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101화 (101/273)

〈 101화 〉 첫 경험 기억 조작 (1)

* * *

미칠 것 같은 혼란이 찾아왔다.

내가 영상 속으로 들어가 만났던 20살 혜연이의 기억과 감정이 말 그대로 내 머릿속으로 전부 넘어와 있었다.

8시간이 넘는 기억, 이게 순식간에 넘어온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포화상태가 돼서 터질 것만 같은데. 심지어 그 8시간 동안 혜연이가 내게 느꼈던 감정들이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설렘, 원망, 혼란, 흥분, 쾌감.

이러한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러한 생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낯선 감정이 차올랐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내 모습은 너무도 기묘하고 생소했다.

이게 자신을 탐하려는 내 모습을 보고 20살 혜연이가 느낀 감정인지. 내가 기억 속에 내 모습을 보고 느끼는 감정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였다.

여자들이 섹스할 때 느끼는 감정은 이런 건가?

하물며 첫 경험을 끝마친 20살 혜연이가 내게 느끼는 신뢰는 상상 이상이었다.

단지 처음을 줬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의지할 수 있다니. 놀라울 수준이었다.

"크윽…!"

기억과 감정을 계속해서 받아들이고 있으니 두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왜 그래? 너 어디 아파?"

혜연이는 맥주 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씨발, 이 기억과 감정을 내가 계속 가지고 있으면 안 돼.

빨리 지금 눈앞에 있는 혜연이에게 이 기억과 감정을 전부 이식 해야 한다.

난 엄지 밑 손바닥으로 관자놀이를 짓누르며 내게 얼굴을 들이미는 혜연이에게 손사래를 치고, 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야, 너 괜찮은 거 맞아?"

"어. 괜찮아."

안 괜찮다. 조금이라도 빨리 기억과 감정을 넘겨야 한다.

한 장소에 있었던 두 사람의 기억과 감정을 혼자서 모두 가지고 있으니 뇌에 과부하가 찾아온 것 같다.

물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혜연이도 지금 내가 가진 기억과 감정을 건네받으면 나처럼 혼란스러워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난 그럴 확률은 상당히 낮을 거라 생각한다.

난 20살 혜연이에게 그냥 기억과 감정을 전달받았을 뿐이지만, 내가 현실에 있는 혜연이에게 사용할 댓글 명령은 기존 첫 경험을 잊게 만들고, 그 빈 자리에 영상 속 20살 혜연이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채워 넣을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초에 나처럼 기억이 겹치는 경우가 아니니까. 뇌에 부하가 심하게 오진 않겠지.

뭐, 실패할 가능성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럴 경우엔 그냥 오늘 나와 만났던 기억을 통째로 날려버리면 그만이다.

결국 시도해보지 않는 이상 정답은 나오지 않는다는 거지.

난 스마트폰을 들어 댓글 명령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혜연이가 이상하게 날 쳐다보겠지만, 어쩔 수 없지.

`강혜연은 나와 손을 잡는 순간 내가 가지고 있는 영상 속 강혜연의 기억과 감정을 전부 가져간다. 그 뒤 기존에 첫 경험은 전부 잊고, 그 빈 기억의 공간을 내가 가지고 있던 영상 속 강혜연의 기억과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채워 넣는다.`

세밀하고 예민한 조종이 필요한 만큼 긴 댓글 명령을 작성했다.

씨발, 내가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구는데. 제발 성공해라.

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들었고, 이내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혜연이가 보였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결과를 보려면 일단 혜연이의 손을 붙잡아야겠지.

혜연이는 자신의 뽀얀 허벅지에 손을 가지런히 올려두고 있었고, 난 거칠게 손을 뻗어 혜연이의 손을 붙잡았다.

"야…! 가, 갑자기 뭐해…!"

난 붙잡은 손을 꽈악 쥐고 혜연이와 한참 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좋아. 일단 내 머릿속은 편안해졌다.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20살 혜연이의 기억과 감정이 정말 깔끔하게 사라졌다. 내가 머릿속으로 뭘 떠올리고 있었는지 제대로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말이다.

물론, 나도 20살 혜연이와 같은 걸 기억하고 있는 만큼 그 상황들은 전부 기억난다.

그나저나, 혜연이 애는 기억이 제대로 바꿔치기 된 게 맞는 건가? 다른 댓글 명령처럼 눈에 곧바로 효과가 보이는 게 아니라 확실하게 알 수가 없네.

일단 얼굴은 점점 붉게 달아오르긴 하는데. 나랑 손을 잡아서인지 맥주 때문인지 구별이 안 가네.

뭐, 갑작스러운 행동을 하긴 했으니. 이럴 땐 능청스럽게 구는 게 최고지.

"나 열나는 거 같아. 이마 좀 만져봐."

난 자연스럽게 혜연이의 손을 내 이마로 잡아당겨 위에 얹었다. 뭐, 당연히 열 같은 게 나고 있을 리가 없으니 따스한 혜연이의 손길이 이마에서 느껴졌다.

"열은 무슨……. 오히려 차갑거든!"

한참을 내 이마 위에 손을 얹고 나와 눈을 마주치던 혜연이는 거칠게 손을 빼며 몸을 돌렸다.

"그래? 후우, 지금은 괜찮아졌어. 편두통이었나 봐."

스마트폰을 만져 방금 작성한 댓글 명령을 삭제시킨 나는 고개를 돌려 혜연이를 바라봤고, 혜연이는 소파에 쭈그려 앉은 채 미묘한 표정으로 뭔가를 고민하고 있는 듯했다.

