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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82화 (82/273)

〈 82화 〉 여름휴가 파티 마지막 밤 (4)

* * *

아니, 저 여자가 대체 왜 여기 있는 거야?

딱 봐도 안 좋아 보이는 푸석푸석한 머릿결과 잔근육들이 잡힌 몸매를 보면 분명 마트에서 봤던 여자가 맞다.

심지어 저렇게 예쁜 얼굴은 내가 까먹을 일도 없지.

양주를 그렇게 존나 살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여기 가져와서 먹기 딱 좋잖아?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로렌의 옷차림을 한참 동안 관찰하던 그녀는 다시 날 황당한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하긴 뭐, 저 여자 입장에선 황당할 만 하지. 리나랑 이렇게 다정하게 서 있으면서 막상 내가 사 온 옷은 다른 여자가 입고 있으니 오히려 수상하게 여겨도 할 말이 없다.

로렌은 물론 그녀와 내 사정을 알지 못하니 지금 상황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고, 내 눈빛에 문제가 있다는 걸 눈치를 챈 서하은이 먼저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나섰다.

"시온아. 이쪽은 하령이고 너랑 동갑이야."

하령? 외자 이름인가. 근데. 이름이고 나이고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서하은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로렌과 내 관계를 눈치챈 사람이 생긴 건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내가 계속 하령을 쳐다보며 생각에 골똘히 잠겨 있자 서하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UFC 선수야. 계속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다 싸우면 니가 질걸?"

"이제 선수 아니거든요?"

"이잉, 그래도~"

하령과 서하은은 꽤나 가까운 사이였는지 가벼운 말투 대화를 나눴다.

그나저나, UFC 선수라고? 그건 존나 대단한데…? 몸에 근육이 잡힌 모양을 보고 운동을 한 사람이구나 생각하긴 했는데. 그게 종합 격투기일 거라고 생각은 절대 못 했다.

이제 선수 아니라고 말하는 거 보면 은퇴나 방출된 것 같은데. 뭐, 그래도 존나 대단한 건 팩트니깐.

일단 나도 내 소개부터 해야지.

"안녕하세요. 남시온이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하령은 살짝 미소 지으며 내 인사를 받아주었다.

성격을 생각보다 살가운 것 같긴 한데. 저 미소가 아무리봐도 내게 호의적인 미소는 아닌 것 같단 말이지.

후우, 일단 상황을 조금 지켜보자.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대부분 서로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리나와 로렌도 하령과 이미 알고 있는 사이인 것은 분명하다. 대화를 나누는 모습만 봐도 친분이 있다는 게 확 느껴지니깐.

그녀들이 나누고 있는 이야기의 분위기상 딱 보니깐 하령도 뉴투버일 것 같은데.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하령도 댓글 명령으로 조종하면 나와 로렌의 관계를 눈치채도 전혀 문제는 없다.

일단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행히 하령이 내게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뭐, 심부름 같은 걸로 생각해주면 좋겠지만,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납득하고 넘어갈 확률은 높지 않겠지.

확실한 건 내게 호의적인 느낌은 절대 아니다.

"일단 들어가자."

서하은의 말과 함께 그녀들은 천천히 펜션 마당 안쪽으로 걸으며 대화를 나눴고, 난 심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굴리며 혼자 그녀들을 뒤따라가는데. 내게 문제가 생겼다는 걸 눈치를 챈 서하은이 조용히 다가왔다.

"무슨 일 있어?"

"하령이라는 사람 뉴투버야?"

"응. 맞아. 내가 도와줄 거 있어?"

"아직 괜찮아. 도움 필요하면 얘기할게."

서하은은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걸어갔다.

역시, 뉴투버가 맞았네. 이렇게 되면 확실히 마음은 편해진다. 여차하면 기억을 날려버리면 되니깐 안전성이 확 늘어난 것이지.

그렇게 한층 편해진 마음으로 마당을 가로질러 걸으며 어제 실컷 먹고 놀았던 바베큐장에 도착했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니 처음 보는 몇몇 사람들과 이젠 얼굴이 꽤나 익숙해진 이다혜와 최서진이 앉아 있었다.

"헐, 살아 있었네요?"

"그러게. 하루종일 안 보여서 나도 죽은 줄 알았어."

이다혜와 최서진이 킥킥대며 날 놀리고 있었다.

"오늘은 절대 그렇게 안 마실 거니깐, 알아두세요."

"네~"

리나는 내 옆에 딱 달라붙어 날 흡족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크흠, 너 때문에 술 조절하는 건 아닌데. 그렇게 쳐다보니깐 감정이 미묘해지네.

테이블을 보니 어제보다 많아진 양주병들을 볼 수 있었다.

딱 보니 하령이라는 여자가 사 온 술들이네. 저 술을 내가 마시게 된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맞다. 이번에 언니 최초공개에서 슈퍼챗 엄청 터졌더라?"

"응. 나도 깜짝 놀랐어. 앞으로 무조건 최초공개 쓰려고."

처음 보는 여자 둘이 대화를 나누는 게 귀에 들어왔다.

최초공개는 영상 업로드를 예약해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영상을 라이브 채팅을 치며 함께 볼 수 있는 걸 얘기하는 거고, 슈퍼챗은 그 라이브 채팅 순간에 할 수 있는 후원을 뜻하는 것이다.

물론 실시간 방송을 켰을 때도 슈퍼챗이 가능하지만, 뭐던 간에 난 아직 슈퍼챗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흠, 댓글 명령으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내가 슈퍼챗을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것도 조만간 확인을 해야겠다.

"나도 최초공개 써 볼까?"

"다음 업로드때 최초공개 써야겠네."

