서로 휘둥그레 뜬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꺄아...! 나가!!!"
"야!!! 잠깐만, 어차피 수영복이잖아!"
"아, 그러네?"
내 말을 들은 리나는 순식간에 차분함을 되찾은 듯했고, 난 은근슬쩍 리나의 몸매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하체는 눈으로 즐기지 못했지만, 상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작은 키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풍만한 가슴은 노란색 비키니 브라는 꽉 채우고 있었고, 매끄러운 피부와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리나의 라인은 당장에라도 그녀를 품에 안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결정적으로 처음으로 내게 맨살을 보이는 리나가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굉장히 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나, 대놓고 자신을 관음하고 있는 내 시선을 느낀 리나가 다시금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 위에 래쉬가드 입을 거였거든? 나가!!!"
난 날아드는 베개를 피하며 방을 빠져나왔다.
문 앞에서 리나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곧이어 리나가 방문을 열고 나왔고, 이번엔 래쉬가드를 입고 있었다. 흠, 그래도 보기엔 충분히 즐거웠다. 몸에 딱 달라붙는 래쉬가드인 만큼 리나의 라인을 완벽하게 드러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리나가 날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진짜 변태도 아니고...."
"야. 문 안 잠그고 있던 니 잘못도 있거든?"
"내가 나가라고 했는데. 안 나간 오빠가 더 잘못한 거지!!!"
그렇게 얘기하니깐 할 말이 없네. 뭐, 그래도 수영복인 건 팩트잖아?
"수아는 어디 갔어?"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리나는 여전히 내게 불같이 화내고 있었지만, 얼굴을 꽤나 붉히고 있었다. 나한테 맨살을 보인 게 그렇게 부끄럽나? 본인은 기억 못 하겠지만, 내 정액도 먹었었는데 말이야.
뭐, 수아야 수영을 안 좋아한다고 했으니 어디 분위기 좋은 곳으로 가서 시간이라도 때우고 있겠지. 이 넓은 풀빌라에는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
리나는 씩씩거리며 걸어가더니 내게 말을 건넸다.
"근데. 오빠는 어디 갔다 온 거야?"
"나? 그냥 근처 구경 좀 하다 온 건데."
리나는 내 곁으로 천천히 다가와 고개를 살짝 내밀어 내 품 안으로 들어와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수영장 들어갔다 왔어?"
수영장에 들어갔던 여자애랑 침대에서 뒹굴다 오긴 했지. 근데 그게 냄새로 알 수 있는 거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