흐음… 내 머릿속에서 기억과 감정이 전부 사라진 걸 보면 댓글 명령은 분명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내가 확실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댓글 명령은 실패하면 전부 실패하지. 부분적으로만 발동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는 건 지금 혜연이의 머릿속엔 분명히 영상 속 20살 혜연이가 나와 8시간 동안 보내며 느꼈던 기억과 감정이 전부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근데. 저렇게 미동도 없이 앉아만 있을 뿐이니 뭘 알 수가 없네. 만약 문제가 있다면 곧바로 기억을 지워야 해서 이 자리를 비울 수도 없다.

결국 지금은 혜연이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

그렇게 한동안 정적이 흘렀고, 다행스럽게도 이내 혜연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 궁금한 게 있는데……."

귀를 잔뜩 붉히며 날 흘겨보는 혜연이의 눈빛엔 서운함이 가득했다.

"그때, 내가 아무리 임신을 안 했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 뒤로 날 단 한 번도 안 안아줄 수가 있어?"

아, 웃으면 안 되는 상관인데.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온다. 그래도 다행인 게 다급하게 고개를 숙여 혜연이에게는 웃음을 숨겼다.

아마 혜연이에게는 죄책감을 느끼며 고개를 푹 숙이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겠지.

뭐, 어쨌든 성공했다.

지금 혜연이의 저런 반응을 보니 기억 조작 자체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성공한 것 같고, 이제 남은 건 이 뒤를 얼마나 깔끔하게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난 마음을 가다듬은 뒤 고개를 들어 혜연이를 바라봤고, 혜연이는 애달픈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4년 동안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난 니 거라고 말했잖아…!"

"미안해."

니가 날 4년 동안 기다렸다고? 대체 기억 조작이 얼마나 잘 된 거야? 미친, 너무 완벽해서 말이 안 나오네.

난 서글프게 울고 있는 혜연이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눈물을 닦아줬다.

혜연이는 내 품속으로 더욱더 파고들었고, 난 그런 그녀를 부드럽게 껴안았다.

내 품속에 들어온 혜연이는 너무도 사랑스럽게 날 올려다보고 있었고, 그 눈빛은 20살 혜연이의 눈빛과 굉장히 비슷했다.

아니지, 이제 20살 혜연이가 현실 혜연이 속으로 들어갔다고 볼 수도 있으니. 비슷한 게 아니라. 똑같다고 해야 하나?

뭐, 나름대로 같은 사람이 된 거니까 말이야.

코를 훌쩍이며 멍하게 날 올려다보던 혜연이가 입을 열었다.

"너, 뭔가 4년 전이랑 지금이랑 비슷해……."

그렇겠지. 그게 몇 분 전에 나니까.

"뭐, 같은 사람이니까 그렇겠지."

일단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같은 사람인 건 맞잖아? 그래도 혜연이가 `비슷하다` 정도로 생각해서 정말 다행이다.

사실 그때와 지금의 옷차림도 그렇고 헤어스타일도 완전히 똑같아서 다를 게 전혀 없다고 말해도 이상할 게 없었는데.

일단 혜연이는 그 순간을 4년 전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채운 것 같다.

신기하긴 하네. 내가 조금 전에 영상 속에서 겪고 왔던 일을 혜연이는 4년 전에 있었던 일로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사랑스러운 그녀를 되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내 시선은 이내 품속에 안겨 있는 혜연이의 나시 속 가슴을 바라보게 됐다.

크흠, 확실히 20살의 혜연이보다 가슴이 더 크다. 4년 동안 많이 컸구나 우리 혜연이.

"혜연아."

"……응."

"4년 동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나쁜 놈……."

나쁜 놈 취급하는 것도 이해는 한다. 사실은 아니지만, 혜연이는 나를 스스로 4년 동안 기다렸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너 아직 내 거 맞지?"

혜연이는 볼에 홍조를 잔뜩 띠며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얼굴을 그렇게 붉히면서 고민하면 의미가 있는 거냐?

"……맞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혜연이의 입에서 허락과도 같은 대답이 떨어졌고, 난 혜연이에게 입을 맞췄다.

입술이 닿는 순간 부드럽게 서로의 입술을 머금으며 찐득하고 따스한 타액을 교환했다.

그 순간 난 곧바로 혜연이의 얇은 나시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의 부드러운 배를 쓰다듬었다. 군살이 조금 느껴지긴 했지만, 확실히 마른 몸이었다.

난 지금 혜연이에게 어떠한 성적인 댓글 명령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와 서로 입술을 머금기를 반복하던 혜연이는 벌어진 내 입술 사이로 자신의 혀를 밀어 넣고 있다.

기억 이식, 조작 뭐던 간에 제대로 성공했네.

혜연이의 혀는 내 입 속을 뜨겁게 휘젓기 시작했고, 난 그런 혜연이를 맞이하듯 혀를 굴려댔다.

뜨겁게 나누는 키스도 즐거웠지만, 계속 혜연이의 가슴으로 시선이 갔다. 그도 그럴 게 내 품에 안겨 있는 탓에 혜연이는 허리를 말고 있었고, 그 탓에 브라가 떠서 브라를 입고 있는데도 유륜이 살짝 보이고 있었다.

난 나시 밑으로 혜연이의 배를 만지던 손을 꺼내 나시 위로 손을 집어넣으며 동시에 브라 안으로 손을 넣어 혜연이의 맨 가슴을 거칠게 주물렀다.

"하응…!"

손에 부드럽고 풍만한 감촉이 가득 찼고, 지금 만지고 있는 혜연이의 가슴은 20살의 혜연이의 가슴보다 육감적이었다.

아, 그렇게 따먹고 왔는데. 또 존나 꼴리네.

* * *

0