이다혜와 하령은 말이 겹치자 서로 어색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었고, 이다혜는 이 상황을 피하려는 듯 최서진에게 말을 걸었다.

"서진아 너는 최초공개 안 써?"

"난 그냥 업로드 하는 게 편해. 귀찮아."

최서진은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 인간도 참 한결같은 인간이구만.

"리나야 너는 최초공개 안 써?"

내 질문에 리나는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난 내가 업로드를 안 해서…."

아, 하긴 얘는 유튜브 규모가 큰 편이지. 확실히 아이돌 느낌이네.

"아, 맞아. 수아는 어딨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리나는 성을 내며 대답했고 난 싱긋 웃었다.

"너네 티격태격하면서 은근히 사이좋던데. 그래서 알고 있을 줄 알았지~"

"됐거든? 걔 아마 지 친구들이랑 있을 거야."

"흐음, 알고 있긴 하구나?"

"아, 몰라!!!"

어쨌든 수아도 잘 놀고 있다는 거지? 그럼 신경 쓸 거 없이 편하게 나도 놀면 되겠네.

그렇게 가벼운 일상적인 수다를 떨며 또 술판이 벌어졌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술을 마시다. 리나를 방에 데려다주기 위해 자리를 빠져나왔다.

"괜찮아?"

"으응…. 아, 오늘 너무 피곤했어."

"원래 피곤하면 금방 취해. 들어가서 얼른 자."

리나는 내 팔에 기대어 걸었고, 다행히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 신경 쓸 시선은 없었다.

사실 나도 꽤나 취기가 올라온 탓이라 그런지 금세 리나의 방문 앞에 도착했고, 리나가 날 휙 돌아봤다.

쪽.

"데려다줘서 고마워."

리나가 까치발을 들어서 내게 입을 맞췄고, 부끄럽다는 듯 재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크흠, 귀엽긴 한데. 그것만 하고 가버리는 거야?

난 조금 더 진할 걸 생각하고 데려다주러 나온 건데 말이야.

뭐, 별수 없지. 귀여우니깐 됐다.

그렇게 리나를 방에 데려다주고 야외 테이블로 돌아가는데. 어두컴컴한 길에서 누군가 날 불러 세웠다.

"저기요."

뭐야.

고개를 돌려보니 하령이 가슴을 받치고 팔짱을 낀 채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난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고, 멈춰서서 그녀를 바라봤다.

"로렌 언니랑 무슨 사이예요?"

하….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별 사이 아닌데요."

하령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저랑 마트에서 만났을 때 그쪽이 샀던 옷. 지금 로렌 언니가 입고 있는 거 아니에요?"

"맞는데요. 왜요."

술 취하니깐, 말 섞기도 귀찮다. 그냥 기억 지운다.

내 태도에 하령은 꽤나 당황했는지. 표정에 감정이 드러났다.

"어…. 로렌 언니 유부녀인 건 알죠?"

"네. 알아요."

하령은 이제 내가 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흠, 대충 상황 정리만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눈깔을 그딴식으로 뜨며 내가 기분이 존나 안 좋단 말이지?

난 스마트폰을 들어 뉴투브에 하령을 검색했다.

곧바로 그녀가 촬영한 호신술과 관련된 영상들이 등장했고, 난 아무 영상이나 터치해 댓글 명령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대뜸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날 하령이 이상하게 쳐다보긴 했지만 뭐, 딱히 상관없지.

`하령은 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르가즘을 느끼며 나와 관련된 어떠한 것도 남들에게 발설할 수 없다.`

댓글 명령을 작성한 뒤 하령을 바라보자 그녀의 눈빛이 순식간에 흔들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날 바라보던 하령은 고개를 휙 돌렸고, 난 그런 그녀를 내버려 두고 사람들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넌 내가 천천히 조련 시켜줄게.

효과적으로 조련 시키기 위해 일부러 기억은 지우지 않았다. 대신 발설을 막았으니 이걸로도 보안은 충분하겠지.

그리고, 한동안 저 상태로 둬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발설을 막은 문제야. 스스로 입을 닫았다고 생각할 테니 수상하게 여길 건 없을 것이고, 내일 아침이면 다들 여길 떠날 테니 내가 하령을 직접 찾아가지 않는 이상 날 바라볼 일도 없다.

후우, 일단 이제 안심하고 놀 수 있겠구만.

그나저나, 고개를 곧바로 돌리다니. MMA 선수였던 여자의 본능인 건가?

뭐던 간에 재밌네.

그렇게 테이블로 돌아가 다시 한참을 먹고 놀았지만, 하령을 돌아오지 않았다. 뭐, 애초에 나랑 만났을 때부터 방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을 수도 있으니 이런 것까지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그도 그럴 게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줄어있었다. 로렌도 자리에 없었고 어제 놀던 사람들도 대부분 피곤해서 방에 들어간 것 같았다.

문제는 이다혜와 최서진, 그리고 몇몇 여자들이 술 가지고 자꾸 도발을 하는 탓에 생각보다 너무 많이 마셨다는 것이다.

아, 씨발. 이러다 또 필름 끊기는 거 아니야?

설마…. 또 그러면 내가 사람이 아니라 짐승 새끼다.

난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 맞다.

필름 제대로 끊겼다….

눈을 뜨니 천천히 해가 떠오르는 새벽녘이었고, 난 침대에 누워있었다.

문제는 눈앞에 최서진이 금발을 흐트러트린 채 내 팔을 베고 누워서 자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나시 안으로 보이는 검은색 브라와 튀어나온 가슴을 보고 침을 꿀꺽 삼키며 자지를 늠름하게 세워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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